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덩치 키우는 SK 최태원, 계열사 증대·기업 결합 독보적 행보
SK그룹의 덩치가 점점 커지고 있다. 대기업 중 인수합병으로 기업결합과 계열사 증대가 단연 돋보인다. ‘딥체인지’ 기조 아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에 기업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기업결합·신규상장·계열사 증가 단연 최대 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의한 2021년 기업결합 순위에서 SK는 25건으로 단연 1위에 올랐다. 기업결합 신고 2위는 미래에셋으로 21건, 카카오가 17건으로 3위에 올랐다. 신성장 분야 투자 등이 활발해지면서 기업결합 수가 증가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가 1000건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에 맞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 SK그룹의 행보가 가장 돋보이고 있는 셈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주사 SK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일례로 최 회장의 취임 당시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42개로 4대 그룹 중 가장 적었다. 하지만 지난 2월 기준으로 SK그룹은 계열사 176개로 대기업집단 중 단연 1위에 오르는 등 놀라운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인수한 최 회장의 M&A 승부수가 그룹 확장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SK그룹은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이후 SK는 배터리, 바이오, 수소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SK텔레콤의 회장직을 맡은 이유도 분명하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SK텔레콤의 혁신을 지원하게 되면 SK텔레콤뿐만 아니라 SK그룹 전반의 혁신도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SK그룹은 재계 순위에서도 현대차를 밀어내고 2위로 도약했다. SK는 지난해 3분기 공정자산(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금융회사의 자본총액) 기준으로 270조7470억 원으로 250조140억 원의 현대차를 밀어냈다. 딥체인지 포트폴리오 혁신 가속화 확장세가 뚜렷한 SK그룹은 지난해 대기업 중 신규 상장도 가장 많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SK아이테크놀로지, SK스퀘어, SK리츠 4개 계열사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올해도 SK그룹 계열사 상장은 계속해서 진행될 예정이다. SK스퀘어의 자회사인 원스토어와 SK쉴더스가 5월 상장이 예고되고 있다. 원스토어는 국내 토종 앱마켓으로 지난해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보안업체 ADT캡스가 전신인 SK쉴더스는 정보 보안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는 예상 기업가치 각 3조2000억 원, 1조 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 회장의 공격적 M&A 본능은 지속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 초대형 M&A를 성사시켰고, 이제는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ARM을 겨냥하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ARM의 공동 인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서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딥체인지 방법론을 통해 포트폴리오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SK그룹은 개별 이사회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계열사 대표들이 디자이너가 돼 사업을 디자인하며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최 회장은 계열사 대표들에게 딥체인지를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제시하며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반도체·통신·에너지의 현재 주력사업을 바탕으로 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4대 핵심 사업의 확장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CEO세미나에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공식이 바뀌고 있다. CEO들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적합한 각 사의 성장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ESG 이슈들을 적당히 대응하고 리스크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관리했다면 앞으로는 정면으로 부딪쳐 돌파하고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직접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06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