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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포럼] 하혜령 ESG리더 “지속가능공연, YG이기에 가능했던 철학 ”
“좋은 공연이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바란다는, 많은 이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순간이 지속가능하기를 바란다는 게 바로 지속가능공연의 핵심이죠.” YG엔터테인먼트가 ‘공연명가’ 명성에 걸맞게 지속가능공연 시대를 향한 선봉에 섰다. 그 의지를 전하는 하혜령 ESG(지속가능경영그룹) 리더의 목소리엔 진정성과 확신이 가득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올해 초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최초로 환경·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지속가능공연보고서를 발간해 화제가 됐다. 온실가스 관리, 공연 접근성 향상, 공연장 환경오염 저감 등 7대 원칙 담은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긍정적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같은 YG의 공연철학은 오는 17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그랜드볼룸에서 ‘K Makers : K를 만드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열리는 2024 K포럼에서 보다 심도 깊게 확인할 수 있다. 하혜령 리더는 파트2 ‘내 K에는 대한민국이 담겼다’에 연사로 나서 YG의 ESG 철학 및 지속가능공연보고서에 대해 소개하며 K 메이커 ‘리더’로서의 의미 있는 행보를 전할 예정이다.
“YG는 2022년 ESG경영 선포를 했습니다. ESG경영이 사회적으로 굉장히 이슈가 되는 시기이기도 했고, K팝 산업에 대한 글로벌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회사 자체도 이 산업이 더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산업으로 계속돼야 한다는 의지를 갖게 됐죠.”YG는 지난해 9월 ▲온실가스 관리 ▲공연 접근성 향상 ▲팬 인게이지먼트 ▲콘텐츠 영향력 제고 ▲공연장 안전 관리 ▲공연장 환경오염 저감 ▲지속가능공연 거버넌스로 구성된 총 7개 프레임워크를 개발, 블랙핑크 서울 앙코르 공연 전 과정을 비롯해 악뮤(AKMU)·트레저 공연 일부에 이를 적용했다. 이후 지난 3월엔 이같은 비전을 담은 ‘지속가능공연 선언문’을 발표, 7개 프레임워크에 따라 이를 본격화했다. 하 리더는 “K팝 산업에 많은 콘텐츠와 상품이 있는데 그 중 YG는 공연을 잘 하는 ‘공연명가’로 불리는 회사이기도 했고, 특히나 공연이라는 것은 다른 음악이나 영상과 달리 정말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순간의 임팩트가 굉장히 크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목소리를 내고 같은 임팩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공연’의 지속가능성을 떠올리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또 한가지는,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많이 모이는 행사다 보니 불가피하게 환경적으로나 여러가지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면도 있다”며 “환경과 사회적 영향을 생각했을 때, 안 좋은 영향은 최소화하고 좋은 메시지를 주고 좋은 공연을 만들자는 게 우리의 처음 아이디어였다”고 덧붙였다. “사실 처음부터 보고서를 내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건 아니었어요. ESG라는 표면적이거나 규제에 맞추는 걸 넘어,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고 정말 진정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죠. 이상적인 이야기를 떠나 우리 회사와 산업의 지속성에 도움 되는 활동이어야겠다 싶고, 그런 고민 끝에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공연을 생각하게 된 거죠. 공연만큼은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걸 장기적으로 확산시켜서 좋은 공연 문화를 만들어야 우리 회사뿐 아니라 산업계 전체가 오래 즐거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ESG그룹 리더에 앞서 현직 변호사로서 YG에 10년 넘게 재직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하 리더에게, ESG경영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그는 “ESG 업무를 시작할 땐 그 부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진 않았다. 법무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보니 회사의 계약 관련된 모든 것들을 보고 있었는데, 지금의 시대에 맞게 ESG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특히 이걸(ESG경영) 법무(팀)와 하고 싶어 하는 경영진의 의지가 조금 놀랍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하 리더는 “지속가능공연 프로젝트는 사실 처음 ESG를 하면서 저와 여러 제작부서, 사업부서들이 함께 만들어나간 것이라 이 업무를 맡게 되어 어떤 생각을 하게 됐다기보다는 만드는 과정 자체가 보람차고 재미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막연한 이야기이긴 해요. 처음 시작할 땐 특히 그랬죠. 과연 우리가 이걸 도식화해서 책을 낼 수 있을까? 취지도 있고 아이디어도 있지만 사람들에게 확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걱정이 있었죠. 그래도 하니까 되더라고요.”(웃음) 지속가능공연보고서에 명시된 7개 프레임워크의 구체적인 사례로는 ▲K팝 공연 최초 공연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접근성 매니저 배치 및 공연장 접근성 안내 영상 제작 ▲티켓 부정 판매 방지 조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위조 상품 단속 ▲공연 단계별 잠재적 안전 리스크 관리 ▲폐기물 및 물 사용량 관리 등의 시행 등이 있다. 이에 대한 회사 내부의 반응은 어땠을까. 하 리더는 “처음엔 유관부서들도 약간 막연하게 받아들였다. 이런 걸 해보자는 데엔 공감했지만 디테일하게 세부적인 내용을 얘기할 땐 ‘원래 하고 있던 것들’이라며 소극적인 반응도 있었다. 잘 정리해서 앞으로 개선해나갈 사항들을 도출했고, 공감대가 공유되고 실체를 알게 되니 세부 행위 하나하나에도 확신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의 반응도 신선했다. “첫 시도가 블랙핑크 고척돔 공연 당시였는데, 다들 모두가 ‘이게 뭐야?’ 했던 부분이 있었죠. 팬들이 많이 모여 있는 MD부스 같은 데 가서 ‘이거 한 번 해보세요’라며 체크리스트 영업을 하기도 했어요. 정말 팬들 한 분 한 분 붙잡고 취지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었죠. 이후 트레저 공연과 악뮤 공연에서도 했는데 굉장히 자연스럽게 참여해주셨어요. 불과 1년 사이에 이렇게 팬들에게 익숙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구나 하는 걸 느꼈고, 계속 하면 당연하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YG표 지속가능공연은 아직 업계 전반에 이같은 인식을 나누는 시점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이제 갓 첫 발을 뗀 만큼 향후 지속가능공연의 비전에 대해선 ‘길고 넓게’ 내다봤다. 하 리더는 “현장에서 계속 체크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전문가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생각하지 못한 분야에서 또 다른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지속가능공연의 세부지표를 더 확대해나가고, 지금은 온실가스를 측정하는 정도의 일을 해나가고 있다면 보다 구체적으로는 감축 단계로 들어가고 점점 발전 가능한 분야로 나아가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7.09 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