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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 대신 외곽, 주연 대신 조연 ‘라이언킹’ 오세근 “출전 시간 적어, 매 경기 소중”

오세근(37·서울 SK)은 여전히 번뜩였다.오세근은 지난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전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3분 3초만 뛰었지만 3점슛 2개를 포함해 14점을 거뒀다.말 그대로 순도 높은 활약이었다. 1쿼터 무득점에 그쳤던 그는 2쿼터 초반 자유투와 3점슛, 골밑 득점을 연달아 터뜨려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이어 4쿼터 다시 한 번 물꼬를 텄다. SK는 3쿼터 리드를 재허용했다가 김선형과 안영준의 활약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4쿼터 오세근이 리드를 되찾았다. 쿼터 초반 연달아 3점슛 2개를 성공시키며 흐름을 SK로 틀었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세근은 "크리스마스인데 어렵게라도 승리해 기분 좋다. 많은 팬분들께 응원을 받아 더 열심히 뛰었다"고 소감을 전했다.안양 정관장 시절 오세근은 리그 최고 센터였다. 잔부상에 고전하면서도 변치않는 기량을 보여줬다. 2016~17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탔고, 2022~23시즌 다시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으며 정관장의 우승에 여러 차례 공헌했다. 언제나 주연이었던 오세근이지만, 지난 시즌 SK로 이적한 후에는 조연에 가까워졌다. 자밀 워니, 최부경 등과 공존도 필요했다. 이에 골밑이 아닌 외곽에서 3점슛 정확도를 늘리고 제 몫을 한다.오세근은 "아무래도 스페이싱 등이 내게 맡겨진 역할이다. 내가 밖에서 3점슛 시도를 늘리고, 선수들이 밖에 나왔을 때는 찬스를 봐주면서 슈팅을 많이 던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슛감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정관장 시절에도 2021~22시즌부터 3점 시도를 늘려갔던 오세근이다. 그는 "정관장 때 3점은 하나의 공격 옵션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3점 위주로 플레이가 바뀌었다. 그래서 더 집중하고, 정확하게 넣을 수 있게 훈련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정관장 시절 27~28분이던 오세근의 평균 출전 시간이 올해는 18분 29초까지 줄었다. 대신 순도높은 활약 보여주는 날엔 적은 출전 시간으로도 경기를 좌우한다. 올 시즌 10점 이상 기록 3경기 불과하지만, 3점슛 성공률이 40.9%로 커리어에서 가장 높다.오세근은 "4쿼터가 중요하다고 감독님께서 이야기하셨다. 아무래도 출전 시간도 적고, 그래서 매 경기가 소중하다"며 "오늘도 코트에 들어가자마자 수비부터 하려고 했다. 찬스가 나서 자신 있게 쐈다. 내가 넣고, 다른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해줘서 기분 좋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2.26 09:01
배구

'무려 7년 만' 곽승석이 리베로 유니폼을 입은 이유, '탄탄한' 대한항공의 '유연한' 생각

"7년 만입니다."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36·대한항공)이 7년 만에 팀원들과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자신의 본 포지션이 아닌 리베로로 경기에 출전한 것이다. 곽승석은 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전에서 리베로로 출전, 팀의 디그를 책임지며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곽승석은 리시브 효율 25.00%에 11개의 디그를 기록하며 수비 임무에 집중했다. 곽승석의 말에 따르면, 그가 리베로로 경기에 출전한 건 7년 만이다. 2016~17시즌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 리베로로 나선 바 있다. 곽승석은 " 7년 만에 처음 리베로로 출전하는데 모든 것이 새로웠다"라며 "경기 하루 전에 출전 지시를 받았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동료들과 호흡이 잘 풀려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항공은 왜 곽승석에게 리베로 유니폼을 입혔을까.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 팀엔 리베로 역할을 할 선수가 많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팀에 많다는 건 팀으로서 정말 큰 가치다"라며 흐뭇해 했다. 현재 대한항공에는 확실한 리베로가 없다. 정성민(36) 송민근(24) 박지훈(26) 강승일(19) 등이 있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선수가 없다. 오히려 틸리카이넨 감독은 시즌 초반 정강이 부상으로 공격이 어려웠던 주포 정지석(29)을 리베로로 활용했고, 이날은 곽승석을 리베로로 투입해 효과를 봤다. 다만 주 포지션이 아닌 선수에게 리베로를 계속 맡기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틸리카이넨 감독은 "팀이 이길 수 있게 유연한 생각을 해야 한다. (리베로 등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들이 많은) 우리 팀의 장점을 활용해 효과를 본 것이다"라며 흐뭇해 했다. 그러면서도 틸리카이넨 감독은 "앞으로 곽승석을 계속 리베로로 기용하진 않을 것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팀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주전과 백업의 실력차가 적은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쟁자들이 많고 강한 팀에서 살아남으려면 매일 좋은 모습을 훈련장에서 보여주지 않으면 살아나기 어렵다"며 내부 경쟁을 통한 선수층 강화를 강조해온 바 있다. 2라운드에 합류해 대한항공의 배구를 짧게 경험했던 대체 외국인 선수 막심 지갈로프도 "(주전과 백업 격차가) 경험에서만 차이가 날 뿐, 기술 부분에선 전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할 정도다. 탄탄한 선수층을 앞세워 단단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리베로 위기도 같은 방법으로 탈출하고자 한다. 곽승석도 기존 리베로들을 향한 격려의 말로 힘을 보탰다. "우리 팀 리베로들의 실력은 나쁘지 않다"라며 "실력이나 기록을 떠나 분위기를 잡고 소통을 더 잘해서 화이팅하는 게 더 중요하다. 감독님이 어떤 플레이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잘 파악해서 연습 때 자기 어필을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올 시즌 리그 5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승점 28을 기록,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29)을 바짝 추격했다. 현대캐피탈의 강한 도전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으로선 더 많은 승점과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난 몇 시즌 동안 우리가 좋은 결과(4연패)를 갖고 오면서 모두가 우리를 이기고 싶어한다. 시즌 중 이길 수 있는 기회들을 잘 이겨나가다 보면 별 한 개(우승)를 차지하는 데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12.09 06:04
프로농구

‘허웅 vs 허훈’ 형제 맞대결 성사…KT, LG와 5차전 승부 끝 17년 만에 챔프전 진출

수원 KT가 창원 LG와 5차전 승부 끝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KT는 24일 오후 7시 창원체육관에서 벌인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KBL)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 최종 5차전에서 LG를 75-65로 꺾었다. 앞서 벼랑 끝에 몰렸던 KT는 안방에서 치른 4차전과 원정 5차전을 내리 잡고 ‘3승’을 거둬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KT는 2006~07시즌 이후 17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이번이 역대 두 번째 진출이다. KT와 부산 KCC의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은 27일 오후 2시 KT 안방에서 1차전이 열린다.KT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면서 KBL 대표 라이벌인 허훈(KT)과 허웅(KCC)의 형제 대결이 성사됐다. 허훈은 LG와의 4차전 승리를 이끈 후 “3차전 지고 나서 기분이 안 좋았는데, 형에게 이기라고 연락이 왔다. 자기 팀 이겼다고 날 놀리는 건가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승부는 3쿼터에 뒤집혔다. KT ‘득점 괴물’ 패리스 배스가 LG림을 폭격하며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이날 배스는 홀로 40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코트를 장악했다. 정성우도 3점슛 2개를 포함, 12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이재도와 유기상의 맹활약은 LG의 패배로 빛바랬다. 이재도는 3점슛 2개 포함, 18점을 올렸다. 유기상은 외곽포 네 방을 터뜨리는 등 17점을 기록했지만, 챔피언결정전 티켓은 KT로 향했다. 1쿼터부터 LG의 공격이 불을 뿜었다. 유기상이 외곽포 두 방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지난 4차전에서 다소 저조했던 이재도도 3점슛을 성공하며 LG가 한때 12점 차 리드를 쥐기도 했다. LG는 유기상과 이재도가 첫 쿼터에만 각각 8점, 9점을 올리며 기분 좋게 2쿼터를 맞이했다.KT는 허훈과 마이클 에릭의 2점슛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LG는 구탕이 결정적 기회를 놓치는 등 집중력을 잃었다. 2쿼터 3분 3초가 지난 후에야 양홍석의 2점슛이 처음으로 림을 갈랐다. 이내 제 페이스를 되찾았다. 유기상이 세 번째 석 점을 터뜨리며 달아났고, KT의 몇 차례 실수가 LG의 속공으로 이어졌다. 양홍석이 2쿼터가 1분 20초 남은 시점, 외곽포를 터뜨리며 LG가 16점 차 리드를 잡았다.다만 LG가 2쿼터를 제대로 마무리하진 못했다. 거듭된 실책으로 배스에게 연속 6점을 내줬다. 전반은 LG의 40-30 리드로 끝났다. 배스의 2점슛으로 후반 시작을 알린 KT는 정성우의 외곽포와 2점슛이 연달아 림을 가르며 추격을 시작했다. LG는 유기상이 또 한 번 3점슛을 폭발하면서 격차를 벌리는 듯했지만, 거듭 턴오버를 내주며 배스에게 연속 실점했다. 3쿼터 때 물오른 감각을 과시한 배스는 3점슛 2개를 순식간에 성공, KT가 49-49 동점을 만들었다. KT는 허훈의 2점슛으로 57-54로 앞선 채 4쿼터에 돌입했다.양 팀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정성우가 2점슛과 외곽포를 연달아 터뜨리며 KT가 격차를 벌렸다. 68-60으로 KT가 앞선 상황, 허훈이 다섯 번째 반칙을 범하면서 퇴장당했다. 그러나 KT는 배스를 앞세워 달아났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희웅 기자 2024.04.24 21:00
배구

'소영언니 없는' 정관장, '날개 공백' 누가 메울까

지난 시즌 정관장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이소영이 떠났다. 16일 인도네시아 출국에 앞서 FA(자유계약선수) 시장도 하루 빨리 마감했다. 정관장의 '날개'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정관장은 지난 2023~24시즌,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며 2016~17시즌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우승 후보' 흥국생명과 1승 2패로 석패하며 챔피언결정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 외국인 쌍포와 정호영, 박은진의 국대 트윈타워를 앞세워 앞으로의 가능성을 밝혔다. 무엇보다 이소영의 활약을 빼고 지난 시즌 정관장의 돌풍을 모두 설명할 수 없었다. 정관장은 올 시즌 이소영의 복귀로 상승세에 날개를 달았던 팀이다. 지난해 4월 어깨 수술을 받은 이소영은 시즌 절반 가까이 결장했다. 정관장은 박혜민으로 공백을 잘 메웠으나 좀처럼 순위를 끌어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4라운드를 기점으로 이소영이 복귀하면서 팀도 연승가도를 달렸고, 봄 배구에 진출할 수 있었다. 다만 이소영은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달려있던 6라운드 GS 칼텍스전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리며 부상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 부상으로 이소영은 남은 라운드는 물론, 봄 배구 세 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정관장은 이소영의 공백에 이어 정호영의 부상까지 겹치며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평소 후배들을 잘 다독이며 선수들을 잘 이끌던 '소영 언니' 리더십의 부재도 아쉬웠다. 실력으로나 선수단의 멘털적으로나 정관장에서 이소영이 차지하는 비중은 컸다. 이제 이소영은 정관장에 없다. 이소영은 15일 IBK기업은행과 계약기간 3년에 연봉 총액 7억원(연봉 4억5000만원, 옵션 2억5000만원)의 FA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소영의 공백을 메울 선수를 다시 찾아야 한다. 다행히 나머지 집토끼들은 모두 잡았다. 리베로 노란과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박은진, 그리고 지난 시즌 초반 이소영의 공백을 잘 메운 박혜민이 팀에 남았다. 박혜민은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30경기 100세트 이상(34경기·104세트)을 뛰며 108득점, 공격 효율 23.83%, 리시브 효율 34.88%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시즌엔 수비와 리시브에 중점을 뒀지만, 이소영이 빠진 이번 시즌엔 공격에도 더 힘을 써야 한다.정관장은 이선우, 김세인 등 젊은 아웃사이드 히터진에게도 희망을 걸어본다. 또 IBK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을 FA 이소영의 보상 선수도 눈여겨볼 예정이다. 윤승재 기자 2024.04.16 06:04
프로농구

[IS 여의도] 사상 최초 8관왕 오른 박지수, ‘별의 시대’에 서다

청주 KB 박지수(26·1m96㎝)가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통산 4번째 최우수선수(MVP)상을 품었다. 동시에 WKBL 시상식 최초로 8관왕 위업을 달성했다.박지수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됐다. 앞서 계량상 부문인 ▶득점상 ▶리바운드상 ▶블록상 ▶2점야투상 ▶윤덕주상(최고 공헌도), 투표 부문인 ▶MVP ▶베스트5(센터) ▶우수수비선수상까지 더해 까지 포함해 8관왕에 올랐다. 박지수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연속 7관왕에 오르며 최초 위업을 달성했는데, 2024년에 이를 경신했다.박지수는 이번 수상으로 MVP 부문 1위 정선민(은퇴·7회) 2위 박혜진(아산 우리은행·5회)에 뒤를 이어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박지수는 2년 만에 정규리그 MVP를 찾아오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 2016~17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신입선수 선발회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뒤, 올 시즌 전까지 두 차례 팀의 통합 우승(2019·2021)을 이끈 ‘농구 여제’였다. 정규리그 MVP 3회(2019·2021·2022)·챔프전 MVP 2회(2019·2021)를 거머쥐기도 했다.하지만 지난 시즌엔 공황장애 여파와 손가락 부상이 겹치며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고, 팀도 5위에 그치며 봄농구를 하지 못했다.그랬던 박지수는 “보물답게 빛나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라는 각오와 함께 돌아왔다. 그는 1~6라운드 동안 기복 없는 활약을 펼쳐 WKBL 최초로 1~5라운드 연속 MVP를 차지했다. 팀은 정규리그 승률 9할(27승 3패)이라는 역대급 페이스로 1위를 차지했다. 홈에서는 15경기 전승으로 단일 시즌 도입 이후 최초의 기록을 썼다.박지수의 올 시즌 최종 정규리그 기록은 평균 20.3점(1위) 15.2리바운드(1위) 5.4 어시스트(3위) 1.8블록(1위) 2점슛 성공률 60.58%(1위)로, 자신의 명성다운 존재감을 뽐냈다. 만장일치 정규리그 MVP가 된 박지수는 시상대에 가장 마지막으로 오른 뒤 “‘항상 이겨내야 한다’ ‘버텨야 한다’라는 말이 벅찬 순간도 있었지만, 잘 이겨내서 이 자리에 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이제는 ‘후회 없이 하자’라는 말을 자신에게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유일한 아쉬움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에 막히며 고개를 떨군 것이었다. 하지만 박지수는 “최종적으론 아쉬운 결과였지만, 팬들을 위해 포기할 수 없었다. 그 부분에 있어 단 1초의 후회도 없었다. 스스로에게 떳떳한 시즌이었다. 원동력이 돼 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공을 돌렸다.이밖에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완수 KB 감독은 지도상을 수상하며 리그 최우수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기량발전상(MIP)·식스우먼상·신인선수상은 용인 삼성생명에 향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이해란이 MIP를 받았다. 키아나 스미스는 3점야투상에 이어, 식스우먼상·신인선수상을 거머쥐며 3관왕에 올랐다. 끝으로 베스트5에는 가드 박지현(우리은행) 허예은(KB), 포워드 김단비(우리은행)·김소니아(신한은행), 센터 박지수가 선정됐다.여의도=김우중 기자 2024.04.04 17:34
배구

준우승도 'OK', 오기상 매직 봤잖아 "다음 시즌에는 설욕을"

"감독님 말고 '오기상'이라고 불러달라." 한국 프로배구 남자부 최초의 일본인 사령탑인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이 취임 당시 당부한 말이다. 딱딱한 존칭 대신 '오기상(오기노 씨)'라는 부드러운 호칭으로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꾀했다. 오기노 감독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배구가 아닌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기는 '원팀' 배구를 하길 바랐다. 그로부터 10개월 뒤, OK금융그룹은 확 달라졌다. 2016~17시즌 최하위에 떨어진 걸 시작으로 중하위권에만 머물렀던 팀은 올 시즌 8년 만에 봄 배구 무대에 올랐다. OK금융그룹은 봄 배구에서도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며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3선승제)에 올랐다. OK금융그룹의 팀 컬러가 달라졌다. 그동안 외국인 에이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의 의존도가 높았던 OK금융그룹은 신호진, 송희채 등 국내 선수들에게 공격을 적절히 분산하면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으로 변모했다. 범실도 크게 줄었다. 올 시즌 OK금융그룹이 기록한 범실은 654개(139세트)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929개(리그 최다 5위)를 기록한 직전 시즌과 비교한다면 크게 개선됐다. 강공보다는 코스 공략 등 탄탄한 기본기와 효율적인 배구를 추구한 오기노 감독의 전략이 빛났다.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오기노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배구를 정착시키기 위해 선수들과 갈등 아닌 갈등을 겪었다. "'원팀' 정책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는 선수는 경기에서 배제하겠다"는 엄포도 놨다. 레오도 예외는 없었다. 전반기 과도기를 겪은 OK금융그룹은 3라운드 6전 전패로 하위권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기노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랜 설득 끝에 고집 센 레오까지 변모시키며 팀을 변화시켰다. OK금융그룹은 4라운드 전승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고, 정규시즌 3위로 봄 배구에 진출해 챔프전까지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OK금융그룹은 챔프전에서 패했다. 준플레이오프(단판), 플레이오프(3판2선승제)를 모두 치르고 올라온 탓에 체력 부담 여파가 컸다. 이틀에 한 번꼴로 치르는 강행군을 견뎌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OK금융그룹은 3차전에서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저력을 선보이며 감독이 원하는 'OK다운' 원팀 배구를 펼쳤다. 선임 1년 차에 거둔 값진 준우승. 오기노 감독의 '오기상' 배구는 이제 시작이다. 오기노 감독은 준우승 후 "우리는 V리그에서 다른 배구를 보여줬다. 다음 시즌 우리 배구를 유지하면서 설욕하겠다"라며 다음 시즌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4.04 06:34
프로농구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DB, 홈에서 우승 축포 터뜨릴까

김주성(45) 원주 DB 감독이 정규리그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 팀 레전드 출신인 김 감독은 홈에서 감독 데뷔 시즌 정규리그 우승 확정하는 꿈에 도전한다.DB는 14일 오후 7시 원주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수원 KT와 격돌한다.이날 DB가 KT를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다. DB는 13일 기준 37승 10패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공동 2위 KT, 창원 LG(이상 30승 17패)와 승차는 7이다. DB가 14일 경기에서 승리하면 남은 6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위 확정 축포를 쏜다. DB는 2017~18시즌 이후 6년 만의 정규리그 1위에 도전한다.DB의 정규리그 정상 질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 더 극적이다. DB는 지난 시즌 7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했다. 올시즌 개막 직전 판도 예상에서도 DB는 강팀으로 분류되지 못했다. 스타 선수를 대거 영입한 부산 KCC와 지난 시즌 준우승팀 서울 SK가 2강 후보로 꼽혔다.2019~20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DB는 이후 9위-8위-7위로 하위권을 전전했다.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DB의 반등이 이처럼 탄탄하게 이뤄질 것이라 예측하기 어려웠다. 김주성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이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시즌 도중 코치에서 감독대행을 달고 시즌을 마무리했고, 올시즌 정식 감독이 된 초보 지도자다. 그는 개막 당시 "봄 농구가 목표"라는 소박한 출사표를 냈다. 2023~24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DB의 반전 드라마였다. DB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개막 후 한 차례도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1~5라운드 동안 매번 6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올시즌 팀에 새로 합류한 디드릭 로슨이 다재다능한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확 바꿨다. 로슨은 경기당 평균 22.2점, 10.1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았다. 공격에만 욕심을 내는 게 아니라 동료를 살리는 센스 있는 농구를 한다. 로슨이 가세하면서 국가대표 빅맨 김종규, 포워드 강상재가 살아났다. 아시아쿼터 필리핀 선수 중 최고 기량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이선 알바노의 활약은 팀 밸런스에 화룡점정이 됐다. 2년 차 박인웅은 리그 최고의 3점슛 성공률을 자랑하며 DB의 공격을 다채롭게 했다. 시즌을 앞두고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주성 감독은 뜻깊은 기록에 도전한다. 프로농구(KBL) 역대 6번째 ‘데뷔 시즌 정규리그 우승 사령탑’이다.KBL 역사상 정식 감독 부임 첫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2001~02시즌 김진(대구 동양), 2012~13시즌 문경은(서울 SK), 2015~16시즌 추승균(전주 KCC), 2016~17시즌 김승기(안양 KGC), 2021~22시즌 전희철(SK) 감독까지 다섯 명이다.이 중 선수 생활 내내 한팀에서만 뛰고 해당 팀 감독을 맡아 첫 시즌에 우승한 건 추승균 감독이 유일하다. 김주성 감독이 이번에 우승하면 '원클럽맨'에서 해당 팀 사령탑 데뷔 시즌에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두 번째 감독이 된다. 김주성 감독은 지난 2002~03시즌 원주 TG삼보(DB의 전신) 유니폼을 입고 데뷔, 루키 시즌에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2017~18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한팀에서만 뛰었다. 김주성 감독은 선수로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후 21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는 같은 팀에서 사령탑 데뷔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우중 기자 2024.03.14 06:00
프로야구

류현진 컴백에 봄배구까지, '6년 만의 동반 PS' 기대에 대전이 들썩인다

2024년 대전 프로 스포츠에 봄이 찾아왔다.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류현진(37)이 컴백했고, 여자배구 정관장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남자배구 삼성화재도 선전을 거듭하며 봄 배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고, 프로축구 K리그1의 대전하나시티즌도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대전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팀과 프로배구 팀이 동시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건 2018년이 마지막이었다. 올해는 6년 만에 대전의 프로야구와 프로배구팀이 동시에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해가 될 거란 대전팬들의 기대가 부풀고 있다. 2024년 대전을 강타한 가장 큰 이슈는 류현진의 복귀다. 류현진은 지난달 한화와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원에 계약하며 12년 만에 국내 프로야구로 돌아왔다.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한 류현진은 데뷔 첫해부터 프로야구 최고 자리에 오르며 '괴물'로 불렸다. KBO리그 7시즌 동안 190경기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2013년 미국에 진출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11시즌 동안 186경기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8의 굵직한 성적을 거두며 성공했다. 현재 37세의 류현진은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KBO에서 충분히 통할 거란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 후에도 메이저리그 11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합류로 한화는 단숨에 가을야구 후보로 떠올랐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류현진이 13~15승은 충분히 달성하지 않을까 싶다. 한화도 4위 안에 들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한화 팬들은 2018년 이후 6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 기대로 들썩이고 있다. 최근 대전 지하철역에는 류현진의 한화 복귀를 응원하는 광고판이 내걸렸다. 대전 연고 여자 프로배구팀 정관장도 봄 축제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3위에 올라 있는 정관장은 2016~17시즌(정규리그 3위) 이후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정관장은 초반 부진을 딛고 5라운드부터 6연승 행진을 달리며 최소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확보했다. 프로배구는 3위와 4위 승점이 3점 이내면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정규시즌을 3경기 남긴 상황에서 정관장은 남은 경기를 모두 져도 4위 GS 칼텍스와 승점 3점 차 이내를 유지한다. 침체기가 길었던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올시즌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반갑다. 삼성화재는 현재 승점 48로 4위에 올라 있다. 지난 3일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 스코어 3-1로 격파하며 3위 OK금융그룹과 격차를 승점 4로 줄였다. 삼성화재의 '봄 배구'는 2017~18시즌에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진출했던 게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당시 삼성화재는 플레이오프에서 3위 대한항공에 덜미를 잡혀 챔피언결정전에는 가지 못했다. 이후 2018~19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4위-5위-7위-6위-7위를 찍으며 하위권을 전전했다. 올해는 다르다. 6년 만의 봄 배구를 눈앞에 뒀다. 삼성화재는 선수단 체질을 개선하며 호성적을 내고 있는 김상우 감독에게 시즌 중 3년 재계약을 제시하며 힘을 실었다. 지난 주말 개막한 2024시즌 프로축구 K리그1의 대전 하나시티즌을 향한 기대도 상당하다. 대전은 지난 1일 K리그1 개막전에서 ‘우승 후보’ 전북 현대와 1-1로 비기며 새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2020년 하나금융그룹이 인수해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재탄생한 대전은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지난해 재창단 3년 만에 K리그2(2부리그)에서 승격, 8위를 기록하며 K리그1에 안착했다. 올시즌 이순민을 비롯해 김승대, 홍정운 등 굵직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윤승재 기자 2024.03.06 06:04
배구

김상우 체제 정착...'명가 재건' 노리는 삼성화재, 1라운드 돌풍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달라졌다. 삼성화재는 지난 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의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15일 치른 우리카드와의 개막 첫 경기 패전(1-3) 이후 4연승이다. 그사이 지난 시즌(2022~23) 챔피언결정전(챔프전) 우승팀 대한항공과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차례로 격파했다. 승점 11을 쌓은 삼성화재는 5전 전승을 거둔 우리카드(승점 14)에 이어 7개 구단 중 2위에 올라 있다. 삼성화재는 V리그 남자부 챔프전 최다 우승(8회)에 빛나는 배구 명가다. 하지만 최근 2017~18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오른 뒤 5시즌 연속 봄배구(포스트시즌)를 하지 못하며 암흑기에 빠졌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다. 올 시즌 1라운드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월 부임한 김상우 감독 체제가 정착한 모양새다. 리듬감 있는 연계 플레이를 강조한 김 감독은 그동안 이름값보다 전술 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며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측면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을 지양하고 중앙(속공·시간차 공격)을 활용하는 전술이 녹아들 수 있도록 이끌었다. 무엇보다 ‘패배 의식’에 빠진 선수들에게 승패 여부나 경기 양상에 상관없이 투지 있는 플레이를 강조했다. 선수단 전력도 탄탄해졌다. 삼성화재는 지난 8월 열린 KOVO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국내 선수만 뛴 대회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것. 특히 입단 2년 차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박성진이 5경기에서 106득점을 올리며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대회 기량발전상(MIP)을 수상하기도 했다. V리그 개막 뒤엔 검증된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가세하며 공격력이 더 좋아졌다. 요스바니는 앞서 OK금융그룹·현대캐피탈·대한한공에서 뛰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올 시즌도 3일 기준으로 오픈 공격 성공률(58.90%) 1위를 기록하며 득점 부문 3위(136점)에 올라 있다. 요스바니와 박성진 덕분에 기존 국내 주포 김정호를 향한 상대 블로커들의 견재도 줄어들 수 있었다. 김정호는 5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51.58%를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입단 10년 차’ 세터 노재욱의 재도약도 삼성화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다. 2016~17시즌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을 만큼 빼어난 세터지만, 군 복무(사회복부요원)을 마치고 돌아온 뒤엔 폼이 올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특유의 높고 빠른 토스로 좋은 손 감각을 보여주며 공격진의 힘을 극대화하고 있다. 주장을 맡아 책임감도 커졌다. 여기에 미들블로커(센터) 손태훈이 속공 성공률 부문 7위(60%) 블로킹 부문 8위(세트당 0.500개)에 오르며 네트 위 싸움에서 힘을 보탰다. 측면과 중앙 전력이 모두 좋아진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1라운드와 비교해 거의 모든 공격 지표 기록이 상승했다. 삼성화재는 미래 준비도 순조롭다. 지난달 30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최대어였던 레프트 자원 이윤수(경기대)를 지명했다. 대한항공과의 트레이드로 얻은 지명권으로 1라운드 4순위 지명권을 행사, 센터 양수현까지 영입했다. 안희수 기자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3 07:30
프로농구

36세 '회춘 MVP' 오세근, FA 시장 대어 될까

챔피언결정전(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오세근(36·2m)이 시즌 종료와 함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올해 FA로 풀린 대어급 선수들이 많지만, 36세 오세근의 행보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오세근은 지난 7일 막을 내린 2022~23 프로농구 챔프 7차전에서 맹활약하고 MVP를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 94표 중 71표를 얻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챔프전 MVP이자, 2016~17시즌 이후 6년 만에 챔프전 MVP로 선정됐다. 챔프전 MVP로 팀을 우승까지 이끌어낸 능력을 보여준 선수의 주가는 정점을 찍는 게 당연하다. 다만 오세근은 나이와 부상 이력이 걸림돌이다. 그는 커리어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리그 54경기를 모두 뛴 건 단 한 시즌(2016~17)뿐이다. 2011~12시즌 임팩트 있는 데뷔 시즌을 보낸 이후 2012~13시즌은 부상으로 통째로 쉬었다. 2019~20시즌에는 정규리그 17경기만 소화했다. 11년간 어깨와 발목 수술을 받았고, 무릎 부상도 잦았다. 부상으로 인해 업다운이 심했던 커리어를 보낸 것에 대해 오세근은 “나 같은 롤러코스터 농구 인생은 없을 것”이라며 “바닥도 찍어봤다. 이제 오세근은 끝났다는 등의 평가를 들을 때마다 ‘두고 봐라’라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노력했다. 나는 노력파 선수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오세근은 부상으로 들쭉날쭉했던 최근 몇 시즌과 완전히 달랐다. 정규리그에서 52경기를 뛰며 평균 13.1점 6.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꾸준한 활약이었다. 시즌 내내 체력을 안배하고 부상을 관리하는 요령을 터득한 모습이었다. 그는 득점 성향이 강한 오마리 스펠맨의 뒤에서 묵묵하게 수비를 해내는 역할을 소화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오세근은 더 강해졌다. 4강 플레이오프(16.5점 8.7리바운드)에 이어 챔프전(19.1점 10리바운드)에서는 KGC 승리 때마다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여전히 부상이 재발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크지만, 단기전에서 오세근은 역대 KBL 최고의 토종 빅맨으로 꼽아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오세근은 이번 챔프전에서 골밑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하는 건 물론이고, 영리한 위치 선정으로 화려한 일대일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도 손쉽게 연속 득점을 했다. 상대팀 서울 SK에서 가장 경계하는 선수가 바로 오세근이었다. 선수 생명이 길어진 최근 트렌드를 생각하면 36세라는 나이는 치명적인 약점은 아닐 수 있다. 2013~14시즌 챔프전 MVP 문태영 역시 당시 36세였고, 이후 1년 뒤 FA자격을 얻은 다음에는 서울 삼성으로 이적한 전례가 있다. 오세근은 이번을 포함해 네 차례 챔프전 우승을 경험했다. 그는 ‘우승 반지 5개는 모아야 하지 않겠나’라는 취재진의 농담 섞인 질문에 “4개를 모으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고 웃으면서도 “기회가 되면 5개까지 끼고 싶다”고 했다. KBL에서는 만 35세 이상 FA는 이적하더라도 영입 팀이 별도 보상 선수를 내주지 않아도 된다. 단기전에서 확실한 빅맨을 두고 우승을 굳히겠다고 생각한 팀이 영입을 고려할 수 있는 조건이다. KGC가 우승 주역인 오세근과 문성곤이 동시에 FA 자격을 얻었다는 점도 내부 협상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오세근은 우승 후 FA 계약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른 팀에 간다는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다른 데 가면 이상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구단이 신경을 많이 써주지 않겠나”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이은경 기자 2023.05.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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