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IS 피플] 홍명보의 두 번째 '독이 든 성배', 무리수 아닌 신의 한 수 되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가 16일 강원FC를 2-1로 꺾으면서 팀 통산 세 번째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홍명보(53) 울산 감독은 커리어 첫 클럽팀 우승을 차지했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수비수 출신이다. 선수 시절 A매치 136경기에 출전하며 한국 남자 축구선수 중 최다 출전기록을 가졌다. 월드컵에 네 차례(1990·94·98·2002) 출전했다. 주장을 맡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4강 신화’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월드컵 최우수선수(MVP) 3위인 브론즈볼을 수상하기도 했다. 홍명보는 지도자로서도 승승장구했다. 월드컵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갤럭시로 이적한 그는 2004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축구대표팀 코치로 부임했으며, 2009년에는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으로 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꺾고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홍명보 감독의 지도자 경력에 흠집이 난 건 2014 브라질 월드컵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물러난 후 생긴 대표팀 감독 자리를 이어받은 홍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1무 2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선수 차출 기준’ ‘K리그 B급 발언’ 등 여러 논란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항저우 뤼청(중국)의 사령탑을 맡았으나 팀이 2부로 강등되면서 경기장을 떠났다. 이후 홍 감독은 대한축구협회(KFA) 전무이사로 활동하며 경기장 밖에서 행정 업무를 익혔다. 그러던 중 2020년 12월 울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대표팀 사령탑에 이어 홍 감독이 집어 든 두 번째 '독이 든 성배'였다. 모기업 현대중공업의 막대한 투자에도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하던 울산의 지휘봉을 잡는 건 큰 부담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2021년 부임 첫해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4강에서 포항에 승부차기 끝(4-5 패)에 좌절했다. FA컵 4강에서도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정규리그에선 전북에 추가 시간 결승 골(2-3 패)을 헌납해 역전 우승을 내줬다. 트레블(리그+FA컵+ACL 우승)이 한순간에 무위로 돌아갔다. 홍명보 감독은 위기에 굴하지 않고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FC서울과 영입 경쟁 끝에 광주FC에서 데려온 엄원상은 홍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한층 더 세밀해진 기량으로 12골·6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도중에 영입한 마틴 아담(헝가리)은 울산의 높이를 더해줘 9골·3도움을 터뜨렸다. 홍 감독은 엄원상과 마틴 아담을 활용한 다양한 공격 전술로 상대 팀을 압박했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다시 인정받았다. 그는 선수들에게 우승을 향한 명확한 목표 의식 설정과 간절함을 시즌 내내 강조했다. ‘올해가 우승 적기’라고 외치던 울산은 3월 6일 이후 리그 선두 자리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집어 든 두 번째 독이 든 성배는 무리수가 아닌 신의 한 수였다. 춘천=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0.17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