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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TVis] 종영 ‘돌싱글즈6’ 시영·방글→희영·진영, 역대 최다 커플 탄생

‘돌싱글즈6’이 역대 최다 커플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28일 방송한 MBN 예능프로그램 ‘돌싱글즈6’ 최종회에서는 ‘돌싱하우스’를 찾아와 ‘현실 커플’로 거듭난 시영과 방글, 보민과 정명, 희영과진영의 마지막 일상 데이트 현장과 이들의 ‘최종 선택’ 결과가 공개됐다.앞서 둘만의 ‘1박2일’ 여행을 떠났던 ‘영영 커플’ 희영과 진영은 이날 키즈카페에서 희영의 딸과 만났다. 사전에 진영과 영상통화를 하며 안면을 익힌 희영의 딸은 진영을 보자마자 “언니”라고 외치며 반갑게 끌어안았다. 이후 두 사람은 키즈카페 곳곳을 돌며 즐겁게 놀았고, 텐션이 올라간 희영의 딸은 “나 아빠 여자친구 안다”고 말해 진영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진영 또한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희영의 딸을 여자 화장실로 데려다주면서 ‘싱글대디’ 희영의 빈자리를 채워줬다. 헤어질 시간이 되자 희영의 딸은 “언니랑 좀 더 놀고 싶다. 우리 나중에 또 만나는 거냐”고 물었고, 진영은 고개를 끄덕인 후 희영의 딸과 볼 뽀뽀를 나눴다.‘영영 커플’의 하루에 이어 이번엔 보민의 고향인 경남 양산으로 내려간 정명의 모습이 공개됐다. 정명은 보민이 잡은 숙소에서 아침을 맞았고 예쁘게 단장한 후 보민의 누나와 조카를 만나러 갔다. 보민의 누나는 정명을 반갑게 맞아주며 “‘돌싱글즈’에 나간 뒤 보민이 얼굴이 밝아져서 너무 좋다. 내가 3년 전 사별을 했는데 보민이가 그 후 우리 집으로 매일 퇴근해 아빠 노릇을 해줬다. 이제는 보민이가 훨훨 날아갔으면 한다. 부모님은 내가 잘 모시고 살 테니 앞으로 두 사람만 행복하면 좋겠다”고 해 두 사람을 감동하게 했다. 누나와의 먹먹한 만남 후 정명은 예정에 없던 보민 어머니까지 만났다.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반찬가게에 들어간 정명은 “너무 맛있어 보인다”며 어머니표 반찬에 관심을 보였다. 어머니는 “밥 먹고 가라”며 정명을 위한 밥상을 차려줬고, 정명은 특유의 넉살을 발휘하며 그릇을 싹싹 비웠다. 이를 본 보민은 “제대로 된 식탁도 의자도 없었는데도 너무 맛있게 잘 먹어서 고마웠다. 그동안 내가 정명을 (서울깍쟁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며 감동을 표현했다.마지막으로 ‘케이블카 최종 선택’을 통해 ‘현커’가 됐지만, 후일담 촬영 취소 소식을 전한 창현, 지안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2주 만에 만난 두 사람은 어색한 기류를 풍겼고, 잠시 후 창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창현은 “우리는 출발선 상부터 어긋난 전제를 갖고 있었다”며 “난 서로의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의 역할만 바랐는데 지안이는 ‘아이의 아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지안은 “사실 그 문제보다는 우리 마음을 키워나가기도 전에 아이들 이야기를 꺼내는 게 맞는가 의문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창현이) 갑작스럽게 퇴사하면서 힘든 상황인 것을 이해하면서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관계의) 단절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특히 지안은 창현이 보낸 한 문자 메시지 내용이 감정의 기폭제가 돼 후일담 촬영을 취소하게 됐음을 알리면서 해당 메시지를 언급했고, 창현은 그 문자 메시지를 다시 확인한 뒤 지안이 자신의 의도를 오해했던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날의 만남으로 오해를 푼 두 사람은 “묵은 감정들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 같다”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후 만남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를 묻는 ‘최종 선택’ 도장 찍기를 빈칸으로 남겨둔 채 각자의 길을 갔다.모든 커플의 이야기가 끝난 후 ‘최종 선택’ 결과가 공개됐다. 시영, 방글은 최종 선택 전 “우리는 뭘 해도 만났을 것”이라고 ‘운명론’을 펼친 뒤 “앞으로의 관계에 대한 고민은 없다”면서 서로를 선택했다. 희영, 진영 역시 “1박2일의 시간이 꿈만 같았다”면서 최종 선택 칸에 도장을 찍었다. 두 사람은 “재혼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여 ‘3호 재혼 커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마지막 보민, 정명은 장거리 장벽에도 불구하고 “만남을 이어 가겠다”고 선언해 박수를 받았다. 최종 선택을 마친 정명은 “보민의 어머님 가게에서 아버님을 잠깐 뵀다. 그때 아버님이 쪽지를 건네주셨는데 너무 감동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랑한다. 우리 인연의 끈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 보자”는 쪽지 내용을 읽어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총 세 커플을 탄생시키며 ‘역대 최다 커플 매칭’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돌싱글즈6’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4MC는 “이번 시즌이 유독 마음 따뜻한 순간들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돌싱 대모’ 이혜영은 “‘역대 최다 커플’이 나온 만큼, ‘역대 최다 재혼’의 탄생도 응원한다”고 했고, 은지원은 “시즌6로 입소문이 많이 나서 출연을 고민하는 모든 돌싱들을 시즌7에서 만나고 싶다”고 훈훈한 소감을 전했다.한편 ‘돌싱글즈’는 오는 2025년 시즌7으로 돌아올 예정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29 07:20
예능

“아이들 보고 싶어” 보민父 한마디…정명, 재혼할까 (‘돌싱글즈6’)

돌싱글즈6’ 정명이 보민의 아버지와 감동적인 만남을 가졌다.21일 방송된 MBN 예능 ‘돌싱글즈6’ 11회에서는 ‘돌싱하우스’에서의 최종 선택을 통해 ‘현실 커플’로 거듭난 보민과 정명 커플의 후일담이 전해졌다. 보민의 고향인 경남 양산으로 내려간 정명은 보민의 아버지와 절친들까지 ‘일사천리’ 만남을 진행해 보민의 삶에 더욱 깊이 스며들었다.앞서 정명의 거주지인 서울 강남에서 데이트했던 보민-정명은 일주일 후 경남 양산에서 재회했다. 두 사람은 곧장 보민의 아버지가 계신 밭으로 향했고, 긴장한 두 사람 앞에 나타난 보민 아버지는 환한 미소로 이들을 반겼다. 아버지의 따뜻한 환대로 텐션을 되찾은 정명은 밭을 구경하는 내내 ‘폭풍 리액션’을 발사하며 특유의 친화력을 드러냈다. 보민의 아버지 또한 감자, 옥수수, 복숭아, 빙수 등 각종 여름 먹거리를 정성껏 대접한 뒤, 직접 만든 수국 꽃다발을 정명에게 깜짝 선물해 “로맨틱한 성격은 부전자전”이라는 평을 자아냈다. 화목한 간식 타임이 이어지던 중, 아버지는 “(정명에게) 아이가 있다고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에 잠시 얼음 상태가 된 정명에게 아버지는 “아이들이 보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이혜영을 비롯한 4MC는 “아버지가 정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장 무거운 이야기를 가장 일찍 꺼내신 것 같다”며 뭉클해 했다. 마지막으로 “여기 매일 와도 돼”라는 아버지의 말과 함께 세 사람의 짧은 만남이 마무리됐고, 정명을 따뜻하게 안아준 아버지는 떠나는 보민을 배웅하며 많은 의미가 담긴 눈빛을 주고받았다.1박2일을 함께 보낼 숙소로 이동한 보민-정명은 저녁 시간 자신들을 찾아온 보민의 절친 부부와 특별한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혼한 보민이 걱정돼 양산으로 이사 올 정도로 보민과 특별한 친분을 자랑한 부부는 이날 ‘고기 파티’가 시작되며 텐션이 폭발한 정명에게 “성격이 너무 좋으시다”며 홀딱 반한 모습을 보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찐친’들의 대화를 이어 나가던 중 부부는 “보민이 애정 표현을 안 해서, 마음고생하실 것 같은데”라며 평소 정명이 서운하게 생각했던 지점을 언급했다. 이에 정명은 “보민이 ‘돌싱하우스’ 생활 당시 본모습보다 더 많이 노력했다는 걸 몰랐다. 그래서 연애가 시작되고 다소 주춤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솔직히 말했다. 진지한 대화가 이어진 끝에, 보민을 20년 동안 봐왔다는 절친은 “‘돌싱하우스’를 다녀오고 나서 자신도 잊어버렸던 해맑은 모습을 되찾았다는 보민의 얘기에 눈물이 나더라”며 “보민의 밝은 모습을 끌어내 줘서 감사하다”는 말로 정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결국 보민의 눈시울이 붉어진 가운데, 정명은 “앞으로 보민이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흔쾌히 화답했다.한편 ‘돌싱글즈’ 시즌6는 오는 28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되는 최종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22 08:27
드라마

고수X권유리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세상에 없던 공조 수사극의 탄생 [종합]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팀이 올 겨울 시원한 사이다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했다. 11일 오후 tvN 새 월화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연출 윤상호)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에는 고수, 권유리, 백지원, 이학주 및 윤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은 양심 불량 인간들을 막는 재소자들의 최종 심판관, ‘가석방 심사관’이 된 변호사 이한신(고수 분)의 짜릿한 철벽 방어전을 그리는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윤상호 감독은 “작은 돌멩이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커다란 바위도 부숴낼 수 있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극에 대해 소개했다. 윤 감독은 “제목만 듣고 연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석방심사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흥미, 캐릭터 이름에서 현대판 이순신 같기도 했다. 또 대본에 캐릭터의 힘이 충분히 담겨 있었다. 공모전 당선작 대본을 보면서 근본적으로 대본이 주는 이한신이라는 캐릭터의 힘과 주변 인물들의 에너지, 다이나믹한 요소들이 작품 결정에 중요한 요소였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극중 이한신 역을 맡은 고수는 “가석방 심사관은 가석방 제도를 심사하는 사람으로 높은 도덕 기준을 가진 인물이다. 다만 드라마는 직업이나 인물보다는 이야기에 집중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한신은 히어로는 아니다. 인간적인, 완벽하지 않은 인물이다. 감독님이 다윗에 비유하셨는데 이한신이 어떻게 골리앗에 맞서 싸우게 되는지 봐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광역수사대 에이스 형사 안서윤 역을 맡은 권유리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광역수사대 에이스 형사이다 보니 외형적으로 접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단 생각으로 액션을 배웠는데, 체력에 한계를 느끼며 체중을 증량해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유연한 사고와 더불어 유연한 체격, 체력을 다 갖춰야 하는 캐릭터였다. 체격도 키우고 열심히 트레이닝 했다”고 말했다.권유리는 “에이스 형사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끌렸고, 액션에 도전할 수 있다는 데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캐릭터들과의 공조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냉혈한 사채업자 최화란으로 분하는 백지원은 “얼음이 녹으면 흔적이 없지 않나. 얼음으로 추심하고 나중에는 흔적조차 없어지는 인물”이라고 캐릭터에 대해 소개했다. 작품 참여 계기에 대해서는 “나 역시 캐릭터의 매력에 끌렸고 인물들이 변화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공조해가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또 고수, 권유리 배우가 함께 한다는 데서도 반갑고 끌렸다”고 말했다. 또 안하무인 재벌 2세 지명석 역을 맡은 이학주는 “예전에는 머리를 써서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압박할 때 묘수를 부렸다면 이번에는 물적으로나 인적으로 풍부한 자원으로 여러 가지 루트로 사람을 괴롭히고 나는 빠져 나온다. 그런 면에서 역대급이라 할 만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본을 읽으며 너무 재미있게 술술 읽혔다. 나중에 들어간 만큼 다른 분들이 어떻게 하고 있을지 상상하며 봤다. 감독님과 만나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동안 내가 해보지 못했던 연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들간의 연기 호흡도 전했다. 권유리는 “재미있었다. 워낙 베테랑인 선배님들이니 즉흥연기 하듯이 좀 더 유기적으로 현장이 돌아갔다. 감독님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열어놔주셨고, 선배님들과 주거니받거니 하는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고수, 백지원 역시 “대사에 연연한다기보다 분위기에서 나오는 호흡, 즉흥 연기가 좋았다”고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반면 이학주는 “캐릭터 특성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들어가서 외롭다기보다는, 골리앗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는 나름의 고충을 드러냈다. 배우들이 전한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권유리는 “셋의 공조를 통해 캐릭터가 점점 확장되어 가는데 사이다 전개가 나온다.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꾸준한 시청을 당부했다. 백지원은 “공조가 가능할까 싶은 캐릭터인데 함께 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이학주는 “안서윤 경위님이 나를 잡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사이다가 아닐까 싶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고수는 “가석방, 제소자 등 가벼운 단어로만 말씀드릴 수 없는, 사연들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들을 너무 무겁지 않게 유쾌, 통쾌하게 드라마에서 이야기했다. 끝까지 좋은 기억을 드릴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권유리는 “시원하고 통쾌한 부분들이 많은 드라마다. 연말에 방영되니 연말을 시원하게, 묵혔던 아쉬운 감정들 답답했던 것들 다 날려버리면서 본방 사수 부탁드린다”고 말했고, 백지원은 “휴먼도 있고 사회 단면을 비판하는 장면도 있고 권유리의 액션도 관전 포인트다. 여러 장르가 담겨 있으니 즐겁게 시청해달라”고 당부했였다. 윤 감독은 “가치 있는 이야기를 끝까지 만들어가기 위해 촬영과 병행하며 대본을 뽑아냈다. 제작진이 어마어마한 공력을 담아냈다고 자부한다. 마지막 촬영 하루 전날까지도 대본을 바꾸기도 했다”며 “명품 배우들과 함께 해서 멋진 드라마 만들어냈다고 자부한다. 우리 드라마 보시면서 언젠가 다시 또 다른 이한신을 보고 싶어할 작품이 분명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은 18일 오후 8시 50분 첫 방송된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1.11 15:08
프로야구

던지고 받아낸 공만 수만 개, "첫 태극마크, 우리도 자랑스러워요" [윤승재의 야:후일담]

"처음 달아보는 태극마크, 저희도 자랑스럽습니다."스프링캠프부터 한국시리즈(KS)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이들에게 휴식은 없다. 가슴에 단 태극기의 자부심을 안고 새로운 경험이자 도전에 나섰다.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야구 대표팀 선수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의 훈련을 보조하고 수 천 개의 공을 받아내는 서준영(KT 위즈)과 채상준(삼성 라이온즈), 홍권민(키움 히어로즈) 김지석(롯데 자이언츠) 불펜포수들의 이야기다.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불펜포수'의 명칭이 더 익숙하지만, 사실 이들이 하는 역할은 더 많다. 훈련 전 누구보다 일찍 경기장에 출근해 훈련 장비들을 세팅하고, 배팅 볼 투수도 자처하며 수 백개의 공을 던진다. 불펜장에선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투수들의 공을 수 없이 받아내며 선수들의 기를 불어 넣는 역할도 한다. 훈련이 끝난 뒤 장비들을 정리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 하루가 굉장히 길다. 특히 서준영, 채상준 불펜포수는 누구보다도 더 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서준영 불펜포수는 소속팀 KT가 치른 가을야구 여정을 모두 함께 했다. KT는 올 시즌 5위로 정규시즌을 마치고 사상 첫 5위 결정전과 와일드카드 결정전(WC) 2경기,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모두 치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의 채상준 불펜포수가 바통을 이어받아 한 시즌을 채웠다. 둘 모두 강행군의 여독이 있지만, 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공을 받아내고 있다. 1년 동안 이들이 던지고 받은 공을 대충 합산한다면 수천, 수만개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의 표정에서 피로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처음 국가대표 훈련보조로 나서는 만큼 기대감과 자부심이 있다. 두 불펜포수는 "소속팀이 마무리캠프를 하고 있어 원래라면 거기에 합류할 예정이었다"라며 "이강철 KT 감독님과 삼성 구단의 추천으로 국가대표 불펜포수라는 좋은 기회를 받게 됐고, 좋은 경험을 쌓게 될 거라는 기대가 있어 피곤하다기 보단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선수 뿐 아니라 코치진, 스태프들까지 태극마크를 다는 경험은 쉽게 할 수 없다. 불펜포수들도 마찬가지다. 한때 선수의 꿈을 키웠던 재원들인 만큼 이번 태극마크가 소중하고 남다르다. 서준영 불펜포수는 고등학교에서 수술을 받고 선수의 꿈을 접은 바 있고, 채상준 불펜포수는 2018년 삼성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2020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가슴 속에 국가대표의 꿈을 가지고 있던 선수들이었다. 채상준 불펜포수는 "선수를 그만 둘 때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태극마크를 달고 보니 당시에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라도 꿈을 이룰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서준영 불펜포수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거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인데, 훈련 보조로서 한 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었다. 좋은 기회가 찾아와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자부심만큼 책임감도 크다. 서준영 불펜포수는 "한국을 대표해서 나간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막상 성적이 좋지 않으면 도움이 안됐다는 마음이 커서 엄청 미안할 것 같다"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화이팅을 외치고 힘이 닿을 때까지 선수들의 훈련을 도울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채상준 불펜포수 역시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에너지도 넘치고 분위기도 좋다. 같이 파이팅 외치면서 대만에 이어 일본까지 함께 갔으면 좋겠다"라며 활짝 웃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4.11.08 09:04
프로야구

"TV에서 보던 KS 마운드에 내가 서다니" 삼성 이철희 통역 "레예스와 6차전 가고 싶어요" [윤승재의 야:후일담]

지난 25일 한국시리즈(KS) 3차전, 경기 도중 포수 강민호가 마운드에 올라가자 더그아웃에서 이철희 매니저가 달려 나왔다. 데니 레예스의 통역을 위해서였다. 강민호, 레예스와 함께 마운드 위에 선 이 매니저는 허리에 손을 대고 고개를 숙인 채 강민호의 말을 듣고 그 자세 그대로 이를 레예스에게 전달했다. 평소보다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이철희 매니저는 "TV에서만 보던 KS 무대에 오른 게 꿈만 같았다. 내가 선수는 아니지만 야구팬이었던 내겐 정말 뜻깊은 경험이라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고 돌아봤다. 다만 굳은 자세로 통역을 한 것에 대해선 "긴장도 했지만, (작전을 전달할)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빨리 통역하려고 불필요한 자세를 안 하려고 한 것도 있었다"라며 웃었다. 2022년부터 삼성에서 통역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매니저는 삼성의 레전드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에 이어 올해는 코너 시볼드, 레예스의 입과 귀가 되어 한 시즌을 잘 이끌었다. 원래는 코너 전담 통역이었지만, 후반기엔 레예스 통역까지 전담하면서 두 선수의 통역을 모두 맡게 됐다. 10개 구단 통역 매니저들은 자기 시간이 부족한 편이다. 경기장에서는 물론, 선수들이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가장 가까이서 도움을 줘야 하는 직원들이 통역 매니저들이다. 선수들 가족이 오면 라커룸과 관중석을 왔다 갔다 하느라 더 바빠진다. 이철희 매니저도 마찬가지다. 코너에 이어 레예스까지 맡느라 바쁘디 바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이철희 매니저는 올 한 해가 자신에게 정말 특별한 해라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처음 왔을 때는 뷰캐넌이 이미 한국 생활에 적응한 상황이었지만, 올해는 코너와 레예스 모두 한국은 물론 아시아 생활이 처음이었다. 나도 아예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을 한 셈인데, 두 선수와 같이 잘 지내면서 KS까지 온 게 정말 뿌듯하다. 나도 많이 배웠던 시즌"이라며 웃었다.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두 선수는 어떤 사람일까. 이철희 매니저는 "레예스가 맏형, 코너는 막내 동생 같다"며 웃었다. 평소 조용하던 코너가 막내라니, 의외의 대답이었다. 이에 이 매니저는 "코너가 처음에 낯을 가리지만, 친해지면 장난을 엄청 친다. (초반 이미지와 달라) 어색하면서도 재밌는 친구랄까. 레예스는 체형처럼 듬직하고 묵묵히 자기 할 일 하는 스타일이다"라고 전했다. 두 선수에게 이철희 매니저도 많이 배웠다. 이 매니저는 두 선수의 '차분함'이 놀라웠다고. 그는 "코너는 야구에 대한 열정이 정말 큰 선수다. 공을 잘 못 던지면 본인에게 실망하면서 겉으로는 격한 행동을 종종 하긴 하는데, 야구 외적으로는 정말 침착하고 성실한 선수다. 레예스도 야구 내외적으로 침착하게 일을 처리하는 걸 보고 많이 배웠다"며 "두 선수 덕분에 나 자신도 한 계단 스텝업이 된 한 해였다"며 활짝 웃었다. 그랬기에 이번 KS 무대는 이 매니저에게 더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철희 매니저는 "야구단 통역 매니저가 10개 구단에 두 명 씩 있다고 치면 20명인데, 대한민국 전체에서 이 20명 안에 든 것만으로 기쁜 일이다. 그런데 한 번 경험할까 말까 하는 KS에 통역으로서 함께 한다는 건 정말 남다르다"며 웃었다. 대구 출신으로 2011년 왕조 시절부터 삼성을 응원했다는 그는 "TV로만 봤던 KS 무대를 직접 밟고, 이 팀의 일원으로 있는 게 정말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철희 매니저는 6차전 마운드에도 오르는 게 목표다. 현재 삼성은 1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28일 열리는 5차전에서 패하면 6차전은 없이 준우승이다. 팀이 5차전에서 승리해서 6차전 선발 레예스와 함께 마운드에 오르고자 한다. 이 매니저는 문득 레예스와의 '전담' 첫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도 광주였다. 보자마자 서로 배꼽잡고 웃었다는 그들은 서로를 포옹하며 선전을 다짐했다고. 이 매니저는 레예스에게 "네가 건강하게 좋은 결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최선을 다해 쏟아붓겠다"라고 말했다. 레예스도 정말 고맙다며 이 매니저를 껴안았다. 당시를 추억한 이 매니저는 레예스와 약속한 '좋은 결과(우승)'를 꼭 지키고 싶다며 6차전 출격을 간절히 바랐다. 대구·광주=윤승재 기자 2024.10.28 13:04
프로야구

왕조 불펜 포수는 믿는다 역전의 힘을, "우리 투수들 충분히 강합니다" [윤승재의 야:후일담]

"우리 선수들은 할 수 있습니다."하루에 300~400개. 비시즌엔 하루에 1000개 매일 받아봤다. 모를 수 없다. 이 투수의 구위가 어떤지부터, 이 투수의 기를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 2011년부터 14년 동안 수 백명의 공을 받았는데 노하우도 상당하다. 삼성의 왕조 시절(2011~2015년)부터 지금까지 삼성 투수의 공을 받고 있는 불펜 투수 전진형(32) 프로의 이야기다. 고교시절(대구고) 포수로 활약했던 전진형 불펜포수는 2011년 졸업 후 삼성에 입단해 쭉 불펜포수로 활약 중이다. 어렸을 때부터 연고지 팀 삼성이 좋았던 그는 불펜포수의 기회가 찾아오자 주저 없이 도전했다. 그렇게 그는 14년째 삼성 유니폼을 입고 투수들의 공을 받아내고 있다. 팀이 황금기(2011~2015년)와 암흑기(2016~2020년)를 모두 겪는 가운데서도 그는 그 자리를 꿋꿋하게 지켰다. 올 시즌 삼성은 다시 부활의 날개를 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면서 2021년 이후 3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하고 2015년 이후 9년 만의 한국시리즈(KS) 무대까지 밟았다. 암흑기를 버텨낸 전진형 불펜포수에게도 감회가 새롭다. 그는 "내가 직접 뛰는 것도 아닌데 긴장이 되더라"면서도 "팀이 잘해서 KS까지 올라왔다. 시즌 전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가장 높은 무대까지 올라왔다. 내가 조금이나마 여기에 일조할 수 있어서 기쁘다. 지난 (왕조 시절인) 2015년 때보다 더 기쁜 것 같다"라며 웃었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거라지만, 이들이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게 준비를 돕는 불펜포수들의 공도 크다. 과하지도 조용하지도 않은 미트 소리와 파이팅 넘치는 "굿 볼!" 추임새로 투수들의 기운을 북돋는다. 전진형 불펜포수를 필두로 채상준(30) 홍형민(21) 등 조력자들의 분투 덕분에 삼성 투수진도 지난해 평균자책점(ERA) 최하위(4.60)에서 올해 3위(4.68)로 일취월장했다. 경기 전 훈련보조 역할도 하며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불펜포수들의 노력 덕분이다. 전진형 불펜포수는 "불펜포수를 하면서 가장 뿌듯한 건 역시 투수들이 잘 던지고 돌아올 때다. 선수들이 '덕분에 잘 던졌다'고 고마워 할 때는 정말 이 일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크게 하는 건 없다. 파이팅을 불어넣고 투수들의 긴장감을 낮추는 돕는 역할에만 집중한다. 투수들의 능력이 좋아서 여기까지 온 거다"라며 겸손해 했다. 왕조 시절의 투수진과 암흑기를 이겨낸 투수들을 모두 경험한 그다. 사실 위압감은 당시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진형 불펜포수는 "왕조 때와 비교했을 때 충분히 지금의 투수진도 강하다고 생각한다.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공을 던져줬으면 한다. 우리가 더 열심히 파이팅을 불어 넣겠다"라며 웃었다. 현재 삼성은 1승 3패로 준우승의 위기에 몰려 있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2013년 KS에서 1승 3패를 뒤집고 우승한 바 있다. 당시에도 1~2차전에서 패하고 3차전 승리 후 4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다 3연승으로 시리즈를 뒤집었다. 당시 우승멤버 중 하나가 이 전진형 불펜포수다. 그때 전진형 불펜포수는 경기가 있는 오전에 성당에 가고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 역전을 간절히 바란 바 있다. 전진형 불펜포수는 "올해는 바빠서 어디를 갈 생각은 하지 못했다"라면서도 "당시 전력과 같지 않고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도 있지만, 정규시즌에 연승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은 할 수 있다"라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0.2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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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가을야구, 정말 뛰고 싶었다" 코너의 눈물, 코너의 진심 [윤승재의 야:후일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가을야구, 꼭 뛰어보고 싶었는데..."삼성 라이온즈의 코너 시볼드는 가을야구의 한(恨)을 풀지 못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정규시즌 막판 입은 견갑골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경미한 부상인 줄 알았지만 통증은 계속됐다. 포스트시즌(PS) 출전을 위해 재활 훈련에 매진했으나, 플레이오프(PO)에 이어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서도 낙마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코너는 선수단과 인사할 시간을 가졌다. PO 합숙기간 선수단 앞에 선 코너는 눈시울을 붉혔다. "(가을야구에)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라커룸에서 짐을 쌌다. 올 시즌 코너의 전담 통역을 도맡으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한 이철희 매니저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선수단에 코너의 메시지를 전달하던 이철희 매니저는 "코너가 울먹울먹하면서 얘기를 하더라. 나도 프로페셔널하게 (코너의 말을) 잘 전달했어야 했는데 갑자기 울컥해서 힘들었다. 나름 내 감정을 추슬러서 말했지만 잘 안됐다"라고 돌아봤다. 이철희 매니저는 "코너는 내게 가을야구를 꼭 하고 싶다고 여러번 말해왔다. 자신은 한번도 가을야구를 경험한 적이 없어 이번에 꼭 PS 무대를 밟고 싶다고 했다"고 돌아봤다. 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에 데뷔한 코너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쳐 프로 생활을 이어갔지만 PS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에 코너는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가을야구를 꼭 경험해 보고 싶다"고 이철희 매니저에게 재차 이야기했다. 코너의 한국생활 전반을 도우며 함께 한 이 매니저는 코너의 진심을 잘 안다. 그는 "코너의 PS 출전 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와 매일 이야기하면서 이 팀을 얼마나 가족처럼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별사를 전달했을 때 마음이 아팠다"라고 돌아봤다. 코너는 올 시즌 삼성의 에이스 투수였다. 정규시즌 28경기에 나와 11승 6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하며 팀의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13번 있었고, 완봉승도 한 차례 있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원하던 가을야구에도 나서지 못했다. 이철희 매니저는 "(부상이라는 게) 본인이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더 안타까웠다"면서 "코너는 정말 미안해 하면서 떠났다. 팀원들이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는데, 응원의 기운이 동료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0.2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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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포 네 번 깔고 오전 7시 출근' 혼돈의 2박 3일, 이들의 노력 있었기에 무사히 마쳤다 [윤승재의 야:후일담]

2박 3일 끝에 마친 한국시리즈 1차전, 그 뒤엔 숨은 공신들이 있었다. 바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그라운드를 관리하는 직원들이었다. 21일 저녁,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1차전 경기 개시 30분 전부터 비가 쏟아지면서 그라운드엔 대형 방수포가 깔렸다. 비가 계속 내린 탓에 6시 30분이 지나서도 경기는 시작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PS)을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KBO는 만원 관중(1만9000명)이 들어온 상황이라 우천순연을 결정하지 못했다. KBO의 결단이 늦어지는 사이, 방수포는 빗줄기에 따라 네 번이나 깔렸다 치워졌다를 반복했다. 그라운드 보호와 빠른 경기 개시를 위해선 빠른 방수포 설치 및 철거가 필요한데, 가로-세로 52m 크기의 대형 방수포를 빠른 시간 내에 설치하는 건 상당한 힘이 따른다. 구장 직원들이 이를 온전히 감당해야 했다. 우비 하나에만 의존하거나 아예 보호 장비 없이 그라운드로 달려나가 이 작업을 반복했다. 우여곡절 끝에 21일 경기는 개시됐지만, 곧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게임 결정이 났다. 6회 초 중간에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 다음 날로 경기가 미뤄졌다. 하지만 5회 이상 방수포 없이 경기를 진행한 탓에 그라운드에 물이 찼다. 우천 중단 뒤 빠르게 방수포를 깔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튿날(22일) 경기를 재개하고자 했지만, 그라운드 정비만 3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결국 하루 더 연기됐다. 그 정도로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 사이에도 구장 직원들은 그라운드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방수포 밑 잔디가 죽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바람을 불어 넣었고, 군데군데 물이 고인 곳에 흙을 뿌리면서 그라운드 정상화에 나섰다. 이 작업은 이튿날인 23일 오전에도 계속됐다. 오후 4시 경기임에도 구장 직원들은 오전 7시에 출근해 그라운드 정비에 열을 올렸다. 젖은 내야에 흙을 뿌려 땅을 다지고, 그 위에 또 흙을 뿌리는 일을 반복했다. 오전 7시부터 경기 시작 직전인 오후 4시까지, 선수들의 훈련 시간을 제외하고는 이 작업이 계속 됐다. 덕분에 경기는 정상적으로 재개될 수 있었고, 2차전까지 예정된 일정을 모두 마칠 수 있었다. 1차전이 2박 3일 끝에 치러졌다지만, 경기가 계속 이어진 건 아니었다. 하지만 구장 직원들만큼은 2박 3일의 노력을 온전히 쏟아부었다. KBO의 강행으로 혼란을 겪었던 KS 1~2차전이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었던 데에는 치열하게, 그리고 꼼꼼하게 그라운드를 잘 다져준 구장 직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광주=윤승재 기자 2024.10.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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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응원해 준 남편의 부활, 헌곤 오빠의 아내라 행복합니다" [윤승재의 야:후일담]

"김헌곤! 김헌곤!"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PO) 2차전, 6회 초가 되자 라팍이 들썩였다. 5회 말 2점포를 쏘아 올린 김헌곤이 수비에 들어가자 팬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헌곤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장면이었다. 야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 장면을 보고 울컥한 이가 있었다. 김헌곤의 아내 박나윤 씨다. 아들 김비야 군과 함께 남편을 응원하러 '직관'에 나섰던 박 씨는 팬들의 연호가 나오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 박 씨는 "주마등처럼 지난날들이 스쳐 갔다. '오빠에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감격스러웠고,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김헌곤은 지난 2년간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2022년 1군 80경기 타율 0.192로 부진했던 그는 절치부심했던 2023년 허리 수술을 받으면서 1군 경기에 6번밖에 나서지 못했다. 좀처럼 풀리지 않은 실타래에 팬들의 실망은 커졌고, 선수와 가족을 향한 도 넘는 비난 메시지도 이어졌다. 선수는 선수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박나윤 씨는 "개인적으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일 정도로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건 (2016년) 남편을 만나고 처음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마음 아리고 슬픈 기억이다"라고 덧붙였다. 야구에 대해 진심이고 모든 걸 쏟아붓는 남편이 좋아하는 야구를 그만둘까 걱정도 됐다. "'김헌곤'에서 '야구'를 빼면 '0'일 정도로 야구가 전부인 남편이다. 그런 남편이 야구에 상처를 받아 힘든 시기를 보내는 걸 옆에서 보기 정말 안쓰러웠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남편은 포기하지 않았다. 시즌 중 유일한 휴일인 월요일에도 김헌곤은 배트를 휘두르며 구슬땀을 흘렸다. 박나윤 씨는 "한창 힘든 시기, 새벽에 잠을 깨보면 남편은 항상 일어나 있었다. 거실에서 스윙하고 있더라.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야구를 더 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상 회복 기간 "걷는 거 외에 다른 운동은 안 된다"라는 의사의 말에 밖에서 2~3시간을 걸을 정도로 김헌곤은 열심이었다.오히려 김헌곤은 "지나고 보면 나쁘지 않은 시간이었다"라고 돌아본다고. 박나윤 씨는 "나중에 지도자가 되길 원하는 남편은 주변의 조언을 들을 때마다 다이어리에 다 적어 놓는다. '힘내'라는 응원의 한 마디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된 말들을 기억하려 한다. 훗날 후배들에게 이야기해 준다면 좋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 메모한다더라"라고 전했다. 아내는 힘든 시기를 이겨낸 남편이 존경스러웠다고 한다. 아내가 더 놀랐던 건 그 이후였다. 김헌곤이 1군에 돌아온 뒤 아내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시민운동장과 라팍 청소를 담당했던 용역 업체 직원부터 2군 훈련장 경산 볼파크와 라팍 구내식당 조리사 등 구단의 여러 직원이 김헌곤을 반긴 것이다. 야구장에서 박 씨를 볼 때마다 손을 꼭 붙잡고 "김헌곤 선수가 돌아와서 정말 기쁘다"라고 좋아했다고. 지난해 김헌곤이 수술 후 재활 훈련을 받을 때 함께 했던 삼성 트레이닝센터(STC) 트레이너들과 식당 조리사, 타 종목 선수들까지 연락이 왔다는 후문이다. 아내는 '남편이 이런 사람이구나. 안 보이는 곳에서도 성실하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에 아내는 '나 결혼 정말 잘했다'라고 되뇌었다. 김헌곤은 그렇게 다시 일어섰다. 올 시즌 1군 117경기에 나서 타율 0.302 9홈런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PO에선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리며 2차전 승리를 견인,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KS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삼성 선수단은 PO 준비 기간부터 합숙 중이다. 김헌곤은 가족과 2주 이상 떨어져 지내고 있다. 매일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며 힘을 얻고 있다. 유치원에서 아빠 자랑을 많이 한다는 김비야 군은 "(KS에서) 4번만 이기면 되는 거 맞지?"라며 아빠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2014년 우승 멤버인 김헌곤은 집에 우승 목걸이와 반지를 보관해 두고 있는데, 김비야 군은 '아빠가 올해 (우승해서) 또 받아오면 반지는 아빠 주고 목걸이는 내가 갖겠다'라며 기대하고 있다.박나윤 씨는 "나는 남편이 홈런을 치거나 결승타를 쳐서 멋있는 게 아니라, 그날을 위해 책임감 있게 열심히 준비하고 해내는 모습이 더 멋있다. 이토록 야구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고 가족 사랑도 남다른 남편을 만난 게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제나 잘 이겨냈듯이 KS에서도 부담과 변수를 잘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 아들과 함께 항상 응원하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인터뷰 다음 날(21일)인 KS 1차전. 아내는 어김없이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고, 남편이자 아빠는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팬들과 가족의 응원에 호응했다. 광주=윤승재 기자 2024.10.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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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이 1호 팬' 엄마가 아들에게, "공터에서 테니스공 받던 여섯 살 꼬마 아이가 KS라니" [윤승재의 야:후일담]

공터에서 테니스공을 한 바구니씩 받던 여섯 살 꼬마 아이가 어엿한 프로 선수로 성장, 한국시리즈(KS)라는 '꿈의 무대'에 섰다. 삼성 라이온즈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아들을 지켜보는 엄마의 심정은 어떨까. 삼성의 주전 유격수 이재현(21)의 모친 정수빈 씨가 본지를 통해 아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정리=윤승재 기자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 아들 재현아. 작고 귀여웠던 네가 어느덧 어엿한 프로 선수가 돼서 KS 그라운드를 밟다니, 엄마는 상상만 해도 기뻐. 꿈의 무대를 준비하는 네가 부담될까 망설이다가 재현이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펜을 잡았어. 재현이가 야구를 시작할 때 기억하니? 어렸을 때 모든 스포츠를 좋아했던 넌 유독 야구공과 방망이는 놓지 않고 지냈지. 아빠가 퇴근할 때마다 선수 폼 따라 하면서 맞춰보라고 하는 네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단다. 엄마는 처음엔 반대했어. 프로야구 선수였던 외삼촌의 쉽지 않았던 야구 인생을 봤기에, 재현이는 힘든 일을 걷지 않게 하고 싶었거든. 그런데 넌 유독 야구만큼은 놓지 않더구나. 아빠가 테니스 라켓으로 쳐주는 테니스공 수비 훈련을 좋아하던 네 모습이 기억난단다. 공터만 보이면 글러브와 공 한 박스를 가지고 나가서 아빠한테 쳐달라고 하고, 선수들 따라 하겠다고 슬라이딩으로 공을 잡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재현이가 야구 신동이 아닐까' 하고 감탄한 적도 있었지. 장난감 자동차를 기가 막히게 주차하는 네 모습에 동네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봤던 것도 기억나니? 타고난 운동 신경과 공간 감각 덕분에 수비를 잘하는 걸까 싶네. 야구를 시키면서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어. 처음 들어간 초등학교 야구팀(리틀야구단)에서 밤 11시까지 훈련하고 돌아와도 '힘들다'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 네 모습을 봤지. 대견하기도 했지만, 안쓰러웠지. 서울로 전학(이수초)간 후에도 고단했을 텐데, 그 어린 재현이는 꿋꿋하게 잘 이겨냈어. 오히려 엄마를 토닥이던 네가 더 생각나네. 언젠가 내가 프로볼링선수의 꿈을 접으려고 할 때 네가 그랬지, '엄마 꿈 포기하지 마'라고. 사춘기가 오면서 무뚝뚝하게 변하고 서로 투닥투닥하는 와중에도 그렇게 얘기해준 네 모습을 보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 (정수빈 씨는 다시 볼링을 시작해 퍼펙트코리아 팀트랙 소속 프로 선수로 활약 중이다.)재현아, 엄마 아빠가 네가 참 고마운 건, 우리가 바란 대로 엇나가지 않고 바르게 자라서야. 정말 자랑스러워. 네가 사춘기 때 아빠가 버릇없이 굴지 말라고 야구용품을 다 버린 적이 있었지. 그때 재현이도 야구 안 한다고 고집 피웠었는데, 엄마 아빠는 아들이 버릇없이 크지 않았으면 했던 마음에 그랬던 거야. 서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실 정말 야구를 그만둘까 봐 조마조마하기도 했단다.) 이렇게 잘 자라 훌륭한 선수가 돼줘서 정말 고마워. 중고등학교 때도 정말 잘했지만, 프로에서도 묵묵히 자기 몫을 해내는 우리 아들이 정말 자랑스럽단다. 중학생 때, 그 어린 나이에 팔꿈치 수술을 받은 모습에 가슴도 많이 아팠어. 프로에서 어깨 탈구 수술을 받을 때도 그랬지. 그럴 때마다 어디에 말도 안 하고 '내가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거야'라고 말한 널 보며 정말 든든했단다. 그랬던 네가 프로팀의 주전 유격수가 되고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선다는 게 참 경이로워.아들아, 엄마 아빠는 네가 연봉을 많이 받거나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건 바라지 않아. 지금처럼, 네가 진심으로 즐기면서 야구를 오래 했으면 하는 소망뿐이란다. 지금의 (구)자욱이 형처럼 동생들을 도와주고, 사랑받은 만큼 남에게 베풀면서 야구하는 바른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는 네 모습이 기대가 정말 많이 돼.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좋지만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는 '재현이 팬 1호'라는 거 알지? 엄마도 가족도 늘 지켜보고 있으니까, 지금처럼만 잘해서 좋은 성과 거뒀으면 좋겠어. 재현아, 사랑해. 2024.10.2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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