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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IS] 블핑 리사 “초록 눈 프랑스 소년이 날”…‘♥재벌2세’ 열애설 또 ‘활활’

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열애설 상대인 프랑스 재벌 2세 프레드릭 아르노를 연상시키는 신곡 가사로 이목을 끈다.리사는 29일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개최된 대규모 자선 공연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에 출연해 솔로 단독 무대를 펼쳤다. 이날 리사는 도자 캣 등과 헤드라이너로 나서 ‘라리사’,‘머니’ 등 히트곡과 최근 발매한 ‘락스타’, ‘뉴 유먼’에 이어 미발매 신곡 ‘문릿 플로어’(Moonlit Floor)를 최초 공개해 객석을 달궜다. 특히 ‘문릿 플로어’는 다음달 4일 발매 예정인 곡으로 식스펜스 넌 더 리처(Sixpence None the Richer)의 대표곡인 ‘키스 미’(Kiss Me)를 샘플링 한 곡이다. 국내외 팬들의 눈길을 끈 것은 이 곡 가사의 일부이다. 바로 “초록색 눈의 프랑스 소년이 날 사로잡았어(green eyed French boy got me trippin)”라는 가사가 프레데릭 아르노를 지칭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일각에서 제기된 것이다. 미국 한류 매체 코리아부(koreaboo) 또한 이날 “열애설을 사실상 인정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리사는 지난해 초 프레데릭 아르노와 파리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되며 열애설에 휩싸였다. 이후에도 이들이 수차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으나 리사는 열애설 관련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프레데릭 아르노는 명품 브랜드 그룹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넷째 아들이다. 올초 LVMH 시계부문 CEO로 선임됐다. 리사는 지난해 7월 LVMH 산하 브랜드 루이비통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됐다.한편 리사는 개인 소속사 라우드(LLOUD)를 설립, 지난 6월 ‘락스타’를 발매했다. 그는 그룹 활동 소속사 YG에서 블랙핑크 멤버와 함께 오는 2025년 완전체 컴백과 월드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9.3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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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베테랑의 욕심일까, 감독의 장악일까

서울 잠실야구장 원정팀 더그아웃 뒤에서 '우당탕'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경기를 마친 뒤 어느 베테랑 선수가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근 뒤 문을 부술 듯 격하게 고함치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그의 대기록 행진이 멈춘 날입니다. 경기 후 여러 감정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꿋꿋하게 평상심을 지켜온듯 싶었지만 마음속은 복잡했던 것 같습니다. 힘이 떨어지면서 팀, 코칭스태프, 동료에게 마음의 빚이 있었습니다. 개인 기록도 소중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밟아보지 않은 새 기록을 세운다는 자부심이 컸던 만큼 고민도 많아 보였습니다. 자리를 차지한다는 안팎의 눈총도 받았습니다. 막상 기록의 마침표가 찍히던 순간 그는 폭발했습니다. 한국 야구의 ‘철인’으로 평가받은 최태원 전 SK 와이번스 선수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때를 저 역시 기억합니다.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그가 과연 언제 나올지 지켜보는 모두가 원정팀 벤치를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라인업 카드의 대기선수 명단에 그의 이름은 마지막까지 그대로 남았습니다.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갔으나 벌겋게 상기된 그를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그날 밤 그의 인터뷰는 없었습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가방을 챙겨 나가는 그를 붙잡지 않았습니다. 그의 노고와 감정을 존중했습니다. 던지지 못한 질문은 남았습니다. “마지막을 직접 선택할 수는 없었나요?”당시 그는 10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뒤 감독님과 면담에서 “결정에 따르겠다"라는 뜻을 미리 밝혔죠. 그렇지만 그 뒤 두 사람의 관계, 팀 분위기는 위태로웠다고 저는 기억합니다. 신기록에 팬과 미디어의 이목이 쏠리며 감독이 부담스러워했습니다.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럽지도, 편안하지도 않은 상태가 됐습니다. 만약 거기서 스스로 멈추기를 결정했다면 어땠을까요.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 저도 답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야구단에서 일하면서 그때의 기억은 여러모로 유용했습니다. 베테랑과 감독 또는 구단과의 보이지 않는 긴장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했습니다. 기자로서, 프런트로서 지금까지 만난 여러 감독님 역시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감독님의 힘이 막강하던 과거에도 그랬습니다. 당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교체 지시에 불만을 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보란 듯이 글러브를 패대기쳤지만 베테랑 감독은 못 본 척 넘깁니다. 그래 놓고 다음 경기에 감독은 그를 '콜' 했습니다. 독재자 같은 감독님도 그 선수의 선을 넘은 듯한 행동을 쉽게 제어하진 못했습니다.다른 팀 감독님은 베테랑 선수 몇몇을 캠프에서 배제하는 결정으로 선 긋기를 선언합니다. 베테랑들의 헌신을 기대했는데 이에 못 미쳤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습니다. 느슨한 이들의 분위기 대신 젊은 선수들에게 더 기회를 줘 캠프를 팽팽한 긴장감으로 채우겠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달이 났습니다. 갑자기 이 소식을 통보받은 베테랑들은 불만 가득한 마음으로 마이너 캠프에 모였고, 다른 곳에서 훈련하던 후배들에게도 영향을 줬습니다. 분리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선배 선수들 영향이 컸습니다. 시즌에 들어가서 모두가 서로를 의식하는 불편한 관계가 됐습니다.반대로 특정 선수에게 특혜를 주며 팀을 장악해 승승장구하던 어느 감독님의 리더십을 밖에서 보며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헷갈렸습니다. 저렇게 이기는 것이 최선인가 싶었습니다. 그들의 특별한 관계가 지속될 수는 없다는 것 또한 시간이 말해줬습니다. 결국 상처가 팀에 남더군요.최근에도 여러 팀에서 베테랑 선수의 이슈가 보입니다. 개별 사정이 다르기에 쉽게 재단할 순 없습니다. 선수와 감독 어느 한쪽이 이기고 지는 문제처럼 돼선 곤란합니다. 베테랑의 도전이 욕심으로 읽히고, 감독의 리더십이 권력 장악으로 비쳐서는 결국 팀이 피해를 봅니다. 그간의 노력을 서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비시즌 같은 평화의 시기에 일찌감치 합의해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밥만 먹는 것으론 부족합니다. 시즌 중에도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고 조율해야 합니다. 주고받을 것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일종의 거래가 필요합니다. 중재와 타협의 기술이 우리 야구판에 좀 더 필요합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9.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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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당신의 소통에 통역이 필요하십니까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굿파트너’의 마지막 회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황혼이혼 소송 중에 마주 앉은 노부부의 대화를 변호사들이 ‘통역’을 합니다. “변호가 아니라 통역을 해보자"라고 주인공인 두 변호사는 미리 입을 맞춥니다. 같은 한국말인데도 서로 통역을 합니다. 무슨 뜻일까요.“진심이 뭔지 캐치해 주세요. 가족도 잘 모를 때가 많아요. 감정이 남아 있으면 이성적인 대화가 어렵습니다.”노부부에게 왜 통역이 필요한지 핵심을 드러내는 두 변호사의 말입니다. 위자료나 재산분할 같은 협상 조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심을 가려내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감정을 걷어내야 한다는 겁니다. 날카로운 표현을 주고받는 노부부 옆에서 변호사들은 묵은 감정의 가시덩굴을 치우고 진짜 말하고 싶은 속내를 대신 읽어줍니다. 대화의 기술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건이나 다툼의 원인이 된 쟁점의 정리에 앞서 감정의 분리가 중요하다는 걸 말합니다. 코칭 대화를 하다 보면 이야기의 이면, 숨겨진 반대편에 뭔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겉으로 드러낸 말은 빙산의 일각이고, 물속에 잠긴 더 큰 얼음덩어리 속에 의식하지 못한 채 욕구와 의도 그리고 억눌린 감정들이 들어있다는 것은 프로이트 심리학이 아니어도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감정은 삶을 풍성하고 다채롭게 색칠해 주지만, 때론 폭풍과 급류로 이성과 논리를 휘감은 뒤 블랙홀처럼 삼켜 버리기도 합니다.20일 강인권 감독의 경질을 발표한 NC 다이노스의 보도자료와 단장님 인터뷰 등을 보며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감독을 교체하게 된 원인, 이유를 놓고 이런저런 내용이 미디어와 팬들 커뮤니티에서 쏟아집니다. 사실 관계를 살펴보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사안 자체는 구단이 가진 인사권을 행사한 것입니다. 소통의 이슈를 연구하는 저로서는 발표 자료와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소통의 기술, 관계와 태도를 만드는 부분을 다루려 합니다.먼저 보도자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아래 문장입니다.“새로 시작하는 것이 습관화되는 조직 문화를 지양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지속 가능한 강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현장을 꾸준히 믿고 지원했으나…,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습니다.”구단은 2022년 전임 이동욱 감독을 교체한 데 이어 2년 뒤 또다시 감독을 바꾸는 상황이 부담스럽습니다. 경질 결정이 의사 결정권자의 스타일로 비칠 것을 우려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로 시작하는 문장은 여러 개 문장을 연결해서 매우 깁니다. 작게는 3개에서 많게는 5개 문장이 하나의 문장에 들어가 있습니다. ‘꾸준히’라는 수식어를 넣은 것도 ‘믿고 지원했다’는 부분을 더 강조하고 싶은 의도로 느껴집니다.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습니다’는 영어의 수동태 형식입니다. 행위의 주체가 ‘계약을 해지했다’는 표현 대신에 결과적으로, 불가피하게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는 일종의 면책성 뉘앙스로도 읽힙니다.구단 관계자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보입니다. 시즌 중 여러 차례 연패를 직접 언급하며 “고민을 많이 했다, 아쉬운 부분들이 보였다”라는 코멘트는 일단 솔직합니다. 그러나 실패의 책임을 지고 떠난 사람의 등에 모든 짐을 올려놓는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습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고뇌 어린 판단이겠으나, 말이 길어지면 전하는 과정에서 다른 해석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더 빨리 결정하지 않아서 반등의 기회를 놓쳤나”라는 비난의 화살이 구단으로 되돌아오는 것처럼 말입니다.개인적으로는 그 고민의 시간에 현장과 프런트의 리더들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합니다. 얼마나 자주 만났는지도 궁금합니다. 한 팀에 있지만 상대의 언어 습관과 표정 읽기까지 제대로 이해했는지 궁금합니다. 연패의 시간에 혹시 서로 따로 고민만 한 것인지도 묻고 싶습니다. 프런트에서 매 경기를 리뷰하며 그 아쉬웠다는 부분은 어떻게 소통했을까요. 결국 통역이 필요했던 건 아니었나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9.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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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드래프트 데이’에 남기는 헌사

판세가 불리했습니다. 전면 드래프트로 바꾸자는 쪽이 열세였습니다. 찬성이 네 팀, 반대가 여섯 팀이었습니다. 2018년 4월까지 상황이었습니다.프로야구 신인 지명제도(이하 드래프트) 이야기입니다. 전면 드래프트는 전년도 시즌 성적이 낮은 구단부터 순서대로 신인 선수를 뽑는 제도입니다. 기존 방식(1차 지명)은 구단별로 연고지의 우수 선수 한 명을 먼저 뽑게 했습니다. 유망주 선수가 많은 서울을 팜(farm)으로 둔 서울 프로팀이 유리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뛰어난 기대주가 등장했으나, 전체적인 규모·분포·빈도에서 서울과 지역의 차이가 갈수록 벌어졌습니다. 서울 팀이 유망주를 나눠 선점하는 상황이 리그의 전력 불균형을 낳는 근본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그해 6월 단장 대행을 맡은 저는 KBO 실행위원회(실행위)에 나가게 됩니다. 각 구단 단장과 KBO 사무총장이 참석하는 실행위는 리그의 각종 제도·규칙을 심의해 최종 의결 기구인 이사회에 상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프런트 유경험자와 선수 출신이 많아 현장과 관련된 이슈에서는 구체적인 토론이 가능합니다. 소속 구단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기에 실행위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한계도 있습니다. 당시 저의 첫 임무는 드래프트 제도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명분만으로 순진하게 카드를 꺼내진 않았습니다. 리그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이해, 결정권자들의 생각, 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변수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빈틈이 보였습니다. 4 대 6 구도가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모 구단의 공식 입장과 임원진 생각에 온도 차가 있었습니다.그 구단 단장님을 직접 만났습니다. 팀과 지역의 미래를 생각할 때 전면 드래프트가 필요하다는 뉘앙스였습니다. 제도 변경을 당장 선택하기엔 연고 지역 야구계가 오해할 수 있고, 실무진 입장도 살폈다는 설명도 들었습니다. “우리 편이다” 싶었죠. 5대5라면 해볼 만했습니다. 당시 신임 총재 체재의 리그 사무국이 외국인 선수와 자유계약선수(FA)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했기에 이 흐름을 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고인이 된 장윤호 당시 사무총장은 “최소 5대5는 돼야 (사무국이 중재에 나서는 등)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1차 지명일(그해 6월 25일)이 임박해 있었습니다.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팀 1차 지명을 포기하는 방안을 고민했으나, 지역의 팬과 야구계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내부 의견에 포기했습니다. ‘전면 찬성파’ 단장 몇 분께 연락, 지명 행사장에서 공동 성명을 내는 방안도 상의했습니다. 단체 행동은 무리라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넘어가서는 이슈를 만들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날 행사장에서 “리그의 동반 성장이 이뤄지는 지명제도 개선을 희망합니다”라는 제 발언은 그렇게 나왔습니다. 그 뒤 실행위에서 어느 단장님은 “공개 발언이 부적절했다”라며 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반면 찬성파는 지지 발언을 하면서 논의에 불이 붙었습니다. 팽팽한 균형으로 교착 상태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지키려는 쪽 부담이 한층 커졌습니다. 해가 바뀌며 찬성파는 “전면 드래프트를 계속 미룬다면 ‘서울권 3분할(서울 프로팀 3개가 지역 고교를 3등분 해 지명권 행사)’이라도 시작하라"라고 압박합니다. 고등학교 한 곳에서 여러 선수를 1차 지명으로 뽑는 등의 서울 프로구단 방식에 대해 1차 지명에 찬성하는 지역 구단도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역 대 서울’ 구도로 전환됐고, 일부 단장님들은 기존 입장과 달리 개인 의견을 전제로 다른 뉘앙스를 비추기 시작합니다.본격적인 논의 후 1년여가 지나 전면 드래프트가 이사회를 통과합니다. 예상되는 걱정·불안도 있었으나 여러 보완책으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드래프트가 더 주목받고 하위권 팀에게 좋은 기회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전력 평준화로 평평한 리그의 지형을 만들자는 뜻을 나누고 받아들이고 또는 양보한 당시 모든 실행위 참석자들 덕분입니다. 전면 드래프트 재도입 후 세 번째 맞는, 이번 ‘드래프트 데이(Draft Day)’에 그 시간의 기록을 남깁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9.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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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완벽은 좋은 것의 적이다

최근 읽은 야구 기사 중에서 마음 쓰는 방법에 대해 참고할 좋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한화 이글스 유망주 투수 문동주 선수와 양상문 투수코치님이 나눈 대화입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어떻게 풀었는지에 대해서입니다. 야구 선수가 아니어도 멘털 관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생각해 볼 대목입니다. 프로 3년 차인 문동주 선수는 시속 160㎞까지 나오는 강속구가 주무기로, 한국 야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는 오른손 정통파 파이어볼러입니다. 올 시즌 초반 다소 부침이 있었는데 후반기부터 구속도 되찾고 제구까지 잡히며 위용을 회복하는 중입니다. 문 선수의 포심 패스트볼이 시원스럽게 포스 미트에 꽂히는 것을 보고 듣는 건 야구팬으로서 즐겁습니다. 최고 유망주가 어떻게 부진을 극복했는지 궁금했는데 때마침 몇몇 기자분들이 문 선수가 어떻게 생각의 틀을 바꿨는지 소개해 줘 알게 됐습니다. 배움을 얻은 건 저만이 아니겠죠. 다른 구단의 투수들이나, 투수 코치들도 그 기사를 봤을 겁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각자의 방법으로 지도한다지만 좋은 사례 연구만큼 도움이 되는 것이 없습니다.양상문 코치님은 미디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동주가) 더 완벽하게 하려고 하더라. 타자가 약한 코스, 약한 변화구를 모두 머릿속에 넣고 공을 던졌다. 이게 독이 됐다. 생각이 너무 많았다. 야구는 머릿속에 수학 공식을 세우고 푸는 것이 아니다. 이 부분에 관한 대화를 많이 했다. 너무 복잡하지 않게, 편하게 가자고 했다. 선수도 수긍하기 시작했다"라는 내용입니다. 양상문 코치님은 다른 언론에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문동주가) 상대가 자기 볼을 노리니까 '나는 이 공으로 가야지'라고 한 수 앞서 나가는 경기를 했다. 그게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노리는 공 던져라, 150㎞/h 넘는 네 볼을 (타자가) 못 친다. (안타를) 맞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그게 더 효과적이다고 말해줬는데 그러면서 좋아진 것 같다."베테랑 투수 전문가답게 양상문 코치님은 선수의 마음을 읽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정말 잘하려는 문동주 선수의 노력부터 헤아렸습니다. 더 잘하라고 다그친 게 아니고, 제구를 잡기 위한 방법을 가르치려 밀어붙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조급하고 복잡한 마음에서 일단 멈추게 해줬습니다. '완벽주의 함정'에 빠진 젊은 유망주를 꺼내 준 것입니다.완벽한 것이 가능할까요. 아무리 공을 잘 던져도 빗맞은 안타가 나오잖아요. 강하고 움직임이 좋은 공일수록 의도와 달리 가끔은 알 수 없는 운이 작용하는 걸 야구팬인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지 않습니까. 억울하기도 하지만 또한 겸손함을 배우게 되는 거죠.공 하나를 완벽하게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에만 몰입하면 '경기'라는 상대성을 간과하는 실수를 합니다. 선발 투수라면 한 명이 아닌 여러 타자를 상대하고, 많은 이닝을 막아내며 경기를 이끄는 것이 목적입니다. 양상문 코치님 조언에는 이런 뜻도 담겼다고 보겠습니다.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테니스 스타였던 안드레 애거시의 자서전 ‘오픈(Open)’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1992년 윔블던 우승 이후 슬럼프를 겪던 애거시는 새로운 코치를 찾았고, 은퇴 직전의 노장 브래드 길버트를 만납니다. 길버트는 애거시에게 "당신은 모든 샷을 완벽하게, 더 세게 치려고만 한다. 자신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네트 넘어 상대를 파악하세요"라고 일러줍니다. 어린 시절 애거시는 복싱 선수였던 아버지로부터 한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라는 것이 재능이라고 배웠습니다. "매번 완벽한 샷을 시도하려다 스스로 위기에 빠졌다. 상대가 실패하게 하라"라는 길버트의 코칭은 애거시를 가뒀던 틀에서 해방시킵니다. 몇 달 뒤 그는 US오픈(1994년) 남자단식 정상에 오릅니다. 자멸하곤 하던 그가 바뀌자 뉴욕타임스는 ‘애거시의 새로운 스타일’이라고 헤드라인을 뽑습니다.당신의 목표는 완벽한 공, 최고의 샷인가요. 문동주 선수만 아니라 우리에겐 어떤 메시지로 들리나요. 제목에 인용한 ‘완벽은 좋은 것의 적(敵)이다’는 프랑스의 근대 철학자 볼테르의 말입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9.0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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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임신’ 이정현, 11월 출산 앞둔 믿기지 않는 근황

가수 겸 배우 이정현이 태교여행을 떠난 여유로운 근황을 공개했다.29일 오후 이정현은 “#babymoon 지난날”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공개된 사진은 휴양지에서 휴식을 만끽하고 있는 이정현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정현은 어깨 라인이 드러난 화려한 꽃무늬 민소매를 입고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다. 다른 사진에는 큰딸 서아의 모습도 담겨있어 훈훈함을 자아냈다.오는 11월 출산 예정인 둘째를 품은 만삭이지만, 붓기하나 없는 갸름한 얼굴과 상체 라인이 눈길을 끌었다.누리꾼들은 “건강관리 잘 하세요”, “서아공주 너무 귀여워요”, “순산하세요 서아 동생 생겨서 너무 부럽다” 등 반응을 남기고 있다.한편 이정현은 지난 2019년 정형외과 전문의와 결혼해 2020년 딸을 출산했으며,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29 23:20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불화의 신호와 증상들

프로야구의 결승선이 보입니다. 모두가 시즌 막판 스퍼트를 냅니다. 격렬한 질주의 끝에서 일각에선 급한 숨소리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빈틈이 생겼다면 두드려서 고쳐야죠. 그렇지 않다면 지금 들리는 소리는 무엇입니까. 질책의 기운A 야구단 사장님이 감독실로 들어옵니다. “가을야구 안 가실 겁니까.” 팀이 계속 부진해지자 벌어진 일입니다. 몇 가지 상황이 더 있지만 특정하지 않기 위해 구체적으로 전하진 않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뉘앙스로 들리시나요. 이 정도면 상당히 세게 말한 겁니다. 보통 단장이 감독과 만나 협의하거나 담판을 짓고, 대표는 내부 보고를 받고 이를 모(母)기업과 소통합니다. 저 정도 상황이 벌어졌다는 건 사장님도 성적 압박을 크게 받는 것 같네요. 성향도 보통 다혈질이 아닌 것 같고요. 사장님보다 더 높은 곳에서 무슨 사인이 내려온 것일까요. 개입의 흔적B 구단의 코칭스태프 자리가 엎치락뒤치락했습니다. 팀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으로 발표됐습니다. 여러 명이 자리를 바꾸는 과정에 베테랑 코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구단 안팎에선 “들어오는구나”라고 받아들입니다. 무슨 말일까요. 이제는 한 발 떨어져 육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코치가 전쟁터로 돌아온 건 일종의 응급 처방입니다. 현장에 대한 개입이기도 합니다. 미덥지 않아서일까요, 어쨌든 길지 않게 있다가 그가 빠졌습니다. 원 포인트 레슨이었을까요. 존중의 소홀C 구단에서 감독님에게 중요한 서류를 전하며 담당 부서의 직원에게 들려 보냅니다. 그 감독님은 당황했습니다. 계약 관련 내용도 들어있는 자료여서 일반 직원이 갖고 온 것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상대를 소홀히 대한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습니다. 비슷한 다른 경우가 있는 걸 보면 C 구단의 문화가 그렇다고 여기는 쪽이 있습니다. 사소한 것에 괜한 오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정규시즌 후반 특히나 민감한 시기입니다. 현장과 프런트 사이에 여러 불화의 징조들이 감지됩니다. 의사결정과 리더십을 연구하는 저로서는 소문은 걸러내면서 팩트를 모아 봅니다.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궁금합니다.분명한 건 양쪽의 리더십은 갈등-협상-조정의 과정을 항상 거친다는 겁니다. 긴장 관계는 사실 당연한 겁니다. “누가 더 위냐, 결정권이 어디 있느냐”라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건 무의미합니다. 결국은 승리를 위해 함께 가는 공동 운명체니까요.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조 매든 전 감독은 현장과 구단 경영진의 관계는 ‘견고한 결혼(solid marriage)’이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현대 야구는 준비하고 계획하고 실행할 영역이 엄청나게 커졌기 때문에 한쪽의 판단에 의존하는 건 위험합니다. 저도 구단에서 일할 때 현장과 프런트의 역할 분담과 권한에 대해 매뉴얼(다이노스 볼)도 만들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서로에 대한 존중이었습니다.MLB 역대 최고의 단장-감독의 조합으로 불린 존 슈어홀츠-바비 콕스는 1990년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장기 전성기를 구축합니다. 두 사람은 종종 언쟁도 벌였지만, 한결같이 “같은 입장(on the same page)”이라고 서로에 대해 말합니다. 감독은 현실을 보고, 단장은 미래를 본다지만 육성과 스카우팅에 이르기까지 비전을 나누고 생각의 격차를 해소합니다.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유연하게 수정하는 게 둘의 공통된 철학이었습니다.반대로 스티브 필립스 단장과 바비 발렌타인 감독 조합은 뉴욕 메츠를 2000년 월드시리즈까지 진출시켰습니다. 그러나 잡음이 많았고 파국을 맞습니다. 세월이 한참 흘러 필립스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당시 30대였던 나는 감독의 카리스마가 무서웠다…. 팀은 승리했지만 우리는 각자도생의 방법을 찾았고 서로를 죽이고 있었다… 나도 미성숙했고 상대를 믿지 않았다.”질책만으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습니다. 모두가 돌아서게 만들고, 교묘하게 책임을 한쪽으로 전가하는 것으로 비칩니다. 간섭으로 비칠 수 있는 게 또한 인사입니다. 분발을 요구한다는 의도겠으나, 신임의 시간을 단축하는 조바심의 카드를 꺼낸 겁니다. 서로를 진짜 파트너로 인정하고 계신가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8.26 07:30
스타

유니스, 젠지 공주만의 남다른 에너지… ‘너만몰라’로 음방 접수

그룹 유니스가 다이내믹한 에너지로 일요일을 꽉 채웠다.유니스(진현주, 나나, 젤리당카, 코토코, 방윤하, 엘리시아, 오윤아, 임서원)는 25일 오후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 출연해 첫 번째 싱글앨범 ‘큐리어스’(CURIOUS)의 타이틀곡 ‘너만 몰라’ 무대를 펼쳤다.유니스는 자신감 넘치는 에너지로 놀라운 무대 장악력을 보여줬다. 멤버들은 음악이 시작된 순간부터 시원시원한 보컬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환호를 끌어냈다.특히 다이내믹한 음악에 맞춘 다채로운 안무가 이목을 끌었다. 후렴 부분에서 냥냥펀치 춤과 아이빔 춤 등 독창적인 포인트 안무들이 쉼 없이 이어져 보는 재미를 더했다.‘너만 몰라’는 내 안에 나를 발견하고 결국엔 그 모습을 깨고 나와 새로운 나로 거듭나겠다는 유니스의 당찬 포부를 담은 곡이다. 강렬한 일렉 기타 사운드로 완성된 다이내믹한 곡 전개가 인상적이다.이번 신곡은 발매 후 다양한 글로벌 음악 차트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뮤직비디오도 조회수 1100만 뷰를 돌파하며 K팝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한편, 이날 방송된 '인기가요'에는 유니스를 비롯해 DRIPPIN, LIGHTSUM, LUN8(루네이트), 문별(Moon Byul), BLACKSWAN(블랙스완), 성민, 아일리원(ILY:1), ARrC, SF9, NMIXX, MCND(엠씨엔디), 태민(TAEMIN), fromis_9(프로미스나인), 효린(HYOLYN)이 출연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8.25 18:36
스타

(여자)아이들, 출연 없이 ‘인기가요’ 1위… 뉴진스·키오프 제쳤다

‘클락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그룹 (여자)아이들이 출연없이도 ‘인기가요’ 1위를 차지했다.25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 8월 마지막주 1위 후보에는 (여자)아이들 ‘클락션’ 뉴진스 ‘하우 스위트’ 키스오브라이프 ‘스티키’가 이름을 올렸다.트로피는 (여자) 아이들에게로 향했다. 이들은 ‘클락션’ 활동이 종료된 상황에서 출연 없이도 1위를 거머쥐며 인기를 입증했다.한편 이날 '인기가요'에는 DRIPPIN, LIGHTSUM, LUN8(루네이트), 문별 (Moon Byul), BLACKSWAN(블랙스완), 성민, 아일리원 (ILY:1), ARrC, SF9, NMIXX, MCND (엠씨엔디), UNIS(유니스), 태민 (TAEMIN), fromis_9 (프로미스나인), 효린(HYOLYN) 등이 출연해 무대를 꾸몄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8.25 18:07
해외축구

[김종문 진심합심] 아이디어를 훔치러 다닌 펩의 오프시즌

‘펩(Pep)이 NBA 결승전에 나타났다.’ 6월에 해외농구 기사로, 해외축구 기사로 이런 내용이 떴습니다. 펩 과르디올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 감독입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지도자로 손꼽히는 그는 축구를 넘어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해박합니다.그런 그가 올해 6월 미국 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와 댈러스 매버릭스의 챔피언 결정전을 보러 보스턴으로 날아갔습니다. 셀럽의 등장은 화젯거리지만 그는 단지 자리만 빛내러 가지 않습니다. 배움의 기회를 찾아다니는 게 펩의 특징입니다. 코트에 내려가 셀틱스의 감독 조 마줄라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미디어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마줄라 감독은 “댈러스의 수비는 리그에서 가장 영리하면서 뛰어난 팀이다. 우리가 공간을 만들고 여기에 맞춰 선수를 움직이게 만드는 데 펩의 도움이 있었다”고 인터뷰합니다. 실제로 마줄라의 셀틱스는 ‘생각은 빠르게 플레이는 천천히’라는 방식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전략을 쓰는데, 이는 펩의 맨시티가 후방에서부터 펼치는 전술과 닮았습니다.펩이 인상적인 것은 질문을 빼놓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른 종목을 가리지 않고 해당 분야의 최고수에게 전략·기술·마음가짐 등을 두루 묻습니다. 그의 열정에는 호기심도 큰 몫을 차지합니다. 펩에 대한 책과 다큐멘터리를 보면 핸드볼·농구·럭비·수영·테니스·체스에 이르기까지 그가 거쳐온 탐구의 여정, 교류의 방식이 드러납니다. 훈련 장면도 빠짐없이 관찰하며 축구에 접목할 부분을 찾습니다. 펩의 일관된 관심은 각 종목에서 공간(spacing)을 어떻게 지배하고 운영하고 전환(transition)하는가 입니다. 펩이 체스의 그랜드마스터를 만나는 장면도 그래서 제게 이채로웠습니다. 노르웨이 출신의 세계 체스 1위 망누스 칼센을 만나서도 체스판의 중앙을 지배하는 전략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고 합니다.그런데 궁금해졌습니다. 개인 종목인 수영은 어떻게 축구에 도움을 줄 수 있지?펩은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딴 미국 여자 수영선수 케이티 레데키의 훈련법에 주목합니다. 매일 오전 4시45분, 수영을 시작하는 레데키의 루틴이었습니다. 펩은 “레데키가 매일 그 시간에 풀로 뛰어들면서 이렇게 생각한대요. ‘나는 이 새벽에 이렇게 수영할 수 있는 세상의 단 한 명이다’라고요. 그런 마인드가 계속 루틴을 이어가게 했고, 동기를 부여했다더군요”라고 설명합니다. 어떤 감정과 말, 또는 외부 자극이 심리에 작동하는지 펩은 주목합니다. 무엇이 사람을 지속하게 만드는지 항상 고민합니다. 개성 강한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세계 최고의 축구팀을 이끄는 그에게 이것이 경기 전략 못지않게 중요한 화두입니다. 이미 세계적인 명장으로 인정받는 그가 다른 스포츠에서 영감이나 전략적인 방법론을 계속 찾으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새로운 생각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나는 가능한 한 많이 그걸 훔쳐 왔죠(I have stolen as many as I could).”펩의 철학에 대해 설명하는 ‘펩의 비밀(Pep Confidential)’에 나오는 그의 말입니다. 참 솔직하네요. 펩의 축구가 요한 크루이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알려져 있듯이 그는 자신의 생각과 철학이 여러 자양분을 먹고 자랐다는 걸 부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피카소의 ‘훌륭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말이 펩의 고백과 겹쳐집니다. 국내 야구 지도자들도 조금 더 이런 교류를 시도하면 좋겠습니다. “시즌이 길다, 매일 경기가 있다”라며 좀체 마음의 문, 생각의 창을 열지 않습니다.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펩이 말한 ‘훔친다(steal)’는 용어가 규칙에 들어 있는 스포츠가 야구 아닙니까. 오히려 야구 트레이닝 분야는 종목을 뛰어넘는 시도가 있습니다.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습니다. 이런 상상 어떨까요.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싹쓸이한 양궁 대표팀을 야구장에 초대합니다. 팬들도 많이 좋아하시겠죠. 드러나는 마케팅 이벤트 이상으로 야구 지도자나 선수들이 양궁 선수의 엄청난 집중력에 대해 배울 기회도 만드는 겁니다. 다양하게 자극을 주고받으며 영향력을 키우고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는 스포츠의 예술가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8.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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