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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도 포기하게 했던 '리틀 이종범' 재능, 사령탑도 믿는다 "KIA도 ML에 선수 보내길"

"KIA 타이거즈도 메이저리그(MLB)에 보낼 선수가 한 명 나와주면 정말 좋지 않겠습니까."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KBO리그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선수 시절 3루수였던 그는 통산 2001경기에 출전해 1727안타와 329홈런을 때려냈다. 수많은 기록을 쌓았지만, 이 감독은 사실 선수 시절 '1인자'로 꼽히던 유형은 아니었다. 대신 오랜 시간 활약한 만큼 또 다른 천재도 많이 봤다. 한화 후배였던 김태균 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그랬고, MLB로 향한 류현진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또 다른 한 명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7시즌에 걸쳐 통산 타율 0.340(역대 1위)을 쌓고 MLB로 향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포스팅 기준 역대 최고 규모인 1억 1300만 달러를 받은 그는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빠르게 적응해 활약 중이다.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데뷔 첫 홈런까지 쳤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샌디에이고의 왼손 필승조 톰 코스그로브로 그는 지난해 54경기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왼손 타자들에게는 '저승 사자'나 다름 없는 왼손 사이드암스로였다. 이정후 역시 KBO리그 시절 비슷한 유형인 브룩스 레일리(전 롯데 자이언츠)에게 취약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이날 코스그로브가 던진 스위퍼를 통타, 펫코파크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이정후의 활약에 놀라지 않았다. 이 감독은 "미국(MLB)이 괜히 그렇게 큰 돈을 준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이 감독에게 야구 후배인 동시에 팀 선배의 아들이기도 했다. 한화에서 뛰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친 이 감독은 지난 2011년 KIA로 이적했다. 당시 KIA엔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전 코치가 뛰었고, 이 코치는 1년 후인 2012년 초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이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내가 KIA에 왔을 때 (이종범 코치의) 은퇴식에도 이정후가 왔었다. 초등학생 이정후가 경기할 때도 구장에 왔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선수로서, 코치로서 지켜 본 이정후 기억도 강렬했다.이범호 감독은 "이정후가 키움에 입단한 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나 생각했다"며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왔지만, 저렇게 빨리 올라가기가 참 어렵다. 그런 것을 보면 진짜 대단하다"고 칭찬했다.이범호 감독은 이정후를 두고 "잘하는 선수들은 빨리 (해외로) 나가야 한다. 우리 잘하는 선수들만 남으면 좋겠다"며 장난 어린 미소를 지었다. 농담 이후 진담을 꺼냈다. 이정후만큼 이종범 코치를 떠올리게 한 김도영(KIA) 때문이다. 이 감독은 "그 나이에 김도영만큼 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팀으로서, 또 감독으로서도 김도영이 잘 성장해 좋은 선수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KIA도 MLB에 보낼 선수가 한 명 나온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범호 감독의 말처럼 김도영은 MLB 진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2022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당초 KIA 1차 지명에 유력했던 건 이미 155㎞/h 강속구를 뿌리는 문동주(한화 이글스)였다. 하지만 KIA는 강속구 투수는 매년 나와도 김도영과 같은 5툴 플레이어 유격수는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 김도영으로 지명 선수를 최종 낙점했다.실제로 김도영의 재능은 엄청났다. 빠른 발은 이종범 코치 선수 시절 못지 않고, 수비 범위와 어깨도 강력하다. 지난해 부상으로 출전 경기는 적으나 타격에서도 재능을 확인했다. 84경기에만 출전했으나 타율 0.303 7홈런 25도루로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풀 시즌이라면 15홈런과 50도루를 해낼 수 있는 성적표였다.이범호 감독은 "모든 팀들이 그런 선수들이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팬분들도 마찬가지다. 팀마다 흥행을 시킬 수 있는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맞대결을 펼칠 때 재미도 있다. 좋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해서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동안 KBO리그에는 '세대 교체'가 막혔다는 우려가 퍼졌다. 베이징 올림픽,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10년 전 프로야구 중흥기를 이끈 세대들이 여전히 KBO리그 주축이고, 새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린 선수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국가대표에서도 20대 선수들이 주축이 돼 연속선 상에서 세계 무대를 경험 중이다. 이정후를 필두로 MLB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도 점점 늘어난다.이범호 감독은 "젊은 선수들 중에 빨리 성장하는 친구들을 보면 '와 나는 저렇게 안 되던데 어떻게 젊은 선수들이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무엇이 많이 달라졌길래 20살, 21살인 어린 친구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 내가 그 나이 때는 그런 일이 많이 없었다. 그런 것을 보면 확실히 지금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이 감독이 꼽은 포인트는 목표 의식이다. 그는 "나는 진짜 주전으로 나간 게 2004년(프로 5년차)부터다. 그 이전에는 100경기씩 뛰었어도 타석 수가 200~300타석 안 되게 들어갔다"며 "나는 그때 생각했던 게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들어왔으니까 내 친구들이 대학에 있는 4년 안에는 어떻게든 성공하자 이 마인드로 갔는데, 그때가 진짜 5년째 되는 해였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목표가 4년이었듯, 어린 선수들도 어떤 목표 의식을 가지느냐에 따라 미래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그런 목표 의식을 잡고 움직이면 어떤 선수든 좋은 목표 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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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상대 성공률 82.5%인데, 염경엽 감독은 왜 "신중한 도루"를 예고했나

LG 트윈스의 발 야구를 진두지휘한 염경엽 LG 감독이 한국시리즈(KS)에서는 정규시즌과 사뭇 다른 노선을 예고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한국시리즈는 정규시즌과 분위기도 다르고, 전략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변화가 발 야구다. LG는 올해 팀 도루 166개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2위 두산 베어스(133개)와 꽤 격차가 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많은 '아픔'도 경험했다. 성공률이 62.2%에 그쳐, 리그 평균(72.4%)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상대 팀도 LG의 이런 기조를 간파, 발 야구를 봉쇄하고자 철저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염경염 감독은 올해 LG의 '우승 청부사'로 영입됐다. 그가 꺼낸 첫 번째 화두가 바로 발 야구였다. 상대 팀에 '언제든 뛸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줬다. 시즌 초반 희비가 엇갈리자 염 감독은 발 야구에 대한 전략을 다소 수정했다. 그래도 10개 구단 중 단연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한 신민재가 리그 도루 2위(37개)에 올랐고, 박해민-홍창기-문성주가 20도루 이상씩 기록했다. 주장 오지환이 16도루, 외국인 선수 오스틴 딘도 7차례나 베이스를 훔쳤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나 실책이 승부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한다. 염경엽 감독도 이를 고려해 KS에서는 성공률을 높이는 쪽을 택했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은 과감한 작전을 펼쳤다면, KS는 확률을 높이면서 신중하게 도루 시도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그러나 염 감독의 신중함을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다. LG는 올해 KT 배터리의 혼을 빼놓기 일쑤였다. LG의 발 야구에 가장 많이 당한 팀이 KT였다. LG는 정규시즌 KT와 16차례 맞대결에서 도루 33개를 기록했다. 경기당 2개씩이다. 나머지 구단과 비교해 도루 시도나 성공 모두 압도적으로 많다. 물론 성공률도 82.5%로 가장 높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KT와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의식해서인지 더욱 '뛰는 야구'를 펼치기도 했다. 9월 7일 수원에서 열린 맞대결에서 무려 7차례나 도루 시도를 해, 6번 성공했다. 그만큼 KT 배터리의 약점을 간파, 이를 적극 활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강철 KT 감독도 LG의 타선과 불펜, 그리고 주루 플레이를 경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강철 감독은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에서 장성우의 도루 저지 능력을 모두 보셨을 거라 생각한다. 2021년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 브레이크에서도 보셨겠지만 가을야구에서 장성우의 도루 저지는 정규시즌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성우는 정규시즌 도루 저지율이 0.146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선 NC가 한 차례 시도한 도루 시도를 완벽하게 저지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상황이나 상대 배터리를 분석해 작전을 낼 것으로 보인다. LG의 '발 야구'를 지켜보는 것도 KS의 관전 포인트다. 이형석 기자 2023.11.0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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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염경엽 감독 "민재 도루왕 해냈으면…타이틀이 곧 팀·선수의 가치"

"신민재가 도루왕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도록 돕고 싶다."염경엽 LG 감독의 역작, 2루수 신민재가 올 시즌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신민재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30도루 고지에 올랐다. LG 소속으로 단일 시즌 30도루에 오른 건 지난 2013년 오지환(30도루)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도루왕 수상 역시 유력하다. 2위 정수빈(두산 베어스)과 4개 차이, 공동 3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박찬호(KIA 타이거즈)와는 8개나 차이 난다.신민재는 꽃길을 걸었던 선수가 아니다. 지난 2015년 인천고를 졸업했을 때 프로 구단에 지명받지 못했다. 171㎝ 67㎏에 불과한 그의 잠재력을 프로 구단들이 믿지 못했다. 결국 두산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으나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한 그는 2019년에야 처음으로 1군 선수가 됐다. 주전이 아닌 대주자였다.1군 데뷔 후에도 무명의 시간은 길었다. 올해 역시 처음 주어진 역할은 대주자였다. 첫 타석이 개막 후 한 달 가까이 지난 4월 28일이었다. 하지만 제한된 기회 속에 조금씩 결과를 냈고, 타율 3할을 넘나드는 타격을 보여주자 염경엽 감독도 조금씩 선발 2루수로 기회를 부여했다.경쟁을 뚫고 얻어낸 주전 2루수 자리. 이제는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는 시즌이다. 시즌 종료까지 40일 안팎이 남은 가운데 타율 0.319 30도루(11실패) 출루율 0.368을 기록 중이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0.371에 달한다. 아직 확고한 올스타급 주전 2루수라고 평가할 수 없으나 비율 성적에 도루에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규정타석에 들 순 없지만, 도루왕 타이틀이 있다면 시즌 후 열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도 후보로 오를 수 있다.염경엽 감독은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민재가 도루왕을 했으면 좋겠다. 또 그렇게 되도록 해주고 싶다"며 "우리 팀에서 하나라도 많은 타이틀을 따면 좋겠다. 그게 우리 팀의 가치고, 우리 선수들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자신이 목표한 걸 달성하게끔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농담 섞인 어조로 "골든글러브도 한 번 받았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물론 올해 신민재의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은 낮다. 2루수에는 타율 0.325 22도루 88득점을 기록 중인 김혜성을 필두로 뛰어난 야수들이 많아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한 신민재의 경쟁력이 조금 떨어진다.하지만 내년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풀타임이 아닌 신민재가 도루왕이라면, 풀타임 신민재는 50도루 그 이상도 기대해볼 수 있다. 신민재의 질주는 이제 시작됐을 뿐이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3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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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250도루 달성 오지환, 하나 더 추가

2023 KBO 프로야구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1루 박동원 타석 때 1루주자 오지환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오지환은 앞서 2회 KBO 통산 250도루를 달성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8.01/ 2023.08.0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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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50번째 베이스 노리는 ‘양보르기니’ “민호 형이랑 내기도 했어요”

양의지(36·두산 베어스)는 지난 7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역전승의 주인공이었다. 3번 타자·포수로 나선 그는 1-3으로 뒤진 7회 말 2사 1·2루에서 한화 김범수의 직구를 공략, 2타점 동점 적시타를 기록했다.양의지는 이날 적시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는 7일 기준으로 시즌 타율 0.323 5홈런 26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 0.416, 장타율 0.481 등 타격 성적이 두루 빼어나다. 특히 최근 10경기 타율 0.483(29타수 14안타)으로 방망이가 뜨겁다.양의지가 더 무서워지는 건 득점권 기회 때다. 득점권 타율이 0.441(전체 1위)에 달한다. 지금 추세를 유지한다면 2020년(0.425) 이후 두 번째로 4할을 넘길 수 있다. 통산 득점권 타율이 0.320인데, 최근 5시즌(0.383)은 더 뜨겁다. 양의지에게 득점권 비결을 묻자 "나도 잘 모르겠다. 주자 있을 때는 배트 중심에 잘 맞힌다는 생각으로 한다. 매 타석 그렇게 생각하면서 (야수 사이로) 빠지는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그에게는 유쾌한 별명이 하나 있다. 오래 앉아있는 포지션 특성 상 대부분의 포수들은 발이 느리다. 그런데 양의지는 발이 느려도 공격적인 주루를 시도한다. 그래서 팬들이 붙인 별명이 양보르기니(양의지+람보르기니)다.7일에도 '양보르기니'가 한 건을 해냈다. 그는 7회 동점타 후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스타트와 스피드 모두 늦어서 협살 위기에 몰렸다. 그런데 한화 배터리가 이를 막지 못했다. 3루 주자 김대한의 득점을 경계한 데다 양의지가 뛸 줄 예상하지 못한 듯 했다. 한화는 유유히 2루로 걸어들어가는 양의지를 지켜봐야 했고, 이는 후속 타자 양석환의 2타점 적시타로 이어졌다.알고 보니 미스에 미스가 더해졌다. 더블 스틸을 시도할 김대한이 뛰지 않았고, 한화 배터리가 김대한이 아닌 양의지를 견제한 것이다. 양의지는 "원래는 투수가 공을 던질 땐 뛰지 않다가 (견제에 잡힐 수 있는) 애매한 타이밍에 (3루 주자가 더블 스틸로 득점할 수 있도록) 뛰라고 지시 받았다"며 "그런데 갑자기 견제구가 와서 당황했다. 나는 (협살에) 걸려야 했는데 (김대한이 뛰지 않고 송구도 안 와서) 그냥 2루로 들어갔다. 이럴 때가 아니면 (도루를) 못 한다"며 웃었다.양의지는 오랜 시간 라이벌 포수로 대결한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와 내기를 걸었다. 홈런이나 타율이 아닌 도루 경쟁이다. 양의지는 "지난번 삼성과 경기에서 민호 형이 내 기록을 전광판에서 보더니 '도루가 두 개네? 나도 두 개인데'라며 올 시즌 누가 더 많이 하는지 내기하자고 권했다. 그때는 2-2였는데 지금은 민호 형이 벌써 4개째다. 나도 분발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물론 도루는 그의 주특기가 아니다. 이날로 통산 49개를 기록했을 뿐이다. 라이벌 강민호가 27개에 불과한 걸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준족' 포수다. 양의지는 "큰 욕심은 없다"며 "50도루에 1개가 남았다. (발이 느린) 내가 50도루를 했다는 것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 도루 50개를 반드시 채우겠다"고 웃으며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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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찬란했던 현대 왕조의 마지막 장..프로야구 흥행은 참패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박종호, 39경기 연속 안타 박종호는 현대 소속이었던 2003년 8월 29일 수원 두산전부터 삼성 소속으로 뛴 2004년 4월 21일 수원 현대전까지 3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1999년 박정태가 세운 종전 KBO리그 기록(31경기)을 갈아치웠고, 다카하시 요시히코가 갖고 있던 일본 리그(NPB) 기록(33경기)까지 넘어섰다. 거침없던 박종호의 질주는 4월 22일 현대전에서 제동이 걸렸다. 1998년 신인왕 김수경을 공략하지 못했다. ② 이강철, 통산 최다 탈삼진 신기록 KIA 이강철은 5월 13일 광주 현대전에서 구원 등판, 삼진 2개를 잡아냈다. 개인 통산 1699번째 삼진을 잡아내며 선동열이 갖고 있던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1688개)을 넘어섰다. 1989년 데뷔, 1군 무대 15번째 시즌에 이룬 쾌거였다. 이강철은 이듬해 은퇴까지 탈삼진 1751개를 남겼다. 현재 통산 탈삼진 1위 기록은 송진우가 세운 2048개다. ③ 전준호, 역대 최초 450도루 KBO리그 최고 '대도' 전준호는 4월 27일 수원 KIA전에서 14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했다. 이어 5월 23일 수원 LG전에선 KBO리그 최초로 개인 450호 도루를 해냈다. 전준호는 2004시즌 정규시즌에서 도루 53개를 해내며,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④ 다시 사직 마운드에 오른 최동원 2004년 올스타전은 롯데의 홈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삼성과의 1984시즌 한국시리즈(KS)에서 혼자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우승을 이끈 최동원이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올스타전 시구자로 나섰다. 그는 포수 홍성흔을 향해 시속 101㎞의 공을 뿌리며 녹슬지 않은 어깨를 과시했다. ⑤ 김민재 9타석 연속 안타 SK(현 SSG) 김민재는 9월 16일 잠실 LG전 마지막 타석을 시작으로 18일 한화 이글스전 네 타석, 19일 한화전 네 타석까지 9연타석 안타를 기록했다. KBO리그 연속 타석 안타 신기록. 1983년 장효조, 1986년 이만수, 2000년 김기태가 기록한 종전 기록(8연타석)을 넘어섰다. 김민재의 기록은 2013년 LG 이병규가 10연타석 안타를 치며 깨졌다. ⑥ 프로야구 흥행 참패 KBO는 2004시즌 개막을 앞두고 '350만 관중'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최종 관중 수는 233만 1978명이었다. 이는 프로야구가 처음으로 200만 관중 시대를 맞이한 1989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였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관심이 높아진 국내 축구 리그 인기에 밀렸고, '국민 타자' 이승엽이 일본 리그에 진출하며 스타 부재에 시달렸다. 9월 초 터진 병역 비리 파문에 야구 선수 다수가 연루되며 팬들의 실망감을 사기도 했다. ⑦ 현대, 역대 두 번째 KS 2연패 김재박 감독이 이끈 현대는 정규시즌 75승 5무 53패로 삼성을 따돌리고 2년(2003~2004)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클리프 브룸바가 외국인 타자로는 역대 최초로 타율 1위(0.343)에 오르며 공격을 이끌었고, 송지만과 심정수도 각각 22홈런을 기록하며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마운드에선 외국인 투수 마이클 피어리가 후반기에만 12연승을 거드는 등 부상으로 이탈한 정민태의 공백을 메웠다. 삼성을 상대한 KS에선 현대는 9차전까지 치르는 치열한 접전 끝에 먼저 4승(3무 2패)을 거뒀다. '경기 시작 4시간 이후 연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규정이 적용된 탓에 7차전까지 3경기(1·4·7차전)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현대는 폭우 탓에 3번이나 경기가 중단되는 악재 속에 치른 9차전에서 8-7로 승리, 해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KS에서 2연패를 거둔 팀이 됐다. 현대 왕조의 마지막 우승이었다. ⑧ 배영수, MVP 수상 삼성 투수 배영수는 다승 공동 1위(17승) 승률 1위(0.895) 평균자책점 3위(2.61) 탈삼진 4위(144개)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배영수는 KS 4차전에서 10이닝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0-0으로 리드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기며 대기록 달성은 실패했다. 신인왕은 10승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한 현대 투수 오재영(개명 뒤 오주원)이 수상했다. ⑨ '국보 투수' 선동열, 감독 취임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삼성은 KS가 끝난 뒤 선동열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했다. 2001년부터 사령탑을 맡았던 김응용 감독은 삼성 야구단 사장으로 선임됐다. 삼성 수석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선 감독은 계약 기간 5년, 총액 15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2억원)에 계약, 당시 사령탑 역대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안희수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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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⑦] '바람의 아들' 이종범

바람의 아들, 야구 천재, 종범신(神). 이토록 화려한 별명으로도 모두 담을 수 없을 만큼 특별한 재능과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 한국야구 역대 최고의 '5툴 플레이어' 이종범(52) 얘기다. 일간스포츠가 선정한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 유격수 부문에 이종범이 선정됐다.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총 28표를 획득, 2위 김재박과 박진만(이상 4표)을 크게 따돌렸다. 한국야구 계보를 잇는 역대 유격수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꼽혔다. 이종범은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여겨졌던 유격수의 평가 기준을 바꿔놓았다.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폭발적인 화력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야수 한 명이 경기 흐름과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수비력도 일품이었다. 특히 강한 어깨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야구계에서는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말이 있다. 이종범의 전천후 능력에 대한 극찬이다. 이종범과 선수 생활을 함께했던 후배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타이거즈 직계 후배였던 김종국 KIA 감독은 "공·수·주를 모두 따졌을 때 가장 뛰어난 유격수는 이종범 선배"라고 했다. 선수 생활 말년(2002~2003) KIA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장정석 KIA 단장도 "그야말로 '야신(야구의 신)'이다. 리그 최정상급을 넘어 독보적이었다. 야구를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도 "수비를 잘하는 다른 후보들이 있어서 고민했다. 그래도 타격이나 도루 등 여러 임팩트에서 이종범이 선배가 제일"이라고 했다. 조원우 SSG 랜더스 벤치코치, 이대진 SSG 투수 코치는 이종범을 역대 최고 유격수로 꼽으며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입을 모았다. 1993년 1차 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현재 KIA)에 입단한 이종범은 데뷔 시즌부터 득점(85개) 1위, 안타(133개)와 도루(73개) 2위, 홈런(16개) 4위에 오르며 리그를 흔들었다. 신인 최다 도루를 기록하며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신인상은 타율 1위(0.341), 홈런 2위(23개)에 오른 양준혁(당시 삼성 라이온즈)에게 내줬지만,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에서 타율 0.310 7도루로 맹활약하며 해태의 우승을 이끌었다. KS 최우수선수(MVP)도 그가 차지했다. 1994년은 전설로 회자된다. 이종범은 124경기에서 타율 0.393(499타수 196안타) 113득점 77타점 84도루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타율은 프로야구 출범 원년 백인천이 기록한 0.412에 이어 역대 2위에 자리했다. 최다 안타는 당시 신기록이었다. 84도루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야구팬은 4할 타율, 200안타, 100도루를 향해 도전하는 이종범의 레이스에 열광했다. 리그 최고의 선수로 올라선 이종범은 1997년 다시 한번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정규시즌 타율 0.324 30홈런 64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1위, 홈런 2위에 올랐다. 후반기 홈런 페이스가 떨어진 탓에 이승엽(32개)에게 타이틀을 내줬지만, 홈런왕-도루왕 동시 석권을 노리며 다시 한번 리그를 달궜다. 역대 두 번째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아직도 이 기록을 해낸 유격수는 이종범이 유일하다. LG 트윈스와의 KS에서는 승부처마다 출루와 도루, 홈런과 호수비를 선보이며 해태의 9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개인 두 번째 KS MVP도 수상했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이종범은 1998시즌을 앞두고 주니치 드래건스와 계약하며 일본 리그에 진출했다. 초반 경기력은 좋았지만, 이내 일본 야구 특유의 '현미경' 분석에 고전했다. 한신 타이거스전에서는 상대 투수의 공에 오른 팔꿈치를 맞고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복귀 후에도 기대한 성적은 내지 못했다. 결국 2001년 8월 해태에서 KIA로 구단명이 바뀐 친정팀에 복귀한다. 이종범은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났다. 포지션을 외야수로 옮겼지만, 호쾌한 타격과 현란한 주루 능력은 여전했다. 2003시즌에는 50도루를 기록하며 도루왕에 복귀했고, 안타(165개)도 2위에 올랐다. 일본 진출 전만큼 뛰어난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리그 정상급 타자로 평가받았다. 만 서른다섯 살이 된 2005년 이후에는 장타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내리막을 타면서도 존재감을 보여줬다. 2006년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는 대표팀 주장을 맡아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숙적 일본과의 2라운드 3차전 8회 극적인 2타점 적시타를 치며 2-1 승리 주역이 됐다. 서른아홉 살이었던 2009년에는 역대 두 번째로 통산 500도루를 넘어섰고, SK 와이번스(현재 SSG)와 KS에서는 1차전 결승타 등 선수단의 버팀목 역할을 해내며 타이거즈 구단 역대 10번째 KS 우승에 기여했다. 이종범의 등 번호 7번은 타이거즈 구단 영구결번으로 남았다. 현재 프로야구를 이끄는 후배들에게 이종범은 이미 전설이다. KT 위즈 베테랑 박경수는 "역대 유격수 중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했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혜성과 NC 투수 송명기도 "그야말로 레전드"라고 했다. 리그 최고 타자로 성장한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키움)는 아버지를 대한 존경심을 감추지 않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1.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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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③]호타준족의 대명사 박재홍

한 번도 어려운 '30홈런-30도루' 클럽에 세 번이나 가입한 선수. '리틀 쿠바' 박재홍(49)이 일간스포츠가 선정한 40주년 올스타 외야수 부문 한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세대별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장효조(26표), 양준혁(22표)에서 이어 외야수 중 세 번째로 많은 20표를 얻었다. 박재홍은 역대 외야수 중 세 손가락 안에 포함될 만큼 남다른 경쟁력을 보여줬다. 그는 잘 넘기고, 잘 훔쳤다. 개인 통산 300홈런을 때려낸 거포이면서, 도루를 267번이나 성공한 대도였다. 프로야구 무대에서 통산 300홈런 이상 때려낸 14명 중 20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는 박재홍뿐이다. 호타준족(장타력과 빠른 발을 모두 갖춘 선수)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광주일고 시절 동기였던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공·수·주에서 가장 완벽한 선수였다. 장타력까지 좋았다. 그야말로 야구 천재"라고 박재홍의 선수 시절을 돌아봤다. 광주제일고 재학 시절 4번 타자·에이스로 활약하며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은 박재홍은 1992 신인 드래프트에서 해태 타이거즈(현재 KIA)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프로 무대에 바로 뛰어드는 고졸 선수는 드물었다. 박재홍도 연세대 진학을 결정했다. 대학 시절도 꽃길을 걸었다. 한국야구의 황금세대로 여겨지는 '전설의 92학번' 일원이었다. 국제대회에서 맹활약하며 1993년 국제야구연맹 올스타에 뽑혔고, 1995년 대학야구 춘계리그에서는 연세대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상(MVP)·타점왕·도루왕을 거머쥐었다. 박재홍은 야구 선수로는 크지 않은 키(1m76㎝)에도 괴력을 뿜어냈다. 당시 아마야구 최강으로 평가받던 쿠바 선수들에게도 지지 않는다며 '리틀 쿠바'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박재홍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신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활약을 보여줬다. 5월 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더블헤더에서 3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알렸고, 이후에도 홈런과 도루를 차곡차곡 쌓았다. '왼발이 배터박스를 벗어난다'라며 부정타격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7월 1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75경기 만에 20홈런-20도루, 9월 3일 LG 트윈스전에서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30홈런-30도루까지 달성했다. 박재홍은 1996시즌 타율 0.295 30홈런 108타점 36도루를 기록했다. 신인 선수가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해 남긴 신인 선수 데뷔 시즌 최다 홈런(30개)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박재홍은 만장일치로 신인왕을 차지했고, 외야수 골든글러브도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투수 4관왕에 오른 한화 구대성과의 MVP 경쟁에서는 한 발 밀렸지만, 타자 중에서는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남겼다. 박재홍은 누구보다 강렬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현재 20대 젊은 후배들이 그를 역대 최고의 외야수로 꼽은 이유다. 2021년 도루왕 김혜성은 "신인 선수가 해낸 30홈런-30도루 기록이기에 임팩트가 컸다"라고 했다. 2021년 신인왕 이의리는 "'호타준족'이라는 단어를 내가 인식할 수 있게 해주신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박재홍은 1997시즌 허리 부상 탓에 96경기밖에 뛰지 못하고도 27홈런을 때려냈다. 이 부문 리그 4위에 올랐다. 1998시즌은 30홈런 43도루 기록하며 커리어 두 번째 30홈런-30도루를 해냈다. 그해 소속팀 현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까지 이끌었다. 이후에도 승승장구했다. 데뷔 4년 차(199시즌)에 억대 연봉(1억원)을 받은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2000시즌은 개인 3번째 30-30클럽 가입뿐 115타점 101홈런까지 기록하며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현대의 창단 두 번째 한국시리즈(KS) 우승도 견인했다. 거칠 것 없던 박재홍의 야구 인생에도 시련은 있었다. 2001시즌부터 잔 부상에 시달리며 앞선 5시즌(1996~2000)보다 장타력이 떨어졌다. 2003시즌을 앞두고는 KIA로 트레이드됐다. 팀 쇄신을 노린 현대는 현금 10억원과 유망주 정성훈을 받고 간판선수를 넘겼다. 현대팬은 구단의 결정에 비난을 쏟아냈다. 박재홍은 KIA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2003시즌은 타율 0.301 19홈런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지만, 2004시즌은 타율 0.253 7홈런에 그쳤다. 1군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섰다. 2004년 12월, 투수 김희걸과 1대1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05시즌 타율 0.304 18홈런을 기록하며 재기했다. 이후 4시즌(2006~2009)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내며 SK가 강팀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FA 계약도 두 차례 따냈다. 박재홍은 2009년 4월 23일 롯데전에서 도루를 추가하며 프로야구 최초로 250홈런-250도루에 가입했다. 하지만 300홈런-300도루는 해내지 못했다. 2012년 10월 3일 LG전에서 통산 300번째 홈런을 때려냈지만, 도루는 267개에서 멈췄다. 박재홍은 은퇴를 결정하고 해설위원으로 새 출발 하며 "남은 33개의 도루는 해설가로서 시청자 마음을 훔치겠다"라고 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선수 시절 박재홍과 한솥밥을 먹은 정경배 SSG 랜더스 코치는 "30-30클럽에 3번씩 가입할 선수가 앞으로 몇 명이나 나올 수 있을까. 그가 남긴 기록의 가치는 정말 크다"라고 했다. 실제로 2000년 박재홍 이후 이 기록을 해낸 국내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1.1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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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S] '슈퍼 캐치'로 전반기 끝낸 박해민 "올림픽, 긴장보다 기대"

지난 10일 대구 삼성-롯데전. 3-1로 앞선 7회 초 삼성 수비. 불펜 심창민의 2구째 실투성 커브가 선두타자 이대호 배트에 걸렸다. 타구는 장타성 코스로 중앙 펜스를 향해 쭉쭉 날아갔다. 하지만 삼성엔 중견수 박해민(31)이 있었다. 거침없이 타구를 쫓아 펜스를 타고 올라간 그는 '슈퍼 캐치'로 연결, 상대 추격 흐름을 끊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그림 같은 수비를 선보인 박해민을 7월 둘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박해민은 만족스러운 전반기를 보냈다. 올 시즌 전반기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275타수 83안타), 4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386으로 커리어하이다. 전매 특허인 도루는 리그 2위(28개·1위 김혜성 29개)로 반환점을 돌았다.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도루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만큼 개인 성적이 중요한 데 '대박'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 승선하는 경사도 누렸다. 외야수 자원으로는 박건우(두산), 김현수(LG), 이정후(키움)와 함께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김경문 감독은 박해민의 넓은 수비 범위와 주루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10일 보여준 '슈퍼 캐치'는 그의 가치를 입증한 장면이었다. 박해민은 "주간 MVP로 뽑힌 건 처음인 것 같다. 너무 좋다.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멋진 수비를 보여줬는데. "잘 맞은 타구였는데 잡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열심히 따라갔는데 생각보다 타구가 높았다. 펜스를 밟고 올라가면 승부가 가능할 거라고 보였는데 타이밍을 비롯한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져서 운 좋게 좋은 수비를 할 수 있었다." -타구 판단이 빨랐던 건가. "타구를 쫓아갈 때 열 걸음 정도는 타구를 보지 않고 뛰어갔다. 만약 타구를 보면서 뛰었다면 시야가 흔들리고 속도가 줄어서 타구와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을 거다. 탄도가 높고 멀리 가는 타구는 보지 않고 뛰는 게 수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11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가 끝났는데. "만족스럽다. 개인 성적도 잘 나왔고 무엇보다 팀 성적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가을야구라는 목표를 향해 한발 다가선 것 같다. 개인 성적보다 홈팬들이 열성적으로 야구장에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게 정말 뿌듯하다." -그라운드에서 느껴지는 체감은 어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많은 관중이 오실 순 없지만 수용할 수 있는 퍼센티지를 꽉꽉 채워주시더라. 평일이나 주말할 것 없이 많이 와주신다. 그 덕분에 올스타전 투표에서도 삼성 선수들이 많은 표를 받는 것 같다. 몇 년 동안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하위권에 머물렀는데 올해는 그동안 쌓였던 설움을 폭발시킨다는 느낌을 받는다." -산술적으로 2016년 이후 5년 만에 50도루가 가능한 페이스인데. "개수보다는 성공률이 중요하다. 최근 몇 년 동안 견제가 워낙 심해 성공률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올해는 개수는 물론이고 성공률도 향상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출루율도 높은데. "어느 정도 타격 메커니즘이 적립돼 나만의 존이 조금씩 생겼다. 이전에는 1, 2구 안에 빠르게 대결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타석에서 내 공을 기다린다. 이렇게 하다 보니 선구안이 향상된 것 같다." -첫 올림픽 무대가 눈앞에 다가왔는데. "긴장보다는 기대가 많이 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야구가 올림픽에서 부활했고 출전하는 거니까 기대된다. 팀이 소집될 때마다 전력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는 항상 나왔는데 대회마다 잘 이겨냈다. 이번에도 여러 가지 평가를 뒤집고 올림픽 메달을 따온다면 정말 뿌듯할 거 같다." -잔여 시즌 목표는. "수비를 더 단단히 해서 투수들을 도와주고 싶다. 타석에선 출루율을 더 높여 상대 투수를 괴롭히면서 (수비에선) 우리 편 투수를 편안하게 해줬으면 한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7.16 05:30
스포츠일반

[창간특집] 일간스포츠 창간 51주년 특집 'N년전 9월26일 그때 그시절'

1969년 9월26일 일간스포츠 창사 51주년을 맞이해 9월26일에 벌어진 이슈들을 정리했다. 2000년 - 방송인 홍석천 커밍아웃 선언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떠돌던 탤런트 홍석천이 26일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홍석천은 “동성애를 감추려 하기 보다 묻지 않아서 밝히지 않았을 뿐이며 그동안 이를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몹시 불편했다” 또한 “단 하루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 ‘커밍아웃’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홍석천은 6개월 동안 정기 출연했던 MBC ‘뽀뽀뽀’ 등에서 출연 정지를 통보받았고 ‘야! 한밤에’ 프로를 녹화하기 3시간 전에 패널 섭외가 갑자기 취소되기도 했다. 2002년 -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의 다섯 명 유골이 11년 만에 발견 ‘사망미스터리’ 최악의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에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선 5명의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11년 6개월이 지난 2002년 9월 26일 한 등산객에 의해 유골이 발견, 조사결과 타살로 판명되었다. 각종 루머와 소문이 난무하며 전국민적 관심이 쏠렸지만 사망 원인조자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만료되었고 올해로 29년째인 지금까지도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2010년 - 이대형 KBO 리그 최초 4년 연속 단독 도루왕 & 50도루 프로야구 LG ‘슈퍼소닉’ 이대형이 도루 부문에서 독주하며 역대 프로야구 대기록을 세웠다. 이대형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전날까지 도루부문 공동선두였던 롯데 김주찬을 2위로 밀어내고 치열했던 ‘도루왕 전쟁’에 종지부를 찍으며 2007년 이후 4년 연속 단독 도루왕 타이틀을 지켜냈다. 종전 최다 연속 시즌 도루는 이대형이 세웠던 3년 연속이며, 이종범이 1993~1994년, 1996~1997년 두 차례 2년 연속 50도루를 기록했다. U17 여자월드컵 한국 FIFA주관 대회 日꺽고 첫 우승! 17세 이하 FIFA여자 월드컵에서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한국대표팀이 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만나3-3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누르고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것이다. 어린 여자선수들이 한국축구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대회에서 여민지는 8골을 기록하며 골든슈(득점왕)에 골든볼 (MVP) 까지 차지하며 3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20.09.2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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