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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건설, 20조 규모 불가리아 원전 설계 계약 체결

현대건설이 총 사업비 20조원 규모 불가리아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공사의 설계 계약을 따냈다. 현대건설은 4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의 국무회의 청사에서 불가리아원자력공사(KNPP NB)와 코즐로두이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 공사의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현대건설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사업을 수주한 지 15년 만에 따낸 해외 대형원전 사업으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현대건설은 이번 계약으로 1단계 사업인 설계에 착수한 후 내년 말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원전은 2035년 가동이 목표다.불가리아는 수도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1100메가와트(㎿)급 원전 총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약 20조원이다.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코즐로두이 원전은 1974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다. 1∼4호기는 노후화 문제로 폐쇄됐고, 지금은 러시아에서 개발된 가압경수로형 모델 5∼6호기가 운영 중이다.이번에 신규 건설이 확정된 7∼8호기는 웨스팅하우스의 대형 원전 모델인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이다. AP1000 모델은 개량형 가압경수로 노형으로 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라이선스를 받은 '3세대+' 원자로 기술이다.계약식에는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디미타르 글라브체프 불가리아 총리, 블라디미르 말리노프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현대건설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원전 지원 정책과 현대건설의 독보적인 원전 사업 역량을 토대로 코즐로두이 대형원전을 성공적으로 건설함으로써 불가리아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유럽 전역에 현대건설의 원전 건설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현대건설은 윤영준 사장이 루멘 라데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현지에서 '현대건설 불가리아 원전 로드쇼 2024'를 개최하는 등 설계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1.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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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하지 않은 최대주주 변경, KT 김영섭의 억울한 국감행

취임 2년 차인 김영섭 KT 대표가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이동통신 3사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호출됐다. 엉겁결에 최대주주에 오른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영 간섭을 우려하는 의원들의 날선 비판에 직면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치 못한 변화는 회사가 아닌 그간 KT를 쥐고 흔든 국민연금이 유발한 것이라 김 대표는 억울한 발걸음을 하게 됐다.현대차, 엉겁결에 KT 최대주주로6일 국회에 따르면 김영섭 대표는 오는 8일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 등과 함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참고인으로 소환됐다.SK텔레콤은 임봉호 커스터머사업부장, LG유플러스는 정수헌 컨슈머부문장 등 부사장급으로 선방한 것과 대비된다. 과방위는 최근 KT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에서 현대차그룹으로 바뀐 데 따른 부작용을 살펴본다. 향후 추가 지분 확보 등으로 재계 3위 기업이 기간통신사업자를 장악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그런데 KT의 최대주주 변경은 현대차그룹의 전략적인 움직임이 아닌 국민연금이 지분을 매도한 영향이라 김 대표를 국감에 불러들인 결정에 물음표가 붙는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19일 KT의 최대주주 변경이 공공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를 의결했다.지난 4월 국민연금은 KT 지분을 8%대에서 7%대로 낮추면서 최대주주 자리를 현대차그룹에 넘겨줬다. 이에 현대차그룹(8.07%), 국민연금(7.69%), 신한은행(5.68%)의 순으로 주요 주주의 순위가 바뀌었다.당시 현대차그룹은 "추가 주식 취득 없이 비자발적으로 최대주주가 됐으며 단순 투자 목적의 주식 보유로 경영 참여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과기정통부 공익성심사위원회 역시 8%대에 불과한 지분으로 실질적인 경영권 행사는 어렵다고 봤다. 경영권 아닌 미래 위한 지분 혈맹초고속 통신 환경이 미래 모빌리티의 뼈대로 여겨지는 만큼 대규모 지분 혈맹은 KT와 현대차그룹에게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다.KT와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9월 KT 자사주 약 7500억원(7.7%)을 현대차 약 4456억원(1.04%), 현대모비스 약 3003억원(1.46%) 규모의 자사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서로 주주가 돼 공동 사업의 실행력과 연속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차세대 6G 통신 기반 자율주행 기술과 스트리밍 서비스, AAM(미래항공모빌리티) 인프라 개발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이미 두 회사는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토교통부가 2025년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에 참여해 올해 1단계 실증을 마친 바 있다.이런 지분 교환 방식의 파트너십은 단순 업무 협약을 뛰어넘는 파급력을 지닌다.네이버가 2020년 CJ그룹과 체결한 6000억원 규모의 상호 지분 투자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에 맞서기 위해 CJ대한통운을 등에 업고 빠른 배송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구독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CJ ENM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을 혜택으로 품고 10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이처럼 KT와 현대차그룹의 동행은 중장기 전략 사업의 밑그림이었지만, 이번 최대주주 변경으로 4대 그룹 모두 이동통신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 생태계를 아우르게 되면서 달갑지 않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됐다. KT 개미들 울린 국민연금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KT에서 발생한 논란의 중심에는 언제나 국민연금이 있었다.5G 첫 신호를 쏜 2019년에만 해도 14%에 가까웠던 지분을 2021년 10%대, 2023년 8%대로 꾸준히 줄인 데 이어 올 상반기 추가로 팔아 2대 주주로 내려왔다. 5G 사업 성장세가 주춤하자 투자 행보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현재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통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그친다. 정보기술(35.4%)과 산업재(17.7%)가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차지했다.여기에 국민연금은 지난해 KT의 새 대표 선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후보가 두 차례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했다. 정부를 대신한 국민연금의 입김에 KT의 주가는 52주 최저가를 찍기도 했다.종목 토론실의 KT 개인 투자자들은 "주인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오명을 벗고 제자리를 찾자"거나 "신사업에 탄력이 붙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현대차그룹의 최대주주 지위 확보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김영섭 대표 역시 이달 초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주최 행사 기조연설에서 "맞춤형 모바일 서비스,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등 AI 기반 서비스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초광대역·초저지연을 지원하는 통신망이 필수"라며 "통신사들은 6G와 같은 차세대 통신망으로의 진화를 계속해서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07 07:00
산업

건설업계 모두 한숨 쉬는데... '독야청청' 현대건설, 비결은

현대건설이 '독야청청' 중이다. 국내 건설업계가 잇따른 부실시공 이슈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진하다. 그런데 현대건설만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신장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도 선전 중이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플랜트 수주 '잭팟'을 터뜨리면서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해외 수주고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의 리더십과 한 발 빠르게 대응하는 위기 전략을 비결로 꼽고 있다. '나홀로 선방' 현대건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3분기 매출액은 7조6202억원, 영업이익은 2455억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보다 각각 12.14%, 14.96%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더 낫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상승했다.곳간도 두둑한 편이다. 현대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조7271억원, 순현금은 1조475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신용등급도 업계 최상위 수준인 'AA-'등급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최근 국내 건설업계는 고금리와 잇따른 악재로 고전 중이다. 철근 누락과 부실시공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현산개발)이 대표적이다. GS건설은 검단신도시 아파트 재공사의 여파로 2분기에 4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IB업계는 GS건설이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현산개발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0.8% 감소한 620억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은 매출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 3분기 매출 4조4360억원, 영업이익 28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3%(420억원) 감소하는 전망치다. 대우건설 역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조9000억원이 전망됐으나, 영업이익은 12% 감소한 1800억원으로 예상됐다. 역대급 해외 수주 '기대감' 현대건설의 호실적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가 이끌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자푸라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아람코가 중동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인 자푸라 지역에서 추진하는 플랜트 건설 사업으로, 계약금액은 약 24억 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다.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KT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통신사와 현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우디 디지털 인프라 발전 및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내 건설사의 역대 해외 수주 누계(9540억 달러)의 1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지난 50년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거둬들인 건설 수주 실적은 누적 280억달러(37조6900억원)로 국내 업계 중 1위로 영향력이 크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연결 10조5000억원(별도 5조7000억원)의 해외 수주 가이던스를 이미 초과했다"면서 "자푸라2 가스전을 포함하면 2014년 이후 최대치인 약 16조원의 연결 해외 수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그간 도시정비 수주 1위를 달성하는 등 국내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남양주 왕숙 국도47호선 이설공사, GTX-C 등 대형 수도권 교통망 프로젝트 외에도 최근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약 1조1200억원 규모의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일부에서는 현대건설의 선전을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의 리더십에서 찾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윤 대표가 선임된 2021년 이후 현대건설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다"며 "현대건설에서 쌓은 현장 경험을 토대로 위기를 내다보고 움직인다"고 평했다. 현대건설은 2024년부터는 소형모듈원전(SMR)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첨단 건설기술 개발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유수의 기술업체들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차세대 원전인 SMR을 비롯해 탄소중립을 선도하기 위한 에너지전환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시공과 설계, 운영 등 건설산업 전반 밸류체인 확장을 통해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0.26 07:00
IT

이통3사 UAM 실증사업 나란히 출사표…현대차·한화·카카오 총출동

이동통신 3사가 이른바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UAM(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에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자동차와 한화, 카카오 등 쟁쟁한 파트너들과 손잡고 주도권 경쟁에 나선다.이통 3사는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형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협약식에 참석해 본격적인 기술 경쟁을 예고했다.SK텔레콤은 한화시스템(교통관리)·한국공항공사(버티포트), KT는 현대자동차(운항)·현대건설(버티포트),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운항)·GS건설(버티포트)과 손을 잡았다. 버티포트는 UAM 전용 수직 이착륙장을 뜻한다.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실증사업을 2단계로 나눠 진행한다.1단계로 전남 고흥군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 UAM 전용 시험장·운용 시스템·통신망 등을 구축해 실증한다. 기체 안전성과 UAM 각 요소의 통합 운용성을 검증해 통과한 컨소시엄은 2단계로 넘어가 2024년에 도심지역에서 실증을 이어간다.SK텔레콤은 이번 실증사업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인 글로벌 UAM 기업 조비 에비에이션 기체의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다.작년 국내 최초로 구축한 4G·5G 기반의 UAM 특화 상공망을 활용해 UAM 운항 고도인 300~600m 상공에서 통신 품질도 테스트한다. KT·현대자동차·현대건설 컨소시엄은 UAM 통신 환경은 물론 승객의 출발지 탑승·이용·목적지 도착 등 UAM 생태계 전 영역을 실증한다.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해 하나의 교통수단처럼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MaaS(서비스형 모빌리티) 플랫폼 기반 육상 모빌리티 연계도 추진한다.교통관리 분야로 참여한 LG유플러스는 UAM 사업의 필수 플랫폼인 통신 기반 교통관리 플랫폼 'UATM'을 개발하고 있다.비행계획서 분석 및 승인·교통 흐름 및 충돌 관리·회랑 이탈 모니터링 및 운항정보 공유 등으로 UAM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돕는다.국토부는 "K-UAM 그랜드챌린지는 5G 등 상용 통신망을 활용한 교통관리체계와 상용화를 전제로 하는 통합운영체계 구축, 가상통합운영 시뮬레이터 활용 등을 전 세계 최초로 추진하고 있어 미 항공우주국(NASA) 등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2.22 16:13
산업

'중동의 봄바람' 이재용 지원사격에 다시 위용 찾은 삼성물산

‘중동의 봄바람’이 불면서 삼성물산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자를 만나는 등 중동 네트워크를 활용해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스마트 시티 수주에 힘을 더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라 더욱 뜨거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중동의 봄바람’, 해외 건설 수주 1위 탈환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올해 최대 실적을 예고하는 등 예전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수주통계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건설 누적 수주금액이 49억547만 달러로 삼성엔지니어링(27억5644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27억1540만 달러)을 크게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 부문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삼성물산은 해외와 국내시공능력 1위로 이름을 날렸지만 최근 5년간 실적이 좋지 못했다. 2016년 1위 이후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야에서 2017년 8위로 미끄러졌다. 이후 부침을 겪었고, 지난해 69억6850만 달러를 기록하며 5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올해도 기세를 이어나가며 해외건설 수주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부임한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의 적극적인 해외 공략 등에 힘입은 결과다. 오세철 대표는 해외건설 소장과 글로벌 조달 임무를 역임하는 등 현장 프로세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공들인 현지정부와의 협력이 더해지면서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매출 11조2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6%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과 상사, 패션, 리조트 등 전 분야에서 호조의 실적을 내고 있다. 건설 부문은 반도체 산업 등과 관련한 대규모 건설사업이 본격화되고 해외 수주 물량이 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건설 부문 3분기 누적 매출이 10조567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21년 연간 매출 10조9889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4분기에도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호실적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 초 실적 목표는 11조7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실적이 좋아 3분기 이전에 이미 수주 목표를 16조7000억원까지 상향했다”며 “올해 3분기 누적 13조6000억원으로 목표 금액 대비 81.4%까지 달성했다. 목표 수주액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건설 부문 매출은 15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3분기 현재 삼성물산의 수주 도급액은 79조2916억원, 계약 잔액은 28조5058억원이다. 이재용 회장은 중동에 스마트 시티 건설 붐이 일자 회장 취임 첫 해외 출장지로 UAE를 택했다. 그는 지난 6일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아 3·4호기 건설 상황을 점검했다. 삼성물산은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인 바라카 원전 1~4호기를 현대건설, 한국전력 등과 함께 수주했는데, 1·2기는 완공돼 이미 상업운전에 들어갔고, 3·4호기는 2024년 완공 예정이다. 오랜 기간 체류 중인 임직원들을 만난 이 회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당부했다. UAE도 사우디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처럼 스마트 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이 회장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사업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평가다. 삼성물산은 과거 부르즈 칼리파 등 건설·엔지니어링 분야를 중심으로 UAE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UAE 정부의 친환경 ‘스마트 시티’ 추진으로 삼성은 5G,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도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장에 있는 임직원들이 이재용 회장의 방문 등으로 힘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상세한 현지 일정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네트워크를 활용한 중동의 사업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 때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방한 기간 삼성물산은 네옴시티와 관련해 2개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그린수소와 모듈러 분야에서 결실을 맺었고, 앞으로 추가적인 협력도 기대된다. 한국전력 등과 함께 건설하는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은 65억 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모듈러는 친환경 공법으로 품질과 안전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차세대 주택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지난 6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0억 달러(1조3000억원) 규모인 ‘더라인’의 터널 공사를 수주하며 공사에 들어갔다. 네옴시티의 일부인 더라인은 사우디 북서부 홍해 안에 170㎞에 달하는 직선 도시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스마트 시티 건설을 위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삼성과의 협력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네옴시티와의 MOU 내용은 계약상 규모 등의 상세한 내용을 시행사가 공개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네옴시티와 관련해서 추가적인 사업으로 올해보다 내년과 내후년에 더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탈탄소를 쫓아가는 과정에서 수소, 천연에너지, 태양광 등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5~6년 후에는 차세대 에너지에 대한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오너가 지배구조의 핵심 이 회장이 삼성물산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있어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오너가는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17.9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를 비롯해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3.47%를 통해 삼성생명,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44%에 불과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재단 이사장은 각 삼성물산 지분 6.19%를 갖고 있다. 둘의 삼성전자 지분은 각 0.82%에 머물고 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삼성전자 지분 1.73%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삼성 오너가는 야당이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2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대거 팔아야 하기에 이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6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최대주주가 이재용 회장이라는 상징성을 지니는 기업이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이나 계열 분리 등에 있어 삼성물산의 지분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16 07:00
부동산

[금쪽같은우리집] 주거용 아파트 짓는데 세계적 거장이 총동원돼야 하나요?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해외 유명 설계 그룹이나 조명 디자이너를 동원해 조감도를 내놓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각자 '세계적인 거장'이라고 소개되는 이들은 이름과 수식어만 들어도 놀랄만한 이력을 자랑한다. 업계는 건설사들의 이런 노력을 수주전에서 찾고 있다. 그럴듯한 설계사를 끌어들여 멋진 조감도를 선보여야 조합원들의 눈과 마음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거주가 목적인 아파트마다 거장들이 모두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읽기도 어려운 '거장'의 이름 설계 그룹 '저디', 설치 예술 명가 '완다 바르셀로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오 바스쿠&클루그'…. DL이앤씨가 지난해 8월 북가좌6구역 재건축 사업에 '드레브 372' 단지를 제안하며 내건 이름들이다. 또박또박 읽기도 어려운 이름을 가진 이들은 건축 및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거장이라고 한다. 저디는 미국 라스베가스 5성급 호텔 벨라지오‧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등 세계적 랜드마크를 설계한 글로벌 설계 그룹이다. 완다 바르셀로나는 설치 예술업계 저명한 스페인의 디자인 스튜디오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종이꽃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듀오 바스쿠&클루그는 유럽 조명 분야에서 명성이 있다. DL이앤씨는 당시 홍보 자료를 통해 이 단지에만 7명의 거장과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중에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 '티보 에렘'도 포함된다. DL이앤씨는 거장을 총동원한 덕에 막판까지 롯데건설을 꺾고 북가좌6구역을 품에 안았다. 다른 건설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물산은 2020년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래미안 원펜타스'를 제안하고 네덜란드 '유엔 스튜디오'와 손을 잡았다. 유엔 스튜디오는 지난 1988년 네덜란드 부부 건축가 '벤 판 베르켈'과 '캘롤라인 보스'가 설립한 설계 사무소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등을 디자인하며 명성을 높였다.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패턴 디자이너 네덜란드 '카럴 마르턴스', 영국 공간예술가 '신타 탄트라',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과 협업을 추진해왔다. 포스코건설 역시 네덜란드의 그로닝거 미술관, 일본 히로시마 파라다이스 타워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에게 아파트 디자인을 맡긴 전례가 있다. 표절 시비도 해외 유명 설계사와 협업이 수주전 승리의 열쇳말이 되면서 표절 시비가 불거지기도 한다. 올해 초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개발)과 롯데건설이 맞붙었던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관양 현대) 재건축사업 수주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HDC현산개발은 건축 명가 SMDP, 롯데건설은 저디와 협업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일부에서 롯데건설이 조합 측에 제시하는 책자에 공개한 아파트 디자인이 과거 HDC현산개발과 롯데건설이 컨소시엄을 이뤘던 부산 대연8구역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롯데건설이 저디와 협업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추가했고, 저디가 관양 현대를 디자인하기에는 다소 기간이 짧다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도 들끓었다. 파장이 컸다. 부산 대연8구역을 디자인한 SMDP 측은 롯데건설 측에 공문을 보내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SMDP 측은 "롯데건설과 롯데건설의 설계사에 설계 무단도용에 대해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롯데건설 측은 "디자인 표절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디자인을 모방할 이유가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단지에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 캐슬'을 도입하고, 분담금 입주 2년 후 납부 등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롯데건설의 노력에도 관양 현대는 HDC현산개발에 돌아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디자인이슈와 관련해 "오랜기간 준비한 세계적 디자인 그룹 '저디'社와의 디자인이 치열한 수주전 속에서 왜곡된 방향으로 알려졌다" 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한 설계사나 아티스트를 데려오면 조합에 더 많은 표를 받을 수 있고 그럴듯해 보이니까 무리해서 협업을 추진하고, 결국 탈이 난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거장 좋아하다 공사비만 '쑥' 건설사들은 거장과 협업 배경으로 차별화를 거론한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은 조경이나 디자인의 수준을 예술로 끌어올리고, (수주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확실한 장점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해외 설계사를 동원한 과도한 디자인 경쟁은 공사비 증가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북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B 조합 관계자는 "문주도 멋있게 짓고, 스카이 브릿지도 연결하는 곳이 늘었다. 멋있긴 하지만 결국 공사비 증가로 (시공사와) 싸움만 난다. 조합 입장에서는 다 대출"이라고 입맛을 다셨다. 학계는 건설사의 이런 트렌드에 분명한 명과 암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명식 동국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세계적 거장이 한국 아파트 설계에 참여하면 한국을 알릴 수 있고, 세계 건축계에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 국내 설계사들에게는 자극도 된다. 건축업계 전반적인 부분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 교수는 주거가 목적인 공간마다 거장이 참여하는 트렌드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아파트와 같은 주거 공간은 한국적인 생활공간에 맞고, 여러 국내 법규에 맞게 지어야 한다. 겉은 서구 것인데 내부 거주지는 법규적 환경이 따로 있다.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력 있는 설계사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및 한국퍼실리티매니지먼트학회 회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건설사가 해외 유명 설계사를 끌어와 단기간에 명품을 만들어 가치만 높이고, 조합은 비싼 것이라면서 반기는 구조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국 건축계가 자국에서조차 뒤로 밀려나면 설 곳이 없어지고 발전도 이룰 수 없어서다. 실제로 해외 거장은 국내외에서 떠받들어지지만, 실력 있는 국내 건축가들은 제대로 된 설계비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지적이다. 건설사는 거장만 찾고, 한국 건축계는 침체하고, 아파트 거품만 가득 끼는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 교수는 "최근 K컬처가 명성을 얻고 있다. 국가와 기업의 투자와 제도적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 건축업계도 이런 노력과 지원, 정당한 대가만 뒤따른다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01 07:00
부동산

대형 건설사 상반기 수주 성적표 보니…현대건설이 톱

현대건설이 도시정비사업을 휩쓸고 있다. 지난 주말 열린 서울 동대문구 이문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 주관사인 롯데건설과 함께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고를 넘어섰다. GS건설과 롯데건설이 현대건설의 뒤를 뒤쫓고 있지만, 압도적인 기세를 누르기 쉽지 않아 보인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18일 이문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스카이 사업단'으로 롯데건설과 함께 시공을 맡게 됐다. 이문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86-1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40층 높이의 아파트 22개 동 3720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것으로, 예상 공사비만 9528억원에 달하는 대어급 강북 재개발 사업지다. 현재 양사의 지분율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5조2700억원의 정비사업 수주고를 달성한 현대건설이 이문4구역 시공도 맡게 되면서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인 5조5499억원에 근접하거나 소폭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굵직한 사업지를 모두 품에 안았다. 현대건설은 앞서 1조7660억원 규모의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3188억원에 달하는 대전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 5구역 등 사업지 7곳을 따냈다. 하반기에도 수주 결과를 앞둔 도시정비사업이 적지 않다. 건설업계가 현대건설의 속도에 놀라는 이유다. 2위는 GS건설이다. GS건설은 최근 서울 강남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사업(1968억원)을 수주하면서 도시정비 수주액 2조5600억원을 돌파했다. 롯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도전한 대전 도마·변동 4구역 재개발정비사업(9212억원)의 시공권을 따냈고, 이문4구역까지 더하면서 수주액 2조5000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포스코건설과 SK에코플랜트, 삼성물산 등은 누적 수주액 1조원을 향해 진군 중이다. 대우건설은 신길 우성 2차·우창아파트 재건축 사업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뒤, 6월 들어 대전 도마변동13 재개발과 서초아남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 4개 정비사업 추진 단지를 품에 안으면서 단번에 수주액 1조3222억원을 쌓았다. 정비업계는 최근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주에 위축돼 있다. 대우건설 측은 "올해 주목하고 있는 사업에 최선을 다하고 현재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m 2022.06.20 07:00
산업

'리모델링에 진심입니다'…영업·연구 조직 키우는 대형 건설사

콧대 높던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업 규모가 큰 대규모 정비 사업에 몰두했지만, 최근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조직개편을 통해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리모델링 연구 조직 ‘리모델링 랩(Lab)’을 신설했다고 최근 밝혔다. GS건설은 앞으로 이 랩을 통해 리모델링과 관련한 선제적인 기술∙공법 검토와 연구 및 성능 검증을 진행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지난해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리모델링 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후 대치 현대, 밤섬 현대, 신도림 우성1·2차 등을 수주하며 리모델링 사업 수주액 1조원을 넘겼다. 지난달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서울 용산구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됐다. GS건설 관계자는 "대형건설사 중 리모델링 연구 조직을 갖춘 곳은 우리가 최초다"며 "국내 리모델링 사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만의 일은 아니다. 10대 건설사들은 최근 1~2년 사이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속속 갖추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0년 12월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했고, 삼성물산도 지난 6월 주택본부 산하에 리모델링 사업소를 신설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사업비는 적지만, 들어가는 품과 기술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난이도가 더 높다. 대형 건설사가 꺼려왔던 분야였지만 최근 들어 이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에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곳은 총 124개 단지로 전년 동월(72개 단지) 대비 72% 증가했다. 올해 리모델링협회에 등록한 단지만 20곳에 달한다. 추진위원회 등 사업은 준비 중인 단지까지 추산하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많은 이유는 사업추진 속도 때문이다. 재건축은 준공 후 30년이 지나야 할 수 있지만,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이 지나면 시행할 수 있다. 재건축은 안전진단 등급이 D등급 이하가 요구되지만, 리모델링은 B등급으로도 추진할 수 있다. 서울 용산구 리버힐삼성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사업성은 물론 속도, 설계 면에서 리모델링이 재건축보다 장점이 더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리모델링만으로도 한강 뷰 조망을 살릴 수 있는 특화 설계와 스카이브릿지 등을 갖출 수 있다. GS건설과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이 설명회에 참석해 수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25년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시장은 앞으로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성이 확보된 조합을 잡고, 시공 기술과 설계기법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2022.06.13 07:00
생활/문화

[랜드IS] '용산시대' 선언에 들썩이는 용산 재건축·리모델링 시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른바 '용산시대'를 선언하면서 용산 일대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 논의가 구체화한 지난주 용산구 아파트 가격이 뛰어올랐고, 매수 문의도 부쩍 늘어나는 모양새다. 용산 내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들은 세간의 관심 속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용산에 쏠리는 '눈' 서울 용산구는 최근 전국에서 가장 이목이 쏠리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윤 당선인이 많은 반대와 우려에도 용산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실을 이전하고, 관저도 용산구 한남동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관철했기 때문이다. 용산 일대는 서울시의 주도 아래 재개발 및 정비사업과 용산공원 개발이 예정돼 있다.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추가 규제나 개발 지연이 발생할 경우 구민의 반대를 살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이런 반대를 의식한 듯 용산구 일대에 추가 부동산 규제는 없고, 대통령실 이동에 따라 새로운 경호 및 보안 수칙을 검토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추진 중인 정비사업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용산 개발의 열쇠를 쥔 두 정치인의 약속에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은 이미 들썩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실 이전 논의가 무르익던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용산구의 아파트값은 0.10% 올라 지난주(0.04%)보다 상승 폭이 2배 이상 커졌다. 포털사이트 부동산 카페에는 "호재인지 아닌지 고민할 시간에 일단 (용산 지역 아파트를) 사라"는 내용의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용산구 소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강로 쪽은 매물을 보러 오겠다는 팀이 다소 늘어난 건 사실"이라면서도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해) 아직 분위기는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일부는 나중에라도 규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불안해하는 눈치고, 다른 쪽에서는 정비 사업과 개발이 빨리 진행될 거라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윤 당선인과 오 시장이) 청와대가 이전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규제는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주민들이 우려하는 정도까지 규제가 있을지는 건축심의단계로 가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일대 재건축·리모델링 추진도 탄력 대통령실 이전이 추진이 급물살을 타면서 용산 일대 리모델링 사업도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촌코오롱리모델링조합은 지난 16일 조합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촌코오롱' 리모델링은 용산구 이촌동 412번지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5층 규모, 아파트 10개 동 959세대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촌코오롱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용산가족공원이 가까워 용산 내에서도 '노른자'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이촌코오롱 리모델링의 새로운 단지명으로 '래미안 이스트빌리지'를 제안하고,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동부이촌동의 지리적·문화적 특징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촌한가람리모델링주택조합도 지난해 1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이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7일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단독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조합 측은 향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다음 달 15일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이다. '이촌한가람'은 수평 및 별동 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을 통해 2341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이촌동 ‘한강대우와 ‘우성아파트’도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들었다. 각각 834가구, 243가구로 비교적 세대수가 적지만 추진위원회(추진위) 단계인 한강대우에는 삼성물산, GS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성아파트는 조합설립 인가 절차를 준비 중이다. 리버힐삼성 리모델링 추진위는 지난 18일 토브씨앤씨를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사업관리자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1102가구 규모인 리버힐삼성은 리모델링을 통해 165가구 늘어난 1265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용산 내에서도 한강변 조망이 가능한 대단지여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리버힐삼성 수주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성원 리버힐삼성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여의도 업무지구를 바라보는 한강조망 특화설계를 적용해 모든 주민이 한강 조망권을 누리는 스카이브릿지 커뮤니티를 기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3.28 07:00
경제

'휴, 넘었다'…고전 끝에 3조클럽 안착한 GS건설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 '3조 클럽'에 안착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대우건설에 이어 업계 네 번째다. 최근 굵직한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GS건설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부산 당감 잡고 3조원 문턱 넘은 GS건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감1-1구역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동원개발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수주에 성공했다. 이 구역은 1978년 준공된 당감동 175-2 일원의 서면삼익아파트를 12개 동, 1432세대로 재건축하는 중대형 정비사업장이다. 현장설명회에는 현대엔지니어링, 한화건설 등 6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최종 입찰에는 동원개발과 GS건설만 참여해 2파전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당감1-1구역을 입찰을 두고 시공능력평가액 빅3인 GS건설이 사실상 수주를 따놓았다는 말이 나왔다. 그만큼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은 중견 건설사인 동원개발의 본거지이자 입김이 센 지역으로 통한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을 전국권으로 확대하려는 동원개발이 대형건설사인 GS건설에 맞서 수주에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GS건설은 당감1-1구역에 들어설 아파트 명칭을 '자이 에센티아'로 정하고, 단지 중앙에 큰 규모의 공원 조성 및 랜드마크 수준의 브릿지타워 설치를 약속했다. 당감 1-1구역 조합원 94%는 GS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당감1-1구역은 강남구나 송파구, 용산구와 같은 흔히 말하는 '수도권 노른자' 지역은 아니다. 그러나 GS건설로서는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3조 클럽에 발을 들일 수 있게 한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입찰이었다. GS건설은 이번 입찰 직전까지 수주잔고 2조7394억원을 좀처럼 뛰어넘지 못했다. 그러나 당감1-1구역 재건축에 예상되는 공사비 약 4022억원을 더하면서 수주잔고도 약 3조원을 넘기게 된다. GS건설 관계자는 본지에 "당감1-1구역 수주에 성공했다. 공사비는 4022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수주잔고도 3조원을 넘어서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감 1-1구역 재건축정비사업 조합 측 역시 "압도적인 표 차이로 GS건설이 입찰에 성공했다. 시공사가 가져가는 공사비는 3300억원 수준이다. 확정은 아니며 향후 다소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 네번째…좀 늦었네 예상보다 다소 늦은 3조 클럽 입성이다. 이미 현대건설(3조1352억원)과 포스코건설(3조6916억원), 대우건설(3조7774억원)은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연이어 승전고를 울리며 3조 클럽에 선착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GS건설과 경합 끝에 과천주공5단지를 손에 넣고 3조 클럽에 먼저 가입했다. 과천 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은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6번지 일대에 총 1260가구의 아파트 9개 동과 상가·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299억원이다. 대우건설은 GS건설이 맞선다는 가정 아래 치열하게 수주전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GS건설은 과천주공5단지를 놓친 데 이어 그동안 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을 들여온 서울 관악구 신림1구역 마저 내년으로 입찰이 연기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GS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잔고가 3조원을 돌파한 만큼 남은 입찰에 매진해 4조원 수준까지 도달해보겠다는 목표다. GS건설이 올해 시공사 선정을 남겨두고 있는 사업지는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과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등이다.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GS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해 수의계약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한강맨션은 공사비만 620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으로 GS건설 외에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6곳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시정비사업이 활성화하면서 대형건설사들이 수주잔고 2조를 넘어 3조원을 넘어야 '평균'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것 같다. 수주잔고는 말 그대로 상징적인 의미다. 흥행 등의 관심 포인트로만 여기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한강맨션 등 입찰이 더 남아있다. 결과야 나와봐야 아는 것이지만, 우리로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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