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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알 까기를 왜 너트멕(nutmeg)이라고 할까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필자가 영국 런던에서 학부 공부를 했던 대학교 앞에는 러셀 스퀘어(Russell Square)라고 불리는 광장이 있었다. 이 곳에 있는 ‘러셀 스퀘어 가든’은 가든(garden, 정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의 웬만한 파크(park, 공원)보다 훨씬 컸다. 커다란 나무와 멋진 잔디밭으로 구성된 이 가든에서 필자는 종종 축구를 비롯해 운동을 했다.하루는 영국인이 포함된 다국적팀과 경기하고 있었는데, 우리 팀의 영국 친구 한 명이 공을 갖고 있던 필자에게 “맨 언(Man on)”을 외쳤다! “Man on”이 뭔 지 몰랐던 필자는 “What(뭐라고)?”이라고 외치며 그 친구를 쳐다봤다. 그 순간 어느새 나타난 상대 팀의 일원이 공을 가로채 갔다. 영국 친구가 필자에게 주의를 줬던 것이다.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상황일 때 “Man on”이라고 외칠까? 공을 드리블하는 선수는 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후방에서 접근하는 적에게 취약할 수 있다. 동료 선수가 공을 가진 팀원에게 상대방이 바로 뒤에 있다고 경고할 때 외치는 소리가 바로 “Man on”이다. 이 경고는 주로 팀 동료가 외치지만, 팬들도 종종 선수를 돕기 위해 “Man on”을 외칠 때가 있다. 하지만 상대 팀의 팬들도 선수들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이 소리를 외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Man on”은 아일랜드 축구에서도 쓰이지만, 아일랜드는 그들만의 고유한 용어도 갖고 있다. “와치 유어 하우스(Watch your house)”가 바로 그것이다. “Watch your house”는 “Watch your back(뒤를 조심해)”라는 의미다. 흔히 줄여서 “house”만 외치기도 하니, 아일랜드 사람들하고 축구를 할 때 “하우스”를 듣는다고 당황하지 말자. 축구 경기 중 드리블을 하던 선수가 상대 선수의 다리 사이로 공을 찬 다음 반대편에서 공을 회수하는 기술을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어로 ‘알 까기’로 불리는 이 기술의 영어 표현은 ‘너트멕(nutmeg)’이다. 너트멕은 동사로도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the attacker nutmegged the defender”는 “공격자가 수비수에게 너트멕 기술을 사용했다”는 의미다. 너트멕은 동남아시아에서 재배하는 향신료의 일종인 ‘육두구’를 의미한다. 너트멕이란 이름은 ‘사향(musk, 향료의 일종) 향기가 나는 호두’라는 뜻이다. 호두처럼 생긴 육두구는 그런 관계로 영어 이름에 견과(nut)라는 단어가 쓰인다.그렇다면 선수 다리 사이로 공을 차는 것을 왜 너트멕이라고 부를까? 크게 3가지 설이 있다. 잉글랜드 북부에서 너트멕의 너트는 ‘공이 통과한 선수의 고환을 의미’하고, 너트멕은 여기서 발전한 용어라는 것이다.Leg(다리)와 너트멕이 운율이 맞기 때문에 쓴다는 설도 있다. 이 주장은 런던 동쪽 지역에서 생겨난 코크니 영어의 ‘라이밍 슬랭(rhyming slang, 압운 속어)’에서 유래했다.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설은 19세기 미국과 영국 간의 너트멕 무역에 사용됐던 관행에서 생겼다는 것이다. 당시 너트멕은 매우 귀중한 상품이었기 때문에 미국의 일부 부도덕한 수출업자들은 영국으로 배송되는 너트멕 자루에 나무로 만든 복제품을 섞어, 영국인을 속였다고 한다. 따라서 너트멕에 속는다는 것은 피해자의 어리석음과 사기꾼의 영리함을 의미하게 되었고, 축구계에서 이 용어가 유행했다는 것이다. 이 설을 뒷받침하듯이 옥스포드 영어사전은 동사 너트멕을 1870년대 빅토리아 시대에 생겨난 속어로 “피해자를 어리석게 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속임수를 쓰다”라고 정의했다. 상대방의 다리 사이로 공을 차는 너트멕은 쉬워 보이나, 상당한 기술이 필요한 테크닉이다. 또한 팬들은 너트멕 보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이를 당한 수비수는 어리석거나 바보처럼 보이기 때문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을 정도로 창피한 순간이다.수많은 선수가 너트멕을 시도했으나, 특히 루이스 수아레스가 이 기술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수아레스가 리버풀에서 뛰던 당시에는 리버풀 팬들이 “Luis Suarez could nutmeg a Mermaid(수아레스는 인어에게도 너트멕을 할 수 있다)”라는 배너를 축구장에 걸 정도였다. 수아레스는 다리가 없는 인어에게도 너트멕을 성공할 정도로 드리블 기술이 뛰어나다는 찬사의 뜻이었다. 같은 팀 소속 선수들의 훈련 중에 너트멕을 썼다고 분란이 생긴 적도 있다. 1990년대 후반 웨스트 햄의 주장이자 수비수였던 줄리안 딕스는 당시 신인이었던 조 콜이 일대일 훈련 중 자신을 상대로 너트멕을 썼다고 밝혔다. 너트멕을 당해 동료들에게 조롱거리로 전락한 딕스는 화가 나 콜을 쥐어박으면서 “다시는 그런 장난질을 훈련 중 하지 말라”고 호통쳤다고 한다. 심지어 리버풀의 영원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도 훈련 중 수아레스에게 너트멕을 당한 후 불평했다는 얘기도 있다.너트멕은 패스나 슛을 할 때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기술은 수비수 뒤로 빠져나갈 수 있는 드리블 테크닉과 더 연관되어 있다. 또한 너트멕을 줄여 ‘멕(meg)’ 혹은 ‘터널(tunnel)’이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특히 터널이라는 용어는 북유럽 국가에서 널리 쓰인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11.16 10:00
해외축구

‘총잡이’ 수아레스의 시대가 끝났다…대표팀 전격 은퇴 “나는 37세, 월드컵 출전 어려워”

우루과이 대표팀의 레전드 루이스 수아레스(37·인터 마이애미)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수아레스는 3일(한국시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센테나리오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 대표팀의 기자회견에 나서 “나는 37세이며 다음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상이나 소집되지 않아 은퇴하지 않는 것이 내게는 큰 위로가 된다”며 속내를 전했다.1987년생인 수아레스는 어느덧 축구선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리버풀, FC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난 그는 현재 ‘절친’ 리오넬 메시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기량은 여전하지만, 수아레스는 장고 끝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은퇴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기 때문에 힘들었다. 지금이 은퇴할 적기라고 생각해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수아레스는 2007년 2월 우루과이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후 지금까지 A매치 142경기에 나서 69골을 터뜨렸다. 명실상부 우루과이 최고의 골잡이로 꼽힌다. 17년간 꾸준히 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우루과이 역사상 최다 골 보유자이며 디에고 고딘(161경기)에 이어 최다 출전 2위에 올라 있다.우루과이는 오는 7일 파라과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7차전을 치르는데, 수아레스의 대표팀 고별전이 될 전망이다.수아레스는 클럽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빛나는 자취를 남겼다. 기행으로도 주목받는 선수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신예였던 수아레스는 한국과 16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팀의 8강행을 이끌었다. 이 대회 8강전에서는 가나와 1-1로 팽팽히 맞선 연장 후반 막판, 상대 슈팅을 손으로 막아 페널티킥을 내주고 퇴장당하기도 했다. 우루과이는 승부차기 접전 끝에 가나를 누르고 이 대회를 4위로 마쳤다. 당시 수아레스에게 ‘신의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수아레스는 2011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2011)에서 4골을 몰아치며 우루과이의 통산 15번째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핵이빨’로 통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의 팔을 깨물었다. 지난 2021년에는 첼시 센터백이었던 안토니오 뤼디거의 허벅지를 꼬집어 논란이 됐다.시그니처 셀레브레이션인 ‘권총 세리머니’로도 주목받았다. 별명이 ‘총잡이’인 수아레스는 득점 후 관중과 카메라를 향해 양손으로 권총을 만들어 흔드는 동작으로 화제가 됐다.김희웅 기자 2024.09.03 15:27
스포츠일반

28년 만에 패럴림픽 나선 여자 골볼 대표팀, 세계 6위 캐나다 공세 막고 8강 진출 [패럴림픽]

28년 만에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무대에 나선 한국 여자 골볼대표팀(세계랭킹 15위)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계 6위의 캐나다와 무승부를 거두며 조 3위로 8강전에 진출했다.한국은 1일 프랑스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캐나다와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골볼은 전후반 각각 12분씩 주어지는데,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골도 나오지 않은 경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주장 김희진(30)을 앞세운 한국은 서민지(23)와 심선화(32)를 양쪽에 배치하며 경기 초반부터 캐나다를 몰아세웠다. 몇 차례 득점 기회가 왔지만 방향성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정은선 대표팀 감독은 “공격에 있어서 몇 차례 기회가 있었는데, 조금 더 세밀하게 공격을 했다면 최소한 1점은 낼 수 있었기 때문에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캐나다를 상대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마지막 종료 버튼이 울릴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1승 1무 1패(승점 4)로 마쳤다. 캐나다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 밀려 조 3위로 8강전에 올라가게 됐다. 골볼은 8개 팀이 4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순위에 따라 8강 대진이 결정된다. 한국은 C조의 2위와 8강에서 만난다. 정은선 감독은 “한국시간으로 9시 45분부터 열리는 중국과 이스라엘의 결과에 따라 중국, 튀르키예, 이스라엘 중 한 팀과 붙게 된다”고 했다. 조 3위로 8강전에 올라갔지만 주전 선수들의 지친 체력이 관건이다. 이날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후반 7분을 남기고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여러 차례 보였다. 특히 한국의 공격을 주도하던 서민지는 힘이 빠져 공을 제대로 굴리지 못하기도 했고, 심선화는 공을 놓쳐 상대에게 공격권을 내주기도 했다. 정은선 감독은 “경기 전에는 선수들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는데, 조별리그 3차전이라 긴장을 한 것도 있고 골이 안터지다보니 선수들이 욕심을 낸 것 같기도 하다”며 “내일 하루 쉬면서 회복 훈련을 잘해 다음 경기에서는 좀 더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될 것 같다”고 했다. 8강전에서 어느 팀과 붙더라도 한국은 열세다. C조는 세계랭킹이 가장 낮은 팀이 중국(7위)일 정도로 강한 팀들로 구성돼 있다. 튀르키예는 세계 1위이고, 이스라엘은 5위다. 다만 상대가 어느 팀이더라도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 한국은 자신하고 있다. 정은선 감독은 “어느 팀이랑 붙든 다들 공격력이 강한 강팀이다. 특히 공을 ‘바운드’ 시켜 공격을 하기 때문에 수비를 내려 이에 대한 대비를 할 것”이라며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오다 보면 공격에서 실수를 하기도 하고 분명 수비에서 허점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그 ‘틈’을 잘 노려보겠다”고 했다.파리=공동취재단 2024.09.01 22:04
프로축구

포항, 2년 연속 코리아컵 결승 진출 도전…제주와 운명의 2차전

포항 스틸러스가 홈에서 코리아컵 결승 진출을 노린다.포항 스틸러스는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을 펼친다. 이번 경기 승리 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코리아컵 결승으로 향한다.포항 스틸러스는 지난달 17일 코리아컵 8강전에서 FC서울을 상대로 5-1 대승을 거두며 4강(준결승)에 진출했다. 올해 코리아컵 준결승은 1, 2차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한다. 지난 21일 준결승 1차전 제주 원정에서 값진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초반 실점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었지만, 전반 추가 시간 전민광의 추격 골과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정재희의 극장 골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위기에 강한 포항이다. 2차전 홈에서 반드시 승리해 2년 연속 코리아컵 결승 티켓을 거머쥐려 한다.포항 스틸러스 홈 경기 티켓은 티켓링크와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고, 이벤트 관련 자세한 내용은 구단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희웅 기자 2024.08.28 08:33
스포츠일반

올림픽 출전 6회, 은메달 3개…브라질 여자 축구 레전드, 은퇴 시사 [2024 파리]

브라질 여자 축구 레전드 마르타(28)를 국제대회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영국 매체 BBC는 '마르타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결승전에서 미국에 패한 뒤 올림픽과 공식 대회에서의 마지막 경기라고 말했다'고 11일(한국시간) 전했다. 마르타가 속한 브라질은 이날 열린 대회 여자 축구 결승전에서 미국에 0-1로 패했다. 마르타는 지난 4월 올해 은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2027년 자국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다.하지만 마르타는 미국과의 결승전이 끝난 뒤 선을 그었다. 그는 "월드컵에서 다시는 나를 볼 수 없을 거 같다"고 은퇴를 시사했다. 마르타는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빠짐없이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12 런던(6위)과 2020 도쿄(6위) 2016 리우(4위) 대회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나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대회에선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파리 대회까지 포함하면 올림픽 은메달만 3개. 매번 미국의 벽을 넘지 못해 금메달 획득엔 실패했으나 6번의 올림픽 출전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이다. 아서 엘리아스 브라질 감독은 마르타를 두고 "역사상 최고"라고 극찬했다. 파리 대회는 '악몽'에 가깝다. 마르타는 지난 1일 열린 조별리그 C조 스페인전에서 '날아차기 태클'로 상대 머리를 가격, 퇴장당했다. 2경기 출전 정지 탓에 8강전(프랑스)과 4강전(스페인)을 모두 결장했다. 결승전에선 후반 교체 투입됐으나 별다른 활약 없이 경기를 마쳤다.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마르타와 포옹한 엘리아스 감독은 "작별 포옹"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지만, 어떤 식으로든 마르타가 축구계에 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르타도 "난 축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8.11 07:36
스포츠일반

만리장성에 패배, 동메달 결정전 향하는 여자 탁구..."후회 없는 경기 하겠다" [2024 파리]

신유빈, 이은혜(이상 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으로 팀을 꾸린 한국 여자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중국에 매치 점수 0-3으로 완패했다.단식과 복식을 가리지 않고 중국에 무력했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1복식에서 3-1(4-11, 5-11, 11-9, 9-11)로 졌다. 2단식에선 이은혜가 압도적인 쑨잉샤의 힘에 눌렸다. 쑨잉샤는 이은혜에게 3-0(5-11, 1-11, 3-11)로 이겼다. 그는 초반엔 빠른 백핸드로 이은혜를 압박했고, 2게임 후반부터는 느린 포핸드로 스타일을 바꿔 이은혜를 흔들었다. 결국 이은혜의 완패로 끝났다.유일하게 중국전 승리 기억(2019 T2 다이아몬드 대회 천멍 상대 4-3 승리)이 있는 맏언니 전지희가 3단식에 나섰지만, 역시 0-3(3-11, 7-11, 3-11)으로 패했다. 2게임만 팽팽했을 뿐 왕만위의 기세를 이기지 못했다.여자 대표팀의 패배로 중국전 패배의 역사는 더 길어지게 됐다. 한국 탁구는 올림픽 무대에서 중국을 상대로 최근 20년 동안 14경기에서 모두 졌다. 올림픽 탁구에서 한국이 중국에 이겨 본 것은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유승민(대한탁구협회 회장)이 왕하오(중국 남자 대표팀 감독)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낸 게 마지막이다. 이후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이번 파리 대회 혼합 복식 준결승, 여자 단식 준결승, 남자 단체전 8강전에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까지 5개 세부 종목에서 14차례 중국과 맞붙어 모두 졌다.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신유빈은 "아쉽지만, 아쉬워하기보단 동메달 결정전을 다시 잘 준비하겠다. 남은 경기를 이겨 메달로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3단식에서 기대보다 더 부진했던 전지희는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경기라는 건 내가 하고 싶은 걸 상대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많이 밀렸다. 그게 실력이고, 준비해 놓은 부분에서도 잘 안 돼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비록 패했으나 아직 메달의 기회는 남았다. 한국은 독일과 일본의 준결승전 패자와 동메달 결정전을 펼친다. 동메달 결정전은 10일 오후 5시 열린다. 이은혜는 "후회 없이 내 플레이를 어떻게 더 잘 해내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고 전지희는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서 마지막 경기를 후회 없이, 가지고 있는 걸 다 쏟아내 메달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신유빈도 "이번 올림픽 마지막 경기다. 후회 없는 경기를 만들고, 마지막 공 하나에 모든걸 쏟아붇는다는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메달을 따내겠다"고 다짐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09 00:28
스포츠일반

여자도 못 넘었다...한국 탁구, 中에 14연패 [2024 파리]

신유빈, 이은혜(이상 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으로 팀을 꾸린 한국 여자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중국에 매치 점수 0-3으로 완패했다.이미 남자 단체전에서 0-3으로 대패한 한국은 여자 대표팀이 바통을 받아 이틀 연속 중국과 만났다. 승부를 좌우할 건 1복식이었다. 세계 무대를 종횡했던 전지희-신유빈 조가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야 단체전 승리를 기대할 수 있었다.사실 이조차 쉽지 않았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중국의 천명-왕만위 조에 통산 전적에서 2전 전패를 기록 중이었다. 단식에서는 양 팀의 차이가 더 극명하다. 양 팀 선수 간 전적을 다 더하면 한국이 1승 30패로 뒤진다.결국 전지희-신유빈도 만리장성은 넘지 못했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1복식에서 3-1(4-11, 5-11, 11-9, 9-11)로 졌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1게임 4-11 크게 패했다. 초반까지 팽팽하다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2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국 선수들을 오른쪽으로 몰아서 선취점을 가져갔지만 신유빈의 공이 자꾸 떴다. 중국은 이번에도 초반엔 팽팽했으나 빠르게 달아났다. 서브 범실로 11점 째를 줬다. 특히 고난이도 랠리 때 양 팀의 실력 차가 드러났다. 중국이 속도와 코스를 계속 바꾸며 현란하게 플레이했고, 한국을 랠리를 끈질기게 버텼지만 결국 당해내지 못하고 2게임까지 내줬다.한국은 3게임 반격했다. 연속 5득점으로 출발한 한국은 전지희가 백핸드로 테이블을 지키면서 가운데로 공격을 걸어 성공시켰다. 중국은 이후 4연속 득점, 9-9까지 추격했지만, 한국이 3게임을 가져갔다. 엣지 판정으로 행운의 게임 스코어를 얻은 한국은 그대로 결승점까지 획득했다.하지만 끝내 역전은 없었다. 한국은 3게임을 2-7로 출발해 이후 8-9까지 맹추격했다. 신유빈이 경기력에서 기복이 있었지만, 전지희가 노련하게 코스를 찌르며 득점에 성공해 9-9까지 만들었다.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결국 범실로 게임 포인트를 내줬고, 전지희의 마지막 포핸드 공격이 뜨면서 복식에서 패배했다.2단식은 압도적인 쑨잉샤의 힘에 눌렸다. 세계랭킹 1위 쑨잉샤가 이은혜를 상대로 '무적'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쑨잉샤는 이은혜에게 3-0(5-11, 1-11, 3-11)로 이겼다. 그는 초반엔 빠른 백핸드로 이은혜를 압박했고, 2게임 후반부터는 느린 포핸드로 스타일을 바꿔 이은혜를 흔들었다. 결국 이은혜의 완패로 끝났다.유일하게 중국전 승리 기억(2019 T2 다이아몬드 대회 천멍 상대 4-3 승리)이 있는 맏언니 전지희가 3단식에 나섰지만, 역시 0-3(3-11, 7-11, 3-11)으로 패했다. 왕만위는 상회전 서브로 전지희의 리시브를 뜨게 만들었고, 마지막엔 포핸드로 마무리하며 전지희를 눌렀다. 전지희는 2게임은 중반까지 팽팽하게 버텼으나 막판 오른쪽 코스로 바나나 플릭과 백핸드로 집중 공략당하면서 무너진 끝에 패했다. 전지희는 3게임도 버티지 못하고 패하면서 준결승전 최종 승리를 헌납했다.여자 대표팀의 패배로 중국전 패배의 역사는 더 길어지게 됐다. 한국 탁구는 올림픽 무대에서 중국을 상대로 최근 20년 동안 14경기에서 모두 졌다. 올림픽 탁구에서 한국이 중국에 이겨 본 것은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유승민(대한탁구협회 회장)이 왕하오(중국 남자 대표팀 감독)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낸 게 마지막이다. 이후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이번 파리 대회 혼합 복식 준결승, 여자 단식 준결승, 남자 단체전 8강전에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까지 5개 세부 종목에서 14차례 중국과 맞붙어 모두 졌다.비록 패했으나 아직 메달의 기회는 남았다. 한국은 독일과 일본의 준결승전 패자와 동메달 결정전을 펼친다. 동메달 결정전은 10일 오후 5시 열린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08 23:31
스포츠일반

女핸드볼 기적은 없었다…덴마크에 20-28 완패, 조 5위로 탈락 [2024 파리]

반전은 없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 8강에 오르지 못한 채 탈락했다.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부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덴마크에 20-28로 완패했다.이날 패배로 한국은 조별리그 1승 4패를 기록했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조 5위에 머물렀다. 6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치러진 조별리그는 각 조 상위 4개 팀만 8강에 출전한다.한국은 덴마크전에 앞서 슬로베니아, 독일이 잇따라 패배하면서 극적으로 8강 진출 가능성이 열리는 듯 보였다. 덴마크를 상대로 무승부만 거둬도 4위에 올라 자력으로 8강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한국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진 데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치면서 전반을 8-12로 뒤진 채 마쳤다. 이어 후반에도 상대 두터운 수비를 뚫지 못한 반면, 수비가 무너지면서 점점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때 10점 차 이상 벌어지면서 패색이 짙어졌고, 결국 한국은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한국 여자 핸드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8강에 올랐으나, 두 대회 연속 올림픽 출전은 무산됐다.유일한 구기 종목이었던 여자 핸드볼의 탈락으로 파리 올림픽 한국 구기 종목은 그야말로 ‘전멸’이 됐다.한국이 탈락한 가운데 8강전은 노르웨이와 브라질을 비롯해 스웨덴-헝가리, 네덜란드-덴마크, 프랑스-독일 경기로 펼쳐진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4 05:48
스포츠일반

'충격' 숙적 천위페이 8강 탈락...'여제' 안세영 결승만 가면 金 보인다 [2024 파리]

이변이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을 가장 위협했던 천위페이(중국)가 예상 못한 8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6위·일본)를 세트 스코어 2-1(15-21 21-17 21-8)로 잡고 준결승에 올랐다.랭킹은 낮아도 야마구치는 난적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공식 상대 전적이 11승 13패로 안세영이 오히려 뒤처졌다. 안세영이 랭킹 1위에 오르기 전까지 세계 랭킹 정상에 있던 상대기도 했다.준결승전에서도 쉽지 않았다. 야마구치는 1세트 내내 안세영을 괴롭히며 첫 스코어를 따냈다. 코트 안으로 부는 바람에 안세영의 셔틀콕이 계속 빗나갔고, 야마구치는 노련하게 안세영의 공격들을 받아내며 차근차근 점수를 뽑았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안세영이 코트를 지배했다. '클래스'가 보였다. 안세영은 차분함을 되찾고 긴 랠리로 야마구치의 체력을 깎았다. 결국 2세트 후반부터 야마구치가 확연히 지친 모습을 보였고, 안세영은 3세트를 압도하며 가볍게 역전승을 완성했다.준결승에 오른 안세영의 상대는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8위·인도네시아)이다. 툰중은 앞서 16강전에서 안세영의 대표 팀 동료 김가은(삼성생명)을 꺾은 상대기도 하다. 경계할 부분이 많지만, 야마구치에 비해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상대전적도 안세영이 7전 전승으로 압도했다.앞으로 2승만 더하면 금메달이 가능하다. 한국 배드민턴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건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동안 없었다. 이미 세계선수권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제패한 안세영이기에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핵심은 결승 상대가 될 거로 보인다. 이변이 일어난 탓이다. 안세영과 툰중의 반대쪽 블록 4강에는 카롤리나 마린(4위·스페인)과 허빙자오(6위·중국)가 올라왔다. 허빙자오가 8강에서 꺾은 상대는 바로 천위페이다. 허빙자오보다 랭킹도 높고, 안세영과는 수 차례 만났던 '숙적'이기도 하다. 안세영이 2020 도쿄 올림픽 8강에서 패했을 때 상대도 천위페이였다. 당시 천위페이는 도쿄 대회에서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결승,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선 모두 안세영이 승리했다.그러데 그 천위페이가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천위페이와 8강에서 만나 '내전'을 펼친 허빙자오는 경기 시작 55분 만에 세트 스코어 2-0(21-16, 21-17)으로 완승을 거뒀다. 실제 준결승과 결승이 어떻게 흘러갈진 모르지만, 안세영에겐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03 20:20
스포츠일반

‘0-3 완패’ 일본축구, 스페인에 져 올림픽 8강 탈락 [2024 파리]

일본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스페인에 완패를 당하고 8강에서 탈락했다.일본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데신샤르피외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축구 남자 8강전에서 스페인에 0-3으로 졌다.일본은 앞선 조별리그에서 파라과이를 5-0으로 대파한 뒤 말리, 이스라엘도 잇따라 1-0으로 이겨 8강에 올랐지만 스페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반 11분 페르민 로페스(바르셀로나)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간 일본은 후반 28분과 41분 각각 페르민 로페스, 아벨 루이스(지로나)에게 연속 실점을 내주며 무너졌다.이날 일본은 볼 점유율에서 47%-53%, 슈팅 수에서도 9-12로 각각 열세였다. 9개의 슈팅 가운데 골문 안쪽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단 3개였다.일본은 24세 이상의 선수를 최대 세 명까지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 없이 23세 이하 선수들로만 꾸려 이번 올림픽 무대에 나섰다.와일드카드 없이도 조별리그를 3연승으로 잘 통과했지만, 강팀들만 생존한 토너먼트에서는 한계가 명확했다. 일본을 완파한 스페인뿐만 아니라 개최국 프랑스, 모로코, 이집트도 올림픽 4강에 진출했다.프랑스는 와일드카드 장필리프 마테타(크리스털 팰리스)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제압했다.또 모로코는 미국을 4-0으로, 이집트는 파라과이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겨 4강에 진출했다. 올림픽 남자 축구 4강전은 오는 6일 오전 1시 모로코와 스페인의 맞대결로 시작되고, 오전 4시에는 프랑스와 이집트가 격돌해 결승 진출팀을 가린다.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우즈베키스탄, 이라크가 출전했지만 우즈베키스탄은 1무 2패로 C조 최하위, 이라크는 1승 2패로 B조 최하위에 각각 머물러 8강에 오르진 못했다.한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8강에서 탈락해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2024.08.0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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