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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회 금마장 홍콩시위 다룬 영화 최우수 다큐상… 장첸 남우주연상

2019년 홍콩에서 대대적으로 벌어진 반정부 민주화 시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대만 금마장(金馬奬)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제58회 대만 금마장 영화제 시상식이 27일(한국시간) 타이베이 국부기념관에서 개최됐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이날 열린 시상식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은 홍콩 감독 키위 차우(周冠威)의 ‘시대혁명’(時代革命· Revolution of Our Times)이 수상했다. 영화의 제목 ‘시대혁명’은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 반대 운동을 계기로 2019년 여름부터 전 시민사회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전개된 홍콩의 반정부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대가 대표적으로 외친 구호이기도 하다. 2시간 30분 분량의 ‘시대혁명’은 시위에 참여한 7명 홍콩 시민들의 시선에서 2019년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운동이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의 통과로 소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보안법으로 처벌받을 우려 때문에 홍콩에서 정식으로 상영되지 못했다. 현재 홍콩에서는 반중 메시지를 담은 대표적 구호인 ‘광복홍콩, 시대혁명’(光復香港時代革命)을 공개 장소에서 언급할 수 없다. 이 구호를 외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홍콩보안법이 규정한 ‘국가 분열’을 초래한 것으로 간주하여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차우 감독은 인터넷 화상 연결 방식으로 시상식장 스크린에 나와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울었다”며 “홍콩에 남아 있는 사람들, 해외로 망명을 간 홍콩인, 심지어 감옥에 있는 친구들에게 이 한 편의 영화가 조금의 위로를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번 금마장의 최우수 작품상은 대만 중멍훙(鍾孟宏) 감독의 영화 ‘폭포’가 받았다. 이 영화는 코로나19로 격리된 공간에서 악화하는 모녀의 이야기를 다뤘다. 남우주연상은 ‘영혼사냥’의 장첸(張震), 여우주연상은 ‘폭포’의 자징원(賈靜雯)이 각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 1962년 시작된 금마장 영화제는 한때 아시아의 오스카상으로 불렸다. 오랫동안 체제의 벽을 넘어 중국어권 영화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8년 금마장 영화제에서 대만 대학생들의 반중 운동인 ‘해바라기 운동’을 다룬 대만 푸위(傅楡) 감독이 다큐멘터리 작품상 수상을 계기로 중국 당국은 자국 영화인들의 금마장 영화제 참석을 금지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1.11.28 17:12
연예

주성치 영화 못보나? 홍콩정부, 영화 검열 ‘가위’ 들었다

홍콩 정부가 영화 검열을 본격화하고 있다. 홍콩의 명보는 25일 홍콩 정부가 옛 영화에 대한 상영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영화 심의에 관한 조례인 ‘전영(영화)검사조례’(電影檢査條例)의 추가 개정안을 제안했다. 이는 다음 달 1일부터 입법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과거에 상영 허가를 받은 영화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허가를 취소한다. 또 영상물 불법상영에 대한 처벌을 기존 징역 1년에서 징역 3년으로 확대하고 벌금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 6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근거해 영화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전영검사조례가 발표된 지 두 달여 만에 또다시 검열을 강화하는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상영허가가 취소될 경우 관련 영화의 비디오, DVD 역시 배포 및 판매될 수 없다. 명보는 “지난 6월 개정안에는 단속 대상이 국가안보에 ‘위해’한 영화였으나 이번 개정안에는 국가안보에 ‘불리한’ 영화로 문구가 바뀌면서 레드라인이 훨씬 넓어졌다. 이로 인해 영화계에 더욱 큰 타격이 가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부패상을 그린 저우싱츠(주성치) 주연의 코믹 영화 ‘007 북경특급’(1995년), 중국과 홍콩의 문화적 충돌을 그린 토니 렁(양가휘), 정위링(정유령) 주연의 ‘북경 예스마담’(1991년)과 같은 1990년대 영화마저 내용이 문제 돼 상영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홍콩 반정부 시위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물론이고, 2025년 디스토피아가 돼버린 홍콩을 그리며 호평을 받은 ‘10년’(2015년)도 금지영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부 영화계 관계자들은 강화된 규정으로 인해 한때 ‘극동의 할리우드’라 불렸던 홍콩이 중국과 똑같은 정치적 규제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1.08.25 18:06
스포츠일반

‘홍콩보안법 1년’ 식을 수 없는 뜨거운 외침, “위얼홍콩(We Are Hong Kong)”

홍콩이 25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펜싱 역사상으론 첫 메달이기도 하다. 역사적인 순간, 홍콩 시민들은 “위 얼 홍콩(We Are Hong Kong)”이라고 울부짖었다. 지난 26일(한국시간) 치러진 2020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홍콩의 에드가 청카룽(24)은 지난 대회 챔피언인 이탈리아의 다니엘레 가로조를 15-1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메달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5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자, 홍콩 펜싱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선 리라이산이 여자 윈드서핑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값진 승리의 순간, 홍콩 시민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기쁨의 환호보단 뜨거운 절규의 외침에 가까웠다. 메달 시상 때 홍콩 국가가 아닌 중국 국가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올해는 홍콩보안법(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지 일 년이 되는 해다. 지난해 6월 30일 발효된 홍콩보안법은 같은 해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된 홍콩보안법은 오직 홍콩 내 반중국 활동을 처벌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렇기에 홍콩보안법의 철두철미한 감시 아래서, 홍콩은 빠르게 ‘홍콩’이라는 이름을 잃어갔다.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조슈와 웡(黃之鋒)을 비롯한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들이 사라졌고, 홍콩의 야권이 와해됐다. 특히 올해 홍콩 공무원들에게 충성서약이 강요되면서 범야권의 구의원들이 대거 사퇴했다. 보안법은 홍콩에서의 집회·결사의 자유와 언론·표현의 자유를 소멸시켰다. 홍콩보안법에 따르면 반중 활동이 검거될 시, 심하게는 무기징역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 이에 1990년부터 이어져 왔던 6·4 톈안먼(天安門) 시위가 열리지 못했다.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도 지난 6월 24일 폐간됐다. 어떠한 자유도 없는 나라에서 홍콩 선수가 오직 자신의 힘으로 홍콩 국기를 드높였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선 당시의 홍콩 상황이 크게 화제가 됐다. 홍콩 시민들은 홍콩 최대 쇼핑몰인 APM몰에서 단체로 경기를 관람했는데, 홍콩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환호했다. 시상식에선 홍콩특별행정구의 깃발이 올라갔다. 하지만 벅찬 감동의 순간, 울려 퍼진 노래는 홍콩의 것이 아니었다. 중국 국가였다. 중계방송에서 중국 국가가 나오자, 홍콩 시민들의 환호는 울부짖는 것에 가까운 외침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박자, 같은 크기로 “우리는 홍콩이다(We are Hong Kong)”라고 외쳤다. 뜨거운 외침에 네티즌들도 응답했다. 지난해까지 광장에서 홍콩의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외치던 홍콩 시민들이 온라인에서 집결했다. 시민들은 “우리는 중국인이 아니다. 우리는 홍콩인이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홍콩인일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콩 시민들의 ‘위얼홍콩’은 홍콩을 넘어 세계로 퍼졌다. 한국 네티즌들도 ‘프리홍콩(Free Hong Kong)’을 외쳤다. 아시아 전역의 소식을 전하는 ‘라디오 프리 아시아(RFA)’도 홍콩의 목소리를 전했다. 수많은 외신과 온라인 매체들이 홍콩의 물결에 동참했다. 청카룽의 금메달이 쏘아 올린 ‘위얼홍콩’은 계속되고 있다.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 확산된 홍콩 시민들의 자유를 향한 외침은 홍콩보안법이 막을 수 있는 정도를 이미 넘어섰다. 서지수 인턴기자 2021.07.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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