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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GC녹십자 등 공익재단으로 상속세 피하고 경영권 방어 편법 활용?

대기업의 공익재단들이 상속세를 피하면서 경영 승계와 우호 지분 확보를 돕는 경영권 방어의 편법 수단으로 지목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오너일가들이 공익재단에 지분을 기부하거나 무상 출연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 담당도 최근 자신의 이니스프리의 지분 9.5%를 서경배 과학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 오너일가로선 나쁠 게 없다. 사회 환원의 명목으로 공익을 챙기는 동시에 우호 지분 확보라는 사익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현금이나 지분 등의 재산을 공익재단에 출연하면 최소 5%까지는 상속, 증여세 등이 면제된다. 성실공익법인의 경우 10%까지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다. 재벌들의 상속세는 기본 50%에 최대주주 할증률까지 더한다면 최대 60%까지 올라간다. 이로 인해 경영 승계를 위해 지분 확보가 최대 과제인데 천문학적인 상속세 납부가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받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의 지분에 대한 상속세로 2조9000억원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삼성그룹은 지난 경영 승계 때 공익재단의 편법 활용을 지적받은 바 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이병철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당시 삼성문화재단, 삼성공제회 등 공익재단을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했다”며 공익재단의 편법적인 승계 수단 악용을 주장했다. 삼성복지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은 각 삼성전자 지분 0.08%와 0.03%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 지분의 경우 삼성문화재단이 4.68%, 삼성생명공익재단이 2.18% 지분을 갖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도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복지재단의 지분율은 각 1.07%, 0.61%, 0.04%이다. 공익재단은 경영 승계 경쟁의 ‘캐스팅 보트’ 역할도 할 수 있다. GC녹십자가 대표적이다. GC녹십자는 공익재단 지분율이 매우 높다.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와 관련해 목암생명과학연구소 8.57%, 미래나눔재단 4.30%, 목암과학장학재단 2.06%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공익재단 지분의 합이 14.93%로 허일섭 GC녹십자 회장의 11.99%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GC녹십자의 경영 승계는 허일섭 회장 일가와 고 허영섭 선대회장 일가의 주도권 싸움이 관심사다. 허영섭 선대회장의 아들인 허은철 GC녹십자 대표가 다음 경영권을 바라보고 있다. 허은철(2.55%)과 허용준(2.86%) 형제의 지분이 허일섭 회장 지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익재단의 지분이 경영 승계의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는 셈이다. GC녹십자는 공익재단 중 목암과학장학재단과 미래나눔재단은 허영섭 선대회장의 출연으로 설립됐다. 목암과학장학재단과 미래나눔재단의 설립에 허영섭 선대회장은 각 134억원과 469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설립 때에도 14억원의 현금을 출연했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의 경우 녹십자홀딩스가 설립한 대한민국 1호 비영리 연구법인이기도 하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선대회장께서 과학인재 양성, 국민보건 증진 등을 위해 공익 목적의 의미로 지분을 출연한 재단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너일가들은 공익재단의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는 등 막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허일섭 회장은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삼성가의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LG가의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등도 재단의 수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익재단의 경우 경영권 방어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너일가나 그의 최측근들로 채워졌다”며 “이들은 이사장이나 대표를 역임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30 06:58
경제

[제약 CEO] ‘글로벌 혈액제제 공룡’ 꿈꾸는 젊은 CEO 허은철…이번엔 미국 문 여나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규모는 23조원(2018년 기준)이다. 세계 12위 수준의 시장 규모다. 이에 반해 글로벌 혈액제제 시장 규모는 25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혈액제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GC녹십자가 이 시장을 겨냥하는 이유다. 청주 오창과 중국, 캐나다 공장(가동 준비 중)을 합쳐 270만L의 혈장처리 능력을 갖춘 녹십자는 세계 5위 수준으로 올라서며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선제적 투자·적극 공략…백신·혈액제제 독보적 기업 우뚝 2017년 녹십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녹십자는 최초라는 도전과 최고라는 신뢰로 건강산업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 인류가 꿈꾸는 건강한 삶’을 목표로 도전과 노력을 늦추지 않았다.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주에 의해 시작됐고, 그의 둘째 아들인 허영섭 선대회장이 회사를 성장시켰다. 선제적인 설비 투자와 적극적인 공략이 세를 키우는데 주효했다. 1971년 국내 최초로 혈액제제를 생산했고, 유로키나제도 최초로 만들었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 중 액체 성분인 혈장을 원료로 하는 의약품이다. 혈장에서 단백질을 물리·화학적으로 분리해낸 뒤 만드는 작업이라서 고순도 기술을 요한다. 혈액제제는 선천적 면역결핍질환·백혈병·혈우병·화상 등의 치료제로 사용된다. 그리고 약 50% 국내 백신 생산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혈액제제와 백신 모두 선제적인 시설 투자가 없으면 생산하기 어려운 분야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녹십자는 과감히 투자해 성과를 내며 인간의 건강한 삶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보편적 의료 복지 증진을 위해 힘쓴 녹십자는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이다. 허영섭 선대회장은 “누구나 질병으로 고통받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제약기업을 넘어 생명 존중과 헌신을 바탕으로 생명과학을 이끄는 건강산업의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녹십자를 키웠다. 허은철 대표는 이런 아버지의 신념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고, 녹십자의 정신과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2015년 43세의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가 된 그는 50주년에 맞춰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 실현을 준비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세계화를 위해 야심차게 발을 내디딘 허 대표는 “미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글로벌 기업이 될 순 없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기준도 분명했다. 그는 “글로벌이란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는 것이다. 미국에 진출한다면 매출 규모는 물론이고 매출 구성도 확 달라질 것”이라며 장밋빛 ‘글로벌 녹십자’ 전략을 밝혔다. 2018년 글로벌화를 겨냥해 녹십자에서 GC녹십자로 새 출발했다. GC녹십자는 2014년 독감 백신 누적생산 1억 도즈를 돌파했다. 그리고 그해 제약업계 최초로 2억 달러 수출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는 등 글로벌 녹십자의 초석을 닦았다. 2015년부터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계속 찍고 있으며, 2019년에는 1조3697억원을 기록했다. 좀처럼 안 열리는 미국, 글로벌화 최대 난제 허 대표는 2015년 북미 시장을 겨냥해 캐나다에 혈액제제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제약업계 최초 북미 현지 바이오 공장 설립이었다. 준공 및 투자 비용만 2000억원이 들어갔다. 2017년 캐나다 공장이 준공됐는데 계획대로라면 미국 시장 진출도 이뤄졌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번번이 쓴잔을 마시고 있다. 녹십자는 2016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혈액제제 품목(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허가를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미션을 완수하지 못했다. 반세기 동안 혈액제제와 백신 등 필수 의약품 국산화에 주력해온 녹십자는 세계 시장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지만 가장 큰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지 않은 셈이다. 혈액제제는 녹십자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면역결핍 치료제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과 알부민으로 중국 등 전 세계 30여 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GC차이나를 1995년에 설립했고, 혈액제제 시장 점유율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 2013년 제조시설에 약 150억원을 투자해 혈장 처리량 30만L 공장 규모로 업그레이드했다. 허 대표는 계속해서 허가가 불발되자 북미 진출을 위한 전략도 새로 세웠다. GC녹십자는IVIG-SN 10% 제품에 대한 미국 허가를 올해 연말에 신청할 계획이다. 당초 허가를 준비 중이었던 5% 제품은 10% 제품의 미국 허가 신청 이후에 한다는 시나리오다. 10% 제품이 전체 시장의 70%가 넘는 4조 원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시장성이 큰 제품부터 허가를 준비해 나간다는 포석이다. GC녹십자는 독감백신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 2019년 범미보건기구(PAHO)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약 403억원 규모의 독감백신 수주를 끌어내며 6년째 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켜내고 있다. 지금까지 GC녹십자가 독감백신을 수출한 국가만 해도 전 세계 45개국에 달한다. 또 희귀진환 치료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의 경우 지난해 1월 캔브리지에 수출 계약을 했다.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로부터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중화권에서는 아직 허가받은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헌터라제의 경우 희귀질환이라 연간 인당 2억~3억원의 구매 비용이 드는 치료제다.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도 중국에서 허가 신청을 내고 기다리고 있다. 허 대표는 “GC녹십자가 추구하는 기업정신의 본질과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해 작지만 중요한 목적을 감당해야 한다”며 정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가 혈액제제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고, 셀트리온처럼 설비에 대한 투자도 아낌없이 하고 있어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2.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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