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22일 밤 9시(한국시간) 타이틀이 걸린 실전무대 데뷔전을 갖는다. 상대는 `낯설고 물선` 시리아. 타이틀은 2007 아시안컵 예선 B조 첫 경기. 장소는 시리아의 유서깊은 도시 알레포의 알 함다니아 스타디움이다.
세계 6위 멕시코를 깨고 해외 전지훈련을 V피날레로 장식한 한국 축구대표팀과 베일에 싸여 있는 시리아와의 한판 승부는 축구토토 매치 8회차 대상 경기로 축구팬뿐 아니라 전 국민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시리아와 22년 만에 국제무대에서 만난다. 한국은 1978년 22회 메르데카배에서 시리아에 2-0으로 승리했으나 1984년 8회 아시안컵에서는 0-1로 패했다. 역대 전적 1승1패다.
FIFA 랭킹 95위의 시리아전이 불안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강산이 2번이나 변할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상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맞붙는다는 것은 전력 분석이 승패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 축구에서 여간 불리한 현실이 아니다.
불안한 이유가 또 있다. `진공 청소기` 김남일의 부상이다. 김남일은 지난 5일 미국과의 연습경기부터 `신형 진공 청소기`이호와 더블 볼란테 시스템을 구축했다. 2명의 수비형 미드필드를 배치하는 더블 볼란테 시스템으로 한국 대표팀은 공수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 한 축의 출장이 불투명하다는 것은 아드보카트호에게 큰 마이너스 요인이다.
또한 시리아에는 한국 교민이 단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가정보원 자료). 100% 시리아 응원단의 함성 속에서 태극전사들은 싸워야 한다. 귀라도 막고 경기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한국 축구대표팀이 질까? 자신있게 "NO"라고 대답하겠다.
한국 대표팀은 지옥 해외전훈으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지난 16일 멕시코전이 그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멕시코전에서 아드보카트호는 선장이 자리를 비웠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끊임없이 지적된 수비 불안을 해소했다. 아직 골 결정력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포백 수비가 정착 단계에 들어가며 안정을 찾았다. 멕시코의 개인기와 조직력을 미드필드부터 압박하며 완벽하게 무력화시켰다. 멕시칸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해외전훈 동안 다양한 경험도 했다. 지난달 18일 UAE전을 시작으로 9번의 평가전(미국과 비공식 경기 포함)에서 유럽 스타일과 남미 스타일의 팀들과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치르며 실력을 쌓았다. 힘들었지만 값진 수확이다. 5승 1무 3패 성적도 괜찮았다.
시리아는 올해 바레인 팔레스타인 사우디 등과 3번의 평가전을 가졌다. 1승 2무로 상승세이다. FIFA 랭킹만 가지고 방심하면 `제2의 오만 쇼크`를 당할 수도 있다.
내가 아드보카트 감독이라면 경기를 어떻게 풀어 갈까? 전반전은 수비위주로 역습을 노리겠다. 적지이기 때문이다. 시리아 라디노비치 감독도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노리는 스타일이다. 때문에 전반에는 골 함성이 들릴 기회가 적을 것이다. 승부는 후반에 날 것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후반부에 상대의 약점을 집중 공략하겠다. 이 작전이 성공하면 결론은 이렇다. 전반전 한국-시리아 0-0, 최종 한국-시리아 1-0. 예측이 맞기를 바랄 뿐이다. 물론 더 큰 점수차로 이기면 좋겠지만 시리아의 홈 텃세가 신경이 쓰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