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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도루보다 강렬했던 리터치→3루 쇄도...간절한 김혜성 '주루 경쟁력' 어필

김혜성(26·LA 다저스)이 다시 한번 주루 능력을 보여주며 '대주자 요원' 가치를 증명했다. 김혜성은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5회 말 대주자로 출전, 누상에서는 도루 1개를 추가하고 타석에서는 총알 같은 타구로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개막 엔트리 진입일 두고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시범경기 초반과 비교해 훨씬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현재 김혜성은 벤치 멤버로 26일 로스터 진입을 노려야 한다. 김혜성이 다저스행을 발표한 직후에도 주전보다는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 가치가 부각됐다. 김혜성은 11일 애리조나전 7회 타석에서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타구 속도는 103.4마일(166.4㎞/h). 시범경기 내내 나오지 않았던 정타가 비로소 터졌다. 10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 2타점 적시타에 이어 2경기 연속 안타였다. 안타만큼 돋보인 건 김혜성의 발이었다. 그는 5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대주자로 나선 뒤 맥스 먼시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애리조나 포수는 2023시즌 도루저지율 38.6%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NL) 포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가르리엘 모레노였다. 사실 김혜성이 모레노를 뚫고 도루를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다. 모레노는 투수 리스더 소사의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송구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김혜성의 주력을 알고 경계하다가 펌블을 범했을 수도 있다. 김혜성의 진가는 다음 장면에서 드러났다. 2루를 밟은 그는 윌 스미스가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된 상황에서 리터치 뒤 3루로 쇄도해 걸어서 진루에 성공했다. 타구가 워닝 트랙까지 뻗은 건 아니었지만, 애리조나 좌익수 케빈 그라함의 포구 자세를 본 뒤 송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3루로 달렸다. 김혜성은 지난 6일 LA 에인절스전 9회 초 2사 2루에서 파이어볼러 벤 조이스를 상대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타구 속도가 느린 편이 아니었지만, 에인절스 2루수 크리스티안 무어가 민첩하게 대처하지 않았고, 김혜성은 송구보다 먼저 1루를 밟았다. 야수 예상보다 타자주자 발이 더 빨랐던 것. 김혜성은 7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는 시범경기 첫 도루를 성공했다. 그의 손이 2루에 닿은 뒤에야 포수의 송구가 당도했다. 다저스엔 도루할 선수가 없다. 지난 시즌 59개를 기록한 오타니 쇼헤이는 투수 겸업을 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어깨 수술을 받기도 했다. 김혜성은 KBO리그 도루왕 출신이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나선 시범경기에서 타격엔 의구심을 줬지만, 주루 능력은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개막 엔트리 진입 여부를 떠나 김혜성의 강점은 다저스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12 07:47
프로야구

FA까지 미룬 세이브왕의 절치부심 "자존심 많이 상했다" [IS 인터뷰]

"솔직히 자존심 많이 상했다."2023시즌 KBO리그 구원왕 출신 서진용(33·SSG 랜더스)이 2024시즌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그는 "너무 아쉽기도 했고, 결과가 안 좋았다. (지난해는 부상을) 회복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서진용은 2023년 11월 수술대에 올랐다. 그해 개인 첫 구원왕(42세이브)에 올랐으나, 오른 팔꿈치가 고장났다. 5년 연속 60이닝을 소화하며 누적된 피로가 통증을 유발했다. 통증의 원인인 팔꿈치 뼛조각을 제거했는데 회복이 더뎠다.서진용은 결국 지난해 4월 말 1군에 지각 등록할 수밖에 없었다. 복귀 후에는 구속이 오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월 초 타구에 손등을 맞았다. 6월 초 다시 돌아왔으나, 들쭉날쭉한 투구가 반복됐다. 시즌 성적은 51경기 평균자책점 5.55. 그를 대신해 마무리 투수는 후배 조병현(23)이 맡았다. 서진용은 "뼛조각만 제거한 게 아니라 깨져 있던 (팔꿈치) 후방의 뼈를 깎아 내기도 했다.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후반기에는 괜찮아질 거로 생각했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보다 당연히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올 시즌엔) 대체 마무리 투수로도 거론되지 않아 자존심도 상한다"며 "필승조 역할로 홀드를 많이 챙기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덧붙였다.서진용은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1년 재수'를 선택한 그는 "성적이 안 좋기도 했고, 팀에 일단 남고 싶었다. 그런데 (함께 FA로 풀린) 최정 형이나 노경은 형을 잡아야 하는 게 중요해 샐러리캡(경쟁균형세) 때문에 많은 돈을 못 받을 거 같았다. 올해 잘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지난겨울 최정은 4년, 총액 110억원, 노경은은 2+1년, 최대 25억원에 잔류했다. 샐러리캡이 턱밑까지 차오른 SSG 사정을 고려하면 서진용이 FA 권리를 행사하더라도 좋은 조건을 제시받기 어려웠다. 그는 "불펜이 필요한 팀들이 많으니, (FA 권리 행사를 미룬 걸)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서진용은 1군 통산 84홀드 88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리그 역대 100홀드-100세이브를 해낸 건 정우람(은퇴·198세이브 145홀드) 정대현(은퇴·106세이브 121홀드) 둘뿐이다. 서진용은 "던지면 던질수록 좋아지고 있다. 오른손 투수로 통산 800경기 이상 소화(역대 6명, 오른손 2명)한 게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그 기록(서진용 현재 521경기)도 내가 깨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3.12 07:01
메이저리그

'양키스 초비상'→4700억원 에이스 "토미존 소견 받았다"...대체자로 KBO MVP? 아니면 2022년 CY?

우려가 점점 현실로 바뀌는 분위기다.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35)이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과거 신시내티 레즈, 워싱턴 내셔널스 단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디애슬레틱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짐 보든은 10일(한국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콜은 토미존 서저리를 권유받았다. 하지만 콜 측은 진단에 대한 2차 소견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콜은 지난 7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등판했으나 2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등판을 마친 그는 집에 돌아가 팔꿈치 이상을 느꼈고 이에 대해 "통증이 점점 더 심해졌다.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고 전했다.콜은 병원으로 가 통증 부위를 촬영했고, 1차 소견을 받았다. 부위가 부위인 만큼 신중히 접근하기 위해 2차 소견을 기다리는 중이다. 콜은 1차 소견 결과를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2차 소견을 기다리면서 "여전히 희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1차 소견 결과가 부정적이라는 걸 암시했고, 보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 내용이 토미존 서저리인 걸로 보인다. 콜의 부상은 양키스 팀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사건이다. 지난 2019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콜은 양키스와 9년 3억 2400만 달러(4708억원)에 계약했다. 투수로는 MLB 역사상 첫 3억 달러 계약이었다. 콜은 이후 2020년부터 꾸준히 양키스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2023년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도 수상했다.콜이 이탈할 경우 공백도 그만큼 크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했다.양키스는 일단 시즌 전 선발 로테이션을 보강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에이스급 투수였던 맥스 프리드를 왼손 투수 역대 최고액인 8년 2억 1800만 달러에 영입했다. 또 2023년 영입한 왼손 투수 카를로스 로돈도 지난해 16승 9패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콜에 앞서 지난해 신인왕인 루이스 길도 옆구리 부상으로 시즌 초 이탈한다. 선발진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 콜은 이미 지난해에도 비슷한 과정을 겪은 바 있다. 당시엔 수술을 받지 않았다. 3월 오른쪽 팔꿈치 염증을 확인한 콜은 수술 없이 회복에 집중해 6월 복귀했다. 하지만 1년 뒤에도 같은 소견이 나올 지는 알 수 없다.콜의 나이도 회복 후 추세를 장담할 수 없게 한다. 1990년생인 콜은 만약 토미존 서저리를 받을 경우 1년 반, 길게는 2년 간 마운드에 돌아올 수 없다. 37살이 되어서야 복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양키스가 이 기간을 가볍게 넘기기엔 콜의 몸값이 싸지 않다. 콜의 잔여 계약은 4년 1억 4400만 달러에 달한다. 콜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계약 중도 파기)을 고려했지만, 구단과 합의 하에 옵트 아웃 선언 없이 잔류를 선택했다. 만약 콜이 FA가 됐다면 부상 소식과 구단이 무관했겠으나 콜의 수술 소식으로 구단의 시즌 플랜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양키스가 대안을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중남미 선수들을 주로 취재하는 마이크 로드리게스 기자는 개인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내 소식통에 따르면 캐시먼 단장은 에릭 페디, 딜런 시즈, 샌디 알칸타라 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다"며 "그는 또 (양키스 출신인) 소니 그레이나 마이클 킹과 재결합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간판 스타인) 애런 저지가 알칸타라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선발 영입이 쉽진 않을 거로 보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보유한 시즈와 킹은 '트레이드 가능 자원'이지만, 최상위 유망주를 2~3명 이상 대가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LB닷컴 기준 전미 유망주 랭킹 100위에 단 1명(21위 제이슨 도밍게즈)만 보유한 양키스로서는 영입하기 어려운 상대다.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뛰면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고, 지난해 성공적으로 MLB에 복귀한 페디도 가능성은 있다. 다만 페디나 그레이는 킹이나 시즈보다 대가가 낮지만, 양키스의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알칸타라는 더욱더 영입이 어려운 투수다. 2022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그는 2023년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고 올 시즌 복귀 예정이다. 최고 159㎞/h로 구속을 끌어올리면서 부활을 기대받고 있다. 성적이 부진한 마이애미가 트레이드할 가능성이 크지만, 평범한 대가로는 영입을 기대하기 어렵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0 16:37
프로야구

'공고까지 떴다' 왼손 파이어볼러만큼 구하기 어려운 왼손 배팅볼 투수 [IS 인천]

KBO리그에 왼손 배팅볼 투수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최근 한화 이글스 구단 소셜미디어(SNS)에는 흥미로운 '구인 공고'가 하나 올라왔다. 선수단과 동행하며 훈련을 도울 왼손 배팅볼 투수를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계약 기간은 1년. 복수의 구단 관계자는 "배팅볼 투수 구인 공고가 공개적으로 나온 건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한화는 지난 시즌 박재상 코치를 비롯해 1군 코칭스태프 중 '좌투 자원'이 배팅볼 투수로 1인 2역을 소화했다. 하지만 올 시즌 1군 코치진에 변화가 생기면서 왼손 배팅볼 투수를 따로 뽑는 상황에 이르렀다. 문제는 수급이다. 구인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건 그만큼 물밑 영입이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A 구단 관계자는 "우리도 왼손 배팅볼 투수를 알아보고 있다. (공개적으로 구인 공고를 낸) 한화의 상황이 공감된다"며 "갈수록 더 어려운 거 같다"라고 말했다. 배팅볼 투수는 경기 전 타격 훈련 때 공을 던져주는 역할을 한다. 보통 상대 선발 투수가 왼손이면 왼손 투수, 오른손이면 오른손 투수가 나서는 게 정석이다. 현역 시절 제구가 뛰어났더라도 배팅볼 투수를 잘할 수 있느냐는 차원이 다른 얘기.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 거리는 18.44m지만 배팅볼 투수는 이보다 더 짧은 거리에서 공을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잘 던지는 것보다 타자 입맛에 맞는 공을 던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공교롭게도 KBO리그에선 수년째 왼손 배팅볼 투수를 구하는 게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화처럼 코치가 공을 던져주는 게 부지기수. 올해 SSG 랜더스 스프링캠프에선 '좌투 외야수' 출신 추신수 구단주 보좌 겸 육성 총괄이 배팅볼 투수로 나서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왼손 배팅볼 투수를 구하기 힘든 이유는 뭘까. B 구단 단장은 "스카우트 등 구단 직원을 통해 구하는 게 일반적인데 테스트를 거쳐 공지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결국은 처우 개선이다. 배팅볼 투수가 아니더라도 선수들을 도와주는 (훈련 보조) 자원들의 연봉이 워낙 적다. 상황이 이러니 구단으로서는 (마땅한 자원을) 구하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3.10 12:24
프로야구

곰들의 새 1번 타자 등장? 김민석 3할 맹타...'도루왕' 베테랑과 시너지 기대

'대박 트레이드' 조짐이 보인다. 이승엽 감독이 시범경기 1번 타자로 선택한 김민석(21·두산 베어스)이 2경기 연속 활약하며 리드오프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김민석은 지난 9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 때 1번 타자로 출전, 2회 1사 2·3루 기회 때 중전 적시타를 때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시범경기 출발이 좋다. 김민석은 앞서 8일 열린 한화전에서도 멀티 히트를 때려냈다. 시범경기 10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정확히 3할 타율을 맞췄다. 특유의 넓은 콘택트 범위를 활용해 타구 방향도 오른쪽, 가운데로 두루 나왔다. 타구의 질도 내야를 뚫기 충분할 정도로 강했다. 2경기 모두 김민석의 타순은 1번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4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자리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정수빈이 1번 타자로 나왔다. 김민석이 콘택트가 좋고 어느 정도 장타도 칠 수 있으니 시범경기 초반 그를 1번 타자로 보내볼까 한다"고 예고했고 이를 곧바로 실행했다.그동안 '이승엽 표' 1번 타자는 정수빈이었다. 2022년까지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했던 정수빈은 2023년 이승엽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1번 타자로 중용됐다. 2021~2022년 0.259였던 타율이 2023년 0.287로 올랐고, 39도루를 기록하면서 도루왕도 수상했다. 정수빈의 데뷔 첫 타이틀이었다. 이어 지난해에도 타율 0.284 52도루로 데뷔 첫 50도루 고지도 넘었다. 타율뿐 아니라 출루율에서도 각각 0.375, 0.376을 기록했다. 리드오프로서는 손색이 없었다.하지만 1990년생인 정수빈이 언제까지나 1번을 볼 수는 없다. 특히 여전히 정상급인 수비력을 고려해 중견수로 뛰는 만큼 체력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승엽 감독이 정수빈의 부담을 줄이려고 할 수도 있다. 귀국 당시 이 감독의 말은 김민석을 잠깐 1번으로 실험해보겠다고 읽을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그동안 1번으로 쓰던 정수빈을 대체하려는 복안을 세운다는 뜻일 수도 있다. 김민석이 1번 타자로 자리잡아준다면 지난해 진행한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도 대성공으로 남게 된다. 두산은 2023년 신인왕이자 2024년 초까지 마무리 투수였던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내주고 김민석, 추재현, 최우인을 받았다. 가장 핵심 자원이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였던 김민석이었다. 허경민까지 떠난 두산은 3할을 쳐줄 타자가 부족했고, 신인 시절 100안타를 때려본 김민석은 이를 해결해줄 잠재력을 지녔다.당초엔 1군 안착이 우선이었다. 두산은 주전 중견수 정수빈, 중심 타자 김재환,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까지 외야 주전 3자리가 가득 찬 곳이었다. 김재환이 지명타자를 보더라도 도루왕 조수행이 경쟁 상대였다. 하지만 김민석은 스프링캠프 동안 달라진 모습을 증명했고,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일단 김민석의 2경기는 충분히 좋았다. 다만 정수빈의 경쟁력도 여전하다. 2경기에서 모두 9번 타자로 나선 정수빈은 6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뒤를 받쳤다. 시나리오는 여러가지를 구상해볼 수 있다. 김민석과 정수빈이 테이블세터를 구축할 수도 있지만, '9번 테이블세터'도 그려볼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 캠프 때부터 2번 타자로 '홈런왕' 출신 김재환을 중용 중이다. 기존 4~5번 타자였던 그의 타순을 앞당기면서 '강한 2번'을 시도 중이다. 이 경우 1번 타자의 공격력과 출루율이 중요하고, 빅 이닝을 만들기 위해 9번 타자의 공격력이 효과를 볼 때도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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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이 바라던 '퓨어 히터' 김민석 [IS 피플]

홈런왕 출신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콘택트 히터를 갈망했다. 팀에 김재환·양석환 등 거포는 있었으나, 3할 타율을 안정적으로 기록할 타자가 양의지뿐이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두산의 팀 타율은 0.266(7위)였다. 게다가 2024년 타율 0.309를 기록한 허경민이 자유계약선수(FA)가 돼 KT 위즈로 이적했다.김민석(21)이 이승엽 감독의 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7차례 평가전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 4타점 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38을 기록하고 야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승엽 감독은 "우리 팀에 필요한 게 콘택트였다. 김민석의 콘택트는 팀에서 두 손가락 안에 든다"라며 "김민석은 장타도 칠 수 있다. 시범경기 초반 그를 1번 타자로 기용할까 한다"고 예고했다.두산은 지난겨울 롯데 자이언츠와 2대3 트레이드로 김민석을 영입했다. 휘문고 시절 '제2의 이정후'로 불렸던 그는 2023년 역대 8번째로 고졸 신인 100안타를 때릴 만큼 정확성이 높다.김민석의 재능은 '퓨어 히터(Pure Hitter)'에 가깝다. 퓨어 히터는 단순 교타자로 번역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미국 ESPN은 퓨어 히터의 요건으로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것' '타석을 (원하는 대로) 이끄는 것' '반대 방향으로 타구를 보낼 줄 아는 것' 등을 짚었다. 또 이를 위해 손과 눈의 협응 능력이 좋아야 하고, 적절한 힘, 프로페셔널한 타격 어프로치(접근법), 경기 중 상황에 대한 이해도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디마지오, 토니 그윈, 스즈키 이치로 등이 대표적인 모델이다.한국을 대표하는 퓨어 히터가 이정후(KBO리그 통산 타율 0.340, 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장타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약점 없는 타격을 보여주며 메이저리거가 됐다. 김민석도 점차 약점을 지워가고 있다. 그는 "내가 그동안 높은 스트라이크존 코스에 약점이 있었다. 높은 코스를 어떻게 공략해야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지 고민했다"라며 "감독님, 박석민 타격 코치님이 '(스윙하는) 손이 빨리 나와야 한다'고 조언하셨다. 그 부분을 많이 훈련했다"고 전했다."1번 타자로 쓴다"는 이승엽 감독 말을 전해 듣을 김민석은 환한 표정으로 "적극적인 타격을 보여드리겠다. 잘해보겠다. 끈질긴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08 01:56
메이저리그

뛸 선수가 없다...희소가치 갖춘 김혜성, 다저스 엔트리에 그가 필요한 이유 [IS 포커스]

김혜성(26)이 시범경기 3호 안타를 쳤다. 그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김혜성은 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전에 교체 투입,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홈런을 친 뒤 모처럼 안타를 추가했다. 김혜성은 9회 초 2사 2루에서 MLB 대표 파이어볼러로 인정 받는 벤 조이스를 상대했고, 초구를 공략했다. 타구는 평범했다. 정타도 아니었고, 느리게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하지만 에인절스 2루수 크리스티안 무어가 여유를 부렸다. 포구 뒤 스텝을 밟은 뒤 송구를 했다. 김혜성의 주력이 그의 예상보다 빨랐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김혜성은 이날까지 출전한 9경기에서 19타수 3안타, 타율 0.158에 그쳤다. 미국 매체들은 김혜성의 타격 능력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다저스가 토미 에드먼을 2루수로 옮기고 외야 유망주 앤디 파헤스를 개막 엔트리에 넣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혜성이 시범경기 직전 바꾼 타격 자세에 적응하기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실전 경기 경험을 쌓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다. 계약 규모(3+2년·최대 2200만 달러)도 다저스에서는 낮은 편이다. 시범경기 성적까지 두루 고려했을 때, 현지 매체 전망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김혜성은 현재 다저스에 꼭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날 에인절스전에서 증명한 스피드다. 지난 시즌(2024) 다저스 야수 중 2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는 59개를 마크한 오타니 쇼헤이뿐이다. 2위는 16개를 남긴 무키 베츠 3위는 12개를 기록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였다. 오타니가 이적하기 전인 2023시즌은 프레디 프리먼이 기록한 23개가 팀 1위였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주루 중 왼쪽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까지 받았다. 그는 올 시즌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슬라이딩 자세까지 바꿨다. 투·타 겸업을 위해 누상에서 몸을 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루를 해줄 수 있는 다저스 선수 한 명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다저스처럼 '호화 라인업'을 구성해도 타격 사이클이 동시에 하락하는 시점이 온다. 주루 능력이 좋은 선수가 있으면 흐름을 바꾸는 작전을 구사할 수 있다. 그걸 수행할 수 있는 선수가 김혜성이다. 현재 다저스 구성원의 면면을 봤을 때 김혜성의 주루 능력은 더 희소가치가 있다. 센터라인 핵심 포지션(유격수)를 맡는 베츠, 지난 시즌 막판 발목 부상을 당한 프리먼 모두 도루 시도를 아낄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주전이다. 경기 막판 대수비·대주자 임무 수행을 모두 잘 해낼 수 있는 선수는 김혜성이 유일하다. KBO리그 도루왕 출신인 김혜성은 누상에 있는 것만으로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6일 기준 다저스의 시범경기 팀 도루는 8개뿐이다. 공동 15위다. 1위 시카고 컵스는 21개. 기본기, 공·수 짜임새가 부족한 팀은 한계를 확인하게 마련이다. 지난 시즌 양키스가 그랬다. 김혜성이 다저스에 필요한 이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07 05:12
메이저리그

'엄중 처리' KIA 출신으로 CPBL 성공시대 열었는데…불명예 퇴출, 약물 적발

KBO리그 출신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32)이 대만 프로야구(CPBL)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대만 언론인 ETtoday는 '중신 브라더스 구단이 멩덴과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팀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멩덴은 약물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팀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한다’라고 5일 전했다. 팀 성명서에는 약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마리화나 양성 반응이 계약 해지와 직결된 결정적인 문제로 알려졌다.지난해 1월 중신 구단과 계약하며 CPBL에 도전한 멩덴은 성공적인 '1년'을 보냈다. 2024시즌 25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10승 3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154이닝을 책임지며 중신 구단의 핵심 선발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에도 중책을 맡을 게 유력했으나 약물 적발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ETtoday는 '마리화나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멩덴은 KBO리그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2021년 KIA 타이거즈에서 8승 3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한 것. 그해 10월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76으로 활약하기도 했지만, 시즌 뒤 재계약이 불발돼 미국으로 돌아갔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계약한 멩덴은 메이저리그(MLB)에 복귀했으나 롱런엔 실패했다.그 결과 한국과 일본이 아닌 대만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았는데 '약물 적발'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3.06 05:34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해외파 감독·코치 계약 7년 유예 조항, 다시 생각하자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최지만(34·전 뉴욕 메츠)은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BO리그에서 뛰고 (은퇴 후) 지도자로 활동하고 싶다"라는 의사를 밝혔다. 최지만의 이 발언은 국내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는데 필자가 '외국진출선수에 대한 특례' 조항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1990년대 후반부터 박찬호·서재응·김선우·김병현·최희섭 등 MLB에서 두각을 나타낸 한국인 선수가 적지 않았다. 위기감을 느낀 탓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 당시 국내 아마추어 유망주들이 대거 미국에 진출하는 걸 막으려고 '해외파 복귀 2년 유예 제도'를 만들었다. 현행 KBO 야구규약 제107조 조항에는 '신인 선수 중 한국에서 고등학교 이상 재학하고 한국 프로구단 소속선수로 등록한 사실 없이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 계약한 선수는 외국 프로구단과의 당해 선수 계약이 종료한 날부터 2년간 KBO 소속구단과 선수 계약할 수 없다'라고 명시돼 있다. KBO는 2009년, 야구규약 제107조에 '외국진출선수가 KBO 소속구단과 감독·코치 계약을 하려면 7년 유예 기간을 거쳐야 한다'라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를 적용했을 때 1991년생인 최지만은 병역을 이행한 뒤 내년 9월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하더라도 지명받지 못하면 국내 복귀가 더욱 미뤄질 수밖에 없다. 만약 KBO리그에서 선수가 아닌 지도자 생활을 하려고 해도 5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다만 최지만이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국내 구단의 지명을 받고 선수로 뛴다면 감독·코치 계약의 7년 유예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문찬종 키움 히어로즈 코치가 '해외파→신인 드래프트 지명→코치' 절차를 밟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외국진출선수에 대한 특례' 조항은 이미 두 차례 예외를 적용한 바 있다. KBO는 2007년 4월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회의를 통해 최희섭·송승준·김병현·추신수·류제국·채태인·이승학 등 7명의 선수를 2년 유예 기간 없이 곧바로 한국 복귀가 가능하게 조치했다. 또, 2012시즌을 앞두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국내 복귀를 희망하자, KBO는 2년 유예 조항을 적용하지 않고 그가 곧바로 고향 팀 한화 이글스에서 뛰는 것을 허락했다.'외국진출선수에 대한 특례' 조항은 아마추어 유망주들이 미국 진출하는 데에 신중을 기하게 했다. 지금도 그 효과는 상당히 있다고 본다. 그런데 선수가 아닌 지도자(감독·코치)로 복귀하는 것까지 제약을 둘 필요가 있을까 싶다.최근 KBO리그에선 비활동기간 선수들이 자비로 해외 아카데미에서 연수받는 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MLB 출신 강정호의 사설 레슨장은 매년 선수들이 방문하는 인기 장소가 됐다. 교육 비용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저연봉 선수들까지 다녀오고 있다. 그만큼 배움에 대한 선수들의 열망이 강하다. 비록 KBO리그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국내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싶은 해외파 선수들이 있다면 문호를 개방하는 게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일본 프로야구(NPB) 선수 출신인 백인천 전 감독은 번뜩이는 타격 기술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해 백 전 감독이 기록한 타율 0.412는 아직 깨지지 않는 단일 시즌 최고 타율이기도 하다. 선수에 감독까지 겸한 그는 프로야구 개념이 희미했던 초창기에 초석을 다졌다. KBO리그로선 지금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그의 질을 꾸준히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쇄국보다 '개방'이 더 어울리는 옷일 수 있다. '제2의 백인천'이 나올 수 있는 길을 막을 필요는 없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5.03.04 05:30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프로야구 유치 러시에 대기표만 내줄 때가 아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창단 작업 중이던 2011년의 일입니다. 아직 선수단도 구성하지 않았을 때입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의 창단 승인 이후 리그의 새 프랜차이즈인 창원시를 상대로 구단은 각종 업무를 조율해야 했습니다. 이듬해부터 퓨처스 리그(2군)에 참가해야 돼 당시 마산구장을 고쳐 쓰는 것이 현안이었습니다. 프로야구 레벨에 맞춰 선수와 팬을 위한 운동장과 관중석 보수 공사를 위해 시와 구단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렇지만 리그 사무국의 '중매'로 만난 사이인 시와 구단은 별다른 인연이 없어 서로를 잘 몰랐습니다. 이사를 들어가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 보면 답답한 일이 많았습니다. 새 집을 짓기 전에 기존 집부터 수리해 주기로 한 책임자의 약속만 있을 뿐 정작 누가 공사를 할지, 임대료는 어디랑 의논해야 할지 정리가 된 것이 없었습니다. 초반에 양측의 회의는 빙빙 겉돌기가 일쑤였습니다.그런데 예상치 못한 이슈가 또 터집니다. 야구장을 둘러싼 펜스에 붙은 광고 때문이었습니다. 과거부터 마산구장 광고권을 가진 업체에게 창원시가 그해 초 계약을 추가 3년을 갱신해 줘 다이노스로서는 영업 활동에 근본적인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고향팀에 지원한 저도 이 사안을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창원시는 프로야구단 창단 유치 신청을 리그 사무국에 이미 전년도에 해 놓은 상태에서 야구장 광고 영업권을 입찰에 올린 것이었습니다. 프로팀을 유치하고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스포츠 비즈니스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시 당국에 없었습니다. 프로야구팀은 운동만 하는 조직이 아니라 영리 활동을 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부족했던 겁니다. 다이노스 역시 창단 신청 후 사무국을 통해 연고지와 연결되다 보니 충분한 실사를 하기에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구단은 "영업권이 침해됐다"라며 해결을 요구했으나, 결정 주체인 시 당국은 감사나 소송이 부담스러워 중재나 결정을 주저했습니다. 만약 계약 변경이나 파기 시 발생할 수 있는 손해 배상금을 다이노스가 낼 수 있느냐는 이야기를 흘리기도 했습니다. 기존 업체는 펜스 광고를 일정 기간 유지했고, 구단은 마산구장 상단 관중석에 광고 영역을 추가로 만드는 식으로 영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송도 벌어졌습니다.일부 지방자치단체가 프로야구팀을 창단하거나 유치하려고 뛴다는 소식이 최근 주요 미디어 채널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천만 관중을 기록한 한국 프로야구 리그를 품에 안으려는 여러 지자체의 관심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야구를 넘어 스포츠의 가치를 인정하는 추세를 반영합니다. "팀을 더 늘릴 때가 아니다"라며 제 발로 찾아온 기회에 눈 감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창단 과정을 경험한 저는 철저한 사전 준비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막상 닥쳐서 일할 때 벌어질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봤기 때문입니다. 리그 사무국과 기존 구단들은 현재 10개 구단 체제와 프랜차이즈가 현재 이상적인 형태인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구단 수와 팀별 규모, 각 프랜차이즈의 시장성과 상호 이해관계 등을 따져야 합니다. 팬들의 생각, 리그 구성원의 생각, 지자체의 생각, 창단 희망 기업의 생각이 모두 다를 겁니다. 우선은 리그 내부에서부터 무엇을 우선 가치로 놓을지 정해야 합니다. 지역 안배 차원으로 프로 스포츠를 배분하다가는 인구 구성과 시장 상황이 바뀔 때 리그 전체의 인기와 경쟁력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유치 신청 지역이 몰린다고 리그에서는 대기표만 발행할 것이 아니라 기준을 잡고 우선순위를 따져가야 합니다. 임기제 단체장이 이끄는 지자체는 리더십이 흔들리면 말이 달라집니다. 두리뭉실한 협약서는 종이 조각일 뿐입니다. 용어나 명칭, 사업권은 물론이고 상당 기간 진정성을 지키는지 따져야 합니다. 개별 구단이 진행한 창단 작업의 기록 역시 관리가 필요합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수년 전부터 구단 확장에 대비해 주요 후보 도시를 정리해 두고 있습니다. 시장 상황뿐 아니라 행정적 정치적 지원 여부까지 꼼꼼히 따져가며 오랜 기간 경쟁을 시키게 만듭니다. 우리도 그렇게 해두지 않으면 14년 전 다이노스가 겪은 일을 반복할지 모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2.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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