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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기싸움에서 이기는 팀, 구심점과 계기

투수의 공이 등에 꽂히는 느낌이었습니다. 퍽~. 나성범(당시 NC 다이노스) 선수는 그러나 별다른 반응 없이 1루로 뛰어갔습니다. 마운드를 향해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결을 지켜보던 더그아웃의 코치진과 관계자석의 프런트에서 약간의 술렁임이 있었습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당한 쪽에선 투수의 고의성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앞선 타석에서 선배 투수의 공을 잡아당겨 담장 밖으로 넘긴 뒤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세리머니 탓이었을까요. 일단 벤치에선 그를 빼고 대주자를 넣습니다. 부상 정도를 확인하려고 교체합니다. 긴장감도 잠시, 미묘한 상황은 그렇게 끝났습니다.2012년 창단 첫 해 다이노스가 퓨처스(2군)리그를 뛸 때 이야기입니다. 그해 4월 2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찰청 야구단과의 경기를 7-1로 다이노스가 이깁니다. 그러나 경기 후 다이노스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퓨처스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인 경찰청을 맞아 완승했는데 왜일까요. 상대의 도발을 지켜보기만 한 벤치의 선수들에 대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동료를 지키기 위해 보복구를 던져야 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당시 다이노스를 이끈 초대 김경문 감독님은 ‘빈볼’에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학생야구 선수 때 큰 부상을 여러 차례 당했던 감독님은 상대를 다치게 하는 플레이는 용납하지 않는 ‘깨끗한 야구’를 강조했습니다. 코칭스태프는 얌전하게 구경꾼처럼 앉아있던 선수단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그라운드에 서있는 우리 팀 선수가 주눅이 들지 않게 벤치의 동료들이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줘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시작하는 다이노스의 젊은 피들은 그렇게 야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더그아웃은 시끌벅적해졌습니다.그래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상대 팀의 길들이기는 갈수록 매서웠으니까요. 대표적인 예로 신생팀의 간판이 된 나성범 선수 경우 그해 퓨처스 시즌 동안 33번이나 공에 맞습니다. 그가 1군 무대인 KBO리그에서 12시즌(2013~2024) 동안 기록한 몸맞는 공은 124 차례로, 시즌당 10.3회 정도였습니다. 퓨처스 레벨을 감안하더라도 첫해 신고식을 얼마나 세게 치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퓨처스 경기였지만 상대 라인업에는 프로 1군에서 몇 시즌을 뛴 선배들도 있었습니다. 신인급 선수로 구성된 다이노스는 '물정 모르는 막내' 취급을 받곤 했습니다. 다이노스의 어느 투수는 낮 경기 출장을 위해 얼굴에 바른 자외선 차단제를 경기 전에 지우라는 말을 비아냥과 함께 듣기도 했습니다. 젊은 선수들 중심을 잡을 베테랑 선수의 필요성을 현장과 구단 모두 느꼈습니다. 첫 KBO리그 진입을 앞두고 그해 말(2012년 11월) 이호준 선수를 팀의 첫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이유에는 이런 맥락도 있습니다. 든든한 형의 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동생들(다이노스 선수들)이 그냥 얻어맞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채널을 통해서라도 돌려줘야 할 메시지는 전달됐습니다. 감독이나 구단이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후 대형 FA 계약으로 들어온 양의지 선수도 비슷했습니다. 어느 주심의 콜과 판정이 오락가락하며 경기가 뒤집히려 할 때 그는 더그아웃에서 “이런 경기 지면 안돼!”라고 고함을 칩니다. 더그아웃 복도 뒤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큰 소리였습니다. 정신이 번쩍 든 동료 선수들은 경기를 잡아냅니다. ‘좋은 선수’는 몸값을 떠나 책임감을 갖고 동료들이 힘들어 할 때 자신이 구심점이 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곤 합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도 비슷합니다. 현지 미디어에서는 “마침내 길거리 싸움 (street fight)을 이겼다”는 식의 평가가 있었습니다. 때론 거칠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팀 분위기를 바꾸며 응집력을 발휘하는 다저스가 됐다는 겁니다. 고비에서 얌전하게 물러나는 그런 팀이 더이상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요즘 팀 빌딩에 대해 일반 조직에서 강의를 할 때가 있는데 이런 내용들을 소개하곤 합니다.강팀은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캐릭터의 조합으로, 어떤 계기를 맞아 함께 싸워 나가면서 내부의 기운을 쌓아 갑니다. 그런 팀을 지켜보는 건 팬으로서 즐겁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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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투자’가 올려놓은 기대치, 떨어진 ‘고점’…"이승엽 나가"의 현실 [IS 포커스]

두산 베어스가 '투자의 늪'에 빠졌다.두산은 지난 3일 열린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0-1로 패배했다. 1차전에서도 0-4로 패한 두산은 이로써 사상 최초로 WC 업셋을 허용한 정규시즌 4위 팀이 됐다.경기가 끝난 후 서울 잠실구장 입구 앞에 모인 두산 팬들은 "이승엽 나가"를 2시간 동안 외쳤다. 이승엽 두산 감독을 조롱하는 뜻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응원가 '엘도라도'나 이 감독의 선수 시절 응원가를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이승엽 감독이 비판에 휘말린 건 올 시즌 변함없었던 스타일 때문이다. 그는 첫해(2023년)부터 작전 위주의 스몰볼을 선호했고, 영건 중심으로 꾸려진 불펜진을 빠르게 교체하는 전략을 선호했다. 이는 득점 감소, 일부 불펜 투수들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홈 최종전에서 등장했던 야유는 올 시즌에도 빈번하게 되풀이됐다. 결국 "이승엽 나가"로 정점을 찍었다. 사실 이건 예견된 비극에 가깝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 세 차례 우승했던 두산은 이승엽 감독 선임과 함께 '역대급 투자'를 이어갔다. 이 감독 부임 직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허경민, 정수빈, 김재환을 잔류시켰다. 부임 후에도 양의지, 양석환, 홍건희와 계약했다. 6명에게 안긴 계약 총액은 510억 5000만원에 달한다. 두산은 전성기 시절 이종욱·손시헌·양의지(1차 FA)·오재일·최주환·박건우 등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 감독 선임 후엔 양의지로 대체한 박세혁 1명만 놓쳤다.과감한 투자에 비례해 기대치가 높아졌다. 그러나 경기력은 계속 떨어졌다. KBO리그에서는 8년 이상(고졸 선수 기준) 자격 요건을 채워야 FA가 된다. 군 복무까지 고려하면 서른 살을 넘기는 나이다. 더군다나 두산이 고액 연봉을 안긴 선수들은 2군에서 육성과 경쟁을 거쳐 뒤늦게 1군에 데뷔한 이들이다. 대부분 30대 중반의 이들은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수록 기량이 떨어지는 현상)를 그리며 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이었다. 두산의 현실은 WC 결정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구위가 뛰어난 KT 외국인 투수들을 상대로 베테랑 타자들은 힘에서 밀렸다. 이들 중 장타(1차전 2루타 1개)와 멀티 히트(2차전 2안타)를 기록한 건 허경민뿐이었다. 중심타선에서 김재환과 양석환은 타점을 하나도 올리지 못했다. 최고액 연봉자 양의지는 시즌 말 당한 왼쪽 쇄골 염증이 낫지 않아 한 타석도 서지 못하고 팀 패배를 지켜봤다.다른 대책을 찾기도 당장은 쉽지 않다. 고액 연봉 선수들로 가득 찬 1군 엔트리는 적어도 2~3년 안에 바꾸기 어렵다. 수백억 원 연봉을 지출하는 동안 미래를 위해 당장의 승리를 포기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1군 경험을 갖춘 중견 백업 야수들은 전반기 오재원 대리 처방 사건에 연루돼 복귀가 난망한 상태다. 단 1명으로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특급 유망주도 당장은 찾아보기 어렵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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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트할 때는 부담" 'ERA 2.49' 우규민 안 냈던 KT, 승부처를 잃었다 [준PO 2]

"타이트할 때 내기엔 (선수와 벤치 모두) 서로 부담이 간다."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우규민(39)에게 중책을 맡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 2차전 역전의 가능성을 크게 잃었다.KT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LG 트윈스와 맞대결을 치르는 중이다.8회 초 시점에서 KT에 패색이 짙다. 6회 말 내준 석 점 탓이다. 이날 KT는 2회와 3회 각각 한 점씩 내며 2-0으로 먼저 달아났다. 하지만 3회 말 엄상백이 동점을 내줬고, 곧이어 4회 말에도 2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그래도 2점 차라면 충분히 희망이 있었다. 지난 1일 5위 결정전부터 연달아 일정을 소화 중이던 KT다. 아무리 큰 경기라 해도 2점 열세에서 필승조를 쓸 순 없었다. 전날 투구했고, 연투가 불가능한 소형준도 나올 수 없었다. 이강철 감독은 주권, 이상동, 그리고 앞서 2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때 멀티 이닝을 소화한 손동현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선택은 성공했다 보기 어려웠다. 주권은 무실점으로 막긴 했으나 볼넷과 2피안타(2루타 1개)를 맞았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홈 보살, 이상동의 구원으로 실점이 없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들만으론 긴 이닝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6회 대량 실점이 터졌다. 이상동이 선두 타자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줬고, 손동현이 불을 끄러 나왔으나 박해민의 희생 번트 때 실책을 범했다. 홍창기를 걸러 봤지만, 결국 신민재에게 싹쓸이 적시타를 내줬다. 좌익수 김민혁의 실책까지 더해졌다.불펜 투수들이 줄줄이 흔들리는 동안 생각났던 이름이 있다. 바로 우규민이다. 우규민은 올 시즌 45경기에 등판, 4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한 자원이다. 세이브와 홀드는 적지만 김민, 박영현을 제외하면 KT 구원 투수 중 가장 공헌도가 컸다.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우규민에게 중책을 맡기지 않았다. 5위 결정전,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PO 1차전 모두 그를 꺼내지 않고 선발 자원과 다른 필승조 2명을 돌려써 뒷문을 잠갔다. 6일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이에 대해 "규민이가 LG전 성적도 제일 좋은 편인데, 상대 왼손 타자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언제든 (등판은) 괜찮지만, 점수 차가 여유있을 때는 규민이 같은 스타일이 좋다. 볼넷이 없다"면서도 "타이트할 때는 서로 부담이 간다. 그래서 원래 쓰던 선수들을 쓰다가 점수 차가 좀 나면 올리려고 한다"고 했다.우규민은 결국 이강철 감독이 예고한 그 상황에 등판했다. 점수 차가 5점으로 벌어져 패색이 짙어진 후에야 등판한 그는 6회 말 남은 아웃 카운트 2개를 단 7구로 가볍게 잡아냈다. 이어 7회 말에도 올라와 베테랑 오지환과 김현수를 잡았다. 140㎞/h가 넘는 공은 단 2구뿐이었고 대부분 130㎞/h 초반대 커터, 120㎞/h 이하의 커브였으나 예리한 제구로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이강철 감독의 말처럼 부담이 적은 상황이라 호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규민이 기록한 1과 3분의 2이닝 노히트 1볼넷 1탈삼진 투구가 보다 빨리 이뤄졌다면 경기 흐름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추격이 이뤄졌다면 그 뒤엔 박영현이 있었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이강철 감독이 누구보다도 가치 있게 여기는 포스트시즌 1승의 가능성이 그렇게 희박해졌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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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볼 히터' 레이예스, 꿈의 200안타 보인다···서건창도 넘을까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30)가 KBO리그 데뷔 시즌에 역사적인 도전을 한다. 레이예스는 지난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레이예스의 올 시즌 안타는 191개까지 늘어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레이예스는 95만 달러(12억7000만원)에 롯데와 계약했다. 당시 그를 영입했던 롯데 관계자는 "레이예스는 배드볼히터(Bad-ball hitter, 나쁜 공에도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스타일)"라고 평가했다. 레이예스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총 39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4 16홈런 107타점을 올린 스위치히터다. MLB 시절 볼넷-삼진 비율이 49개-287개로 좋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221볼넷-538삼진으로 비슷했다. 다만 롯데 관계자는 "간결한 스윙을 바탕으로 한 콘택트 능력은 나쁘지 않다. KBO리그에서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레이예스의 성적은 기대 이상으로 좋다.레이예스는 롯데의 복덩이다. 19일 기준으로 리그 최다 안타 1위, 타율 2위(0.354)에 올라 있다. 최다 안타 부문에서 2위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185개)에 6개 차 앞서 있다. 타율은 기예르모 에레디아(0.362)에 이은 2위다. 남은 경기 레이예스의 200안타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레이예스는 외국인 타자 최초로 시즌 200안타를 노린다. 두산 베어스 출신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2019년 197안타, 2020년 199안타를 때려낸 게 종전 최다 기록이다.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서건창(현 KIA 타이거즈)이 때린 201안타(팀당 128경기 체제)가 리그 최다 기록이다. 현재 레이예스는 산술적으로 202안타(144경기 체제)까지 가능한 페이스다. 레이예스는 올 시즌 볼넷(43개)-삼진(77개) 비율도 개선했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할 만큼 꾸준하다는 점도 대기록 도전이 가능한 배경이다. 그의 월간 최저 타율은 0.300(8월)이었다. 하지만 이달 타율 0.390(59타수 23안타)로 반등하고 있다. 최근 5경기 중 세 번이나 3안타 경기를 했다. 이런 페이스를 이어나간다면 202안타까지 가능하다. 서건창이 갖고 있는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그는 "오프시즌 준비를 잘했다. 그러나 풀타임을 뛰는 건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 남은 경기에서도 매 경기 100%로 뛰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9.20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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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독이 우승 원동력" 내부 승격 1981년생 이범호 카드, 호랑이 혈을 뚫다

"내버려두면 그냥 '예, 예'하는 스타일인데 건드려주면 그걸 좋아해서 (내버려둘 때보다) 자꾸 하려고 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계속 푸시하고 건드려 주려고 노력한다."이범호(43) KIA 타이거즈 감독이 지난달 유격수 박찬호(29)를 두고 한 말이다.지난 2월, 구단 제11대 사령탑에 오른 이범호 감독은 작지 않은 편견과 싸워야 했다. 1981년생으로 '프로야구 사상 첫 1980년대생 감독' 타이틀을 달았지만, 어수선한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KIA는 전임 김종국 감독이 후원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영장실질심사(피의자 심문)를 받는 등 내홍을 겪고 있었다. 스프링캠프 시작을 코앞에 둔 시점에 김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그의 자리를 이어받은 게 바로 이 감독이었다.당시 심재학 KIA 단장은 "시즌 개막(3월 23일)까지 40일 정도 남았다. 이범호 코치(타격)가 선수들과 케미(호흡)가 잘 맞으면서 지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KIA는 감독 면접을 이범호 코치 단 한 명만 진행했다. 2019년 KIA에서 은퇴식을 치른 이범호 감독은 퓨처스(2군)리그 감독과 1군 타격 코치 등을 두루 거친 '내부자'였다. 구단은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박찬호 사용법'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이범호 감독의 선수단 이해도는 적재적소 빛을 발했다.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으면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던 에이스 양현종을 과감하게 교체(7월 17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한 뒤 낙담한 선수를 더그아웃에서 백허그한 건 웬만한 신뢰 없이 연출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선수들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격의 없는 '형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권위를 내려놓은, 이른바 '노련한 MZ(밀레니얼+Z세대) 감독'이었다.선수단을 잘 파악하고 있으니 '용병술'도 힘을 발휘했다. 이범호 감독은 프로 3년 차로 '미완의 대기'였던 김도영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했다. 리그 최다 실책으로 고개 숙일 때도 "좋은 능력을 갖췄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옹호했다. 이밖에 왼손 불펜 곽도규, 백업 포수 한준수, 5선발 황동하 등 자리 잡지 못한 2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중용했다. 폭넓은 선수 기용은 두꺼운 뎁스(선수층)로 연결됐다. 이는 부상자가 속출한 한여름, KIA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배경이었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젊은 감독이 KIA의 우승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김도영이나 곽도규·정해영처럼 어린 선수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역량을 100% 펼치기 쉽지 않은데 가진 실력을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 영향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희상 위원은 "베테랑 나성범과 박찬호 같은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따르니까 팀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며 "젊은 선수들은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예측이 불가능한데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능력을 끌어낸) 감독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범호 감독은 리그 역대 두 번째로 젊은 나이(42세 9개월 23일)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3월 취임식에서 '웃음꽃 피는 야구'를 언급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즐겁게 야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6개월 뒤 이 감독은 웃음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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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후 장타 2개 펑펑, 삼성에 영웅이 돌아온다 [IS 인천]

삼성 라이온즈의 '영웅'이 돌아온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김영웅의 복귀 일정을 알렸다. 김영웅은 이날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2024 KBO 메디힐 퓨처스리그 상무 야구단과의 홈 경기에 2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전날(13일) 치른 상무전에서 무안타에 그친 김영웅은 두 번째 날 2안타를 때려냈다. 1회 말 첫 타석부터 2루타를 때려낸 김영웅은 3회 1사 1, 2루에서도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6회 말 세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난 김영웅은 7회 시작과 함께 양우현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2루타 장타만 2개를 때려냈다. 지난 8월 오른쪽 어깨 염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김영웅의 복귀 시계도 앞당겨졌다. 같은 날 박진만 감독은 "오늘 (2군) 경기 끝나고 몸 상태가 괜찮으면 내일(15일) 합류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김영웅은 올 시즌 1군 117경기에서 타율 0.257(428타수 110안타) 25홈런 72타점 61득점, 장타율(0.481)과 출루율(0.324)을 합친 OPS 0.805를 기록했다. 프로 3년차인 올해 첫 20홈런을 때려냈다. 현재 구자욱(28개)에 이어 팀내 홈런 2위(25개)에 오를 정도로 잠재력을 폭발했다. 과거 박 감독은 "김영웅은 칭찬할수록 더 펄펄 나는 스타일이다. 시즌 초반에 자신 있게 치고 오라고 이야기를 한 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다. 시즌을 치르면서 자신의 약점도 잘 대처해 나가고 있다. 최고의 3루수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라며 그를 응원한 바 있다. 삼성은 올 시즌 16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이 한 시즌 150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 올린 건 왕조(2011~2015년) 막바지였던 2015년(176개)이 마지막이었다. 올 시즌 만개한 김영웅이 진기록에 힘을 보태고 있는 가운데, 김영웅의 복귀로 삼성의 타선이 더 무서워질 전망이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4.09.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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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km 빈자리 채우러 136km 장민재 왔다 [IS 인천]

한화 이글스가 '파이어볼러' 문동주(21)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피네스 피처' 장민재(34)를 불렀다.한화는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오른손 투수 한승주를 말소한 뒤 장민재를 등록했다. 장민재로서는 6월 16일 이후 85일 만의 1군 복귀다. 그는 지난 2009년 입단해 올해로 프로 16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307경기 35승 54패 4홀드 평균자책점 5.15.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하지만 한화는 지금 장민재의 활약이 절실하다. 문동주의 공백으로 선발진 결원이 생겨서다. 지난해 신인왕을 수상한 문동주는 올 시즌 전반기 부진(3승 6패 평균자책점 6.92)을 딛고 후반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호투 중이었다.그런데 문동주가 지난 3일 두산 베어스전 등판 이후 어깨 피로감을 호소했고 결국 8일 등판을 취소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향후 출전 일정에 대해서도 "모르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5선발이 없어 류현진-라이언 와이스-하이메 바리아에게 나흘 휴식을 준 바 있는 한화로서는 문동주마저 빠지면 로테이션 구성이 어려워진다. 당장 4~5선발 없이 치른 7~8일 LG 트윈스전 두 경기에서 23점을 내주고 대패했다.문동주만큼은 아니어도 누군가는 빈자리를 채워야 잔여 시즌을 버틸 수 있다. 장민재는 최고 160㎞/h를 던지는 문동주와 달리 평균 구속 130㎞/h대 중반을 기록하는 기교파 투수다. 하지만 현재 한화가 보유한 2군 투수 자원 중 가장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2022년 32경기(선발 25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3.55로 호투했다. 포크볼 비중을 높여 구속 약점을 극복한 그는 시즌 중 선발진에 들어가 그해 마지막까지 로테이션을 지켰다. 올해도 2군에선 14경기(선발 10경기)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최근 3경기에선 14이닝을 소화, 1군 선발 준비도 마쳤다.지난해 부진 후 분전을 다짐했던 장민재로서는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다. 2023년 평균자책점 4.83으로 흔들린 그는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을 때 낮은 금액(2+1년 총액 8억원)에 서명하고 한화에 잔류했다. 당시 그는 "매년 피칭 스타일을 바꾸며 버텼다. 2023년에는 변할 때가 됐는데 (2022년 성공한) 기존 스타일을 너무 믿고 버텼다. 그러니 시즌 중반 이후 힘들어지더라"며 "내가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공을 던져야 할지는 잘 안다. 팀에 도움이 되게끔 던지는 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한화는 13일 또는 14일 장민재를 선발 혹은 롱 릴리프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말했던 '팀에 도움이 필요할 때'다. 김경문 감독은 10일 취재진과 만나 "장민재의 역할을 정해놓진 않았다. 팀에 맞게 쓰겠다"며 "(13~14일 경기에 대한) 구상은 없다. 오늘 경기만 신경쓰겠다. 시즌 막바지이니 당면한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했다.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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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뽑은 테임즈, 베이스 뽑고 싶은 김도영 [IS 포커스]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베이스를 뽑아 드는 역대급 세리머니를 해낼 수 있을까.김도영은 지난 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친 뒤 2015년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의 '베이스 세리머니'를 회상했다. 당시 46홈런-39도루를 기록 중이던 테임즈는 10월 2일 인천 원정에서 도루를 성공, KBO리그 사상 첫 40(홈런)-40(도루) 금자탑을 쌓았다. 2루에 도달한 그는 베이스를 뽑아 흔드는 세리머니로 대기록을 자축했다. 당시 테임즈는 "홈런을 치고도 세리머니를 크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베이스 뽑는 건 (도루) 38, 39개를 넘을 때 동료들의 권유가 있었다"라며 "확실히 마음을 못 정했었는데 2루에 갔을 때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김도영이 '베이스 세리머니'를 언급한 건 테임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 40-40 기록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김도영의 시즌 성적은 9일 기준으로 35홈런-38도루. KIA의 잔여 경기(14경기)를 고려하면 40-40 달성이 쉽지 않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 현재 페이스라면 홈런과 도루를 각각 3~4개씩 추가할 전망. 시즌 후반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발휘한다면 국내 선수로는 사상 첫 대업을 해낼 수 있다. 김도영은 "(테임즈가) 40도루 때 2루에서 베이스를 뽑는 장면이 생각난다. 정말 멋있었고, 나도 기회 된다면 40도루를 해서 그렇게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도영이 홈런과 도루를 추가할수록 KIA 프런트도 바빠질 전망이다. 9년 전 NC 프런트는 테임즈의 40-40 세리머니를 대비해 여러 구단에 사전 연락을 했다. 당시 NC 구단 관계자는 "테임즈가 기록을 세웠을 경우 세리머니를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앞선 LG 트윈스전(10월1일)부터 상대 구단 운영팀과 코칭스태프에 양해를 구해왔다"고 귀띔했다. NC는 2루에 성공한 베이스는 물론이고 경기에 사용한 모든 베이스를 구단이 가져가는 걸로 동의를 구한 뒤 새 베이스를 전달하기도 했다. 해당 기념 베이스는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보관 중이다.김도영은 지난 4월 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을 시작으로 역대 5번째 전반기 20-20 클럽,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30 클럽, 역대 최연소 선점·최소 경기 100득점, 역대 두 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 등을 해냈다. 여러 기록을 갈아치우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성큼 다가선 상황. 이어 김도영은 9일 키움전에서 역대 최연소 시즌 100득점-100타점 달성과 함께 역대 세 번째 시즌 타율 0.300-30홈런-30도루-100득점-100타점 대기록을 해냈다.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에 도전하는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NC)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40-40은 달성만 한다면 MVP 시즌의 정점을 찍는 마침표가 될 전망이다. 과연 김도영이 베이스를 뽑아 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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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공식 굿즈 판매점 KBO STORE 정식 오픈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굿즈 공식 판매점 'KBO STORE' 1호점을 정식 오픈했다.KBO는 기존 굿즈 공식 판매 브랜드였던 오피스디포의 기존 신사논현점을 새단장한 KBO STORE 1호점을 9일 정식 오픈했다.KBO STORE에서는 오피스디포가 직접 제작하는 다양한 KBO 로고 활용 굿즈뿐 아니라, KBO리그 각 구단의 유니폼과 굿즈까지도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KBO는 굿즈 판매 외에도 체험 공간도 새로 마련했다. KBO는 "팬들이 쉽게 경험해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의 라커룸을 포토존으로 재현하여 구성했다. 20일부터는 직접 피칭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피칭존' 등 야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KBO STORE를 찾은 야구팬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KBO STORE는 지난 8월 23일 가오픈돼 미리 팬들을 만난 바 있다. 가오픈 이후 약 보름간 2만여 명의 방문객이 KBO STORE를 찾는 등 흥행을 기록했다. KBO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더욱 다양한 KBO 및 구단 상품을 이번 정식 개장에 맞춰 준비했다.한편 오픈을 기념하기 위해 오늘(9일) 허구연 KBO 총재,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 전준호 해설위원, 이대형 해설위원이 현장에 참석해 사인식, 마킹 체험 및 팬들과 함께 사진 촬영 이벤트를 진행했다.KBO는 "KBO와 오피스디포는 이후에도 KBO리그가 스포츠 종목을 뛰어넘는 문화 콘텐츠로서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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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돌려" 영웅의 곁엔 '영웅들'이 있다

"당당하게 돌려."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영웅(21)은 올 시즌 팀의 명실상부한 '영웅'이다. 117경기에 나서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25개의 아치를 그려냈고, 72타점(팀 내 3위)을 쓸어 담으며 중심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풀타임 시즌이 올해가 처음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대단한 성과다. 2022년 데뷔한 그는 지난 2년 동안 68경기에 그쳤다. 다만 그에게도 아쉬운 성적이 있다. 삼진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그는 올 시즌 44개의 사사구(볼넷 41개)를 걸러내는 동안 삼진을 무려 147차례나 당했다. 리그에서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헛스윙 비율도 17.4%(리그 공동 1위)로 높다. 공격적으로 스윙은 하지만 선구안이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그는 홈런 스윙을 멈추지 않는다. '영웅들'의 지원사격이 있기 때문이다. 키움 히어로즈 출신 이택근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 13일 KT 위즈전 수훈선수 방송 인터뷰에서 김영웅에게 "(부진한) 콘택트 비율과 삼진율을 개선하고 싶은 생각이 없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영웅이 "(많은 홈런을 치고 있는데) 그것까지 신경을 쓰면 어렵다"라며 뚝심 있는 답변을 하자, 이 위원은 "지금처럼 타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 가지를 다 잡으려 하면 지금의 홈런이 안 나올 수 있다. 콘택트 비율은 경험 쌓일 수록 올라갈 거니까 화이팅하길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홈런왕' 출신 박병호의 응원은 더욱 값졌다. 박병호 역시 '영웅 군단' 출신 선수. "김영웅과 여러 어린 선수들이 전반기 팀을 잘 이끈 덕분에 지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말한 박병호는 "특히 (김)영웅이가 올해 보여준 펀치력은 대단하다.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모를 만큼 뛰어나다"며 "조금 더 당당하게 돌렸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박병호 역시 거포 홈런왕답게 삼진 비율이 통산 25.2%에 달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는 스윙으로 뚝심 있게 돌린 덕분에 여섯 번째 홈런왕과 KBO리그 400홈런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김영웅도 자신과 비슷한 절차를 밟았으면 하는 바람에 뜻깊은 격려의 한마디를 남겼다. 사실 김영웅의 뚝심은 이전부터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시즌 전 김영웅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배트를 짧게 잡는 건 어떤가"라는 감독의 제안을 받았지만, 비시즌 동안 준비한 게 있다며 배트를 길게 잡는 것을 고집한 바 있다. '거포 유망주'라 불렸던 고등학교 시절 폼으로 돌아가 부활을 꾀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김영웅은 그 고집으로 20홈런 거포 반열에 올랐다. 어느덧 타 팀 주전 선수도 인정하는 '거포 3루수'가 됐다. LG 트윈스 내야수 문보경도 "김영웅을 보면서 '삼진을 당하더라도 저렇게 내 스윙으로 쳐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스윙이 정말 롤 모델로 삼고 싶은 정도로 멋있었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국민 유격수' 박진만 삼성 감독도 그의 뚝심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시즌 전 배트를 길게 잡겠다는 김영웅의 단호한 모습에 놀랐다"는 박 감독은 "김영웅은 칭찬할수록 더 펄펄 나는 스타일이다. 시즌 초반에 자신 있게 치고 오라고 이야기를 한 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다. 시즌을 치르면서 자신의 약점도 잘 대처해 나가고 있다. 최고의 3루수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라며 그를 응원했다. 현재 김영웅은 오른쪽 어깨 염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리그 팀홈런 1위인 삼성이 더 무서워질 전망이다. 윤승재 기자 2024.09.0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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