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0.191→0.324로 치솟으니 바꿀 수밖에...이승엽 감독 “1선발, 100개 이상 던졌으면”
"100개 이상 던졌으면 좋겠다."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외국인 투수 콜 어빈(31)에게 갖는 한 가지 아쉬움이다. 올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은 어빈은 총 8차례 등판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하고 있다. 6일 기준으로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13위다. 리그 최정상급 활약은 아니지만, 낯선 KBO리그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라이벌'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선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두린이(두산+어린이 팬)'에게 승리(5-2)를 선물했다. 다만 이날 어빈의 투구 수는 76개에 그쳤다. 팀이 4-1로 앞선 데다, 에이스의 어깨를 고려하면 7회 초 충분히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상황. 특별한 부상도 없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본인도 힘들어하고, (더그아웃에서 봐도) 힘이 떨어진 모습이었다"라며 "(코치진과) 상의를 통해 딱 거기서 멈출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라고 교체 사유를 설명했다.
어빈은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풀타임 활약한 왼손 투수다. MLB 통산 6시즌 동안 134경기(선발 93경기)에 등판했고,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다. 2021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10승 고지도 밟았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고생한 두산이 공들여 영입했다. 포수 양의지는 "어빈은 제구가 뛰어나고 디셉션(투구 때 공을 숨기는 동작)이 좋다. 팔 스윙이 짧아 공이 더 빠르게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반겼다. 어빈에게 따라붙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체력'이다. 어빈은 올 시즌 에이스에게 기대하는 7이닝 투구가 딱 한 차례뿐이다. 경기당 투구 수는 91.6개로 전체 21위다. 상위 20위에 외국인 투수가 13명이나 포함돼 있지만 어빈의 이름은 없다. 어빈은 선발 등판 시에 평균 6이닝을 던져, 이닝 소화력은 나쁘진 않다. 그래도 벤치 입장에선 어빈이 좀 더 많은 투구수로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길 희망한다.
어빈은 투구 수 76개를 넘기면 피안타율이 0.324(34타수 11안타)로 치솟는다. 1~75구 피안타율(0.191)보다 훨씬 높다. 벤치에서 더 많은 이닝을 맡기지 못하는 이유다. 이승엽 감독은 "투수 코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본인이 강한 악력으로 던진다고 하더라. 손에 힘이 빠지면서 공도 빨리 손으로부터 빠지는 게 (경기 후반 구위가 떨어지는 원인이) 아닌가 싶다”라고 짚었다. 가장 큰 원인을 찾았으니 이를 보완하는 과제가 주어졌다.잠실=이형석 기자
2025.05.07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