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IS 피플] WBC 끝나도..'오크라이'에 라이벌 매치, 백투백까지...연일 화제 만발 오타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끝나고 2023 메이저리그(MLB)가 개막했다. 무대가 바뀌었어도 연일 화제의 주인공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다.오타니는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23 MLB 원정 경기에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안타 1개가 홈런, 그것도 마이크 트라웃과 백투백 홈런이었다. 트라웃은 3-0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 기회 때 켄 왈디척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2m(434피트)의 대형 2점 홈런을 뽑았다. 이어 오타니도 왈디척의 공을 걷어올려 비거리 136m(447피트)의 대형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전 세계 야구팬들이 열광하는 '트라우타니'의 합작품이 개막 3경기 만에 터진 셈이다.오타니는 연일 화제다. 앞서 2일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은 라이벌과 맞대결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날 상대는 동갑내기 일본인 후지나미 신타로였다. 후지나미는 오타니와 함께 청소년 대표팀 원투 펀치로 활약했고, 2013년 최고의 유망주였다.일본프로야구(NPB) 데뷔 후 두 사람의 커리어가 점차 어긋났다. 오타니는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본격적으로 투타 겸업을 연마했고, 구단과 사전에 약속한 대로 2018년 MLB로 향해 에인절스에서 신인왕에 올랐다. 2021년에는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하며 리그 대표 선수가 됐다.
오타니는 올 시즌 직전에 열린 WBC에서 맹활약을 펼쳐 첫 성인 국가대표 우승도 이끌었다. 투수로 3경기(2선발) 2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 11탈삼진을 기록했고, 타자로도 타율 0.435 1홈런 8타점 9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최강팀 미국과 결승전에서는 마무리 투수로 나서서 상대 주장이자 MLB 최고의 스타였던 소속팀 동료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일본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대회 MVP 역시 그의 차지였다.반면 후지나미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10승을 거뒀으나 이후 심한 기복을 겪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와 같은 무대에 올랐지만,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수준인 1년 계약(총액 43억원)에 불과했다. 후지나미와 달리 올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오타니는 역대 최초로 5억 달러(6550억원) 계약 달성이 유력하다. 그래도 라이벌전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첫 대결부터 웃은 건 오타니였다. 후지나미는 3회 초 볼넷 2개와 안타 3개를 연달아 허용하며 2실점했다. 이어진 무사 만루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타자,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섰다. 구위만큼은 '오타니 라이벌'이었던 후지나미가 시속 159㎞ 강속구를 던졌다. 오타니는 이 공을 밀어서 왼쪽 담장을 때리는 대형 적시타로 타점을 수확했다. 오타니의 적시타로 기세를 탄 에인절스는 13-1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타자로 라이벌을 제압했다면, 투수로는 개막전 에이스로 완벽한 호투를 펼쳤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클랜드와 시즌 개막전에 등판한 오타니는 6이닝 동안 단 2피안타만 기록하고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는 최고 시속 162㎞를 찍었다. 이날 역시 타자로도 출전했던 그는 시속 180㎞에 달하는 강력한 타구로 시즌 첫 안타도 때려냈다.그러나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 역전을 허용, 1-2로 패했다. 역전을 당한 후 중계 화면에서는 더그아웃에 앉아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오타니의 표정이 잡히기도 했다. MLB닷컴은 "오타니는 1901년 후 개막전에서 10탈삼진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26번째 투수가 됐다. 해당 투수의 팀이 진 건 오타니가 처음"이라고 그의 역대급 불운을 소개했다.3경기 모두 활약했던 걸 고려하면 2승 1패는 오타니에게 다소 아쉬운 팀 성적표다. 에인절스 구단 측은 트레이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오타니는 여전히 올여름 트레이드 시장에서 우승 후보들이 노리는 최대어다. 정규시즌 성적뿐 아니라 단기전에서 위력도 WBC를 통해 증명한 만큼 오타니는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최고의 조각이다. 오타니의, 오타니에 의한, 오타니를 위한 시즌은 이제 시작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03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