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6이닝 1실점' 류현진, 불펜 난조에 10승 불발···ERA 1.36
LA 다저스 류현진(32)이 또 한 번의 호투로 실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불펜 난조 탓에 시즌 10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류현진은 11일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 수는 99개. 솔로홈런으로 실점해 평균자책점은 1.36으로 아주 조금 올랐지만,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 자리를 지키기엔 모자람이 없었다. 이 부문 2위는 애틀랜타 투수 마이크 소로카(1.38)다. 이 경기에서 시즌 10승 선착과 개인 통산 50승에 도전했던 류현진은 팀이 3-1로 앞선 7회 불펜에 마운드를 넘기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다저스 불펜이 에인절스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에게 7회 동점 2점 포를 허용하면서 승 수는 추가하지 못했다. 다저스는 8회에도 콜 캘훈과 트라웃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얻어맞아 3-5로 역전패했다. 류현진은 1회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1회 선두 타자 토미 라 스텔라를 초구 3루수 플라이로 잡아낸 데 이어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 가운데 한 명인 트라웃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다음 타자 앨버트 푸홀스에게는 컷 패스트볼을 던지다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다음 타자와 승부를 앞두고 푸홀스가 방심하는 사이 1루로 총알 같은 견제구를 던져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채웠다. 빅리그 개인 통산 두 번째 견제 아웃. 그렇게 1회를 공 9개로 가볍게 끝냈다. 2회가 아쉬웠다. 1사 이후 캘훈에게 올 시즌 일곱 번째 홈런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투볼에서 3구째 체인지업을 던지다 한가운데로 높게 몰려 담장을 살짝 넘기는 중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지난달 26일 피츠버그전 이후 3경기 만의 실점. 그 경기 3회부터 이날 1회까지 이어진 19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도 멈췄다. 피홈런은 지난 4월 27일 피츠버그전 이후 8경기 만이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세자르 푸엘로에게도 우월 2루타를 허용해 다시 1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조너선 루크로이를 헛스윙 삼진, 윌프레도 토바를 투수 땅볼로 각각 솎아 내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안정을 찾은 류현진은 3회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렝기포와 라 스텔라를 땅볼로 잡아낸 뒤 트라우트를 풀카운트에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엔 투 아웃을 무사히 잡아낸 뒤 다시 캘훈 타석에서 위기가 왔다. 캘훈의 타구는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가 됐지만, 이때 다저스 유격수 코리 시거가 무리하게 1루로 송구하다 실책을 범해 타자 주자를 2루까지 보내 줬다. 류현진은 2사 2루서 푸엘로를 공 3개 만에 2루수 땅볼로 유도해 불을 껐다. 5회에는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특히 돋보였다. 선두 타자 루크로이와 토바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처음으로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렝기포를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이어 다음 타자 라 스텔라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을 노렸다. 하지만 2루수 크리스 테일러의 송구를 받은 시거가 1루로 던지지 못해 2사 1·3루 위기가 이어졌다. 다음 타자는 이 경기에서 세 번째로 마주 선 트라웃. 류현진은 투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져 풀카운트 대결을 이어 간 끝에 결국 6구째 컷 패스트볼을 바깥쪽으로 찔러 넣어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류현진은 트라웃이 방망이를 헛돌리자마자 큰 동작으로 글러브를 툭툭 때리며 기쁨을 표현했다. 좀처럼 마운드에서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류현진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승자의 환희를 만끽했다. 마지막 이닝인 6회도 순탄하진 않았다. 1사 이후 스미스를 2루수 내야 안타로 내보냈고, 2사 이후엔 푸엘로에게 몸쪽 공을 바짝 붙여 던지다 타자 몸에 맞았다. 올 시즌 13경기 만에 첫 몸에 맞는 공. 2사 1·2루 위기가 계속되자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해 류현진을 다독였다. 결국 류현진은 마지막 타자 루크로이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볼카운트 1B-2S서 바깥쪽 구석으로 컷 패스트볼을 찔러 넣자 루크로이는 선 채로 지켜봐야 했다. 류현진은 그렇게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평소보다 많은 주자를 내보내고 좀처럼 보기 힘든 몸에 맞는 공과 홈런까지 나왔지만, 득점권에서는 더 흔들리지 않은 피칭으로 특급 투수의 위용을 과시했다. 배영은 기자
2019.06.11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