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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딸 위해 뛰는 38세 거미손 김영광, 성남 1부 잔류 이끈다

"기록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경기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어느새 (이)동국이 형 기록을 넘어섰네요. 성남FC 베테랑 골키퍼 김영광(38)이 K리그 최다 출전 단독 2위로 올라선 소감을 밝혔다. 김영광은 지난 2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31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통산 549번째 경기를 치른 그는 이 부문 2위였던 이동국(은퇴·548경기)을 제쳤다. 1위는 '거미손' 김병지(은퇴)의 706경기다. 김영광은 "(김)병지 형과 동국이 형은 모두 존경하는 선배들이다. 형들의 모습을 배우고 따라하면서 한 경기 한 경기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딸(가율·10, 가인·7)들이 아빠가 축구 선수라고 친구들에게 자랑한다. 절대 축구를 그만두지 말라고 했다. 언제까지 장갑을 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었다. 김영광은 1983년생으로 K리그 최고령 선수다. 올 시즌이 데뷔 20주년. 팀 막내인 골키퍼 정명제(19)가 태어난 2002년 데뷔했다. 김영광은 "내가 신인일 때는 10살 차이만 나도 대선배로 느꼈다. 밥 먹을 때 눈 마주치기도 쉽지 않았다. 시대가 변했다. 어린 선수들과 융화를 잘 해야 (팀이) 분리되지 않는다. 내가 먼저 다가간다"고 말했다. 롱런의 비결은 철저한 자기 관리다. 김영광은 20년째 몸무게가 86~87㎏이다. 이 몸무게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다. 20대 못지않은 근육질 몸매다. 올 시즌도 팀이 치른 전 경기에 출전했다. 김영광은 "나도 저녁에 치킨도 먹고 싶지만 다음 날 생각하면 그러지 못한다. 몸상태와 경기력이 좋지 않은데도 경기에 나가는 건 나 자신이 용서 못한다. 덕분에 아직까지 몸상태가 (젊은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영광도 최근 황당한 실책을 저질렀다. 지난 22일 수원FC전에서 동료의 백패스를 롱킥으로 연결하려다 헛발질했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공이 갑자기 튀어 오른 것이다. 김영광의 발에 빗맞은 공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데굴데굴 굴러들어가 자책골이 됐다. 팀은 1-3으로 졌다. 그는 다행히 강원전에선 철벽 수비를 펼쳤다. 무실점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김영광은 "개인 기록 수립 날은 대부분 지거나 비겼는데, 이번엔 이겨서 기분이 좋다. 지난 경기 실책으로 무너지거나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고 말했다. 성남(승점 34)은 리그 9위로 올라섰지만, 강등권인 11위 광주FC(승점 29)에 5점 차로 쫓겨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즌 종료까진 팀당 7~8경기 남았다. 김영광은 후배들과 함께 팀의 1부 잔류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그는 "하위권 팀들은 한 경기가 너무 피 말린다. 그래서 선수들이 긴장하고 부담감을 느낀다.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선배로서 노력한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1.09.27 13:25
축구

“0점대 실점률 보여주마” 38세 거미손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거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위풍당당하게 골문을 지키는 그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프로축구 K리그1 성남FC 골키퍼 김영광(38) 얘기다. 1983년생인 그는 K리그 최고령 선수(염기훈, 김광석 동갑)다. 올 시즌이 데뷔 20주년. 팀 막내인 골키퍼 정명제(19)가 태어난 2002년 데뷔했다. 김영광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K리그 맏형이 될 때까지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여유 부린 적이 없다. 선발로 나서기 위해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준비했다”고 말했다. 데뷔 이래 여러 번 팀을 옮겼어도 주전을 놓친 적이 없는 그의 말투에는 자부심이 담겨있었다. 김영광은 올 시즌 성남 돌풍의 중심이다. 지난 시즌 10위 성남은 이번에도 강등권 팀으로 평가됐다.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었다. 예상이 빗나갔다. 성남(승점 11)은 2021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3승 2무 1패다. 우승 후보 전북 현대(승점 14), 울산 현대(승점 12)와 선두 경쟁 중이다. 6경기에서 3골만 내준 철벽 수비가 비결이다. 리그 최소 실점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울산, 2012년), 올림픽 8강(04년), 월드컵(06, 10년)을 경험한 백전노장 김영광이 그 중심이다. 그는 경기 내내 수비진을 향해 뭔가 지시한다. 사령탑 역할이다. 그래서일까. 늘 목이 쉰 상태다. 위기 때는 직접 나선다. 올 시즌 김영광의 선방률은 82.4%다. 5경기 이상 소화한 골키퍼 중 2위다.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는 3회로 조현우(울산)와 공동 2위다. 골키퍼로는 꿈의 수치인 0점대 실점률(0.5실점)을 기록 중이다. 김영광은 “필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료를 보면 ‘죽어도 골 안 먹는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영광 노익장 비결은 쉼 없는 노력이다. 그의 키는 1m83㎝로, 2m급 장신 골키퍼가 즐비한 현대 축구에서 작은 편이다. 살아남기 위해 더 빨리 몸을 던지고, 더 높이 뛰어야만 했다. 20대 땐 밤마다 5시간씩 줄넘기 2단 뛰기를 수천 개 했다. 점프와 순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요즘도 특별훈련을 거르지 않는다. 백민철 성남 골키퍼 코치 도움으로 얼굴 정면으로 날아오는 강슛을 눈을 감지 않고 쳐내는 연습을 한다. 동체 시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얼굴에 맞는 한이 있어도 공의 궤적을 끝까지 본다. 김영광은 “슈팅은 빗맞거나 수비 맞고 굴절되기 일쑤다. 끝까지 봐야 막는다. 지금도 실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 김영광은 20년째 몸무게가 86~87㎏이다. 이 몸무게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다. 20대 못지않은 근육질 몸매다.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그는 주전 골키퍼 상징인 등 번호 1번 대신 41번을 단다. 신인 때 등 번호다. 그는 “지난해 성남에 입단하면서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신인 때 번호를 택했다. 41번을 보며 이를 악문다. 이러다 41살까지 현역으로 뛸 거 같다”며 웃었다. 김영광은 통산 524경기에 출장했다. K리그 역대 4위다. 올 시즌 내 3위 최은성(은퇴, 532경기)과 2위 이동국(은퇴, 548경기)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영광은 "이기는 데 모든 걸 걸겠다. 실점률이 낮으면 팀 상승세는 이어질 거다. 38세이라도 0점대 실점률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4.0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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