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변화보다 안정' 삼성전자, 3인 대표 체제 유지…반도체 초격차 힘싣기
삼성전자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이슈 속에서 경영 안정성에 중점을 둔 소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성과를 낸 리더를 수장에 앉혔다. 삼성전자는 2일 사장 승진 3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5명 규모의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포함되지 않았다. 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DS부문에서는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이정배 부사장과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최시영 부사장이 사장 승진과 동시에 각각 메모리사업부장과 Foundry사업부장으로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의 주요 특징은 가전 사업의 성장과 혁신을 이끈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핵심 사업인 반도체 비즈니스의 개발과 제조 경쟁력 강화를 이끈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함께 사업부장으로 과감히 보임해 성과주의 인사와 함께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이끌 세대 교체 인사를 실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삼성전자 창립 이래 생활가전 출신 최초의 사장 승진자다. 냉장고개발그룹장, 생활가전 개발팀장 등을 역임한 그는 무풍에어컨, 비스포크 시리즈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선보이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비스포크 냉장고는 국내 전체 냉장고 매출의 65%를 점유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가전에 소비자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다'는 취지에서 회사가 지난해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맞춤형 가전 시대에 대응해 차별화 제품을 내놓은 것이 매출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반도체 초격차 전략에 힘을 실었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DRAM설계팀장, 상품기획팀장, 품질보증실장, DRAM개발실장 등의 보직을 맡았던 DRAM 전문가다. 향후 DRAM을 비롯해 낸드플래시, 솔루션 등 전체 메모리 제품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 주력한다. 최시영 삼성전자 Foundry사업부장은 오하이오주립대 전자재료 박사 출신으로 반도체 공정개발팀장, Foundry제조기술센터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의 보직을 경험하며 반도체 공정 개발과 제조 부문의 혁신을 주도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세계 1위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2020년 3분기 삼성전자 DS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조8000억원, 5조5400억원으로 메모리반도체 단가 하락의 여파를 딛고 선방했다. 회사는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약 35조2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반도체에 집행된 예산만 약 28조9000억원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0.12.02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