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가 되기로 작정하고 나서 어떤 만화가가 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 역사물이 좋겠다 싶었다."
<머털도사님> . <덩더꿍> . <객주> . <임꺽정> 등으로 알려진 만화가 이두호 씨(62)가 만화가 40년 인생을 정리한 자서전 <무식하면 용감하다> (사진.행복한 만화가게 간)를 펴냈다.
현재 부천만화정보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세종대학교 만화 애니메이션 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주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선이 굵은 민초들의 이야기를 그려 왔다. <머털도사님> 시리즈의 애니메이션화로 어린이들에게도 큰 인기를 누린 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가가 되기까지 자신이 살아온 힘든 여정과 고민을 이 책에서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그는 만날 때마다 선비 같은 고고함과 만화가다운 뚝심이 느껴지게 하는 작가. 그러면서도 두터운 안경 너머로 자상함이 풍겨 난다.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봐 주던 미술선생님이 전근 가자 그 선생님을 좇아 무작정 남의 학교로 등교하며 전학시켜 달라고 조르거나, 자신의 만화가 가진 정체성을 고민하거나, "유해 만화를 그리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는 스포츠신문 연재 만화가에게 몰아친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