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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바뀌어도 레오는 레오, 남자부 신기록도 눈앞 [IS 스타]

유니폼은 바뀌었어도 레오는 레오였다.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아웃사이드 히터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34)가 V리그 남자부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레오는 지난 1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60.5%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앞세워 23득점 했다. 이 중 6개는 후위공격으로 얻은 득점으로, 이전까지 통산 백어택 득점 1999개를 기록 중이던 레오는 리그 역대 두 번째로 후위공격 통산 2000점을 돌파했다. 통산 2005개의 후위공격 득점을 올린 레오는 이 부문 1위 박철우(은퇴) 현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기록에 8개 차로 바짝 다가섰다. 이 페이스라면 레오는 14일 수원 한국전력전에서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 대기록이 눈앞이다. 현재 레오는 통산 득점(6110점)과 공격 득점(5382점)도 박철우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박철우는 564경기에서 6623득점과 공격 득점 5603점을 올린 바 있다. 경기 당 평균 22득점을 기록 중인 레오의 페이스라면 올 시즌 박철우의 기록도 넘어설 수 있다. 레오는 지난 2012년 11월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데뷔, 3년 연속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까지 3연패를 달성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정규리그 MVP 3연패는 V리그 남자선수 역사상 유일한 기록이다. 이후 터키, 중국, 아랍에미리트 등 외국 리그에서 활약하다 2021~22시즌 한국에 돌아온 레오는 OK저축은행에서 3시즌 동안 팀의 주포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 2023~24시즌에는 8년 만에 MVP에 등극하기도 했다. 올해는 현대캐피탈에 새 둥지를 틀고 종횡무진 중이다.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주포로 활약하고 있다. 허수봉과 함께 9월 컵 대회 우승을 이끈 데 이어 소속팀이 정규리그 1라운드를 1위로 마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정규리그 세부 지표에서도 레오는 득점(131점) 3위, 공격 성공률(55.76%) 2위에 올라있다. 레오는 지난해 OK금융그룹(현 OK저축은행)에서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과 호흡을 맞춘 데 이어, 올해 현대캐피탈에서 필립 블랑(프랑스) 감독을 만나 조금씩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강력한 공격력을 갖춘 선수다 보니 이전엔 레오에게 공격 점유율이 몰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난해부터 다양한 공격 루트를 꾀하는 감독을 만나 부담을 줄여가고 있다. 수년전 OK저축은행 시절 60%를 웃돌았던 그의 공격 점유율은 올 시즌 6경기 37.57%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레오는 득점 2위를 달린다. V리그 최고 외국인 선수 타이틀을 넘어 남자부 공격수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4.11.1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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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외국인 선수 레오 "이젠 베테랑다운 모습 보여줄 것"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수상자. 현대캐피탈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34·등록명 레오)의 가치를 설명하는 이력이다. 그는 V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다. 쿠바 출신인 레오는 2012~13시즌 삼성화재에 입단하며 V리그에 입성, 2014~2015시즌까지 뛰며 3연속 MVP와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후 터키·중국·레바논·아랍에미리트 리그에서 뛴 레오는 2021~22시즌을 앞두고 V리그 드래프트에 참가, OK저축은행 지명을 받아 다시 3시즌 동안 한국 무대를 누볐다. 지난 시즌엔 득점(955점), 공격성공률(54.54%), 서브(세트당 0.489개) 모두 2위에 오르며 리그 네 번째 MVP를 거머쥐기도 했다. 레오는 올 시즌 새출발한다. OK저축은행은 특정 선수 의존도를 낮추고 조직력을 강화하는 배구를 하기 위해 레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레오는 5월 열린 드래프트에 참가해 2순위 지명권을 가진 현대캐피탈의 선택을 받았다. V리그에서 맞이하는 일곱 번째 정규리그. 레오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24~25시즌 첫 경기부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4세트 18-21에서 퀵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V리그 통산 6000번째 득점을 해낸 것.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박철우(현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레오는 5세트 승부로 치러진 이 경기에서 26득점 하며 현대캐피탈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레오는 6000득점 돌파 소감을 묻는 말에 한국말로 "좋아"라고 외치며 웃었다. 이어 레오는 "이제 막 정규리그가 시작됐다. 더 많은 득점을 올릴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박철우가 보유한 V리그 통산 최다 득점은 6623점. 레오가 올 시즌 안에 이 부문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레오는 20일 우리카드전에서 강타보다는 상대 블로커 손끝을 노려 터치아웃을 만드는 공격을 자주 시도했다. 연타 공격으로만 3점을 올리기도 했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스스로 체력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느덧 30대 중반. 스파이크 파워는 여전하지만, 20대 초·중반처럼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긴 어렵다. 블랑 감독도 '레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궁리하고 있다. 레오도 힘보다는 그동안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치를 생각이다. 그는 "현대캐피탈에서 뛰는 나는 삼성화재 시절과 크게 다를 것이다. 이전에는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가 많았다면, 이제는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랑 감독은 실력은 더 검증할 게 없는 레오를 향해 "그가 최상의 컨디션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나의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레오에게 "더 나은 블로커가 되길 바란다"라며 보완점을 귀띔했다고. 레오는 지난 시즌 득점 5위에 안에 든 공격수 중 세트당 블로킹(0.331개)이 가장 적었다. 올 시즌은 블로킹에 자주 가담하는 레오의 모습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레오는 "감독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좋은 블로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2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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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수·신영석·양효진 새 역사 도전...2024~25 V리그, 19일 6개월 대장정 돌입

도드람 2024~25 V리그가 오는 19일 개막을 시작으로 6개월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남자부 개막전은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달성한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이 인천계양체육관에서 맞붙는다. 여자부는 지난 시즌 통합 우승, 올해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 올린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맞대결을 치른다. 본격 적용되는 새 규정프로출범 20주년을 맞이해 주목할 점이 많다. 우선 경기적인 측면에서는 컵대회에서 시범 적용했던 세트당 비디오판독 2회와 그린카드, 국제배구연맹(FIVB)에 발맞춰 랠리 중 심판이 판정하지 않은 반칙에 대해 ‘즉시’ 판독을 요청하는 중간랠리 비디오판독 등 바뀐 규칙도 V리그에 새롭게 적용된다.특히 경기의 페어플레이 가치를 제고하고, 불필요한 비디오판독 시간 단축을 위해 도입된 그린카드는 컵대회 여자부에서 9번이나 발생해 신속하게 경기를 속행할 수 있었다. 이 그린카드는 정규리그 기준, 투표 50%와 기록 50%(팀 기록 20%+그린카드 포인트 30%)로 향후 페어플레이상 점수에 반영되어 시즌 종료 후 시상할 예정이다. 팬들이 만든 신인선수상의 새 이름, 영플레이어상 제도 변화도 있다. 이번 시즌부터 신인선수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바뀐 선정기준과 명칭이 새롭게 적용된다. 선정기준은 당해 시즌에 데뷔한 선수에서 당해 시즌 및 직전 2개 시즌을 포함해 V-리그에 신인선수로 등록한 선수 중 한 명을 선정하여 더 많은 선수에게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또한, 신인선수상 명칭은 팬들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1일부터 27일까지 485명의 후보명을 공모를 받아 ‘영플레이어상’으로 새롭게 변경되었다. 유니폼 바꿔입은 주축 선수들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GS칼텍스에서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한 강소휘와, 이주아(흥국생명→IBK기업은행), 이소영(정관장→IBK기업은행)을 비롯해 보상선수로 둥지를 옮긴 표승주(IBK기업은행→정관장) 등의 활약에 기대를 모은다. 남자부도 한국전력에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복덩이’로 자리잡은 이시몬을 비롯해, 컵대회 이후 유니폼을 바꿔입은 황승빈(KB손해보험→현대캐피탈)과 이현승, 차영석(이상 현대캐피탈→KB손해보험)의 활약에 시선이 쏠린다. 대기록 달성 눈앞에 둔 베테랑 대기록 달성을 앞둔 베테랑들이 있다. V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 신영석(한국전력)은 블로킹 1300개까지 단 73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선수(대한항공) 역시 세트 1만 8886개를 기록 중인데, 1114개의 세트 성공을 추가하면 남녀부 '역대 1호' 2만 세트 주인공이 될 수 있다.‘블로퀸’ 양효진(현대건설)은 블로킹 1600개까지 40개만을 남겨뒀고, 리베로 임명옥(한국도로공사)은 13개의 리시브 성공을 추가하면 리시브 6500개의 1호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기록은 국내 선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번시즌부터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레오(5979점)는 지난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한 박철우(6623점)를 넘어선 통산 득점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분위기는 한껏 올라있다. 7·8월에 개최됐던 기존의 컵대회를 올해에는 9월 말에 개최함으로써 외국인 선수는 물론,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일찌감치 데뷔전을 치렀기 때문에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에 처음 시행한 아시아쿼터는 올해부터 10개국에서 64개국으로 선발 대상국을 확대해 중국과 이란, 호주 등 다양한 국적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V리그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열기를 더하는 요소다.더불어 이번시즌은 V리그 20년 역사상 최다 6명의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외국인 감독 간의 지략 대결과 리그 전체의 어떤 영향을 끼칠지 흥미를 끈다.한국배구연맹은 출범 20주년을 맞이해 오는 17일 서울더케이호텔에서 기념식을 열고 새롭게 변경되는 KOVO 엠블럼 발표 및 20주년 기념 히스토리 책자, KOVO 미래 비전과 마스코트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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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부용찬 “주장으로 정식 임명…지난 시즌 아쉬움 털어내야죠”

OK저축은행 주장이자 주전 리베로 부용찬(35)은 이번 일본 전지훈련에 나서는 각오가 남다르다. 성공적인 2024~25시을 만들기 위해 주장으로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부용찬은 25일 일본 시즈오카에서 전지훈련을 앞두고 "이번에 일본 프로배구 도레이 애로우즈, 츠쿠바 대학팀과 연습경기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오기노 마사지 감독님이 원하는 배구가 일본에서 하는 선진 배구 시스템을 대입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OK저축은행은 27~30일까지 도레이와 츠쿠바대를 상대로 연습경기를 진행한다. 도레이는 2023~24시즌 정규리그 6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최종 3위를 차지한 팀이다. 일본 관동지역을 대표하는 배구부 중 한 곳인 츠쿠바대는 전일본 대학배구대회에서 통산 10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부용찬은 오기노 감독의 2기 체제에 꼭 필요한 선수다. 지난 시즌 부상을 당한 이민규를 대신해 '임시'로 주장 완장을 차면서 오기노 감독과의 시너지가 넘쳐났다.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에 나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부용찬은 팀을 단단하게 만들며 큰 역할을 했다. 올해 다시 한번 주장으로 임명된 이유다.부용찬은 "얼마 전 오기노 감독님이 휴가를 마치고 훈련을 시작하면서 '올해도 부탁한다'고 하셨다. 정식으로 임명을 받은 것"이라며 "사실 주장하기 전부터 팀 내 고참으로서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던 부분이다. 어깨가 무겁다기보다 한발 더 뛰고 움직이는 배구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부용찬은 올 시즌 '오기노 배구'를 팀에 녹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 더 팀에 오기노 감독님의 색깔이 입혀진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 감독님이 처음부터 참여하셨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제약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도 이제는 자신의 색깔을 좀 강하게 드러내며 훈련하신다. 큰 틀에서 보면 안정성을 추구하는 배구"라고 설명했다.즉 '실수를 줄이고 원 포인트에 집중하는 플레이'가 오기노 감독이 원하는 경기 운영이다. 부용찬은 "어릴 때 공격수들을 보면 범실을 하더라도 '그냥 100% 때려라' '네가 (마무리를) 책임져라' 등의 지시를 받았다면, 지금은 안 좋은 공을 어떻게든 우리가 유리하게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하도록 요구받는다"며 "상대의 '원 블로킹'이 떴을 경우 그걸 피해서 강하게 치는 등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자는 게 전제로 깔려 있다. 선수들도 훈련을 통해 디테일한 부분을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다.사실 주장이라는 타이틀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부용찬은 이럴 때 은퇴한 박철우를 떠올린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 (박)철우 형한테 배운 게 많다. 나중에 저런 고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털어놨다. 둘은 삼성화재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부용찬은 "고참이나 주장으로서 팀을 끌어가다 보면 힘든 부분이 많잖아요. 그럴 때마다 (박)철우 형에게 '어떻게 해야 되나' 묻고 싶기도 한데, 작년까지 형이 다른 팀 소속이라 물어보기가 조심스러웠죠. 형이 이제 은퇴했으니 많이 물어보고, 신세한탄도 좀 해보려고요"라고 했다. 부용찬은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을 놓친 게 가슴 깊이 박혀 있다. 하지만 한계를 느끼면서 반면 희망도 봤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이것(우승)만 바라보고 배구를 해왔던 사람으로서 진짜 눈앞에 우승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한계를 느낀 것 같기도 하고, 여기가 한계인가 싶기도 했죠. 하지만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쨌든 챔프전까지 올라갔다는 것에 대한 프라이드도 생기더라고요. 계속해서 챔피언을 꿈꿀 수 있다는 게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지 않나 싶어요"라고 했다. 올 시즌 그의 1차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부용찬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삼고 하나하나 해 나가고 싶다. 지난 시즌 그렇게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며 "선수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플레이한다면 올해도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최근 OK저축은행과 재계약을 한 건 의미가 크다. 2018년부터 'OK맨'으로 활약해 7년차를 맞은 그는 계속 우승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부용찬은 "개인적인 목표는 만으로 40세까지 선수로 뛰고 싶어요. 그 이후엔 하늘의 뜻에 맡겨야겠죠. 제 몸 상태나 팀 사정이 따라줘야 할 테니까요"라며 웃었다. 안희수 기자 2024.08.2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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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박철우 "신치용 감독님께 훈련 때는 200배 더 혼났어요"

'유망주' 박철우와 '감독 신치용'의 만남은 지금으로부터 약 24년 전이었다. 당시에는 두 사람이 훗날 사위-장인어른이 될 줄 전혀 몰랐다. 박철우는 당시 기억을 더듬으며 "중3 소년체전 때 학교 선생님이 신 감독님께 '저 친구 괜찮습니다'라고 인사시켜 주셨다. 그때는 누군지도 몰라보고 그냥 인사만 드렸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2005년 현대캐피탈에 입단했지만 개인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한 2010년 7월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당시 박철우는 신치용 감독의 딸 신혜인과 교제가 대외적으로 알려진 때였다. 박철우는 "나중에 들었는데 배구에 관심이 컸던 모 그룹 윗선에서 제 영입을 강력히 요청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님도 저와의 관계를 설명하며 모 그룹에 부담스럽다는 의사를 나타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신혜인 씨도 "아버지가 남편의 영입으로 부담스러워하셨던 걸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이적 초반 부진했다. 당시 천하무적이었던 삼성화재는 2라운드까지 꼴찌였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삼성화재는 고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 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을 물리치고 우승했다.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 7연속 우승을 이끈 명장 신치용 감독은 2014~15 챔피언 결정전을 끝으로 은퇴했다. 박철우는 "감독님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술자리에서 '다행히 너 데려오고 다 우승했다. 첫해 네가 합류하고 초반에 너무 못해서 힘들었다. 압박이 컸다'고 하시더라. 실제로 제가 못 하긴 했다"고 웃었다.박철우 "현대에선 그저 공만 때릴 줄 알았다. 삼성화재에 와서 수비아 이타적인 플레이 등 배구를 제대로 배웠다"며 "김호철(현 IBK기업은행) 감독님은 저를 키워주셨고, 신치용 감독님은 제 배구를 성장시키셨다"고 말했다. 신혜인 씨는 당시 남자 친구였던 박철우가 삼성화재로 옮긴다고 했을 때는 "걱정이 앞섰다"고 떠올렸다. 신 씨가 우려했던 대로 신치용 감독은 딸의 남자 친구라고 전혀 봐 주지 않았다. 작전 타임 때 박철우를 크게 다그치고 혼쭐내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신 씨는 "아빠가 너무 심할 정도로 (박철우를) 혼냈다"고 했다. 신 감독은 "밖에서 우리를 더 혹독한 시선으로 본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끔 더 다그쳤다"고 한다. 박철우는 "TV 중계 카메라에 잡힌 모습은 극히 일부분이다. 훈련장에서는 거의 200배 더 많이 혼났을 것"이라며 "삼성 이적 후 2년이 지나자 '이제 선수가 됐다'고 싶으셨는지 덜 혼내셨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의 혹독한 압박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벗어난 선수가 여오현 선배님의 3개월이다. 그런데 (여오현 선배도) 눈물 콧물 다 나왔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박철우는 "가끔 장모님에게 다 일러바쳤다. 그 자리에서 바로 장인어른을 혼내셨다"고 웃었다. 신혜인 씨는 "집에 오면 아빠와 남편이 전세 역전을 보였다"고 맞장구쳤다. 그래도 "장인어른의 명성에 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장인어른이 자랑하고 싶은 사위가 되고자 더 열심히 했다"는 게 그의 진심이다. 박철우는 은퇴 결정에 앞서 신 감독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의견을 구했다. 신 감독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너 정도면 충분히 할 만큼 했다. 혹시 은퇴하더라도 절대 서운해하지 마"라고 응원했다.이형석 기자 2024.07.0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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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농구스타'에서 '내조의 여왕'으로 신혜인 "우리 집은 용인 아방궁"

박철우는 동갑내기 아내 신혜인을 "여자 신치용"이라고 장난스레 표현했다. 그만큼 깐깐하고 빈틈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속 사정을 들여다보면 신 씨는 스포츠 가족에 특화된 '내조의 여왕'이다. 2004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 선수였던 신혜인은 외모도 뛰어나 '얼짱 스타'로 유명했다. 신 씨는 2006년 부정맥 재활 치료를 받던 재활전문센터에서 박철우를 만나 6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당시 박철우와 신혜인의 열애는 엄청난 화제였다. 박철우는 현대캐피탈 소속이었고, 신혜인의 아버지 신치용 감독은 삼성화재 사령탑을 맡고 있었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V리그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박철우와 신혜인은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둘은 박철우가 삼성화재로 이적한 뒤인 2011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동갑내기 부부는 인터뷰 내내 티격태격했지만, 신 씨는 '선수 박철우'를 정성껏 내조했다. 신 씨는 "아버지가 삼성화재 감독, 남편이 삼성화재 선수로 뛰었던 시절에는 어린 딸 둘을 데리고 서울에서 대전까지 운전해서 내려갔다"라고 떠올렸다. 박철우는 "아내가 유모차를 끌고 배구장을 찾은 날 지면 너무 미안했다"라고 털어놓았다. 박철우는 이어 "한국전력에서 출전 시간이 많이 줄었어도, 아내는 내가 아니라 팀을 위해 응원하러 오더라"라며 고마워했다. 박철우-신혜인 부부의 인터뷰는 집 근처 카페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약속 한 시간 전 둘의 자택으로 변경됐다. 남편 박철우를 더욱 도드라지게 하고 싶은 아내 신혜인의 마음 때문이었다. 기자가 '박철우의 배구 인생을 잘 보여주기 위해 트로피와 공을 챙겨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요청했는데, 박철우로부터 이 말을 전해 듣을 신 씨가 장소를 변경한 것. 신 씨는 "우리 남편의 배구 인생을 단순히 공 하나, 트로피 하나로 보여줄 수 없을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뷰는 박철우가 그동안 받은 각종 트로피가 놓인 진열대 앞에서 진행됐다.두 사람의 집에는 배구 후배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신 씨는 "남편이 후배들을 자주 집에 데려온다. 정말 자주, 많이"라고 조용히 이를 악물며 박철우를 쳐다봤다. 부부가 모두 집을 비울 때도 후배들이 자는 방문 앞에 세면도구를 두고 나간 적도 있었단다. 인터뷰 중에도 "집에 놀러 가도 되냐'는 후배의 전화가 걸려왔다. 신 씨는 "우리 집이 용인 아방궁"이라고 웃으며 "아버지가 선수와 지도자 시절에 손님을 데리고 오면 엄마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또한 '사람이 곧 재산'이라고 늘 일러주셨다. 저도 자연스럽게 보고 배웠다"라고 말했다. 신 씨의 어머니이자 신치용 감독의 아내 전미애 씨는 국가대표 농구 선수 출신이다. 최근 신혜인 씨는 주 2~3회 유소년 농구 교실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박철우는 "몇 년 전까지 중·고교 팀이 아내에게 코치를 맡아달라고 제의했다"고 귀띔했다. 신 씨는 "그동안 육아 때문에 미뤘는데 (취미 삼아 농구하는) 어린아이들을 보니까 즐겁고 재밌다"라며 활짝 웃었다.용인=이형석 기자 2024.07.0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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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만 12번, 소문도' 은퇴 박철우 "제 배구 인생 정말 다사다난했죠"

"제 배구 인생이요? 한마디로 다사다난했죠."배구 선수 박철우(39)는 지난 5월 은퇴를 발표했다. V리그 남자부 마지막 원년(2005년) 멤버였던 그는 최근 본지와 만나 "저만큼 배구 인생에 파도가 많았던 선수가 있었을까요"라며 물었다. 옆에 있던 농구 선수 출신 아내 신혜인(39) 씨는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많은 상을 받았는데"라며 남편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철우는 남자부 통산 최다 득점(6623개)의 주인공이다. 이 밖에도 후위 득점 1위, 서브 득점 3위, 최다 출장 3위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 소속이었던 2008~09시즌에는 국내 선수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외국인 선수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포지션에서 국내 선수로서 자존심을 지켜온 그다. 3년 전부터 출장 시간이 줄어든 박철우는 지난 5월 기자와 연락이 닿았을 때 "80~90%는 은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배구를 시작한 큰딸 소율이를 위해 조금 더 뛰어야 하나 싶었다. 결국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은퇴를 결정했다. 박철우는 "미래를 위해 지금 (은퇴) 결단하는 게 낫겠더라"고 말했다.학창 시절부터 27년 동안 이어온 배구 인생이 마냥 행복했을 것 같았지만 박철우는 아쉬운 순간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행복했던 때도 많았고, 최악이었던 때도 많았다"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배구 선수로 가장 좋았을 때 '국가대표 사건'이 발생했다"라고 했다. 박철우는 2009년 대표팀 소집 당시 코치진으로부터 온몸이 피멍이 들 정도로 맞아, 다음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큰 파문이 일자 대한배구협회는 해당 코치에게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도 나가 금메달도 따고 싶다"던 박철우는 이후 대표팀에서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부상도 그를 괴롭혔다. 크고 작은 수술을 총 12차례 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네 번의 기흉 수술도 했다. 점프를 반복하는 배구 선수에게 기흉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는 "내부 장기가 키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몸이 전반적으로 약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2020년 자유계약선수(FA)가 되어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박철우는 발목 수술 전 검사 단계에서 심장 부위에 이상을 발견했다. 결국 가슴을 열고 대동맥류 수술을 받았다. 신혜인 씨는 "저도 선수 출신이라 정형외과 수술을 (무던하게) 받아들이는데, 심장 수술 때는 (남편이) 정신력 강한 사람임을 느꼈다. 빨리 코트로 복귀하겠다며 수술 후 사흘째부터 스쿼트를 하더라"며 "이 나이까지 선수로 뛰는 이유가 여기 있구나 싶었다"라고 전했다. 박철우는 "구단이 많은 돈을 들여 날 영입했는데 수술대에 오르니 너무 죄송했다. 처음 훈련장에 나타나니 후배들이 '좀비가 오는 줄 알았다'라고 하더라. 아내도 '미친놈'이라고 했다"라고 웃었다. 박철우는 아내와 장인을 위해 더 열심히 뛰었다. 박철우는 현대캐피탈에서 뛸 때 당시 라이벌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 딸 신혜인 씨와 교제하며 화제를 낳았다. 이후 삼성화재로 이적, 장인과 한솥밥을 먹었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전인미답의 7연속 우승을 이끌고 2015년 지휘봉을 내려놓은 신 감독은 태릉선수촌장을 거쳐 현재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철우는 "아내와 만날 때도 사실과 전혀 다른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그저 난 선수로서 가치를 증명하고 싶었다"며 "장인어른의 명성에 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장인어른이 자랑하고 싶은 사위가 되고자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또 "(당시 현대캐피탈, 현재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님이 저를 키워주셨다면, 신치용 감독님은 제 배구를 성장시켜 주셨다"라며 "최근 은퇴 논의 과정에선 충분히 할 만큼 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응원을 받았다고 한다. 박철우는 "은퇴하면 다시는 배구를 못하니까 아쉬울 것 같았는데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에서 벗어나니 홀가분하다"라며 웃었다. 공을 내려놓은 손에 마이크를 쥐었다. 박철우는 배구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찾는다. 인생 제2막을 여는 박철우는 "은퇴 후 미래 걱정이 많았다. 아내가 '걱정하지 마. 내가 일할 테니, 당신은 쉬어'라고 하더라. 그때 참 멋있었다"면서 "더 많이 공부하고 배워서 (지도자 등으로) 다시 배구 코트에서 만나 뵐 것"이라고 약속했다.용인=이형석 기자 2024.07.0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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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레전드' 박철우, 해설위원으로 새 출발 공식화...석진욱 전 감독도 합류

'돌도사' 석진욱 전 OK금융그룹 감독, V리그 통산 득점 1위 박철우가 해설위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KBS N 스포츠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KBS미디어센터에서 프로배구 해설위원 위촉식을 열고 석진욱과 박철우를 프로배구 해설위원으로 위촉했다. 현역시절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끈 석진욱 해설위원은 OK금융그룹에서 10년 동안 수석코치와 감독을 차례로 지낸 뒤 지난해 프랑스 파리의 파리발리 팀에서 연수를 마쳤다. 석진욱 해설위원은 “해설위원이 돼 부담스럽지만 배구에 대해 더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삼성화재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한 후배 박철우 해설위원과 함께 부족한 부분을 고쳐나가며 좋은 해설을 해보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V리그 원년 멤버이자 V리그 통산 최다득점 1위, 공격 득점 1위인 박철우 해설위원은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를 거쳐 한국전력에서 20년 현역생활을 마무리 했다. 박철우 해설위원은 “새로운 도전이다보니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의 마음을 이야기 해줄 수 있는 해설을 하고싶다. 또한 선수시절 같은 방을 썼던 멘토 석진욱 선배를 방송사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신기하고 합심해서 좋은 해설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석진욱, 박철우 해설위원은 7월 제천에서 벌어지는 코리아컵 국제남자배구대회에서 해설위원으로 데뷔한다. 한편 지난 시즌까지 정관장의 코치를 지낸 이숙자 해설위원은 2년 만에 다시 KBSN 해설위원으로 돌아온다. 8년 동안 방송 경험과 지난 2년 현장 경험을 살려 더욱 날카로운 시선으로 배구팬들에게 명품 해설을 들려줄 예정이다. 2024~25시즌 V리그 주관방송사인 KBS N 스포츠는 남자부의 석진욱, 박철우, 윤봉우, 김민철 해설위원 그리고 여자부의 박미희, 이숙자, 한유미 해설위원으로 올 시즌 V리그를 준비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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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프로 선수 생활 마친 박철우 "웜업존 지킨 3년, 가장 값진 시간" [IS 인터뷰]

남자 프로배구의 '레전드 아포짓 스파이커' 박철우(39)가 20년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그는 지난 16일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선수로서의 마지막 날이 왔다"라며 배구팬에 은퇴 결정을 알렸다. 박철우는 은퇴 발표 후 본지와 통화에서 "한 달 전 (소속팀이었던) 한국전력으로부터 다음 시즌 연봉 계약 대상자에서 빠졌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고민을 많이 했다. 아내(전 농구 선수 신혜인)는 두 딸에게 선수로 뛰는 모습을 더 보여주길 바랐다. 2024~25시즌이 되면 V리그가 출범 20주년을 맞이하는데, 원년 멤버인 내가 코트를 지키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이 멈출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박철우는 2004년 경북사대부고 졸업 뒤 대학 진학 대신 바로 현대캐피탈에 입단했다. 이듬해(2005년) 출범한 V리그의 원년 멤버로 프로 무대에 입성, 이후 19시즌 동안 코트를 누볐다. 누구보다 화려한 이력을 남겼다. 박철우는 V리그 역대 최초로 통산 득점 6000점을 돌파한 선수다. 지난 시즌까지 6623득점(공격성공률 52.13%)을 올려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2010년 1월 30일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전에서는 50득점을 기록, 아직도 깨지지 않은 국내 선수 한 경기 최다 득점을 해냈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를 거치며 챔피언결정전 우승만 7번 해냈고, 2008~09시즌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선수 시절을 돌아본 박철우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 남는 순간들이 너무 많다. 꼽기가 어려울 정도"라면서도 "성공보다 실패가 더 잊히지 않는다. 2020년 1월 나선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전 준결승전에서 이란에 2-3으로 패한 경기가 가장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했다. 박철우가 꽃길만 걸은 건 아니다. 10번 넘게 수술대에 올랐다. 폐에 공기가 차 통증이 생기는 기흉으로 고생했고, 30대 중반을 넘어선 2021년엔 심장 수술을 받기도 했다. 박철우는 "어린 시절엔 몸도 약한 편이었고, 배구도 늦게 시작했다. 한계를 자주 느꼈지만, 매 순간 이겨내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래서 영화 와일드에 나온 문구 '몸이 그댈 거부하거든, 몸을 초월하라(If your nerve deny you, go above your nerve)'가 와닿아 타투로 새기기도 했다"라고 돌아봤다. 외국인 선수와 주 포지션이 겹치는 박철우는 한국전력 소속이었던 선수 생활 막판, 주로 웜업존(백업 선수들이 대기하는 공간)을 지켰다. 백업으로 밀려 출전 시간이 크게 준 것이다.박철우는 오히려 지난 3시즌 경험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박철우는 "돌아보면 나도 출전이 절실했던 시기가 있었다. 한동안 나만 생각하며 배구를 한 게 사실이다. 백업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고,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철우는 지난 3시즌, 팀이 치른 36경기 모두 출전했다. 출전 시간은 짧았지만, 베테랑의 경험이 필요한 순간 코트에 나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박철우는 "기량이 떨어지는 걸 인정하면서도 좋은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게 중요했다. 나는 추락한 게 아니라 연착륙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시즌은 나에게 그런 의미"이라고 했다. 박철우는 한 방송사로부터 해설위원 제의를 받았다. 제2의 배구 인생을 시작한다. 코트 밖에서 견문을 넓혀 언젠가 지도자의 길을 걷는 게 목표다. 박철우는 "아직 어떤 지도자가 될지 얘기하는 건 이르다. 다만 난 땀의 가치를 믿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수 시절에도 흘린 땀의 양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믿었다. 언젠가 후배들과 더 좋은 배구를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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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통산 득점 1위' 박철우, 선수 생활 마무리...해설위원으로 제2의 인생 시작

한국 남자배구 대표 공격수 박철우(38)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연합뉴스는 16일 박철우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박철우는 "구단에서 2024~25시즌 연봉 계약 대상자에서 제외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을 때, 어느 정도 마음을 굳혔다. 현역 생활을 더 연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긴 했지만, 이제 정말 떠날 때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도 "박철우와 2024~25시즌을 위한 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박철우는 해설위원 등 새 출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박철우도 "마침 한 방송사가 해설위원 제의를 했다. 다른 시선으로 배구를 볼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철우는 V리그 출범 원년(2005년)부터 코트를 누볐다. 현대캐피탈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 삼성화재 전성기를 이끌고, 한국전력에서 선수로서 황혼기를 보냈다. V리그에서만 19시즌 동안 코트를 누비며 564경기에 출전했다. 통산 6623득점을 기록했다. V리그 역대 통산 득점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2008~09시즌 정규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만 7번 경험했다. V리그, 국가대표팀 넘버원 공격수였던 박철우도 나이가 많아지면서 출전 시간이 줄었다. 하지만 2020~21시즌 한국전력에서 새 출발 하며 노장 투혼을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아포짓 스파이커)이 겹쳐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많았지만,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해줬다. 코트 밖에서도 1년 후배 신영석과 함께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을 해냈다. 박철우는 "프로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팀에 쓸모가 있을 때까지 뛴다. 팀에 부담이 되면 미련 없이 떠난다'라고 생각했다"라며 "한국전력 구단에서 '재계약이 어렵다'고 말했을 때도 '그동안 감사했다'라고 답했다. 최선을 다했고, 구단에서도 내게 충분히 기회를 줬기에, 미련은 없다"고 전했다. 제2의 배구 인생 시작은 해설위원을 선택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도자의 길을 걸을 생각이다. 박철우는 "은퇴가 다가올 때부터 배구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열심히 방송을 준비하면서 시야를 더 넓혀서, 지도자로 다시 코트에 서고 싶다"고 했다. 한국전력 구단은 다음 시즌 중 박철우의 은퇴식을 열 예정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1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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