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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18년 만에 회장 승진 정용진, 진정한 ‘1인자’ 될까

신세계그룹의 수장이 마침내 바뀌었다. 삼성가 3세로 ‘적자’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18년 만에 승진하면서다. 그러나 동갑내기 사촌지간으로 항상 비교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처럼 그룹 내 ‘1인자’로 올라서기 위해 성과 창출과 책임경영 강화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급변 환경 속 ‘정용진의 신세계’ 되나 10일 재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으로 물러났지만 그룹 총수(동일인) 지위는 유지된다. 이는 정용진 회장이 아직 진정한 ‘1인자’의 입지는 아니라는 의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8일 ‘정용진 회장 승진 배경’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돌파구 마련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1995년 입사 이후 28년 만에 회장 승진이다. 신세계는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어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며 “정용진 회장 승진을 통해 시장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강력한 리더십’ 구축은 이제 정용진 회장의 당면 과제가 됐다. 신세계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막내딸인 이명희 총괄회장의 색채가 강하다. 이명희 총괄회장이 40대 때 여성 경영자로 나서 신세계그룹을 키웠다. 이에 여전히 이 총괄회장의 영향력이 강하고, 곳곳에 측근들이 포진돼 있다. 신세계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이재용 회장이 1인자의 지위를 공고히 구축한 삼성그룹과는 다른 분위기다. 삼성그룹은 이병철·이건희·이재용 회장으로 이어지는 남성 중심의 권력구조가 강하다. 이로 인해 ‘1인자’ 이재용 회장을 중심으로 측근들이 수직화된 구조다. 이재용 회장은 1991년 입사한 뒤 지난 2022년 10월, 31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정용진 회장은 동갑내기로 어렸을 때부터 사촌지간인 이재용 회장과 항상 비교돼왔다. 재계 관계자는 “둘은 서울대 입학 등 모든 측면에서 비교대상이 됐기 때문에 친구인 이재용의 앞선 회장 승진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정용진 회장이 모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 ‘유통 1위’를 자부하는 신세계는 쿠팡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쿠팡에 유통 매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마트의 매출이 29조4000억원이었고, 쿠팡의 매출은 31조8000억원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합산 매출 규모는 35조8000억원으로 아직 쿠팡에 앞서있다. 하지만 온라인 이커머스의 급성장세 등 유통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1위 수성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기의식이 팽배한 신세계는 정용진 회장을 내세워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8일 회장 승진 이후 첫 사장단 회의에서도 “위기가 있으나 더 열심히 하겠다”고 첫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연말에는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개편하는 등 '정용진의 신세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신세계는 “현재 환경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식하고 있다”며 “정용진 회장 승진으로 치열하게 변화하는 혁신기업으로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SNS 리스크’ 줄이고, 책임경영 보여줘야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수장으로서의 신뢰도를 끌어올릴 필요성이 있다. 신세계는 오너가의 책임경영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오너가 중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경영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명희 총괄회장, 정용진 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등은 모두 비등기임원으로 경영 권한은 막강하지만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다. 삼성가의 경우 이재용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사법리스크’에 빠지기 전까지 등기임원을 유지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경우 2011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며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정 회장의 경우 2013년 신세계와 이마트의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뒤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 이명희 총괄회장의 지분 증여로 대주주 지위가 바뀌었을 때도 책임경영 강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지만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등기임원을 끝내 맡지 않았다. 소셜미디어(SNS)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것도 과제다. 84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정 회장은 ‘재계 인사’다. 경영행보를 비롯해 일상생활, 가족사까지 다양한 게시물을 올리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멸공’ 등 정치적 색깔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기자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그룹을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진중하지 못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회장 승진 이후 이런 논란의 게시물들을 일괄 삭제하는 등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이제 지위가 달라진 만큼 슬기로운 SNS 생활로 그 리스크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11 07:00
산업

준법위 만난 이재용,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다시 세우나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재건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를 찾아 위원들에게 이와 관련된 조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12일 오후 삼성 서초사옥에서 2기 준법위 위원들과 1시간가량 면담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이 부회장과 준법위의 만남이 이뤄졌다. 올해 2월 2기 준법위 출범 이후에는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준법위는 매달 셋째 주 화요일에 정기회의를 열지만 위원들의 일정을 고려해 수요일로 변경됐다. 그리고 광복절 복권 이후 이 부회장의 첫 참석이 예고되면서 면담에서 어떤 내용이 오갈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이찬희 준법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컨트롤타워 재건’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2기 준법위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현'을 3대 중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고 그룹의 컨트롤타워 재건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는 셈이다. 삼성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 여파로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했다. 현재는 3개의 태스크포스(TF)로 삼성전자 및 관계사의 공통 이슈를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기구가 없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뉴삼성’을 향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을 주도해나갈 컨트롤타워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글로벌 환경의 변화와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삼성전자도 '준 비상경영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에 대해 이 부회장이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밝힌 만큼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미전실이 해체된 뒤 계열사의 정보들을 한곳에 모으는 조직이 없다. 그래서 계열사별 정보가 필요하면 따로 취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강조하는 ‘초격차’ 경영을 위해서는 컨트롤타워를 복원해 더욱 기민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지주사는 대개 그룹 전략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삼성은 지주사가 없지만 구조상으로는 이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과 관련해서도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준법위와의 만남이 회장 승진 전 면담 자리라고 보고 있다. 11월 창립기념일 혹은 올해 내 회장 승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는 국정농단 재판에 출석해 “이건희 회장 외에 삼성에서 회장 타이틀은 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1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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