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잠실] '4188일만의 복귀전 패' 류현진 "예방주사 맞았다고 생각. LG 예우 감사"
"예방주사 따끔하게 맞았다고 여기겠습니다."4188일 만의 KBO리그 복귀전에서 패전 투수가 된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다시 한번 제구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류현진은 2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전날 등판에 대해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 만원 관중 앞에서 공을 던져 기분이 좋았다. 한화 팬들도 많이 와주셔서 짜릿했다"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78승 48패 평균자책점 2.37을 올린 류현진은 전날(23일) LG와의 개막전에서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 이후 4188일 만에 KBO리그 투수판을 밟았다. 기대했던 '복귀승'을 따내진 못했다. 류현진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점)에 그쳤고, 팀이 2-8로 져 패배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복귀 후) 첫 경기여서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당연히 긴장도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전부터 개막전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는데 복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은 "(개막전 부진의) 이유를 모르겠다.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고 웃었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이 150km까지 나오기도 했다. 컨디션도 좋았다. 류현진은 "초반에 직구는 좋았는데 마지막 이닝에 다소 가운데로 몰렸고, 변화구 제구력이 아쉬웠다"면서 "예방주사 한 방 맞은 느낌이라 생각하고 다음 경기 잘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류현진은 2회와 4회 실점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 돼 실점했다. 종전 KBO리그 9이닝당 평균 볼넷이 2.72개였는데 23일 경기에선 3과 3분의 2이닝 동안 3개(9이닝 기준 7.36개)나 내주는 등 제구력이 흔들렸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선발 등판한 181경기 중 탈삼진을 단 하나도 잡지 못한 건 2007년 9월 25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6024일 만으로 데뷔 두 번째였다.
그는 "컨디션도 날씨도 좋았다. 그래도 제구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경기"라며 "(지난해 팀 타율 1위 LG의) 선수들이 계속 타석에 바짝 붙어 컨택트에 신경쓰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수비 실책을 한 2루수 문현빈에게는 "먼저 이닝 종료 후 '선배님 실책을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더라. 대량실점으로 선수가 기죽어 있을까봐 '고개 들고 하라'고 조언했다"고 소개했다. LG 몇몇 선수들은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헬멧을 벗어 고개 숙여 인사했다. LG 선수들은 경기 전 더그아웃에 서서 류현진의 복귀를 기념했다. 류현진은 "처음에는 LG 선수들이 더그아웃 앞에 왜 서있는가 했다"고 웃으며 "고맙고 감사했다"고 화답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3.24 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