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은 센터 싸움, 혹은 포인트가드 싸움이다. 그런데 센터진이 가장 좋은 원주 동부와 가드진이 가장 좋은 대구 오리온스가 만났으니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혈전이 이어지는 게 당연하다. 6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에서 1승1패씩 주고 받은 양팀은 서로의 약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았다.
동부의 약점은 역시 포인트가드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김승현의 플레이를 막기에는 역부족. 전창진 동부 감독은 "오리온스는 김승현이라는 옵션이 너무 뚜렷하다. 정규리그에서도 오리온스전이 힘들었던 이유는 결국 김승현에게 당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동부는 김승현의 공격은 그대로 두되, 외곽으로 이어지는 패스를 막는데 주력해 2차전 승리를 따냈다.
반면 오리온스는 동부의 조셉 쉽을 막는 게 골칫거리다. 특급센터 리 벤슨을 영입한 이후 동부의 왓킨스와 김주성에 대한 대비책을 찾았지만 신장이 작은 오리온스는 조셉 쉽에 대한 부분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동부는 한때 조셉 쉽의 자리를 찾지 못해 속을 끓였지만 오리온스전에서는 매치업 우위를 집요하게 이용했다. 오리온스의 김승현이나 김병철이 조셉을 막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꾸준히 골밑 공격을 하면서 약점을 파고들었다. 김진 오리온스 감독은 "1차전에서 극적으로 이기긴 했지만 조셉 쉽에 대한 매치업 열세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며 이 부분에 집중할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