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전도 이기고 이렇게 손을 흔들어야지…’ 1일 열린 지바 롯데와의 연습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팀의 목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이다. 당초 A조 아시아 예선 2위로 8강에 진출하려던 것에서 `병역 특례` 발언이 나오면서 한단계씩 높아졌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쿄돔에서 3일 오전 11시 30분 열리는 개막전 상대 대만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한국팀의 운명이 달려있다.
▲선취점 누가 뽑을까
단기전에서 기선제압은 승리를 반쯤 안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선공을 펼치는 한국은 1회나 2회에 적시타를 터트리면 훨씬 쉽게 경기를 풀어 나갈 수 있다. 선취점의 열쇠는 선발.불펜으로 이어지는 대만의 왼손투수 공략에 달려있다. 좌완 공략은 5일 열리는 일본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시금석이 된다. 이승엽.김동주의 적시타도 이병규.이종범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가 침착하게 공격의 물꼬를 터줄 때만이 가능하다. 평소 초구 공격을 좋아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을 자제하며 한국 타선이 대만 선발투수의 구위를 파악할 시간을 벌어줄 필요가 있다.
▲투수 운용 퍼즐 맞추기
투구수 제한(예선 65개) 때문에 선발투수의 의미가 바랜 반면 계투 순서가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인식 감독도 선발투수를 집요하게 묻는 기자들에게 "선발 투수는 의미가 없고 2∼3명이 초반에 경기를 풀어줘야 한다. 서재응.박찬호.김선우 등 해외파 투수들을 집단으로 대기시켜 컨디션이 좋은 투수 위주로 기용하겠다"고만 되풀이했다. 보는 이로서는 선발은 물론 불펜 순서를 맞춰보는 재미도 솔솔 할 것이다. 린잉지에.궈훙즈 등 한국전에 왼손 투수를 줄줄이 등판시킬 것으로 보이는 대만도 대회 직전 우완 린은위의 등판 가능성을 흘린 바 있다.
▲돔구장과 낮 경기
인조잔디가 깔린 돔구장에서의 낮경기가 이번 대회 큰 변수로 떠올랐다. 미끄러운 공인구는 어느 정도 적응됐다고 한다. 돔구장에서의 낮경기는 한국 프로선수들에게 낯설은 상황이다. 상대도 마찬가지만 특히 공격력 위주로 선수를 선발한 한국으로서는 적응 여부가 전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양팀 감독 스타일 바뀔까
김인식 감독(투수 출신)이나 린화웨이 대만 감독(3루수 출신)은 평소 작전을 현란하게 펼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맡겨두다 결정적인 순간에 용병술을 사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투구수 제한으로 마운드 운용이 한층 어려워졌을 뿐 만이 아니라 해외파를 포함해 최강의 진용으로 구성된만큼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라 욕심이 날 법도 하다.
▲대만전 킬러 계보 누가 이어갈까
종전 `대만 킬러`는 정민태(현대)였다. 하지만 이번 `드림팀 Ⅶ`에 뽑히지 못했다. 박명환이 지난 2002년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호투한 적이 있지만 결승전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일본 킬러` 김동주.이병규도 대만전에서는 그에 못미쳤다. 이번대회에서 대만 천적이 새롭게 나올 지 궁금하다. 상위타선보다 이진영.진갑용.박진만.김종국으로 이어지는 하위타선에서 나와 준다면 대만전 승리는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