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뮤지컬 전성시대…공연 예술계 두 얼굴
한국적 전통 소재 TV·연극·영화작품 뮤지컬 재단장
영화 '왕의 남자' 원작 연극 '이'
MBC 드라마 '대장금' 등 무대에 라이선스 뮤지컬 대안 큰 기대
뮤지컬이 빠른 속도로 다른 장르의 작품을 흡수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 등 `메이드 인 브로드웨이` 작품으로 촉발된 뮤지컬 붐에 힘입어 한국적 전통을 소재로 한 TV드라마, 연극, 영화 작품이 대거 뮤지컬 재단장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예술단이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왕의 남자> 의 원작인 연극 <이爾> 의 뮤지컬 제작을 선언하고 나선 데 이어 지난 4일 난타의 송승환 PMC프러덕션 대표는 MBC 드라마 <대장금> 을 무대에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스탠딩컴퍼니(대표 김성주)에서는 <황진이> 의 배우 오디션 공모를 오는 4월에 가질 예정이다. 한국 전통을 소재로 한 세 편의 뮤지컬이 라이선스 뮤지컬의 대안으로 떠오를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정재왈 서울예술단 신임 이사장(42)은 취임 일성으로 <이> 의 뮤지컬 작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정 이사장은 뮤지컬 <이> 에 대해 "동성애라는 소재와 풍물 등 광대들의 놀이 같은 볼거리에 한국적 전통이 함께 섞여 있어 서울예술단의 레퍼토리로 삼기에 맞다"라고 말했다.
오는 9월부터 한 달 동안 공연을 가질 뮤지컬 <이> 는 아직 연출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연극과 영화로 작품성과 흥행성이 검증된 작품을 뮤지컬로 만들기로 함에 따라 공연계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겨울연가> 의 한류를 뒤 잇는 작품으로 떠오른 드라마 <대장금> 은 PMC프러덕션의 손을 거쳐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PMC프러덕션 관계자는 지난 4일 "MBC와 공동으로 50억 원 정도의 제작비를 들여 대장금을 대극장용 뮤지컬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작 뮤지컬 <대장금> 은 내년 초 국내에서 초연을 가진 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로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송승환 대표가 프로듀서를 맡고, 뮤지컬 <겨울연가> 의 오은희 작가가 현재 대본을 쓰고 있다. 연출은 뮤지컬 <아이 러브 유> 의 한진섭 씨로 결정됐다. 뮤지컬도 한류 드라마의 인기를 이어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스탠딩 컴퍼니가 3년을 준비한 창작 뮤지컬 <황진이> 는 오는 11월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초연될 예정이다.
500여년 전의 인물인 황진이를 예술가적 자질과 열정의 삶으로 재조명한다. 제작사는 황진이와 기타 배역을 오는 4월 오디션에서 선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한국 전통 소재의 뮤지컬 붐에 대해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은 "이미 산업화 단계로 들어선 한국 뮤지컬로서는 당연한 현상이다. 드라마와 영화로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다져 놓은 현 시점에서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어 더욱 기대된다"면서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고양문화재단,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해외서 직수입
단 7일간 공연위해 수억원 들여 수익은 커녕 막대한 적자 불 보듯
'세금 낭비의 진수' 비난 목소리
"공공 재단마저 해외 뮤지컬 수입에 나서나."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의 범람을 우려하는 가운데 한 공공 재단이 해외 뮤지컬을 직수입해 공연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를 해외에서 직수입한 고양문화재단(이사장 강현석)이 그 장본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를 다음달 5일부터 고양 어울림극장에서 7일 동안 8회 예정으로 무대 위에 올린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는 이미 널리 알려진 뮤지컬의 고전이다. 초연 때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명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과 미국 뮤지컬의 거장 스테판 손드하임이 참여, 발표 당시 뮤지컬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물론 국내 뮤지컬 극단에서도 무대에 자주 올리는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 직수입은 외국의 훌륭한 배우와 창의적 무대를 국내 관객에게 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 재단이 민간 제작사를 제치고 수억 원을 들여 무리하게 유치할 만큼 의의가 큰 작품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일색에서 벗어나 유럽 뮤지컬의 전형을 보여준 <노트르담 드 파리> 마저도 해외 직수입 작품이라는 차원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민간 업체의 기획인데도 이 정도로 공연계의 반응은 차가운데 하물며 공공 재단의 발상이라면 비난의 깊이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모 뮤지컬 제작사의 한 간부는 "우리 배우와 우리 스태프를 쓰는 것도 아닌 직수입 해외 뮤지컬을 왜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 재단이 나서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공연의 미스터리는 사상 유례 없는 공연 스케줄. 수억대에 달하는 공연을 단 7일간만 공연키로 해 `적자.낭비 공연의 진수`라는 게 공연계의 중론이다.
김웅가 고양문화재단 홍보팀장(37)은 "단독 수입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여러 지자체와 협의해 공연 계획을 늘릴 예정이다"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현재 확정된 다른 지자체 공연 스케줄은 없다.
수억대 세금이 들어가는 공연 프로젝트의 무계획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달러 낭비`라는 1970년대식 비난은 접어 두더라도 "수익은커녕 막대한 적자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공연 마케팅 전문가들의 한목소리다.
그렇지 않아도 지자체의 전시 행정과 과시 행정으로 인한 재정 낭비를 중앙 정부에서 제동을 걸겠다는 뉴스가 나오는 마당에 해당 지자체의 이번 공연 기획은 시기상으로도 매우 맞지 않다.
여기에 비상식적 홍보는 어떤가? 뮤지컬업계 홍보 담당자들은 "상도의를 넘은 몰상식한 수준"이라고 크게 분노하고 있다.
홍보 자료를 그대로 옮기자면 "최근 국내 뮤지컬계의 뮤지컬은 `가볍고 코믹하고 화려함`이 있습니다. 정통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고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 결코 가볍지만은 않습니다"라며 한국의 뮤지컬계를 싸잡아 비난했다. 뮤지컬 붐에 편승하려는 의도를 슬쩍 감추기 위한 남의 뒷다리 잡기식 홍보에 공연계 관계자들은 혀를 내둘렀다.
이번 고양문화재단의 `판타스틱한 해외 완전 오리지널 명품 수입`을 바라보는 공연계는 씁쓸한 뒷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인형 기자 웨스트> 노트르담> 웨스트> 웨스트> 웨스트> 더> 황진이> 아이> 겨울연가> 대장금> 대장금> 겨울연가> 이> 이> 이> 황진이> 대장금> 이爾> 왕의>오페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