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타 vs 스타] 루카 토니 VS 웨인 루니
`타고난 천재` 루니 vs `늦깎이 스타` 루카 토니
흔히 말한다. `축구는 열한 명이 하는 운동이다. 스타보다는 조직력이 중요하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경기의 흐름과 팀 컬러를 단숨에 바꾸는 스타는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스타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면 어떤 팀이나, 축구, 월드컵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
`스타 vs 스타` 첫회에서는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축구 괴물 웨인 루니(21)와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꾸준히 성장한 늦깎이 스타 루카 토니(29)를 소개한다. 둘은 나란히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축구의 최정상을 달리고 있는 선수지만 너무도 다른 축구 인생을 살아 왔다.
스타 vs 스타
1. 괴물 웨인 루니 vs 늦깎이 스타 루카 토니
어느 포지션이든 소화 '타고난 천재'
성격 다혈질... 동료들과 불화 약점
웨인 루니는 `완벽한 재능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축구 천재다.
포지션으로 말해 보자. 최전방 스트라이커, 섀도 스트라이커, 좌우 윙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 등 어디에 갖다 놓아도 척척박사다. 경기력도 마찬가지다. 황소 같은 저돌성과 몸싸움, 폭주 기관차 같은 스피드를 지닌 웨인 루니는 완전히 반대의 요소이기도 한 정교하고 부드러운 볼터치 능력과 폭발적이면서 감각적인 슈팅까지 겸비했다. 드리블, 슈팅, 경기를 읽는 시야 등 축구 선수에게 필요한 것을 모두 갖추고 있는 팔방미인. 도저히 스물을 갓 넘긴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기량이다.
신은 웨인 루니에게 너무도 많은 재능을 선사했고 그의 축구 인생도 탄탄대로의 연속이었다. 유소년 클럽에서 꾸준히 성장해 2002~2003 시즌 에버튼의 유니폼을 입은 웨인 루니는 2002년 10월 아스널전에서 골을 터트리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만 17세 111일이라는 나이에 잉글랜드 대표에 올라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자신을 키워준 에버튼을 등지고 2004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한동안 팬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지만 웨인 루니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모여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제자리를 확실히 확보하며 팀내에서 가장 뛰어난 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레미어리그 29경기에 출장해 11골 4어시스트를 기록한 웨인 루니는 올해에도 27경기에서 10골 8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웨인 루니의 한가지 약점은 지나칠 정도로 다혈질이라는 것이다. `악동`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니는 웨인 루니는 그라운드에서 심판은 물론 팀 동료, 선배들과도 언성을 높이며 적지 않게 물의를 일으키곤 한다. 하지만 이런 당당한 태도가 아니라면 웨인 루니가 그토록 어린 나이에 지금 같은 기량을 발휘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 누구에게도 기가 죽지 않는 당당한 성격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라는 주장이다.
언제나 성공가도를 달리는 루니는 "너무나 기다려진다"며 월드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때 세리에 B,C리그 전전..늦깎이
성격, 플레이 '성실파'...루니와 대조
이탈리아에서 `제2의 비에리`로 각광받고 있는 루카 토니는 여러면에서 루니와 대조적이다.
194cm 89㎏의 당당한 체격 조건을 지닌 루카 토니는 루니와 달리 최근 들어서 빛을 보기 시작한 늦깎이 스타다. 세리에B, 세리에C 리그를 전전하던 토니는 2001년 브레시아에 입단해 13골을 터트리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지난 2004~2005시즌 팔레르모에서 20골을 터트리며 본격적인 스타 궤도에 올랐다. 올 시즌 피오렌티나로 이적한 토니는 28경기에 출장 23골을 뽑아내며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지금은 이탈리아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지만 토니는 지난해 TV에 출연해 "과거 한때 축구를 그만두려 했다. 세리에C 피오렌주올라에서 활약하던 때 벤치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마추어로 돌아가 친구들과 축구를 즐기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루니와 달리 토니는 만능 플레이어도 아니다. 토니는 육중한 몸집에서 터져나오는 파워와 헤딩 능력을 갖추었고 자신을 향해 몰려드는 수비수를 살짝 피하는 드리블, 주변으로 쇄도하는 동료에게 공을 연결하는 기본적인 능력은 갖추었다. 그러나 루니가 보여주는 화려하고 강렬한 돌파를 그에게서 찾아볼 수는 없다.
성격도 극과 극이다. 토니는 뒤늦게 찾아온 영광에 대해 "내가 할 일은 골을 넣는 것뿐이다. 나는 한순간에 이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이트클럽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루니와 달리 토니는 "지금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내가 성공한 순간에만 주변을 맴도는 나쁜 친구들이 있다"며 성실한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헌신적이고 성실한 플레이와 생활 태도가 토니의 성공 비결이고 이는 루니에게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장점이다.
지난 2004년에야 대표팀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토니는 최근 활약을 발판으로 교체 멤버에서 베스트 일레븐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 오는 6월 독일 월드컵에서도 길라르디노와 함께 투톱을 이룰 것이 거의 확실하다. 제2의 비에리로 주목받고 토니가 월드컵 무대에서도 늦깎이 성공 인생의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