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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분위기 무르익었는데…이재용, '셀프 회장' 승진 안 하는 이유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1969년 삼성전자공업사에서 출발했다. 국내 최초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전문 일간지로 올해 53주년을 맞은 일간스포츠와 동갑이다. 그 세월 동안 3명의 총수가 삼성을 이끌었다. 전자사업 진출을 선언했던 이병철 선대회장부터 반도체 시장에 과감히 뛰어든 이건희 회장, 초격차 경영에 시동을 건 이재용 부회장까지 삼성그룹 1~3대 총수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혁신'으로 요약된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대내외적으로 무르익은 '회장 승진'보다 혁신으로 초격차를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셀프 회장 승진’보다 중요한 ‘초격차’ 이재용 부회장이 연내 이건희 회장 서거(2020년) 이후 공석인 삼성그룹의 회장 타이틀을 거머쥘 것인지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오는 11월 창립기념일이나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점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회장 승진의 여건은 무르익고 있다. 이 부회장은 8·15 사면 이후 취업제한 규제에서 자유로워졌다. 국정농단 이후 내려놓았던 등기이사로의 복귀도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대통령 특사로 선임되는 등 국내외 광폭 행보를 보이며 ‘뉴삼성’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오는 10월 25일이면 이건희 회장 별세 2주년이 되기도 한다. 수감 생활과 법적 제한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만큼 ‘상징적인 회장 승진’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그룹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기폭제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속절 없이 떨어지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셀프 승진’을 할 수 있다.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지만 이 부회장은 회장 승진보다 ‘혁신’을 더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지난 21일 중남미와 영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연내 회장 승진설’에 대해 “회사가 잘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리고 회장 타이틀에 집착하지 않는 면모를 여러 차례 보인 바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재판에서 “앞으로 삼성그룹에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마지막 회장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가석방 이후 해외 출장 등을 통해 냉정한 현실을 경험했다는 이 부회장은 회장 승진보다 혁신에 중점을 두며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초격차’를 위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반도체 공장 설립에 20조원 투자를 결정했다. 그리고 2016년 자동차 전장 업체 하만 인수 이후 대형 인수합병(M&A)이 없다가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몸값이 최대 70조원에 달하는 매물이지만 이 부회장은 내달 ARM의 최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단판을 짓기 위해 만나기로 하는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법정에서 했던 말을 번복해야 하기 때문에 신뢰적인 측면에서 회장 승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진행되고 있는 재판도 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에서도 완전히 자유롭지 못해 등기이사 회장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재제일 철학의 진화, 유연한 스킨십 경영 이병철 선대회장이 내세운 인재제일과 사업보국의 경영 철학은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대에도 줄곧 이어지고 있다. 1969년 전자 사업 진출 이후 삼성그룹은 미래 국가경제에 기여할 인재를 양성했고, 이는 세계적인 IT 회사로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또 이 선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제당, 제일모직 등을 설립하는 등 삼성그룹을 일궜다. 셋째 아들 이건희 회장이 아버지에 이어 1987년 2대 회장으로 선임한 뒤 삼성그룹은 또다시 탈바꿈했다. 1988년 이건희 회장은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이어 1993년 신경영 선언으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키는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회장의 주문에 대대적인 혁신이 진행됐다. 이 회장이 강조한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이 인재 혁신의 출발점이 됐다. 이는 삼성의 경영이념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재용 부회장은 유연한 스킨십 경영을 통해 인재제일 철학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재드래곤’으로 불리는 이 부회장은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직원들의 셀카 촬영에 기꺼이 응하는 등 가장 친밀한 총수로 다가가고 있다. 합리적인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MZ세대들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우리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인재를 통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오는 11월 1일 삼성전자의 53주년 창립기념일에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관심사다. 빅딜을 통해 ‘뉴삼성’의 신호탄을 쏘거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28 07:00
경제

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이재용 경영 승계와 연계되나

검찰이 삼성전자와 삼성웰스토리 본사를 이틀 연속 압수수색했다. 삼성웰스토리의 ‘일감 몰아주기’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재판과 연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이날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와 성남시 삼성웰스토리 본사에서 급식 물량 지원 방안과 관련한 자료를 추가 확보했다. 회사 서버에 남아 있는 사내 급식 운영·위탁 관련 이메일과 전자문서 등이 주된 압수 대상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8일 이들 회사에 대한 첫 압수수색 때 11시간가량 자료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디지털 증거의 선별 작업이 오래 걸려 이날 추가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확보할 자료가 많을 경우 이번 주 내내 압수수색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류·분석에도 돌입했다. 검찰은 이날 삼성웰스토리 측 담당 변호인을 불러 압수물 분류 작업에 참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급식 전문업체 웰스토리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 있는지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차 조사에서 웰스토리가 그룹 내 지원으로 확보한 이익금을 총수 일가가 최대 주주인 삼성물산에 배당하는 방식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했다. 공정위가 삼성전자와 최지성 당시 미래전략실 실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검찰은 최지성 실장 등의 업무상 배임 혐의도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공정위가 삼성전자와 최 전 실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만 고발하자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최 전 실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4월 수원 사업장 패밀리홀에 대한 급식 경쟁 입찰을 추진하다 중단했다. 사업자들로부터 제출받은 견적서를 통해 웰스토리의 식단가가 다른 사업자보다 최대 14.6% 높다는 점을 인지했지만 정현호 당시 사업지원 TF팀장의 지시에 따라 돌연 경쟁입찰을 취소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조직적인 '밀어주기'로 웰스토리는 경쟁 사업자들의 평균 영업이익률(3.1%)을 상회하는 15.5%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법조계에서도 공정위 조사에 오류가 없다면 배임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와 웰스토리 측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따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3.30 07:01
경제

이부진·이서현 삼성가 자매, 배당금 5배·4배 폭증 이유는

삼성가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자매의 배당금이 1년 새 가장 많이 늘어났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지난달 28일까지 배당(중간배당 포함)을 발표한 853곳의 2021년 회계연도 기준 배당금을 조사한 결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의 배당금이 전년 대비 5배와 4배씩 폭증했다. 이부진 사장은 5.045배(1266억원) 증가한 1579억원을 수령했다. 이서현 이사장은 4.05배(955억원) 늘어난 1268억원을 받았다. 이부진, 이서현 자매의 배당금이 증가한 건 고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증여가 반영되면서다. 지난해 이 자매의 삼성전자 지분은 0%에서 0.93%로 증가했다. 삼성가가 배당금 1~4위를 싹쓸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화재 5곳에서 총 3434억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은 삼성전자 등 2곳에서 1760억원을 배당금을 챙겼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각 3, 4위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가의 배당금 독식은 삼성전자 지분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조8094억원으로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외 현대의 오너가가 배당금 톱10 중 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1166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1094억원으로 6위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861억원으로 8위를 기록했다. 2020년과 비교해 정몽준 이사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순위가 바뀌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41억원으로 7위에 랭크됐다. 이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703억원으로 9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651억원으로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년 기준보다 배당금을 늘린 기업은 총 568곳으로 66.6%나 됐다. 이중 기아가 배당금이 8019억원으로 3배나 늘면서 증가액이 가장 컸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3.02 10:38
경제

삼성전자 첫 파업 위기에...최대 기본인상률 vs 노조 연대 압박

삼성전자가 첫 파업 위기를 앞둔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임금인상을 제안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사원 대표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은 올해 기본인상률 15.72%를 회사에 제안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공지했다. 노사협의회가 제시한 임금인상률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협의회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임금 등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다. 과반수 노조가 없는 삼성전자는 투표를 통해 직원을 대표할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을 선출한다. 노사협의회는 지금까지 사측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고수했던 삼성전자는 매년 2~3월께 노사협의회와 당해 연도의 임금인상률을 정해왔다. 지난해 노사협의회는 기본인상률 4.5%, 성과인상률 3.0% 등 총 7.5%의 임금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노사협의회는 올해 기본인상률 15.72% 외에도 고정시간외 수당 및 임금피크제 개편, 성과인상률 체계 투명화, 하계휴가 도입 등도 회사에 요구할 방침이다. 노사협의회의 파격적인 임금인상 요구는 2021년도 임금협상을 둘러싼 회사와 노조 간의 대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해 임금협상에 돌입한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과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지급 체계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존 임금인상률 외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현재 10일간의 조정 절차를 밟는 중이다. 쟁의권을 확보하면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내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최근 기흥·화성사업장 노사협의회 근로자 대표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협력하자고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노조는 경쟁사 대비 삼성전자의 임금·복지가 열악하다고 지적하면서 "노사협의회와 노조가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힘을 합칠 것을 제안한다. 다른 노조와 연합해 준비한 자료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삼성그룹의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후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삼성그룹 12개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가 임금 10% 인상과 정년 65세 연장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대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6대 공동요구안은 2022년도 공통 인상률 10%, 포괄임금제 폐지 및 고정시간 외 수당 기본급 전환, 초과이익성과급(OPI) 세전이익 20% 지급, 목표 달성 장려금(TAI) 및 OPI 평균임금 산입, 임금피크제 폐지 및 정년 65세 연장, 복리후생 개선이다. 노조연대는 "삼성그룹은 1년 전 우리의 공동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단사·단위노조별 교섭에서 노사협의회를 앞세워 자기들이 정한 임금·노동 조건을 강요했다"며 "최근에는 기준도 없는 신인사 제도 도입까지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12개 계열사는 삼성웰스토리,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전국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SDI울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에스원, 삼성생명, 스테코, 삼성생명금융서비스,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카드고객서비스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09 11:44
경제

삼바, 회계 논란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 인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논란이 일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일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034만1852주를 23억달러(약 2조7655억2000만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15%의 지분을 투자했으며, 2018년 6월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권리)을 행사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전체 주식의 거의 절반(50% 빼기 1주)을 보유해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머지 주식(50% 더하기 1주)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미 보유하고 있던 상태였다. 이번 주식 매매 계약 체결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매입 대금 중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추가로 지급되는 '언 아웃'(Earn -out) 비용인 5000만 달러를 제외한 인수 대금은 향후 2년간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1차 대금 10억 달러 납부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바이오젠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양사는 매매 계약 체결이 완료된 후에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지속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은 회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을 미리 반영해 기업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고 보고 회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분식 재판의 핵심이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승계 의혹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의 콜옵션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다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후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자산을 과다 계상한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주식 매입으로 기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추가해 내재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에피스 지분 매입과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총 3000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공장인 4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또 인천시 송도 11공구에 현재 사용 중인 부지(27만㎡)보다 규모가 큰 35만㎡의 제 2캠퍼스 추가 부지 계약도 연내 체결을 완료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28 10:32
경제

삼성전자, 2021년 매출 280조원 육박 사상 최대 실적

삼성전자가 지난해 280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7일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279조400억원, 영업이익은 51조57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83%, 영업이익은 43.29%나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58조8900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자 역대 3번째로 많다.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은 증권가의 전망치(278조원)를 웃돌았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은 76조원, 영업이익은 13조8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7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77%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로 “4분기 실적에 1회성 특별격려금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삼성은 2013년 이후 8년 만에 계열사에 특별 격려금을 지급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호실적을 이끈 1등 공신은 반도체 부문이 꼽힌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4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만 9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정보기술(IT) 투자를 늘리고 데이터센터 수요도 증가하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여기에다 폴더블폰 흥행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지난해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이 약 800만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올해도 메모리 부문 호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메모리 부문 매출액 추정치를 기존 82조6000억원에서 89조2000억원으로 영업이익 추정치를 28조원에서 34조1000억원으로 각각 8%, 22%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07 09:34
경제

[CEO 2021 결산] 시총으로 보는 4대 그룹 총수 성적표는

4대 그룹 총수들의 성적표는 시가총액(이하 시총)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업의 주가에는 매출과 성장성 등 미래 기업의 가치가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소위 '동학개미'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과 연결되기에 시총은 ‘민심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상장 흥행 SK 웃고, 리콜 사태 LG 울고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대 그룹 중 삼성과 SK, 현대차의 시총이 불어난 반면 LG그룹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SK 그룹 상장사 27개 종목의 시총 합계는 21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69조2000억원)보다 42조5000억원(25.1%)가량 증가했다. SK에서는 올해 증시에 입성한 상장주들이 핵심주 역할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19조원)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12조3000억원)가 동학개미들의 관심을 끌었고, 시총 규모도 대폭 늘렸다. 이뿐 아니라 SK하이닉스도 반도체의 수요 증가로 인해 1년 새 시총이 4조원 증가했다. 올해 인적 분할과 액면 분할 이슈가 있었던 SK텔레콤은 43% 가까이 시총 규모가 불어났다. SK이노베이션과 SK도 각 19.7%, 7.7% 증가했다. 하지만 바이오주와 관련된 주가는 부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신약 2개를 보유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은 시총이 40%나 쪼그라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분할로 모회사인 SK케미칼의 주가도 43% 이상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상장사 17곳의 시총이 지난해보다 14.5% 불어나 SK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시총 증가 규모가 컸다. 118조8000억원에서 136조원으로 17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에서 핵심주는 기아였다. 기아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호실적을 바탕으로 시총 규모가 37% 이상 증가했다. 기아는 34조원까지 시총을 늘리며 코스피 시총 순위에서도 10위에 안착했다. 시총이 가장 큰 현대차도 전기차와 친환경차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9% 증가했다. 이외 현대제철(8.3%), 현대건설(31.2%), 현대오토에버(5.3%), 현대위아(43.6%) 등 13개 종목의 시총이 증가했다. 삼성그룹 23개 상장사의 시총은 지난해 말 724조6000억원에서 8조원(1.10%)가량 증가한 732조6000억원이다. 시총 규모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대장주이자 코스피 시총 규모 1위인 삼성전자(470조원)의 주가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핵심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10만 전자’를 바라봤던 삼성전자가 주춤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를 만회하면서 시총 규모 700조원대를 회복할 수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 하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품목 허가 등의 호재에 힘입어 시총이 지난해 말 대비 8조7000억원(16%) 증가한 63조원대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에서 네이버와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LG그룹은 시총이 143조9552억원에서 134조원6000억원으로 6.5% 하락하면서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이에 시총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내려왔다. LG그룹의 핵심주는 LG화학이다.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리콜 여파 등으로 확 줄면서 LG의 그룹주 전체 시총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58조원을 넘겼던 시총은 23일 현재 44조원대로 떨어졌다. 반면 LG이노텍이 애플카 수혜주로 꼽히며 올해 82%나 증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내년 구광모 LG에너지솔루션, 정의선 현대엔지니어링 주목 2022년 총수들이 기대하는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특히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화학에서 물적 분할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알짜인 배터리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LG그룹의 핵심주가 될 전망이다. LG그룹에서 LG이노텍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IPO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 구 회장은 최측근인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단군 이래 최대 IPO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 희망 범위는 25만7000∼30만원으로 공모 예정 금액만 최소 10조9225억원에서 최대 12조7500억원이다. 이 규모는 2010년 삼성생명의 4조8881억원 공모금액을 2배 이상 넘어선 코스피 역대 최대 공모 수치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시총은 60조~70조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과 동시에 LG화학을 제치고 LG그룹의 대장주가 될 전망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그룹 시총 규모가 단숨에 4위에서 2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현대차그룹 중에서는 내년 2월 상장 예정인 현대엔지니어링이 핵심주로 꼽힌다. 공모가 희망 범위가 5만7900원∼7만5700원으로 예상 시총이 4조6300억∼6조500억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단숨에 건설업계 대장주를 겨냥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현금 확보 재원이 될 것으로 보여 관심사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IPO 과정에서 534만1962주를 내놓아 393억원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율은 기존 11.7%에서 공모 후 4.5%로 낮아질 전망이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올해도 2개 이상의 회사들이 상장할 전망이다. SK스퀘어의 플랫폼 자회사들이 순차적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사명이 ADT캡스에서 변경된 SK쉴더스는 무인 기계 경비 및 인력 경비업을 하고 있고, 예상 시총 규모는 3조원이다. 온라인 사업 및 디지털 콘텐트 제공을 주 사업으로 삼고 있는 원스토어도 시총 규모가 2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핵심이다. 400조원대 시총이 600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10만 전자’를 돌파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했을 때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자 ‘다시 수감하라’는 동학개미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주가에 총수들에 대한 민심이 숨어있다"며 "주가는 곧 기업가치를 의미하기 때문에 총수들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24 07:00
경제

오너가 최측근 부회장…SK·LG 증가, 삼성·현대차 감소

총수가 있는 4대 그룹에서 전문경영인 출신 부회장 체제가 또렷해지고 있다. 오너가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면 전문경영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직은 부회장이다. ‘별 중의 별’로 꼽히는 부회장은 ‘2인자’이자 오너가의 최측근으로 그룹 내에서 권력을 누릴 수 있다. 오너가 최측근이자 그룹의 컨트롤타워 9일 재계에 따르면 그룹이 커지고 사업군이 다양해지면서 부회장단이 늘어나는 추세다. 4대 그룹 중 SK에 6명으로 최다 전문경영인 부회장이 포진해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2년 새 4명의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부회장 체제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와 장동현 SK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6인 체제가 됐다. 장동현 지주사 SK 부회장은 올해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을 4대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투자전문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하는 등 인수합병(M&A)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김준 부회장은 정유·배터리·소재 등 SK이노베이션 산하 8개 자회사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SK그룹의 임원인사는 이사회 중심 경영과 ‘파이낸셜 스토리’에 입각해 이뤄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사회 경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올해부터 각 계열사 이사회가 대표에 대한 평가·보상,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결정하도록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SK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으로 소속회사가 144개로 계열사 최다 기업이다. 또 상장 계열사 역시 19개로 가장 많다. SK는 계열사 증가와 사업 확대로 지주사, 중간지주사별로 부회장직을 둬 지휘 라인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파이낸셜 스토리’에 입각해 개별 사업군마다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장 부회장은 SK 지주사를 2025년 시가총액 140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구광모 회장을 보필하는 LG그룹의 부회장진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에 이어 올해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부회장단에 합류했다. 2018년 취임한 구 회장은 최측근인 부회장들을 조금씩 늘려가며 그룹의 지휘 체계를 잡아나가고 있다. SK·LG와는 달리 삼성과 현대차의 경우 오랜 지휘봉을 잡았던 총수의 퇴진으로 인해 부회장단이 확 줄었다. 정몽구 회장 체제에서 부회장이 14명까지 달했으나 하나 둘 물러나고 지금은 오너가를 제외하면 정책개발을 담당하는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자신을 지척에서 보좌하는 최측근을 얼마만큼 둘 것인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의 경우도 이건희 회장을 보필했던 수뇌부들이 줄줄이 물러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올해 파격 인사를 단행했던 이재용 부회장은 전문경영인 3명의 부회장을 승진시켰다. 삼성전자의 한종희 CE(소비자가전)·IM(IT·모바일) 부문장과 정현호 사업지원 TF장, 삼성SDI의 전영현 이사회의장이 새로운 부회장으로 합류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본지에 “부회장은 오너가의 최측근이자 사업군별 컨트롤타워라고 볼 수 있다"며 "삼성의 경우 비상시 김기남 부회장을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내려졌듯 부회장은 회사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중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룹 ‘1인자’인 오너가 부회장 오너가의 부회장은 직위와 상관없이 사실상 1인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삼성의 총수인 그는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같은 직위다. 이건희 회장이 세상을 떠났음에도 그는 회장 승진을 미루며 내년에도 부회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건희 회장이 입원하면서 이 부회장은 이미 그룹의 1인자로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삼성 대기업집단의 총수로 이 부회장을 지정하고 있다. 최대주주로 삼성을 장악하고 있는 이 부회장은 ‘불법 경영승계’ 재판의 법적 리스크를 해결하고 가석방 기간이 끝난 후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너가의 부회장들은 미등기임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이마트의 미등기임원으로 올라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 무보수 경영을 하고 있어서 미등기임원에 대한 거부감이 덜 하다. 그렇지만 정 부회장은 경영 권한을 쥐고 보수를 받고도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며 경영 책임에서는 다소 빗겨 난 상황이다. 정 부회장은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있지만 사실상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리더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자녀인 정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4932억원에 달하는 지분 증여를 마쳤다. 지분 증여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3세 경영의 본격화를 알렸다. 이명희 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2대 주주를 유지하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 부회장단의 정점에 있다. 올해 10월로 취업제한이 풀린 그는 SK온 등 미래 에너지 사업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횡령 혐의로 형을 살았던 최 수석부회장도 법적 리스크가 적은 미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이와 달리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등기이사로 재직 중이다. 오너가로 정의선 회장의 매형인 그는 대표이사 부회장직이라 전권을 가진 CEO로 활동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오일선 소장은 “오너가의 경우 부회장이라는 직급이 중요한 게 아니다.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책임 경영을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공정위도 책임 경영 측면에서 오너가의 등기이사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10 07:01
경제

'냉정한 현실' 직시한 이재용, 글로벌 행보와 파격 인사로 '뉴삼성'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행보와 파격 인사를 통해 ‘뉴삼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 출장이 다녀온 여독이 채 풀리기 전에 또 다시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행선지는 중동이다. 이 부회장은 6일 김포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의 목적과 만나는 사업 파트너, 관심 있게 보는 사업 분야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따로 답하지 않고 떠났다.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번 주는 재판부 사정으로 재판이 월요일로 앞당겨지면서 다음 재판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겨 해외 출장을 결정했다.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는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임원급 등 기업의 필수 인력'에 해당해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찾아 그동안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확인하는 한편 신사업 기회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이어 중동에서도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뉴삼성‘을 향한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 후 ‘뉴삼성’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와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한 이 부회장은 미래 산업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을 읽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수뇌부 3인방인 김기남(DS)·김현석(CE)·고동진(IM) 부문장을 모두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사법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이들 3인 체제가 당분간 유지할 듯 보였다. 하지만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혹독한 현실’가 마주했던 이 부회장은 과감히 칼을 뽑았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 이어 중동에서도 정상급 리더들을 만나고 올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중동 인적 네트워크는 UAE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안 아부다비 왕세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가 꼽힌다.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UAE 두바이를 방문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안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동하며 정보통신(IT), 5G 등 분야 협력 논의했다. 곧이어 한국을 찾은 빈 자예드 왕세제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초청해 5G 통신을 시연하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해 6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를 승지원에서 만나 미래 성장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승지원은 고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이병철 선대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곳으로, 삼성의 핵심 의사결정이 이뤄진 곳이다. 당시 사우디 측은 이 부회장이 제시해 온 인공지능(AI), 5G,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비전에 큰 관심을 두고 있어 승지원까지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에도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두 사람의 잇따른 만남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이 부회장과 사우디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끄는 빈 살만 왕세자 사이에 상호 협력 시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삼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 부회장은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시간을 쪼개 해외를 찾아 최신 흐름을 읽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07 12:04
경제

이재용, 위탁생산 통한 규모의 경제로 '뉴삼성' 굳히기 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 만에 미국 출장길에 오르며 ‘뉴삼성’ 굳히기 행보에 들어갔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빼어난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위탁생산’으로 꼽고 있다.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와 의약품 위탁생산 공장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대량 공장 체제를 갖추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뉴삼성’의 미래 동력을 갖춘다는 계산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미국 출장은 반도체와 바이오 위탁생산(CMO)과 관련이 깊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170억 달러(20조원)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를 추격하기 위해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미래 삼성 반도체의 성패가 걸려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이날 외신과 텍사스주 사이트에 따르면 파운드리 제2공장 투자와 관련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유력 후보지로 꼽혔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 프로젝트 세금감면 신청서가 일부 철회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오스틴시에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제2공장 투자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인접한 매너 독립교육지구에 2억8500만 달러(약 3360억원) 규모의 세금감면 혜택을 요청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또 다른 유력 후보지인 테일러시로 기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테일러에 삼성전자가 제출한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 세금감면 신청서는 주정부 사이트에서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현지 매체인 '오스틴 비즈니스 저널'은 "텍사스 재무부 대변인은 해당 신청서가 지난주 철회됐다고 확인했다. 삼성전자가 오스틴을 후보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테일러시는 오스틴과 함께 유력 후보지로 거론돼 왔다. 오스틴에 있는 기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과 약 40㎞ 떨어져 있어 가까운 편이다. 테일러시는 향후 30년간 삼성전자의 재산세 대부분을 환급해주는 세금 인센티브를 지난 9월 확정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방미 중 모더나의 본사가 있는 보스턴을 찾을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 중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이 국내에 조기 공급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에서 위탁생산뿐 아니라 mRNA(메신저 리보핵산)과 관련해 기술 이전 등의 논의가 오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위탁생산 부문에서 세계 1위 규모를 자랑한다. 2023년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4공장(25만6000ℓ)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송도에서 CMO 1공장(3만ℓ), 2공장(15만4000ℓ), 3공장(18만ℓ)을 가동하고 있다. 4공장까지 가동되면 총 생산능력이 62만ℓ로 늘어나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CMO 시장의 30%를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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