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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시달린 이재용, '삼성 마지막 승계 잡음' 마침표

삼성그룹의 마지막 경영 승계 리스크가 마침내 해소될 전망이다. 3년 넘게 진행된 제일모직·삼성물산의 부당 합병 재판은 ‘삼성 3세 승계 수사’의 집대성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줄곧 불법행위 의혹을 받아왔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계 과정은 결국 무죄가 나왔다. 마지막 승계 심판서 ‘무죄’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는 5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정,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삼성그룹 미래 전략실(미전실)의 주요 멤버인 최지성 실장, 김종중 전략팀장, 장충기 차장 등도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재용 회장이 '4세 승계는 없다'고 못 박은 상황에서 이번 재판은 삼성의 마지막 승계 심판이라는 시선이 강했다. 이 회장이 1994년 종잣돈 60억원으로 출발해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고, 2022년 회장 직함을 달기까지 28년간 진행된 승계 작업에 대한 판결이었다. 검찰의 공소장 도입부도 이 회장의 1994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매입부터 시작된다. 당시 이 회장은 이건희 전 회장으로부터 종잣돈 61억4000만원을 증여받았다. 이후 계열사 주식을 거래해 자금을 불렸고, 1996년 에버랜드 CB를 사들이면서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했다.이 회장은 48억3090만원으로 에버랜드 주식 31.37%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고,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로 승계의 기반을 닦았다. 이어 삼성전자의 2대 주주였던 삼성물산을 에버랜드에 합병시켰고, 마지막 단계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되면서 승계가 마무리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이 ‘1대 0.35’로 책정됐고, 2015년 9월 합병됐다. 합병된 삼성물산은 이재용 회장이 지분이 전무했던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고,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 4.06%를 직접 지배하게 되면서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가 됐다. 이 같은 승계 과정을 두고 '반칙 초격차'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1심은 2020년 9월 검찰의 기소 이후 1252일, 약 3년 5개월 만에 선고가 나왔다. 그동안 106회의 공판이 진행됐고, 이재용 회장은 95회 출석했다. ‘삼성의 경영 승계 종합판’이었던 만큼 검찰의 수사 기록만 A4 용지 19만쪽에 달했다. 또 증거만 2만3000여개가 제출됐고, 증인 80여명이 출석했다. 대법원까지 유지 가능성↑…뉴삼성 기대감장기 수사 과정에서 충분한 조사와 증인들의 심문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1심 결과가 최종 선고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이 선고를 뒤집을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대법원 판결까지 가더라도 무죄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다. 이 회장 등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전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1일 기소됐다.당시 그룹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회사 격인 합병 삼성물산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제일모직의 주가는 올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낮추기 위해 부정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하지만 법원은 “두 회사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나 지배력 강화가 유일한 목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부당 합병과 병합된 사안인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한 거짓공시·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재판부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했던 상황 등을 고려하면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에 대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분식회계 혐의도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여 피고인들에게 분식회계의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이번 판결로 이 회장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이어져온 '사법 리스크'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이에 앞으로 본격적인 ‘이재용식 뉴삼성’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게 됐다. 이 회장 측은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재계 관계자는 “1심의 결과가 향후 재판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그룹으로서는 마지막 승계 잡음이 해소되면서 '경영 족쇄'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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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개최지 선정 코앞인데…'사법리스크'에 시름하는 재계 총수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에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는 재계 총수들이 ‘사법리스크’에 시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년 넘게 이어진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재판이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소송은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용, 부당합병 재판 검찰 구형 징역 5년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2020년 9월 기소 이후 3년 넘게 이어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재판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내년 1월 26일 1심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연말과 연초까지도 사법리스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달 28일(현지시간)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에 사법리스크로 전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검찰은 1심 결심 공판에서 “그룹 총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한 사건”이라며 이재용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내년 1심 선고에 따라 ‘경영 족쇄’가 다시 채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이 회장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두 차례 옥고를 치렀고, 이미 햇수로 8년째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제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이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다운 준법정신을 다짐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1등 기업,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더 높고 엄격한 기준에 임했어야 하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저와 삼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 수준은 훨씬 높고 엄격한데 미처 거기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사법리스크’로 인해 ‘뉴삼성’의 비전도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회장은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으로 인해 주춤하면서 ‘신경영 선언’ 등의 이건희 선대회장에 대한 ‘향수’만이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 회장은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를 언급하며 당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아직 강력한 한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9조원을 들여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6년간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하지도 못하고 있다. 최태원·구광모 이혼, 상속소송 경영권 분쟁과 직결 SK그룹과 LG그룹은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과의 항소심에서 물러설 수 없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주로 해외에 머물고 있는 최 회장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소송전이다. 노소영 관장이 지난 9일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면서 “30여년 간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려 참담하다. 가정을 깬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최 회장도 12일 소송 대리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노 관장의 발언을 저격했다. 그는 “재산분활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입장을 언론에 이야기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당황스럽다”며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 관장은 최 회장 보유 SK 주식 지분(17.37%) 중 50%를 인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하며 항소한 상황이다. 1심 선고에서는 주식 지분과 관련해서는 재산 분할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구광모 회장도 어머니 김영식 여사 등 세 모녀와 상속 소송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세 모녀의 ‘경영권 참여’ 의사가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지분 방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공개된 녹취록에서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는 “아빠(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와 상관없이 분할 합의는 리셋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여사도 “경영권 참여를 위해 지분을 받고 싶다”고 맞장구를 쳤다. 녹취록은 지난해 세 모녀가 상속회복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LG가 가족 간 나눴던 대화였다. 당초 세 모녀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경영권 분쟁권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세 모녀 측의 주장대로 상속 재산을 법정 비율로 다시 분할한다고 가정한다면 구 회장의 지분율은 15.95%에서 9.7%까지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세 모녀의 지분율 합(14.09%)보다 낮아져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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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10년 만에 회장 승진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

공식적인 ‘이재용 시대’가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삼성 회장' 타이틀을 단 이재용 회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과 위기 속에 스스로 구심점이 되겠다고 약속하며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 위기 정면 돌파 선언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사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평소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중시해 온 만큼 이사회 동의 절차를 거쳤다.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고,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 회장의 선임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회장 타이틀에 집착하지 않는 면모를 보여왔다.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재판에서 “앞으로 삼성그룹에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자신의 발언을 번복하고 회장으로 승진할 만큼 상황이 절박하고 절실한 의지를 담은 행보로 보인다. 이 신임 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데 이어 4년여 만에 공식 회장 직함을 달게 됐다.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지 2년 만이자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31년 만이다. 앞서 1987년 12월 45세에 회장직에 오른 이건희 회장보다는 9년 정도 늦은 나이다. 이병철 창업자는 28세에 대구 서문시장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하며 삼성그룹의 발판을 다진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한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0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9%나 줄었다. 이로 인해 재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고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하려면 회장 취임과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그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 만들어보겠다”며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또 고 이건희 회장 2주기 때 그룹의 사장단에 전했던 각오를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다.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예정대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각오와 소회로 취임사를 대신한 이 회장은 조만간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다 바꿔라"로 압축되는 부친 이건희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의 뒤를 이을 이 회장이 꿈꾸는 '뉴삼성'에 시선이 쏠리게 됐다. 회장 타이틀을 달고 경영 전면에 나서는 만큼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복귀도 관심사다. 삼성은 2017년 2월 말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하고,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EPC(설계·조달·시공)·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등기이사 복귀 않아 책임경영 외면 이 회장은 이사회 절차를 거친 ‘셀프 승진’을 했지만 법적 책임이 있는 등기이사가 된 건 아니다.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 임원에 다시 복귀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부친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바 있다. 이어 2016년 10월에는 삼성전자 등기이사가 됐다. 이건희 회장이 2008년 4월 비자금 특검 수사로 쇄신안을 내놓고 전격 퇴진한 이후 8년 6개월 만에 삼성 오너 일가 중 처음이자 입사 이후 25년 만에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같은 해 11월 참고인 신분으로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어 2017년 2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되며 삼성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영어의 몸이 됐다. 이후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풀려난 뒤 부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계승한 '뉴삼성' 비전을 밝히고 '이재용 체제'를 시작하려 했으나 작년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 두 번이나 옥고를 치른 이 신임 회장은 2019년 10월 임기만료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에 따라 책임경영 차원에서 내년에 다시 등기임원이 될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책임경영을 외면한 이 회장의 승진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 지배권 승계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임에도 가석방 특혜를 받아 풀려났고, 약 1년 후 대통령 특별복권 특혜까지 받았다”며 “회사와 주주들에게 조금이라도 책임감을 느낀다면 지금 회장 승진을 감행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리스크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시점이라 등기이사 복귀에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아직 진행되고 있는 재판도 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에서도 완전히 자유롭지 못해 등기이사 회장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28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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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2기 추모식, 삼성 사장단 60여명 참석 이재용과 오찬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이 25일 유족과 삼성 전·현직 사장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진행된 추모식에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 유족이 참석했다. 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 전·현직 사장단과 부사장 등 경영진 300여명도 순차적으로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이 부회장과 현직 사장단 60여명은 추모식을 마친 뒤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 영상을 시청하고 오찬을 함께 했다. 추모 영상은 미래를 내다 본 선구자적인 혜안과 통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한 과감한 도전, 임직원을 중시한 '인재제일' 철학, 국가와 인류 사회에의 공헌 등 이 회장의 업적과 철학이 소개됐다. 삼성 측은 별도의 공식 추모 행사를 열지 않고 사내에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해 임직원이 방명록에 댓글 형식으로 추모글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오늘 우리는 회장님을 다시 만납니다'라는 제목의 온라인 추모관에는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내일을 향해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직원들은 이날 이 회장을 기리며 "새로운 내일을 향해 힘차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여간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새벽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1987년 부친인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이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고, 1993년 '신경영 선언'을 통해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재용 부회장이 '포스트 이건희' 2년을 맞아 부친의 '신경영'에 이을 '뉴삼성'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사장단 60여명과의 오찬을 통해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할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2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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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위 만난 이재용,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다시 세우나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재건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를 찾아 위원들에게 이와 관련된 조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12일 오후 삼성 서초사옥에서 2기 준법위 위원들과 1시간가량 면담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이 부회장과 준법위의 만남이 이뤄졌다. 올해 2월 2기 준법위 출범 이후에는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준법위는 매달 셋째 주 화요일에 정기회의를 열지만 위원들의 일정을 고려해 수요일로 변경됐다. 그리고 광복절 복권 이후 이 부회장의 첫 참석이 예고되면서 면담에서 어떤 내용이 오갈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이찬희 준법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컨트롤타워 재건’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2기 준법위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현'을 3대 중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고 그룹의 컨트롤타워 재건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 여파로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했다. 현재는 3개의 태스크포스(TF)로 삼성전자 및 관계사의 공통 이슈를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기구가 없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뉴삼성’을 향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을 주도해나갈 컨트롤타워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글로벌 환경의 변화와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삼성전자도 '준 비상경영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에 대해 이 부회장이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밝힌 만큼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미전실이 해체된 뒤 계열사의 정보들을 한곳에 모으는 조직이 없다. 그래서 계열사별 정보가 필요하면 따로 취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강조하는 ‘초격차’ 경영을 위해서는 컨트롤타워를 복원해 더욱 기민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지주사는 대개 그룹 전략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삼성은 지주사가 없지만 구조상으로는 이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과 관련해서도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준법위와의 만남이 회장 승진 전 면담 자리라고 보고 있다. 11월 창립기념일 혹은 올해 내 회장 승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는 국정농단 재판에 출석해 “이건희 회장 외에 삼성에서 회장 타이틀은 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13 06:55
산업

세계 최대 바이오공장 가동…이재용의 ‘제2 반도체 신화’ 시동

삼성이 ‘제2의 반도체’로 꼽은 바이오 사업에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원톱으로 주도한 ‘뉴삼성 시대’에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는 사업군이기도 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바이오 계열사로 설립 10년 만에 세계 최대 의약품 생산 시설을 갖추고 초격차 행보에 시동을 걸며 이 부회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11일 인천 연수구 송도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로의 현장 경영은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삼성이 2조원을 쏟아부은 제4공장은 지난 2020년 착공한 단일 규모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으로, 완공되면 24만L 규모에 이른다. 이달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갔으며,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보고 전략적으로 육성할 정도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제4공장의 가동으로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42만L를 확보해 위탁생산개발(CDMO)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규모를 갖추게 됐다. 현재 글로벌 20대 제약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유치한 상황이다. 가동을 시작한 제4공장도 제약사 5곳과 선수주 계약을 체결해 제품 7개 생산에 돌입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삼성의 ‘초격차 경영’ 철학이 잘 나타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생산능력을 60만L까지 확대할 계획이라서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초격차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은 11만평 규모의 ‘제2의 바이오 캠퍼스’ 조성으로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입해 제5, 제6 공장 등 4개 시설을 추가로 건설하고, 생산 기술 및 역량을 고도화해 초격차 행보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제4공장을 직접 점검한 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을 만나 CDMO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종전에 발표한 것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방문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해외 영역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럽과 미국에 CDMO 공장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전기차처럼 자국 바이오 산업을 키우기 위해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0일 미국 전문매체 피어스파마와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고 때가 되면 공장을 단독 건설하거나 인수 등을 통해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등을 후보지로 놓고 있다. 텍사스주 같은 경우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곳이라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미국 텍사스주에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해외 공장 투자도 이 부회장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존 림 대표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빨리 바이오 공장을 건설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12 06:58
산업

분위기 무르익었는데…이재용, '셀프 회장' 승진 안 하는 이유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1969년 삼성전자공업사에서 출발했다. 국내 최초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전문 일간지로 올해 53주년을 맞은 일간스포츠와 동갑이다. 그 세월 동안 3명의 총수가 삼성을 이끌었다. 전자사업 진출을 선언했던 이병철 선대회장부터 반도체 시장에 과감히 뛰어든 이건희 회장, 초격차 경영에 시동을 건 이재용 부회장까지 삼성그룹 1~3대 총수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혁신'으로 요약된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대내외적으로 무르익은 '회장 승진'보다 혁신으로 초격차를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셀프 회장 승진’보다 중요한 ‘초격차’ 이재용 부회장이 연내 이건희 회장 서거(2020년) 이후 공석인 삼성그룹의 회장 타이틀을 거머쥘 것인지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오는 11월 창립기념일이나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점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회장 승진의 여건은 무르익고 있다. 이 부회장은 8·15 사면 이후 취업제한 규제에서 자유로워졌다. 국정농단 이후 내려놓았던 등기이사로의 복귀도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대통령 특사로 선임되는 등 국내외 광폭 행보를 보이며 ‘뉴삼성’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오는 10월 25일이면 이건희 회장 별세 2주년이 되기도 한다. 수감 생활과 법적 제한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만큼 ‘상징적인 회장 승진’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그룹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기폭제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속절 없이 떨어지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셀프 승진’을 할 수 있다.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지만 이 부회장은 회장 승진보다 ‘혁신’을 더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지난 21일 중남미와 영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연내 회장 승진설’에 대해 “회사가 잘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리고 회장 타이틀에 집착하지 않는 면모를 여러 차례 보인 바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재판에서 “앞으로 삼성그룹에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가석방 이후 해외 출장 등을 통해 냉정한 현실을 경험했다는 이 부회장은 회장 승진보다 혁신에 중점을 두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초격차’를 위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반도체 공장 설립에 20조원 투자를 결정했다. 그리고 2016년 자동차 전장 업체 하만 인수 이후 대형 인수합병(M&A)이 없다가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몸값이 최대 70조원에 달하는 매물이지만 이 부회장은 내달 ARM의 최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단판을 짓기 위해 만나기로 하는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법정에서 했던 말을 번복해야 하기 때문에 신뢰적인 측면에서 회장 승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진행되고 있는 재판도 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에서도 완전히 자유롭지 못해 등기이사 회장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재제일 철학의 진화, 유연한 스킨십 경영 이병철 선대회장이 내세운 인재제일과 사업보국의 경영 철학은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대에도 줄곧 이어지고 있다. 1969년 전자 사업 진출 이후 삼성그룹은 미래 국가경제에 기여할 인재를 양성했고, 이는 세계적인 IT 회사로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또 이 선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제당, 제일모직 등을 설립하는 등 삼성그룹을 일궜다. 셋째 아들 이건희 회장이 아버지에 이어 1987년 2대 회장으로 선임한 뒤 삼성그룹은 또다시 탈바꿈했다. 1988년 이건희 회장은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이어 1993년 신경영 선언으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키는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회장의 주문에 대대적인 혁신이 진행됐다. 이 회장이 강조한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이 인재 혁신의 출발점이 됐다. 이는 삼성의 경영이념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재용 부회장은 유연한 스킨십 경영을 통해 인재제일 철학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재드래곤’으로 불리는 이 부회장은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직원들의 셀카 촬영에 기꺼이 응하는 등 가장 친밀한 총수로 다가가고 있다. 합리적인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MZ세대들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우리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인재를 통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오는 11월 1일 삼성전자의 53주년 창립기념일에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관심사다. 빅딜을 통해 ‘뉴삼성’의 신호탄을 쏘거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28 07:00
IT

'뉴삼성' 도약 위한 ARM 인수, 이재용이라면 해낼까

경영 족쇄를 벗고 '뉴삼성' 도약을 가속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국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의 '키'인 현지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 인수 추진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지형을 흔들 '세기의 딜'이라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부회장의 결단에 회사의 운명이 달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부회장은 멕시코와 파나마 등을 차례로 방문하고 16일 영국에 도착했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과 해외 현장 경영을 병행하고 있다. 이날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앞서 이 부회장이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ARM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나와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현재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대부분(90% 이상)은 ARM 설계를 기반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물론 미국 퀄컴과 애플 등 주요 브랜드가 ARM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 왕좌를 노리는 삼성전자에게 ARM은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매물이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지만,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AP는 퀄컴, CPU(중앙처리장치)는 인텔,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엔비디아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팹리스(반도체 설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5년 4773억 달러(약 665조원)로, 메모리 반도체(2205억 달러)의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기존 산업이 고도화하는 시기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를 확대하고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려 3대 분야를 모두 주도하는 초유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올해 드러내기도 했다. ARM 인수가는 적어도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가 올해 2월 ARM 인수를 포기한다고 발표했을 당시 400억 달러(55조7400억원)의 가치를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기준 125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재정적 여건이 받쳐주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앞에 두 개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엔비디아의 인수가 불발된 것은 인수를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필요한 미국·영국·중국·유럽연합(EU) 등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서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약 10조원에 인수할 때도 마지막 관문인 중국의 승인을 가까스로 얻은 바 있다. 국가 핵심 경쟁력이나 마찬가지라 눈치 싸움이 치열한 만큼, 인텔과의 파트너십 등 연합전선 구축 전략에 힘이 실린다. 다음으로 넘어야 할 산은 ARM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다. 올해 4~6월 30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봤는데, 이는 회사 역사상 가장 큰 분기 손실이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선제 투자한 기술·성장주의 가치가 급락한 것이 원인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거래가 무산된 이후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ARM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노리고 있어 매각 계획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9.20 07:00
산업

이재용의 ‘해방일지’, '뉴삼성' 행보에 남은 장애물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후 수감생활과 경제활동 제한 등으로 부침을 겪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마침내 법적 제약에서 해방됐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광복절 특별사면이었던 만큼 이제 족쇄 풀린 수장의 '뉴삼성'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족쇄 풀린 현장 경영, 초격차 행보 페달 가석방 중이었던 이재용 부회장은 15일부터 복권되면서 그동안 따라다녔던 경영 족쇄가 완전히 풀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복권 소감으로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부회장은 그룹의 역량을 집중시킬 일만 남았다. 지난 5월 삼성이 발표한 5년 450조원 투자와 8만명 신규 고용 계획의 이행은 전제 조건이 될 전망이다. 우선 초격차 행보를 위해 국내외 현장 경영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오너가인 만큼 주요 사업군들을 두루 돌아보며 임직원들을 독려할 것으로 예측된다. 복권 후 첫 번째 현장 경영 장소는 반도체 산업 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 화성캠퍼스와 평택캠퍼스가 거론되고 있다. 경기 화성캠퍼스는 최근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을 통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 양산에 성공한 곳이다. 평택캠퍼스도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던 장소로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기지다. 영업 최전선인 삼성디지털프라자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경기 침체와 맞물려 생활가전 판매에 어려움이 전망되고 있는 만큼 판매사원을 격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할 수도 있다. 지난 2020년 9월에도 이 부회장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삼성디지털프라자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이후 20조원의 미국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최종 확정한 바 있다. 이번에도 복권 후 초격차 행보를 위한 추가적인 ‘선물 보따리’를 내놓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미래의 반도체 사업 선점을 위해 대형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계·합병 의혹 재판 장기화, 승계방식 고민 법적 제한이 풀린 만큼 예전처럼 상근 임원으로 복귀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국정농단 사건 이전까지 이 부회장은 상근 임원으로 경영을 지휘해왔다. 그러나 2021년 1월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 징역형을 받은 후 ‘비상근 임원’으로 바뀌었다. 현재 삼성전자 내 비상근 임원은 이 부회장과 사외이사 4명뿐이다. 하지만 불법 승계·합병 의혹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상근 임원 복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재판은 승계와 준법경영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이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해방됐다지만 이 부회장에게 승계방식과 준법경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이에 이 부회장은 16일 열릴 예정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준법위) 정기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승계·합병 의혹 재판이 시작되면서 재판부의 요구에 따라 삼성 준법위를 설립하며 준법경영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4세 경영 포기’라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매주 목요일 이 부회장의 출석 하에 열리는 승계·합병 의혹 재판은 장기화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증인 출석 일정이 꽉 차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잡혀있는 증인 심문만으로도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승계·합병과 관련해 검토 자료와 사안이 복잡한 만큼 재판의 향방도 오리무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명백한 증거가 밝혀지거나 명확한 맥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봐서 재판이 길어질 것이다. 과거 정황상 뚜렷한 혐의가 드러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17.97% 지분을 가진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8.16 07:00
경제

2022년 '왕의 운명' 범띠 리더에 달렸다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이 밝았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미래의 핵심동력 찾기에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라는 어둠의 소용돌이를 뚫어야 하는 임무를 맡은 호랑이띠 리더들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범띠 CEO, 삼성·LG 세대교체 주도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진행한 2022년 임원인사에서 파격을 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행보 이후 냉혹한 현실을 직시한 뒤 기존 3개 부문장을 모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1962년생 호랑이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에서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을 통합한 DX(CE·IM) 부문장으로 막중한 역할을 맡았다. 한종희 부회장은 ‘뉴삼성’ 기조에 따라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긴 부문 개편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안정보다 세대교체를 택한 이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삼성전자 TV 사업의 15년 연속 세계 1위 달성을 이끈 한 부회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한 부회장은 전사 차원의 신사업 및 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하는 등 ‘뉴삼성’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 부회장은 “원 삼성의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며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이어 그는 “룰 브레이커의 마인드를 갖고 기존에 고착화되어온 불합리한 관행이 있다면 새로운 룰과 프로세스로 전환하도록 하자"고 변화를 예고했다. 한 부회장의 첫 경영 행보는 오는 5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가 될 전망이다. 그는 이번 CES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는 “기조연설은 새로운 시대에 삼성전자의 비전을 분명히 하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형 경험, 기기 간 연결, 지속 가능성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권봉석 LG 부회장이 지주사로 떠난 자리를 채운 조주완 LG전자 신임 사장도 1962년 호랑이띠다. 조 사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줄곧 강조하고 있는 ‘고객 경험의 혁신’을 주도할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22년 새해 핵심 키워드를 ‘FUN 경험’으로 정했다. 한발 앞서고(First), 독특하며(Unique),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New) 경험을 뜻한다. 그는 임직원에게 신년 메시지로 “고객 감동을 위해 이런 FUN 경험을 계속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로 명확하게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고객의 삶을 향상할 고객 경험 혁신에 속도를 내자"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모델·방식에 변화를 주는 질적 경영이 필요하며 '이기는 성장'과 '성공하는 변화'로 조직을 이끌어갈 방침이다. 그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는 우리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조 사장은 취임 첫 경영 행보로 LG가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VS) 사업을 챙겼다. 그는 LG전자가 인수한 오스트리아 소재 차량용 조명 자회사인 ZKW 본사를 방문했다. 호랑이 기운 품은 차세대 리더들, 현대차 미래·글로벌 선도 현대차는 삼성·LG와 달리 차세대 리더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차세대 리더로 꼽은 인물이 바로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이다. 1974년생 호랑이띠인 그는 현대차의 미래 산업을 선도할 인재로 부각되고 있다. 현대차의 2022년 임원 인사에서 정의선 회장은 미래 사업의 포토폴리오 구체화를 위해 인포테인먼트,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사업 분야에 힘을 줬다. 추교웅 부사장은 ICT와 자동차를 연결해 이른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커넥티드 카의 핵심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미래의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이라는 현대차의 목표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차세대 리더 후보다. 제네시스 최고 브랜드 책임자(CBO)로 선임된 그레이엄 러셀 상무도 1972년생 범띠다. 영국 에든버러 네이피어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자동차 회사 벤틀리에서 글로벌 브랜드커뮤니케이션, PR·커뮤니케이션 책임자를 지냈다. 제네시스는 럭셔리·프리미엄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가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는 브랜드다. 점유율이 뚝 떨어진 중국 시장도 제네시스를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럭셔리 브랜드인 벤틀리, 맥캘란 등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러셀 상무의 글로벌 역량이 매우 중요해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럭셔리 브랜드에서 쌓은 전략 수립 경험 및 마케팅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네시스 고객 경험 전반에 걸쳐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GV7과 GV80을 내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 상반기 GV70 전동화 모델 출시 등이 예고된 가운데 연 20만대 판매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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