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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회 골든] “조용필→H.O.T→싸이”… 대상으로 본 한국대중음악 흐름
올해로 32회째를 맞은 골든디스크는 가요시장의 성장과 함께 그 전통과 권위를 이어가는 최고의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골든디스크 대상 수상자는 한국 대중가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영광의 얼굴이자, 역사의 산증인이 되는 셈이다. 역대 대상 수상자를 살펴보면 조용필·이문세·신승훈 등 가요계 전설부터 춤바람을 일으킨 김건모, 원조 아이돌그룹 H.O.T, 신비주의 전략의 승리였던 조성모, 노래 하나로 전세계를 중독시킨 싸이까지 걸출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영광의 서른 두 번째 대상 페이지를 장식할 올해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제32회 골든디스크는 10일(디지털 음원 부문)과 11일(음반 부문)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며 JTBC와 JTBC2에서 생중계된다. 잔잔한 1980년대, 전설들의 시작'가왕' 조용필은 '허공'을 대히트시키며 골든디스크 초대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트로트풍의 잔잔한 분위기를 가져가는 곡으로 최근까지도 록커 김종서·국악인 남상일 등 많은 후배들이 재해석했다. 부드러운 멜로디는 발라드라는 장르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발라드의 전설' 이문세가 '사랑이 지나가면'으로 2회 대상을 안았고 변진섭·신승훈이 2연패의 기록을 쓰며 발라드 전성기를 누볐다. 신승훈은 1집부터 10집까지 골든디스크를 10회 연속 수상한 유일한 가수로 '국민가수'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흥폭발 1990년대, 아이돌그룹의 등장 김건모는 1994년부터 1996년까지 대상 3연패를 거머쥐며 대한민국 춤바람을 일으켰다. 1992년 데뷔곡은 비교적 잔잔한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였는데 '핑계'로 초대박을 터뜨리며 '잘못된 만남' '스피드'까지 대중들의 흥을 자극했다. H.O.T는 아이돌그룹 첫 대상 수상자로 1997년 '행복'으로 영예를 안았다. 이후 아이돌그룹들이 대거 데뷔하며 중고생들의 마음을 훔쳤다. god(2001년 16회)·동방신기(2006년 21회) 등 아이돌 그룹들의 선전은 계속 됐다. 마케팅의 힘 2000년대, 얼굴없는 가수 아이돌그룹의 강세 속에서 솔로 가수들이 설 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회사들은 새로운 마케팅을 고안했고 그 결과 '얼굴없는 가수'라는 신비주의 전략이 탄생했다. 조성모는 얼굴을 숨기고 1998년 데뷔앨범 '투 헤븐'을 발매했다. 대신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었던 억대 제작비를 들여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배우 이병헌·김승우·배용준·이영애·이미연 등 톱스타들이 등장했고 신민아·권상우·김하늘 등이 출연 이후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조성모는 '슬픈 영혼식'·'아시나요'·'피아노'로 세 번의 대상 트로피를 받아갔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연패를 한 SG워너비 또한 얼굴없는 가수로 데뷔해 '죄와 벌'·'내 사람'·'아리랑' 등을 히트시켰다. 빠른 소비 2010년대, 취향 따라 듣고 사고 SG워너비는 골든디스크 첫 음원대상 주인공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앨범 판매가 급감한 반면, 음원 시장이 확대됐다. 아이돌그룹이 음반시장을 제패했고 대중들은 노래를 개별적으로 사서 듣는데 익숙해졌다. 이에 음반 판매고로만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2006년부터 음반과 디지털음원 두 부문으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해오고 있다. 그 결과 SG워너비 이후 아이비(22회)·쥬얼리(23회)·싸이(27회·28회) 등 다채로운 장르의 가수들이 음원대상의 기쁨을 받아갔다. 특히 싸이는 '강남스타일'·'젠틀맨'으로 전세계를 중독시키며 국제가수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8.01.08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