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토반` 차두리(26.프랑크푸르트)와 `반지의 제왕` 안정환(30.뒤스부르크)이 18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츠방크 아레나 스타디움에서 생애 첫 맞대결을 펼친다. 또 19일 오후 3시 포항전용구장에서는 `사자왕` 이동국(27.포항)과 `축구 천재` 박주영(21.서울)이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다.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며 지난 1일 앙골라전에서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던 `독일파` 차두리와 안정환에게는 이날 맞대결이 독일월드컵에 나가기 위한 `생존 전쟁`이다. 이동국과 박주영의 대결은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걸고 벌일 `킬러 전쟁`이다. `생존 전쟁`과 `킬러 전쟁`이 펼쳐질 이번 주말은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다가오고 있다.
■`베어벡이 보고 있다` 이동국 복수전 펼칠까?
이동국과 박주영이 펼칠 생애 3번째 맞대결은 핌 베어벡 수석코치가 지켜본다.
지난해 5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삼성하우젠컵. 이들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0-0무승부를 거뒀다. 박주영이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이 화제가 됐다. 7월 10일 정규리그에서 다시 맞붙었다. 박주영은 종횡무진 골을 쏘아올리며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이동국은 무득점으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이동국은 절치부심 복수를 노렸지만 8월 31일 홈에서 열린 서울전에서 장염으로 결장, 복수전을 뒤로 미뤘다.
7개월여가 흐른 19일이 바로 그 날이다. 이동국은 올시즌 들어 2경기 연속골(2골1도움)로 상승곡선에 몸을 실었다. "이번 만큼은 패할 수 없다"며 홈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박주영 역시 지난 2경기에서 연속 공격포인트(1골1도움)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팬들의 눈빛은 지난해와는 다르다. 좀더 도전적인 움직임으로 분발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독일월드컵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박주영은 선배 이동국을 앞에 두고 지난해보다 향상된 부분을 보여줘야 한다.
■`아드보카트가 보고 있다` 누가 살아남을까?
유럽에 머물고 있던 딕 아드보카트(59) 감독이 차두리와 안정환의 맞대결이 펼쳐질 프랑크푸르트를 찾는다.
그런만큼 이날 경기는 차두리와 안정환에게 있어 독일월드컵 출전을 위한 `최후 심판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경기를 관전한 후 곧장 한국으로 입국한다. 이들은 이날 최종엔트리 구상을 마무리하는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무언가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42일간의 전훈에서 부쩍 성장한 젊은 피들에 비해 이들의 최근 성적표는 초라하다. 안정환은 최근 5경기에서 단 한차례 선발로 나왔을 뿐이었다.
지난달 18일 레버쿠젠전에서 독일 진출 후 첫 공격포인트(1도움)를 기록했지만 위르겐 콜러 감독이 바라는 골은 아직도 무소식이다. 팀성적도 1승2무2패. 차두리 역시 마찬가지다. 5경기 중 2차례 선발로 나왔지만 팀은 1무4패의 최악의 나락에 빠져있다. 그를 아끼는 풍켈 감독은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있지만 독일 언론에서는 "자신의 고향인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에 차두리가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연일 내놓고 있다.
한 마디로 위기다. 이들 모두 독일월드컵에 출전할 태극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들의 눈빛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과거는 잊어달라고 쓰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