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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심재걸 엔터잡학사전] 칸예 웨스트 딜레마

칸예 웨스트가 인천에서 이번에도 한국 힙합 팬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한국만 오면 유독 정상적(?)이라서 파격이다. 공연 오프닝은 평균 1시간 지각이 예사였지만 정시에 맞춰 펼쳐졌고, 30도 넘는 열대야에도 무탈하게 무대가 이어졌다. 되레 땀으로 흠뻑 젖어 색이 변한 후드티, 뒷면에 새겨진 ‘KOREA’가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작년 이맘 때도 한국에서 칸예의 행보는 놀라웠다. 콘서트도 아닌 리스닝 파티에서 예고 없이 70여 곡을 들려주는 깜짝 이벤트를 선보였다. 비영어권인 한국에서, 그것도 수년간 공연 무대에 오르지 않았던 칸예라서 더욱 반전이었다. 그야말로 국내외 힙합 팬을 들썩이게 만들었다.‘서사의 장인’답게 이번 내한공연이 성사되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당초 5월 내한이 갑작스레 취소됐음에도, 지난해 고양에서 호흡을 맞췄던 공연기획사와 손잡고 기어코 다시 한국에 왔다. 이번에도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히틀러, 나치 찬양, 유대인 혐오 등으로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니 날카롭게 지켜보는 눈도 많았다. 우려와 달리 사회적 논란을 유발하는 발언은 없었다. 오히려 무난히 끝난 게 화젯거리다. 그동안 숱한 자극적 발언과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캐릭터치고는 매우 이례적인 자세였다. 칸예는 힙합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상업적, 예술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지만 스스로 극심한 굴곡을 여러 차례 택했다. 스케일은 언제나 상상 이상이었다. 그럼에도 매번 기막히게 부활에 성공하며 20년 넘게 대세를 유지하고 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 아티스트 브랜딩을 연구하는 측면에서는 단연 입지전적 인물이다.테일러 스위프트 사건이 대표적이다. 칸예는 지난 2009년 MTV 시상식에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수상 당시 무대에 난입하는 돌발행동으로 고립을 자초했다. 당시 대중과 평단에서 모두 커리어 중단을 예상할 정도였다.하지만 조용히 하와이로 떠나 음악 작업에 몰두했고 2010년 새 앨범은 보란 듯이 대성공을 거뒀다. 반성과 합리화 그 사이의 지점을 잡고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앨범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탄력을 받아 차기작은 신의 경지를 자처했다. 별명이자 현재 활동명인 ‘예’(YE)와 ‘지저스’(JESUS)를 합쳐 ‘이저스’(YEEZUS)로 타이틀을 앞세웠다. 자신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으며, 당신들도 그 정도의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녹였다.패션 분야까지 승승장구할 무렵 다시 벼랑 끝으로 자신을 내몰았다. SNS에서 불특정 다수와 수시로 싸움을 벌였고, “흑인이 노예제를 택했다”는 발언으로 절친 아티스트들까지 손절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자 거의 완성되던 새 앨범을 갈아엎는 강수를 둔다. 3일 만에 작업을 완료, ‘날 것’의 심경이 역으로 공감을 일으켰다. 그 다음에는 예수를 위한 앨범이라며 갑자기 섬기는 자세로 마음가짐을 고쳐 가스펠 힙합의 새 페이지를 열었다. 평화는 길지 않았다. 10집에서는 동성애 혐오 발언의 래퍼 다베이비, 성폭행 혐의로 뭇매를 맞았던 마릴린 맨슨을 피처링으로 앞세워 논란을 자처했다. 아님 말고 식 비난이 난무하는 캔슬컬처에 맞서는 퍼포먼스였다지만 다시 거센 풍파와 마주하게 됐다. 또 변질된 미투 폭로의 문제점, ‘흑인 역사의 달’은 노예였다는 피해의식을 매년 상기시킨다는 등 계속해서 세상에 충격파를 일으키며 고정관념을 깨라는 메시지를 던졌다.이런 칸예에 대해 대중은 치기 어린 허세라고 손가락질하다가도, 한편에서는 선구자처럼 떠받든다. 자극적으로 논란을 만들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왔기 때문이다. 거센 논란을 일으킨 뒤에 어김없이 음악과 메시지로 기막힌 수습을 반복했기 때문에 일방적인 평가로 그치지 않는다.그동안 정치, 종교, 인종, 성별 등 건드리지 않은 이슈가 없다. 이제는 급기야 히틀러, 나치를 끌어들인 상태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번 논란을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다시 일어나 예전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 과정에서 진중한 뮤지션 자세로 돌변한 내한공연은 어떤 지점일까. 지금껏 보여준 수습의 패턴 중 하나일까. 그렇다면 다음은 무엇일까. 속된 말로 ‘빠와 까를 모두 환장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칸예의 딜레마다.심재걸 대중문화 평론가◇ 필자 소개 : 현재 브랜드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며 평론가로도 활동 중입니다. 온·오프라인 미디어에서 연예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업계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심재걸 엔터 잡학사전’에서 엔터 관련 다양한 현상들을 해설하며 세대간 소통의 장을 마련합니다. 2025.07.31 06:07
예능

“엄마랑 아이 같아”… 조세호, ♥아내와 키 차이에 셀프 디스 (‘냉부해’)

조세호가 신혼집 냉장고를 최초로 공개한다.오는 27일 오후 9시에 방송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연출 이창우, 이린하)에는 조세호가 출연해 유쾌한 입담과 함께 신혼 일상을 공개한다. 지난 출연 이후 무려 8년 만에 돌아온 그는 새신랑의 매력을 아낌없이 선보일 예정이다.이날 방송에서는 신혼의 단맛과 현실이 오가는 ‘신혼 청문회’가 펼쳐져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10월, 하객만 900명에 달하는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 조세호는 “아내를 더 일찍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며 애정을 드러낸다. 이에 유부남 MC들이 사랑꾼 검증에 나서고, 자신만만하던 조세호가 결국 진땀을 뺐다고 전해져 웃음을 자아낸다.이어 조세호가 신혼여행 영상을 공개해 부러움을 산다. 그는 이탈리아로 떠난 신혼여행 영상을 SNS를 통해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는데, 이를 지켜본 박은영은 “실루엣만 봐도 너무 미인이시다”며 감탄하고, 윤남노는 “왜 이렇게 부럽지”라고 솔직한 반응을 보인다. 또 영상 속 두 사람의 설레는 키 차이에 대한 언급이 이어지자, 조세호는 “엄마가 아이 하원 시키는 것 같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며 자학 개그와 함께 키와 관련된 웃픈 일화를 공개해 웃음을 자아낸다.또 8년 만에 솔로에서 부부로 돌아온 조세호가 신혼 냉장고를 최초로 공개한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아내에게 카르보나라를 해줬을 때,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 같다고 좋아했다”며 꿀 떨어지는 신혼 에피소드를 전한다. 이어진 냉장고 점검에서 다양한 육류와 해산물은 물론 가정집에서는 보기 힘든 채소와 연예계 대표 마당발다운 특별한 재료들이 등장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하지만 조세호는 또 한 번 ‘허세 냉장고’ 논란에 휘말린다. 지난 출연 당시 캐비아, 푸아그라, 각종 와인 등 허세 가득한 냉장고를 공개했던 그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고급 샴페인이 포착돼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이를 본 김성주가 “여기서 먹을 생각도 있느냐”며 묻자, 조세호는 “집에 다시 가져가야죠”라며 얼버무리지만, 결국 “명분이 있다면 흔쾌히 개봉하겠다”고 선언한다. 이에 셰프들이 “모레가 에드워드 리 셰프 생일이다”, “박은영 셰프가 어제 퇴사했다”며 명분을 제시하자, 조세호는 “모레는 좀 아쉬워요”, “퇴사 당일 땄어야죠”라며 능청스럽게 빠져나가는데. 과연 셰프들은 조세호가 샴페인을 따게 만들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더한다.새신랑으로 돌아온 조세호와 셰프들의 유쾌한 케미는 오는 27일 오후 9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만나볼 수 있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7.25 09:03
예능

‘이유 있는 건축’ 전현무 “건축학과 신입생 된 듯…유현준, 매번 신선한 자극” (인터뷰)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 전현무, 홍진경, 박선영이 건축학도가 된 듯한 케미를 뽐낸다.22일 첫 방송되는 MBC 새 교양프로그램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이하 ‘이유 있는 건축’)는 건축을 통해 역사, 문화, 경제,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신개념 건축 토크쇼다. 지식 탐구에 진심인 MC 전현무, 홍진경, 박선영과 스타 건축가 유현준이 뭉쳐, 건축의 이유를 찾아가는 흥미진진한 ‘건축 여행’을 펼친다.이와 관련 전현무, 홍진경, 박선영은 ‘이유 있는 건축’ 녹화장에서 건축학도가 된 듯한 MC들의 케미를 직접 언급했다. 전현무는 “우리의 호흡은 기가 막힌다. 홍진경 씨와 저는 서로 ‘놀리는’ 동갑내기 케미가 있다. 둘 다 건축을 깊이 알지 못해서 아는 지식으로 허세를 부린다. 박선영 씨는 뉴스 앵커 출신답게 아는 게 많고, 공부를 많이 해온다. 박선영 씨는 모범생이고, 상대적으로 저와 홍진경 씨는 약간 열등생 느낌?”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며 “유현준 교수님에게 우리가 ‘이거 모르셨죠?’라며 공부해온 내용을 아는 척하면, 굉장히 귀엽게 봐주신다. 마치 건축학과 신입생들처럼 매번 신선한 자극을 받으면서 배우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홍진경은 “전현무 씨와 서로 각자 원샷을 받으려고 아등바등한다. 전현무 씨가 건축 지식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다. ‘너 어떻게 이 건축가를 몰라?’, ‘건축에 대해 아는 게 없어’라고 놀리면서 알려준다. 전현무 씨나 저나 도긴개긴 같이 배워가는 입장에서 공부 많이 하고, 리액션도 많이 하고, 재밌게 진행을 하고 있다”라고 티격태격 관계를 드러냈다.두 사람을 지켜본 박선영은 “전현무 씨가 자꾸 자신을 ‘유현준을 잇는 무현준’이라고 스스로 칭하는데, 유현준 교수님을 전현무 씨로부터 지켜주고 싶다”라고 유쾌한 폭로를 했다. 곧바로 칭찬을 덧붙이며 “전현무 씨는 건축을 아예 모른다고 말하지만, 건축물을 보고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캐치한다. 홍진경 씨는 진짜 건축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해외 유명 건축가의 집에도 다녀왔다더라”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박선영은 유현준 건축가에 대해서 “정말 귀에 쏙쏙 들어오게 건축물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가끔 건축가가 아닌 인문학자, 철학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감탄했다. 전현무, 홍진경, 박선영을 매료시킨 유현준 건축가의 공간 이야기는 무엇일지, 이들이 함께하는 건축 여행에 관심을 집중시켰다.유현준 건축가의 제자가 된 전현무, 홍진경, 박선영의 케미는 오는 22일 화요일 오후 9시 첫 방송되는 MBC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에서 만나볼 수 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7.20 11:13
영화

양세종, 웹툰 또 찢네...시대극도 ‘파인’ [RE스타]

수지의 남자에서 류승룡의 조카다. 배우 양세종이 다시 한번 웹툰을 찢은 캐릭터 소화력을 증명한다. 그의 이번 무대는 디즈니플러스 새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이다.16일 공개된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은 1977년, 바다 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근면성실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드라마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며 ‘카지노’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파인’은 양세종이 ‘이두나!’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새 OTT 시리즈이자, 2연속 웹툰 원작 드라마이기도 하다. 극중 양세종은 크고 작은 생계형 범죄를 저질러 온 오관석(류승룡)의 조카 오희동 역으로 분해 신안 앞바다에 묻힌 보물을 건지는 여정에 함께한다. 양세종은 전작에서 연달아 보여준 멀끔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시대극에 ‘촌뜨기’ 모습으로 녹아든다. 장발은 물론 거뭇한 수염 자국과 오희동의 트레이드 마크인 가죽점퍼를 걸쳐 1970년대 날티 나는 건달 이미지를 완성했다. 희동은 서울 출신이라고 깍쟁이 취급을 받긴 하지만, 과거 부잣집 도련님이나 평범한 로맨스 남주인공을 소화했던 양세종의 필모그래피에선 야성적인 축에 속한다.이 모습은 강윤성 감독이 양세종에게 기대한 지점이기도 하다. 강 감독은 ‘미소년처럼 깨끗하고 멋진’ 양세종의 전작 모습과는 대비를 노렸다며 “오희동처럼 강렬한 연기를 하면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새롭게 느끼겠다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계기를 밝혔다.또한 ‘파인’ 속 인물들은 전부 다른 악의 없이 악행을 벌이는 소시민들이지만, 원작의 오희동은 고군분투 와중에도 옳고 그름을 고민하는 순진함을 담당한다. 돈을 위해, 또는 자신이 살기 위해선 사람을 해쳐야 하는 상황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어려서부터 자신을 거둬준 삼촌 관석을 따라 앞뒤 재지 않고 살아온 탓에 별수 없이 휘말리는 식이다. 양세종이 연기한 오희동은 그런 원작에 충실하면서 담백하다. 그 자신도 “오희동의 남자답고 직선적이면서 화끈한 모습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지만 주먹이 먼저 앞서는 다혈질을 과장해 표현하기보단 허세는 덜어내고 표현한다. 선배 류승룡이 촬영 외 시간까지 함께 보내면서 이끈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도 양세종은 준수한 리액션으로 받아낸다.그런가 하면 그가 팬심과 연심 사이 수지와 애틋한 감정선을 주고 받은 ‘이두나!’를 비롯해 17살에 시계가 멈춘 신혜선을 조심스레 리드했던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2018)에서 보여줬던 순정남 이미지는 ‘파인’에선 ‘그래서 더 나쁜’ 남자를 만들었다. 서울 상경을 꿈꾸는 목포 다방 직원 선자(김민)와 썸을 타다가, 자금줄을 쥔 회장 부인 양정숙(임수정)과 하룻밤을 보내는 로맨스 기류를 소화해 도파민을 터뜨린다.원작과 비교가 불가피한 웹툰 영상화 작품이란 건 도전이지만, 양세종이 도약하기엔 적기인 ‘파인’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미리 형성된 원작 화제성이 크면 배우들에게 부담스러운 동시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양세종은 기존엔 소년미를 갖춘 청춘스타 느낌이 강했으나 이번 ‘파인’을 통해선 남성미로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동시에, 묵직한 시네마틱한 화면 속 류승룡 등 영화계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빛내면 스크린 도약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7.17 05:50
드라마

홍화연, 올해만 3단 변화…교복 입은 ‘러닝메이트’도 달랐다 [RE스타]

신예 홍화연이 티빙 오리지널 ‘러닝메이트’에서 또 다시 새 얼굴을 보여줬다. 올해 SBS ‘보물섬’, ENA ‘당신의 맛’, 그리고 ‘러닝메이트’까지 3단 변화를 보여주며 ‘변신의 아이콘’임을 입증하는 동시에 대중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홍화연은 지난 19일 공개된 ‘러닝메이트’에서 고등학생인 모범생 윤정희 역을 맡았다. 드라마는 불의의 사건으로 전교생의 놀림감이 된 노세훈(윤현수)이 학생회장 선거의 부회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온갖 권모술수를 헤치고 당선을 향해 달려가는 내용이다. 학원물과 정치물이 결합된 독특한 서사에서 홍화연은 전교 1등의 성적에 기호 1번 부회장 후보라는 타이틀까지 갖춘 캐릭터를 연기했다. 홍화연은 극중 첫 회부터 반듯하고 단정한 외모와 똑부러지는 말투로 ‘전교 1등’이라는 설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눈길을 끌었다. 극이 진행될수록 홍화연은 그저 똑똑하기만 하지 않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가며 여운을 남겼다는 평가다. 친구와의 갈등, 진로에 대한 불안감 등 10대 후반 특유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는데 친구와의 말다툼 끝에 처음으로 눈물을 보이며 무너지는 장면은 인간적인 면모로 공감을 자아냈다. 그 과정에서 묵직한 눈빛, 떨리는 표정 등으로 섬세함을 더하며 캐릭터의 깊이감을 더했다. 홍화연의 이러한 모습은 올해 흥행작 ‘보물섬’과 정반대다. 지난 4월 최고 시청률 1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보물섬’으로 홍화연은 데뷔 3년 만에 주연을 꿰찼는데, 극중 냉철하고 계산적인 성격의 여은남을 연기하며 단번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여은남은 대기업 후계자들과 얽힌 권력 게임의 중심에 선 인물로 초반 이성적인 판단과 냉정한 태도로 무장했지만, 서서히 가족에게 상처 받았던 과거가 드러나며 가면처럼 웃는 얼굴에 부친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상처,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고립감 등을 이유로 흔들리는 감정을 덧입힌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는 ‘보물섬’ 오디션 당시 100: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돼 화제를 모았는데, 여은남을 통해 연기 실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보물섬’ 종영 후 약 한 달 만에 시청자를 만난 작품인 ‘당신의 맛’에서는 현실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지닌 스타 셰프 장영혜로 변신했다. ‘보물섬’에서처럼 야망을 지닌 면모를 그러내면서도 극중 배우 고민시가 연기한 셰프 모연주를 향해 셰프로서 분노와 자존심, 경쟁자를 견제하는 집요함, 리더로서 책임감 등을 그려내며 전문직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특히 무너지는 자존심 속에서도 위트와 허세를 잃지 않는 모습은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극의 재미를 배가시켰는데 그 안에서도 감추고 있는 외로움, 진심 등을 녹여내며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인물로 현실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홍화연은 ‘보물섬’에서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면모를, ‘당신의 맛’에서는 당찬 모습을, ‘러닝메이트’에서는 순수하면서도 불안해 하는 모습을 연기했는데 모두 결이 달랐다”며 “각양각색의 얼굴을 연달아 보여준다는 것은 배우로서 연기력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차기작 공개 시기의 간격이 짧으면 어느 한 캐릭터에 갇히지 않아서 향후 작품의 선택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보여줄 연기에도 기대감이 쏠린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6.26 05:40
NBA

듀란트·하든·웨스트브룩도 못 이룬 위업…조명받는 OKC의 뉴 빅3

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창단 첫 파이널 우승에 성공했다. 미국 현지 매체는 셰이 길저스-알렉산더(27)를 비롯, 20대 중반의 라인업으로 무장한 오클라호마가 새로운 왕조를 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24일(한국시간) ‘오클라호마의 빅3가 왕조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다뤘다. 오클라호마는 전날(23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의 페이컴 센터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제압, 2024~25 NBA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 연고지를 옮겨 재창단한 뒤 첫 우승이다. 길저스-알렉산더는 단일 시즌 득점왕·정규리그·파이널 최우수선수(MVP)를 싹쓸이한 역대 4번째 선수가 됐다. 오직 카림 압둘 자바,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만 이 위업을 달성했다.ESPN은 길저스-알렉산더를 비롯해 제일런 윌리엄스(24) 쳇 홈그렌(23)으로 구성된 빅3와, 과거 파이널에 올랐던 케빈 듀란트(휴스턴 로케츠) 제임스 하든(LA 클리퍼스) 러셀 웨스트브룩(전 덴버 너게츠) 트리오를 비교했다. 지난 2012년 오클라호마의 파이널 준우승을 이끈 과거의 빅3는 이미 NBA 명예의 전당 헌액을 예약한 정규리그 MVP 출신이다. 오클라호마는 이들이 함께 코트를 누빌 때 우승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빅3로 리그 정상에 올랐다.ESPN은 “두 팀 모두 젊었다. 두 팀 모두 패션에 민감하고 볼 점유율이 높은 포인트가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두 팀 모두 가드 스킬을 가진 마른 7피트(2m13㎝) 장신 선수가 있었다. 두 팀 모두 돌파로 전혀 새로운 세계를 여는 괴짜 스타일의 윙 플레이어가 있었다”면서 “하나의 중요한 차이를 기준으로 걸렀다. 이번에는 샘 프레스티 오클라호마 단장이 ‘허세’가 아닌 ‘겸손함’을 캐스팅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오클라호마에 첫 우승을 안긴 이 세 명의 스타는 서로 스포트라이트를 나누는 걸 즐긴다. 심지어 경기 후 코트 인터뷰 자리에도 전체 팀을 데려온다”라고 주목했다. 실제로 길저스-알렉산더는 우승 뒤 “코트 안팎에서의 단합, 그리고 함께 보내는 즐거움은 마치 아이들처럼 농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라고 돌아봤다.프레스티 단장은 ESPN을 통해 “그들은 젊지만, 그들의 성숙함과 이타심, 그리고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은 정말 독특하고 특별하다”라고 치켜세웠다. 20대 초중반의 이타적인 선수단으로 무장한 오클라호마는 2024~25시즌 정규리그 68승(14패)을 거두며 30개 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ESPN은 겸손함까지 갖춘 이들이 더 오랫동안 정상을 유지할 것이라 내다봤다.김우중 기자 2025.06.24 08:06
스타

‘하이틴 정치극’ 색다른 시도…’러닝메이트’ 뭉클한 성장사

‘학원물 맛집’ 티빙이 새롭게 선보인 하이틴 명랑 정치극 ‘러닝메이트’는 역시 달랐다.‘러닝메이트’가 지난 19일 뜨거운 기대 속에 전편 공개됐다. 학생회장 선거에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한 영진 고등학교 학생들, ‘정답 없는’ 경쟁 끝에 찾아온 뼈아픈 각성과 성장은 유쾌한 웃음 가운데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도 윤현수, 이정식, 최우성, 홍화연, 이봉준, 김지우 등 극단으로 치닫는 선거의 이면을 다이내믹하게 풀어낸 신예 배우들의 열연에 호평이 쏟아졌다.‘러닝메이트’는 뜻밖의 사고로 전교생의 놀림감이 되어버린 노세훈(윤현수 분)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학생회장 선거 러닝메이트로 나서면서 시작된다. 영진 고등학교의 대표 얼굴이자 합창부장 양원대(최우성 분)가 선거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도 모자라, 학생들의 워너비 곽상현(이정식 분)마저 러브콜을 보내자 노세훈은 전교 ‘굴욕남’에서 달라진 위상의 화제남으로 등극했다. 양원대와 곽상현을 두고 기분 좋은 고민에 빠진 노세훈의 마음을 잡은 건 곽상현이다. 자신이 양원대의 열 두번째 후보였다는 사실에 실망한 노세훈이 곽상현의 손을 잡은 것. 여기에 전교 1등 윤정희(홍화연 분)까지 곽상현 캠프에 합류해 이목을 끌었다. 한편 노세훈의 이탈로 균열이 생긴 양원대는 부회장 후보 하유경(김지우 분)의 제안으로 노세훈의 절친이자 영진고의 ‘인싸’ 박지훈(이봉준 분)을 러닝메이트로 영입, 캠프를 완성했다. 시작부터 엇갈린 관계는 폭풍처럼 몰아칠 학생회장 선거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본격적인 유세가 시작되자 곽상현 캠프는 ‘트렌드’와 ‘혁신’을, 양원대 캠프는 ‘전통’과 ‘단합’을 내세워 민심 공략에 나섰다. 첫 유세는 박지훈의 인싸력이 발동한 수학여행 공약송과 팀워크를 앞세운 양원대 캠프가 우세했지만, 곽상현 캠프 역시 만만치 않았다. 유명 커피 브랜드 입점 공약으로 반격에 나서며 판세를 흔들었다. 그러나 곽상현 캠프는 양원대 캠프 등신대 훼손 사건에 휘말리면서 곧 위기가 찾아왔다. 여세를 몰아 양원대 캠프는 침묵 유세로 곽상현 캠프를 더욱 궁지로 몰았다.선거전이 가열될수록 곽상현, 양원대의 욕망 들끓는 본색도 드러났다. 악의적 프레임 전쟁이 시작된 것. 다정한 얼굴을 지우고 노세훈을 몰아붙이는 곽상현, 뻔뻔함을 넘어선 양원대의 기만까지 더해져 노세훈은 분노가 극에 달했다. 충격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익명의 SNS 계정에 폭로된 곽상현 파티 영상을 뒤엎을 박지훈 성적표 위조 의혹이 제기된 것. 지훈을 저격하는 변조 음성의 주인공이 노세훈 본인이라는 사실, 이는 믿고 따르던 캠프에서 몰래 녹음해 이용했다는 것에 노세훈은 버티기 힘들었다. 선거는 점차 본질을 잃고 인신공격과 가짜뉴스가 난무했고, 감정 싸움으로 치닫았다. 각자의 이유로 선거 전쟁에 뛰어 들었지만, 더 이상 이유 같은 건 중요하지 않게 된 학생들. 무조건 이겨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서 상대가 죽어야 하는 전쟁에 물러설 수도 양보할 수도 없는 선까지 오고 말았다.마지막 합동연설 무대에 선 양원대는 비방전에 쏟아진 비난을 남경태의 개인 일탈로 돌리며 승리를 위한 회심의 한 수를 뒀다.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은 건 노세훈이었다. 공개적으로 당한 계란 세례로 그 답지 않게 전의를 상실한 곽상현에게 “형이 미치지 않으면 이 선거 절대 못 이겨요”라고 말한 노세훈. 가식과 허세를 내려놓으라는 말에 자극을 받은 곽상현은 무릎까지 꿇고 “선거가 이렇게 된 것은 나 때문이다. 남은 일 년 동안 사죄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겠다”라는 역공으로 맞섰다. 치열했던 선거가 끝난 후 노세훈은 뼈아픈 각성을 했다. ‘니드’도 ‘원트’도 아닌 ‘일회용품’에 불가했던 자신을 되돌아본 노세훈. 선거의 승패를 떠나 친구를 잃고, 자신도 잃어버린 그는 결국 스스로를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정답 없는’ 경쟁 끝에 찾아온 성장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6.23 19:34
예능

[TVis] 박원숙, 33억 스위스 집값에 “얼마 안 되네” 너스레 (같이삽시다)

박원숙과 혜은이, 홍진희, 윤다훈이 스위스 여행길에 올랐다.16일 방송된 KBS2 예능 ‘박원숙의 같이삽시다’에서는 스위스에서 사상 최초 박원숙, 혜은이, 홍진희, 윤다훈 사남매의 해외여행이 펼쳐졌다.이날 방송에서 사남매는 저마다 여행을 준비했다. 출발 일주일을 남기고 박원숙은 분주하게 짐을 챙겼으며, 혜은이는 나흘 전 병원을 찾아 고산병에 대비하기 위해 상담을 받았다. 홍진희는 일용할 양식을 챙겼으며, 윤다훈은 누나들을 위해 스위스 문화와 언어를 벼락치기 했다. 설렘 속에서 취리히 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네 사람은 첫 목적지인 루체른으로 향하기 위해 기차에 올랐다. 윤다훈의 지도 하 열차에 오른 박원숙은 “혜은이는 외국에만 나오면 빛을 발해”라며 칭찬을 하다가 셀카를 찍는 혜은이와 홍진희를 보며 “넷인데 둘만 찍니”라며 잔소리를 했다. 홍진희는 “앱이라서 전체를 못 찍는다”며 박원숙의 옆에 앉았고, 박원숙은 “너 잘못보니 머리카락 없는 거 같다”라며 금발을 지적해 웃음을 안겼다. 우여곡절 끝 넷이 사진을 찍은 윤다훈은 “수원가는 기차에서 찍은 줄 알겠다”라고 말했고, 박원숙은 “노량진 아니고 스위스”라고 거들었다. 그런가 하면 박원숙은 “집값이 어마어마 하겠다”고 스위스 시세를 궁금해했다. 윤다훈은 “(루체른) 호숫가에 있는 작은 집이 스위스 화페로 200만 프랑이라고 한다. 우리 돈으로 33~4억 정도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원숙은 “얼마 안 되네”라고 허세를 부렸으나 20평대 초반의 가격이 그정도로 형성되어있다는 말에 놀라움을 표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16 20:57
드라마

‘당신의 맛’ 홍화연,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어 영광” 종영 소감

배우 홍화연이 ‘당신의 맛’ 종영을 맞아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지난 10일 종영한 ‘당신의 맛’ (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쇼트케이크, 크리에이터 한준희, 극본 정수윤, 연출 박단희)에서 홍화연은 스타 셰프 ‘장영혜’ 역을 맡아 날카로움과 따뜻함을 오가는 폭넓은 연기를 보여줬다.홍화연은 섬세한 연기로 극의 흐름을 안정감 있게 이끌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쓰리 스타 셰프로서 정점을 찍은 후, 조용히 모토를 떠나는 영혜의 마지막 모습이 그려졌다. “이번엔 진짜 내 요리야”라는 대사는 캐릭터가 오랜 열등감과 집착을 내려놓는 전환점이자, 그의 진심을 함축적으로 담아냈다.이어진 에필로그에서는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장영혜의 모습이 담겼다. 적막한 거리에서 마주한 유진(배유람)의 응원은 두 인물 간의 신뢰와 시간을 상징적으로 되짚으며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홍화연은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기보다 누적시키는 방식으로 장영혜를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유쾌한 농담 속 외로움, 허세 속 감춰진 진심 등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리며, 영혜를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사람’으로 구현해냈다. 결핍과 회복이 공존하는 현실적인 캐릭터로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서사를 완성했다는 평이다.홍화연은 “’당신의 맛’이라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드라마를 통해 또 한 번 인사드릴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진심과 정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빛을 발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해준 작품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쓰리 스타’ 그 이상의 가치를 깨닫게 된 장영혜 셰프와 함께 시청자 여러분들께서도 많은 위안과 기쁨을 얻으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전하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마지막까지 캐릭터의 서사를 완주한 홍화연. ‘당신의 맛’을 통해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를 쌓은 그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홍화연은 19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러닝메이트’에 출연해 시청자들과 만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6.11 10:50
영화

“악마의 재능”…유아인 없는 유아인의 ‘N차’ 전성기 [IS포커스]

배우 유아인이 영화 ‘승부’에 이어 ‘하이파이브’에서까지 맹활약하며 배우로서 능력치를 재증명했다. 농익은 연기력과 타고난 스타성에 그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8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하이파이브’는 전날 13만 4335명을 추가하며 누적관객수 104만 360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하이파이브’는 개봉 9일 만에 100만 고지를 넘어섰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로는 다섯 번째 성과다.‘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유아인은 ‘힙스터’ 초능력자 기동을 연기했다. 각막 이식 후 전자기기 및 전파를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인물이다.유아인은 등장과 동시에 단숨에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손가락을 탁탁 튕기는, 이른바 ‘핑거 스냅’으로 조명을 바꾼 그는 자신이 재생시킨 스냅의 ‘더 파워’(The Power)에 맞춰 스텝을 밟는다. 그의 손짓 하나에 상가에 전시된 카메라의 셔터가 일제히 터지고, 유아인은 천연덕스럽게 이를 만끽하며 그곳을 런웨이로 만든다.이어지는 시퀀스들은 예기치 못한 웃음의 향연이다. 유아인은 허세 가득한 모습부터 ‘힘’ 앞에 굴복하는 지질한 면모 등을 유연한 연기력으로 너끈히 아우른다. 압권은 폐활량 초능력자 지성(안재홍)과 펼치는 티키타카. 유아인은 외적 장치 하나 없이, 오직 변화무쌍한 표정과 대사 톤만으로 안재홍 못지않은 코미디 연기 소화력을 보여준다. 실제 ‘하이파이브’를 본 관객들은 “유아인, 연기로는 깔 수 없다”(woni****), “유아인은 보면 볼수록 아까운 배우”(fowe****), “유아인이 가벼운 코믹 연기도 잘 한다는 걸 이번에 알았음”(kimg****), “유아인이 유독 빛나는 영화”(aqua****), “유아인 악마의 재능”(shin****) 등 그의 연기력을 향한 무한 찬사를 보냈다. 이 같은 반응은 유아인의 전작 ‘승부’에서도 체감됐다. 유아인은 지난 3월 개봉한 ‘승부’에서 ‘돌부처’ 바둑기사 이창호를 연기했다. 당시 유아인은 자신이 즐겨했던 집요함 또는 독기를 비운, 무(無)에 가까운 표정으로 이창호를 빚어냈다. 유아인의 낯선 얼굴은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이는 영화 흥행(누적관객수 214만명)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침체된 극장 사업과 관객의 높아진 평가 잣대를 감안하면, 유아인의 ‘N차 전성기’라고 해도 무방한 흐름이다. 영화 ‘소리도 없이’, ‘서울 대작전’ 등 유아인의 근작 성적까지 고려한다면 그 기세는 더욱 선명하다. 아쉬운 지점은 분위기를 이어갈 총알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23년 상습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법정 구속된 유아인은 최근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둔 상태로, 활동을 중단한 지는 2년이 훌쩍 넘었다. 그 사이 공개된 작품은 모두 이전에 찍어둔 것으로, 이번 ‘하이파이브’가 마지막 미공개작이었다. 일각에서는 유아인이 배우로서 제 가치를 증명한 만큼 복귀는 당연한 수순일 거란 의견이 나온다. 실제 한 엔터 관계자는 “유아인을 대신할 배우가 없는 건 사실”이라면서 “구체적인 작품이나 캐스팅이 오가는 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제작자들 사이에서 유아인의 이름이 종종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다만 당장은 시기상조라는 게 업계 중론이자 현실이다. 마약은 도의적 책임만이 따르는 단순 스캔들이 아닌 데다, 법원의 최종 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은 까닭이다. 더욱이 대중이 유아인의 연기가 아닌 스타 유아인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양경미 영화 평론가는 최근 유아인의 행보에 대해 “배우로서 다시금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다”고 평하면서도 “복귀는 아직 조심스러운 문제”라고 짚었다. 양 평론가는 “스타 배우의 도덕성에 대한 대중의 잣대는 공직자보다 엄격하기 때문에 대중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작품들 홍보에서 유아인을 배제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며 “연기력을 인정하면서도 마약 투약 혐의에 따른 법적, 도덕적 책임에 대해서는 엄중한 분위기인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6.09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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