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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대전 연패 이어졌지만...'독수리 징크스' 극복한 박세웅, 다승왕 도전 걸림돌 지웠다 [IS 피플]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30)이 이글스 포비아를 극복했다. 데뷔 첫 다승왕 도전을 위해 큰 숙제를 해결했다. 박세웅은 26일 현재 8승을 거두며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전반기에만 9승을 거뒀던 2017시즌 이후 가장 빠른 페이스로 승수를 쌓고 있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12승·2017) 경신을 넘어 다승왕까지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올 시즌 소속팀 롯데는 뜨거운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오랜 시간 해결하지 못했던 한화 상대 약세도 극복했다. 박세웅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19경기(18선발) 등판한 한화전에서 단 1승(10패)에 그쳤다. 승률은 0.091. 평균자책점(7.56), 피안타율(0.340), 경기당 이닝(4와 3분의 2), 이닝당 출루허용률(1.84) 모두 개인 평균에 비해 훨씬 높았다.특히 대전 원정에서 매우 약했다. 선발 등판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8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심지어 한화의 제2구장인 청주에서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 당한 바 있다. 그런 박세웅이 올 시즌 한화전에서는 나쁘지 않은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지난달 24일 홈(사직구장) 경기에서는 6이닝 4피안타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한화전 통산 2승째였다. 지난 23일 대전 신구장(한화생명 볼파크) 등판에서는 6과 3분의 1이닝 동안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6회 말 선두 타자 노시환의 땅볼 타구를 3루수가 포구 실책을 범한 탓에 출루를 허용한 주자가 홈을 밟아 자책점이 늘었다. 타선의 득점도 2점에 그쳤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개인 9연승에 실패했고 대전 연패도 이어졌지만, 엄밀히 올 시즌 한화전 두 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내며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대전 징크스, 한화 약세를 털어낸 눈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11일 KT 위즈전,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모두 100구 이상 투구한 박세웅에게 하루 휴식을 부여했다. 원래 22일 LG 트윈스전 등판할 차례였지만, 하루 밀려 한화전에 나선 것. 2023시즌까지는 종종 일부로 한화전을 피해 등판 경기를 잡는 감독도 있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그런 이유로 등판 순번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어차피 이겨내야 할 징크스. 박세웅이 더 다부진 자세로 마운드에 오르는 데 김태형 감독의 '노빠꾸' 방침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그 어느 해보다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박세웅, 그의 질주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26 19:07
프로야구

'헤드샷 후유증' 전민재 복귀 시동...롯호준은 어떻게 되나→경쟁 시너지 기대 [IS 포커스]

8일 기준으로 KBO리그 3루타 부문 1위는 4개를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이호준(21)이다. 지난달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2회 초 타석에서 문동주를 상대로 1호 기록을 새겼고, 이튿날 한화전 9회 타석에서도 한승혁으로부터 3루타를 때려냈다.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6일 부산 SSG 랜더스전에서도 각각 1개씩 추가했다. 지난 시즌(2024)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10개를 쌓고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23시즌은 11개를 기록한 정수빈(두산 베어스)이었다. 이호준은 31경기에서 4개를 해냈다. 그것도 선발 출전보다 교체 출전이 더 많았다. 산술적으로는 3루타 10개 이상 가능하다. 2루타, 3루타,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루타는 KBO 시상 제외 부문이다. 하지만 타자의 장타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4월 내내 2루타 부문 1위를 유지해 국내팬에 설렘을 안겼다. 이호준은 이제 입단 2년 차 내야수다. 하지만 칭찬에 인색한 김태형 롯데 감독이 "수비는 우리 팀에서 가장 좋다"라고 말할 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 여기에 장타 생산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호준은 3루타는 4개, 2루타도 3개를 기록했다. 이호준은 지난달 30일부터 꾸준히 선발 출전했다. 이전까지 선발 유격수로 가장 많이 출전한 전민재가 전날(4월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상대 투수의 투심 패스트볼에 머리를 맞고 부상을 당해 이탈했기 때문이다. 전민재 역시 지난 시즌까지는 백업 선수였지만, 롯데로 이적해 치르는 첫 시즌 타격 잠재력을 드러내며 기존 주전 박승욱을 밀어냈다. 전민재는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율 0.387를 기록했다. 4월 30일 기준으로 리그 2위였다. 사구 탓에 우측 안구 전방내출혈이 있었던 전민재는 8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안과 검진을 한 결과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9일부터 퓨처스팀에서 기술 훈련에 돌입한다. 퓨처스리그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다시 1군에 합류한다. 전민재가 강한 임팩트를 보여준 건 분명하다. 하지만 그도 아직 주전 자리를 굳힌 건 아니다. 당장 2024시즌 1군 엔트리에서 한 번도 제외되지 않고 유격수를 지킨 박승욱도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로 자신의 자리를 내줬다. 이호준과 전민재의 수비력은 근소하게 이호준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반면 전민재는 이호준보다 올 시즌 훨씬 많은 경기에 출전해 4할 가까운 타율을 남기며 타격 능력을 증명했다. 사구로 이탈하기 전 보여준 기량을 이어간다고 전제하면, 전민재가 이호준보다 주전 유격수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박승욱도 언제든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는 선수다. 문규현(은퇴) 이후 2시즌 이상 붙박이로 유격수를 지킨 국내 선수가 없었던 롯데. 젊은 선수들이 주도하는 주전 경쟁이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주전 2루수·3루수도 긴장할 만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09 00:05
국가대표

이번엔 정몽규 단독 출마 없다…12년 만에 등장한 '대항마'

내년 1월 열리는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가 경쟁 체제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몽규(62) 현 회장의 4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허정무(69)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새롭게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다. 만약 정 회장 등 복수 후보가 선거에 출마하면 12년 만에 단독 후보가 아닌 경쟁 체제로 KFA 회장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허정무 전 감독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축구인들의 목소리도 대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고심 끝에 (KFA 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한국 축구의 발전과 선진 축구에 가까이 갈 수 있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자세한 출마 배경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능력 닿는 데까지 설명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허 전 감독은 당초 21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장소 섭외 문제 등으로 인해 25일로 미뤘다.아직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정몽규 현 회장의 4선 도전이 기정사실인 상황에서 새로운 후보가 등장하게 됐다. 그동안 정 회장의 거취를 둘러싼 비판 여론 속에서도 선뜻 선거에 나설 만한 후보가 없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는데, 허정무 전 감독이 정 회장의 ‘대항마’로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허정무 전 감독이 정몽규 회장 초기 1년 간 KFA 부회장직을 역임했던 이력이 있고, 1955년생으로 정 회장(1962년생)보다 더 나이가 많은 것을 두고 일부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KFA의 대대적인 쇄신을 이끌 젊고 참신한 후보를 기대했던 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적어도 정몽규 회장이 아닌 또 다른 후보가 등장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시선도 적지 않다.허정무 전 감독의 출마 선언 이후 정몽규 회장도 조만간 4선 도전 의사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크다. 거센 비판 여론에도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할 거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기 위해선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스포츠공정위 심사 안건 접수 마감일과 정몽규 회장이 KFA에 후보자 등록을 알려야 하는 마감일 모두 내달 2일이다. 만약 허정무 전 감독에 이어 정 회장도 출마 의사를 밝히면, KFA 회장 선거는 12년 만에 복수 후보가 출마해 경쟁을 펼치게 된다. 정몽규 회장이 단독으로 출마했던 지난 두 번의 선거와는 구도가 달라진다. 앞서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13년 제52대 회장 선거 당시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과 김석한 전 중등연맹 회장, 윤상현 당시 새누리당 의원 등 다른 3명과 경합을 펼쳤다. 1차 투표에선 허 회장에게 밀렸지만, 결선(2차) 투표에서 전체 대의원 24명 중 15표를 얻어 회장으로 당선됐다. 이후 제53대·54대 회장 선거엔 단독으로 출마해 경쟁 없이 재선과 3선에 잇따라 성공한 바 있다.여기에 허정무 전 감독과 정 회장 외에 또 다른 후보들도 도전을 선언할 경우, KFA 차기 회장 선거는 더욱 치열한 경합 구도로 펼쳐지게 된다. 허정무 전 감독이 물꼬를 튼 가운데 다른 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제55대 KFA 회장 선거는 다음 달 12일까지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고,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8일 투표가 진행된다. 선거인단은 KFA 대의원과 산하단체 임원, 지도자·선수·심판 등 축구인 약 200명으로 구성된다. 김명석 기자 2024.11.20 09:03
프로야구

[IS 피플] ‘초구 스트라이크 85.7%’ 우리가 알던 '대전왕자' 문동주가 돌아왔다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돌아왔다.문동주는 지난 21일 대전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올 시즌 첫 무실점 경기였다.비결은 제구력이었다. 그가 지난달 평균자책점 8.78을 기록하고 2군을 내려갔을 때도 구속이 아닌 제구 문제였다. 21일은 달랐다. 그가 던진 66구가 모두 완벽했던 건 아니지만, 초구만큼은 확실하게 잡고 갔다. 총 14타석을 상대한 가운데 초구가 12번(85.7%)에 달했다. 이날 최고 157㎞/h를 기록한 문동주에게 카운트를 선점당하면 타자는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질 낮은' 스트라이크도 아니었다. 문동주는 초구만큼은 철저히 스트라이크존 경계선 근처로 제구했다. 높낮이 구분이 확실하니 LG 타자들도 쉽사리 공략할 수 없었다. 부진하던 시기 말을 듣지 않던 커브(20일 이전 피안타율 0.385)도 이날은 완벽하게 통했다.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질 않으니 타자들이 좀처럼 직구와 타이밍이 다른 커브에 대응하지 못했다. 23일에 걸친 조정 결과였기에 뜻깊었다. 문동주는 지난달 28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10피안타(3피홈런) 9실점을 기록한 뒤 이튿날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서 바로 공을 잡지 않았다. 선수와 구단 모두 투구를 바로 재개하기에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다며 시간을 늦췄다.문동주는 지난 14일에야 처음으로 1이닝을 소화했다. 당초 18~19일 정도에 2군에서 추가 등판을 소화하려 했으나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1군 복귀 일정을 당겼다. 계획보다 빠른 복귀였는데도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문동주는 경기 후 "(복귀전이라) 긴장됐지만 긴장 안 한 척하려고 노력했다. 긴장감 덕에 좋은 피칭을 했다. 운이 잘 따른 경기라 생각한다. 아직 컨디션이 더 올라와야 한다"고 돌아봤다.2군 생활을 돌아본 문동주는 "캐치볼 30분은 기본이었다. 캐치볼 후 혼자 볼 박스를 갖다 놓고 혼자 네트 스로우도 하고 섀도 스로우도 했다. 혼자 소리도 질러보고, 공도 땅바닥에 던져봤다. 초등학교 때 배웠던 것까지 다 끄집어내며 멘털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부활은 혼자 이룬 게 아니었다. 한화 퓨처스팀이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으로 애쓴 결과였다. 문동주는 "퓨처스 이대진 감독님, 박정진 코치님, 마일영 코치님, 정우람 코치님께서 많이 신경 써주셨다. 감사하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오늘 피칭은 꿈도 꿀 수 없었다"며 "2군에서 아주 힘들었는데, 멘털이나 투구 등 모든 부분에서 잘 돌봐주셨다. 선배님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23일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준비 잘하고 올라와 다행인 것 같다"고 했다.한화는 류현진을 제외하면 선발진에 열아홉 살 황준서와 조동욱이 전부였다. 문동주가 2선발을 맡아야 할 상황. 그는 "내가 없는 사이 준서와 동욱이가 너무 잘 던져줘 고맙다. 맛있는 것 많이 사주겠다"고 웃으면서 "그동안 현진 선배님만 로테이션을 돌았다. 내가 옆에서 힘이 될 수 있도록 (남은 시즌도 내가)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 지금까지 잘 이겨 내왔다. 앞으로도 어렵겠지만 분명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2024.05.22 10:38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잉글랜드 축구에서 지적인 선수는 조롱의 대상이었다

2014년 시장조사 기관인 YouGov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35%의 미국인이 영국 영어가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이에 반해 영국 영어가 싫다고 답한 미국인은 겨우 6%였다. 많은 한국인 역시 영국 영어에 호감을 갖고 있다. 한국, 미국 등 외부인이 좋아하는 영국 영어는 영국 내의 수많은 억양 중 하나인 ‘RP(Received Pronunciation)’다. 표준 발음으로 여겨지는 RP는 ‘King 혹은 Queen’s English’, ‘BBC English(1920년대~1970년대 BBC는 RP로만 방송했다)’, ‘Posh English’, ‘Pubic school(사립학교) English’ 등으로도 불린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영국 영어(British English 혹은 English English)라고 칭하는 것은 RP다. 억양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영국 사회에서 RP의 구사 여부는 중요하다. RP를 쓰는 유명인 중에 배우로는 제레미 아이언스, 휴 그랜트, 엠마 톰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다니엘 크레이그, 틸다 스윈튼, 엠마 왓슨, 휴 로리 등이 있다. 이외에도 미스터 빈으로 알려진 로언 앳킨슨, 음악 평론가 사이먼 코웰과 보리스 존슨 전 총리 같은 보수당 정치인도 RP를 쓴다. 그렇다면 RP를 구사하는 프로축구선수는 누구일까? 필자는 많은 축구 선수와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봤지만, RP를 쓰는 이를 본 적이 없다. 확실히 하기 위해 RP를 사용했던 프로축구선수가 있었는지 검색도 해봤다. 예상했던 대로 “RP를 쓰는 유명 선수는 한 명도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실 RP와 프리미어리그(EPL) 혹은 프로축구라는 용어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전통적으로 영국 프로축구선수들의 대부분은 교육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첼시와 블랙번 등에서 뛰었던 그레임 르 소(Graeme Le Saux)는 특별한 선수였다. 그는 여러 면에서 일반적인 프로축구 선수와는 달랐다. 르 소도 RP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영국 남부지방의 선명한 억양을 구사해 RP에 가장 가까운 발음을 했던 축구 선수였다. 르 소는 또한 축구선수로서는 드물게 대학교에서 환경학을 공부한 적도 있다. 르 소는 여러 분야의 학문에도 관심이 많았다. 매우 지적인 대화가 가능했던 그는 동료 선수들이 타블로이드 신문을 볼 때, 진보 성향을 대표하는 신문 가디언을 읽었다. 그는 말을 멋지게 했고, 정론지를 읽으며 멋진 주제를 논했다. 여가 시간에는 미술관을 즐겨 찾곤 했다. 필자는 이런 차별적인 이미지의 르 소가 좋았으나, 많은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르 소가 가진 지적인 이미지는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노동자 계급의 스포츠인 축구와 그는 매치가 안 됐기 때문이다. 르 소는 부인 마리아나와의 사이에 두명의 자식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취향과 배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는 동성애자라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르 소는 2007년 출간된 자서전에서 자신의 모든 행동(패션 스타일, 음악 취향, 미술관 방문, 가디언 독자, 대학 공부)이 동성애의 증거로 쓰였다고 밝혔다. 축구장이나 훈련장에 가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는 그는 자신을 학교폭력의 희생자에 비유했다. 르 소가 당했던 사례 몇 개를 소개한다. 악몽의 시작은 웨스트 햄 팬들로부터 시작됐다. 그들은 업튼 파크에서 르 소를 향해 빌리지 피플(동성애와 관련된 세계적인 댄스 그룹)의 히트곡 ‘Go West(동성애자들의 정신적 고향인 샌프란시스코로 가자는 내용)’의 리듬에 맞춰 “Le Saux takes it up the a***(동성애자의 성행위를 의미)”를 계속해서 외쳤다고 한다.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10살에 불과한 어린이가 르 소를 향해 “You f***ing poof(동성애자를 모욕하는 단어), you take it up the a***”라고 외치자, 주변의 어른들마저도 이에 가세했다. 심지어 소속팀 첼시의 코치였던 그윈 윌리엄스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친하게 지낸 동료 폴 인스도 르 소를 poof라 불렀다고 한다. 사실 poof란 단어는 축구장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다. 하지만 동성애자로 낙인찍힌 르 소에게 사용했기에 문제가 된 것이다. 리버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공격수이자 르 소의 대표팀 동료였던 로비 파울러도 다르지 않았다. 1999년 2월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경기 중 파울러는 동성애적 표현과 언어로 르 소를 여러 번 조롱했다. 참다못한 르 소가 파울러에게 “내 가족들이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어”라고 말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르 소가 팔꿈치로 파울러를 가격했고, 둘은 몸싸움을 벌였다. 후에 파울러는 자서전에서 르 소가 “But I'm married(나는 결혼했다고)”라고 말하자, 자신은 “So was Elton John, mate(엘튼 존도 그랬어, 유명 가수이자 동성애자인 엘튼 존도 결혼한 것에 비유)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르 소는 이런 대화 자체가 없었고, 파울러가 자신을 멋지게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파울러와의 충돌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청문회와 징계 등으로 이어졌다. 그 후에도 르 소에 대한 조롱은 계속됐지만, 예전에 보였던 관중들의 악의는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르 소는 자신의 고통이 점차 사라짐을 느꼈지만, 마음의 평화는 은퇴 후에 찾아왔다고 밝혔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7.29 09:10
프로축구

[IS 피플] 2골 넣은 마사, 대전의 리그 2위 싸움 힘 실었다... 안양은 이랜드에 2-3 덜미

프로축구 K리그2(2부) 2위 싸움이 더 치열해졌다. 대전하나시티즌은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 K리그2 2022 41라운드 홈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대전은 9월 치른 5경기에서 무패(3승 2무) 행진을 달리며 FC안양과 치열한 2위 싸움을 이어갔다. 같은 날 안양은 서울 이랜드에 2-3으로 졌다. 안양(승점 63)보다 정규리그 한 경기를 덜 치른 대전(승점 64)은 2위로 올라섰다. 대전은 다음 달 광주FC, 전남 드래곤즈, 김포FC, 안산 그리너스를 차례로 만난다. 대전은 경기 휘슬이 울리기 전 2위 안양을 승점 2점 차로 추격하고 있었다. 시즌 초반 설정했던 ‘2부 우승 후 1부 자동 승격’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러나 대전은 리그 2위를 차지해 K리그1(1부) 11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한 1부 승격으로 경로를 수정했다.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기면 안양의 성적과 상관없이 2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선제 결승 골을 포함해 멀티 골을 터뜨린 공격형 미드필더 이사다 마사토시(27·일본·등록명 마사)가 대전 승리의 주역이었다. 마사는 이날 정규리그 8~9호 골을 기록했다. 지난 5월 9일 김포FC와 14라운드 홈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린 이후 140일 만에 골 맛을 봤다. 지난 3월 26일 경남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했던 마사는 이날도 경남에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경기 후 마사는 “퍼스트 터치와 상황 판단을 보완한다면 PO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10월 2일 펼쳐지는 광주와 맞대결을 대비해서 분석 영상을 보면서 실수했던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 오늘 멀티 골을 넣었지만, 오늘처럼 경기하면 안 된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부 승격을 위해 갈 길 바쁜 양 팀은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는 전술로 공세를 펼쳤다. 초반 공격 흐름은 경남이 더 좋았다. 전반 17분 경남 공격수 서재원이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시도한 오른발 슛이 대전의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24분에도 경남 특유의 빠른 공격 전개로 얻은 득점 기회에서 정충근의 슛이 대전 골키퍼 이창근의 선방에 막혔다. 마사가 경남의 공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반 30분 그는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이현식의 패스를 건네받아 왼발 슛을 시도했다. 마사가 찬 공은 낮고 빠르게 날아가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4분에도 묘기에 가까운 백 헤딩으로 윌리안(브라질)에게 패스를 건넸다. 경남 골키퍼 고동민의 선방으로 골이 되진 않았지만, 마사의 센스가 돋보였다. 마사는 전반 45분에도 득점을 기록했다. 후방에서 롱 패스를 받은 윌리안이 개인기로 골키퍼와 일대일 득점 기회를 만들어 슛을 시도했다. 고동민의 선방에 막혀 공이 옆으로 흐르자 쇄도하던 마사가 여유롭게 득점에 성공했다. 처음엔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득점이 취소됐으나,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마사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후반 24분 경남 카스트로(브라질)가 이창근과 일대일 상황에서 충돌해 넘어졌으나,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분위기가 대전으로 넘어오자 후반 43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김승섭이 오른발 슛으로 쐐기 골을 넣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9.25 17:58
프로야구

[IS 피플]독립리그 거쳐 '대전 린스컴'까지...윤산흠 "응원 듣고 뛰는 게 가장 좋아요"

전반기 혜성같이 등장했던 윤산흠(23·한화 이글스)이 후반기에도 호투를 이어갈 수 있을까. 윤산흠은 최하위로 떨어진 한화에 희망을 준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올 시즌 전반기 14경기에 등판,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했다. 경기와 이닝 수는 적지만, 불펜에서 씩씩한 투구를 펼치며 팬들의 이목을 샀다. 지난 2008~200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팀 린스컴(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을 닮은 투구 폼과 시속 149㎞까지 나오는 강속구도 팬들의 시선을 끄는 볼거리다. 가시밭길을 뚫어내고 1군에서 호투하고 있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윤산흠은 신인 드래프트 미지명 후 육성 선수로 두산 베어스로 입단 후 독립 리그 스코어본 하이에나에서 재도전을 꿈꿨던 그는 지난해 한화에 육성 선수로 입단해 1군 무대까지 밟는 데 성공했다. 지난 올스타 브레이크 때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윤산흠은 “투구폼을 만들 때 린스컴을 참고했던 건 전혀 아니다"라고 웃었다. 그는 "스코어본 하이에나에서 뛰면서 최대한 힘을 쓰는 폼을 만들고자 했다. 계속 코치님들과 상의하면서 만들어진 게 이 폼”이라며 “나처럼 체구가 작은데 잘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린스컴이라는 선수에 대해서는 물론 알고 있었다. 다만 폼은 우연의 일치다. 언론에서 워낙 많이 말씀해주셔서 린스컴과 내 폼이 닮은 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걸 한화 투수 코치는 "윤산흠은 체구가 큰 편이 아니다. 특이한 폼이긴 하지만, 코어 힘을 한 방에 폭발시킬 수 있게 연결 동작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폼"이라고 설명했다. 이 코치는 "투구 꼬임 동작을 할 때 상·하체 분리 동작인 세퍼레이션에 강점이 있다. 그래서 공을 놓는 순간까지 힘이 분산되지 않아 최대의 힘으로 강한 공을 뿌릴 수 있다"며 "순간적인 파워를 만들고, 코어 힘을 활용해 신체 대비 120%의 공을 뿌리는 투구 폼"이라고 전했다. 당당한 1군 선수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던 건 올해가 처음이다. 달콤한 휴식기 동안 휴식에만 집중했다고 전한 윤산흠은 "1군 마운드에 오르면 팬분들의 응원 소리가 계속 들린다. 그걸 들으면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았다"고 했다. 1군이라 행복한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만만치 않은 1군 타자들과 상대하는 법도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 윤산흠은 "타자들한테 절대 쉽게 승부해 들어가면 안 된다는 걸 배웠다. 최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김호령 선배님한테 자신 있게 커브를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뜨렸다. 그런데 원바운드성 공을 공략해 안타로 쳐내더라"고 감탄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보강 포인트는 제구다. 윤산흠은 “높은 볼이 너무 많았다. 원래 루틴대로 스트라이크존 안에 던지는 훈련법이 있는데, 그걸 좀 더 집중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후반기에는 홀드를 좀 더 많이 쌓아보고 싶다”고 예고했다. 이동걸 코치도 "존을 공략할 때 컨디션에 따라 공의 편차가 크다. 신체를 강하게 사용하다 보니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릴 수 있는데, 개선하려 매일 훈련 중"이라고 전했다. 이 코치는 "마운드에서 가까운 거리에 포수를 앉혀놓고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투구 훈련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 본인이 수정해야 할 부분을 이해하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는 점,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브레이크까지 보강을 마무리한 윤산흠은 후반기 첫 경기인 대전 KT 위즈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 시즌 평균자책점을 1.72로 낮췄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24 15:17
프로축구

[IS 피플] 충남아산 골키퍼 박주원 “‘잘 막는다’는 대전 팬 말씀 듣고 울컥했죠”

“대전을 이긴 기쁨은 100% 중 90% 정도예요. 10%는 다소 복잡 미묘한 감정 때문에 남겨뒀어요.” 프로축구 K리그2(2부) 충남아산은 13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끝난 대전하나시티즌과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대전의 공격을 여러 차례 막아낸 골키퍼 박주원(32)이 승리 주역이다. 경기 종료 후 일간스포츠와 연락이 닿은 박주원은 “2부 평균 연봉 최하위 충남아산에 연봉 1위 대전은 맞붙기 부담스러운 상대”라면서도 “오늘 경기를 앞두고 준비를 많이 했다. 승리가 따라줘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박주원은 신들린 선방으로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는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24분 레안드로(브라질) 이시다 마사토시(등록명 마사·일본)와 역습에 나선 대전 김승섭의 날카로운 슛을 막아냈다. 박주원은 “우리 팀 수비가 상대 팀이 좋은 위치에서 슛을 날릴 수 없게 막아준 게 결정적이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47분에는 마사의 헤딩 슛을 높이 뛰어올라 막아냈다. ‘골을 끄집어냈다’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의 슈퍼 세이브였다. 박주원은 “지난 4월 6일 경남FC와 경기에서 팀이 2-1로 앞선 상황일 때 내가 허용한 두 번째 실점과 동일한 헤딩 슛이었다. 권순형 코치님께서 피드백을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막을 준비가 돼 있었다”고 웃었다. 박주원은 2013년부터 대전에서 활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과 계약이 만료된 그는 골키퍼 경쟁에서 밀리자 충남아산으로 이적했다. 박주원은 “(대전에서 이적하는) 아쉬움은 오래 붙들고 있으면 스스로 힘들 것 같아서 마음을 빠르게 추스르려 했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선수 생활이 많이 남지 않다고 생각해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을) 결정했다”고 했다. 올 시즌 처음 상대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은 지난 4월 18일 11라운드 원정 경기(0-3 패)에서는 박주원을 기용하지 않았다. 당시 박 감독은 “박주원이 대전의 레전드여서 (선발 스쿼드에서) 뺐다”고 말했다. 박주원은 “박동혁 감독님은 관찰력이 좋으시고 섬세하시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평소와 다른 나의) 모습이 조금씩 보여 결정을 내리신 것 같더라”면서도 “다음에 경기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면 감독님의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했다. 13일 대전과 경기에서는 박주원이 선발 골키퍼 장갑을 꼈다. 박동혁 감독은 팀 내 다른 골키퍼 박한근이 직전 광주FC와 경기에서 3실점을 하자 포지션 경쟁을 위해 박주원에게 기회를 줬다. 박주원은 “경기를 앞두고 골키퍼 장갑을 끼면서 너무 많은 생각이 들까 봐 최대한 넋 놓았다. 아무 생각 없이 내 안의 복잡한 마음을 없애려고 했다”고 웃었다. 친정팀을 상대로 멋진 선방을 보인 박주원은 경기 종료 후 곧바로 대전 응원석 방향으로 몸을 향했다. 많은 추억을 함께 쌓은 대전 팬들에 인사하기 위해서였다. 박주원은 “대전에서 처음 프로 경기를 뛰었다. 당시에는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많이 부족했다. 대전에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며 “한 팬께서 웃으시며 ‘왜 이렇게 잘 막아’라고 해주셨는데, 울컥했다. (대전과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6.14 11:30
야구

[IS 대전 피플] 트레이드설 난무한 NC 상대 '2이닝 세이브' 올린 정우람

한화 마무리 투수 정우람(35)이 선두 NC를 상대로 멀티 이닝 세이브를 기록했다. 정우람은 5일 열린 대전 한화전 7-4로 앞선 8회초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실점 하며 시즌 8세이브째를 올렸다. 투구수 29개(스트라이크 17개). 지난달 31일 잠실 LG전(2이닝 1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멀티이닝 세이브를 올렸다. 투구 내용이 매끄럽진 않았다. 8회초 선두타자 노진혁에게 우전 안타, 후속 모창민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지석훈을 3루수 병살타로 잡아내 한숨을 돌렸지만 2사 3루에서 이명기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8-5로 앞선 9회초에는 2사 후 강진성을 안타, 박석민을 볼넷으로 내보내 주자가 쌓였다. 노진혁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주자를 내보내도 실점을 최소로 막는 위기관리가 돋보였다. 최근 정우람은 트레이드 얘기가 많이 돌고 있다. 불펜이 약한 선두 NC가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NC는 필승조 배재환과 마무리 투수 원종현이 동반 부진에 빠져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통산 173세이브를 기록 중인 정우람은 영입할 경우 불펜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결정적인 카드로 분류된다. 공교롭게도 이날 NC는 불펜이 3이닝 동안 8실점 하며 붕괴했다. 4-0으로 앞선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정우람의 멀티 이닝 세이브가 더 의미 있었던 이유다. 대전=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05 22:39
야구

[IS 피플] 급성장한 '대전 아이돌'이 꿈꾸는 올스타전 무대

'대전 아이돌'이 데뷔 첫 올스타전 무대를 꿈꾼다.정은원(19)은 한화가 배출한 '히트 상품'이다. 데뷔 첫 시즌이던 지난해 두각을 나타내더니 올 시즌에는 중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김태균, 하주석 등 걸출한 팀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구단 유니폼 판매 1위에 오를 정도다. 한용덕 감독은 "은원이 하는 것을 보면 놀라울 뿐이다. 지난해 풀타임을 뛴 것도 아닌데 올해 하는 걸 보면 '선수가 저렇게 잘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는 건 '별들의 무대' 출전이다. 한화는 LG·키움·KIA·NC와 함께 나눔 올스타에 속해 있다. 정은원은 박민우(NC) 정주현(LG) 안치홍(KIA) 서건창(키움)과 2루수 부문 득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포지션 득표 1위 박민우를 사정권 안에서 추격하고 있다. 처음에는 3만 표 이상 표 차이가 벌어졌지만, 점점 간격을 좁혀 1만8000표 안팎까지 따라붙었다. 그는 "처음에 주변에서 얘기를 해주셨는데 직접 (투표 현황을) 보지는 않았다. 차이가 크게 난다고 하는데 본다고 달라지는 건 아니다"고 했다.한화는 올스타전 투표에서 고전 중이다. 송광민·김태균·이성열 등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 타자는 물론이고 마무리 투수 정우람까지 1위와 작지 않은 차이가 난다. 포지션별 투표 1위를 배출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가 정은원이다. 선수도 욕심이 난다. 데뷔 2년 차에 올스타전 무대를 밟는 건 의미가 꽤 있다.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성장했다는 공식 인증을 받는 셈이다. 그는 "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경험해보고 싶다"며 "일단 후보에 올라간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쟁쟁한 선배들과) 순위권 경쟁을 하는 것도 충분히 기분 좋다"고 했다. 단순히 인기만 많은 건 아니다. 올해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296타수 88안타) 5홈런, 39타점을 기록 중이다. 전 경기 출전을 하면서 3할을 넘나드는 타격으로 팀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악재 속에서도 굳건하게 2루를 지키는 중이다. 잠시 기복을 보이는가 싶더니 곧바로 궤도에 올랐다. 정은원은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많이 신경 쓰면 경기장에서 잘되지 않는 것 같아 최대한 잊고 플레이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어쨌든 프로선수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내 임무다. 다른 이유로 핑계 삼고 싶지 않다"고 했다.감독의 극찬대로 1년 만에 꽤 큰 성장을 이뤄냈다. 선수 본인이 더 잘 안다. 정은원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타격과 주루 등 발전한 부분이 많다. 아직 목표대로 잘 흘러가고 있다"며 "매일 경기를 나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오늘 못해도 내일이 있고, 그다음도 있다. 뭘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 그 부분에선 편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완벽에 가깝게 흘러가고 있는 2019시즌. 올스타전 출전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는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벌써 반 이상을 했다는 게 신기하고 시간이 빨리 지나간 느낌"이라며 "(올스타전에) 갈 수 있다면 이왕 (포지션 투표에서) 1등 해서 가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대전=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6.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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