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축적, 평화헌법 개정,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EZZ 내 해양 탐사는 `공동 수역` 만들기 위한 작업
"독도 침탈을 위한 일본의 움직임은 (내가 예상한) 6단계 시나리오대로다. 그 시나리오가 점차 맞아떨어지고 있는 현 정세를 볼 때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2000년 <대마도는 한국 땅, 독도는 우리 땅> 을 출간한 황백현(57) 독도 유인도화 국민운동본부 의장은 당시 주장했던 일본의 독도 침탈 및 획득 과정 6단계가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 당국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황 의장 주장은 최근 일본이 독도 인근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양 탐사 계획을 세운 뒤, 이를 철회하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황 의장은 지난 18일 오후 일간스포츠와 만나 독도 침탈 6단계 시나리오를 다시 한 번 정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주장하는 6단계 시나리오는 기록 축적→독도의 한·일공동관리수역화→평화헌법 개정→독도 불시 상륙→국제사법재판소 제소→무력 점령 순이다.
■1단계: 기록 축적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는 것이 황 의장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일본은 시마네(島根)현 오키(隱岐)군 고카(五箇)촌 향토사에 “1883년에 독도 수자원 보호를 시작했다”는 기록을 갖고 있다. 1905년에는 시마네현 고시 제40호로 독도가 시마네현에 속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1954년에는 히로시마(廣島) 통상산업국장이 독도 광업권을 허가했다. 사업권자 한 명이 “한국 측의 ‘불법 점거’로 인해 채굴이 불가능하므로 세금 징수가 부당하다”라고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이유없다”라고 기각하며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판례를 남겨 놓기도 했다. 황 의장은 1953년 일본 해상보안대원 등이 독도에 기습 상륙해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표지판을 세운 일이나 1999년부터 돗토리(鳥取)현 요나고(米子) 시립 산인(山陰)역사관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전시한 것 등이 모두 기록 축적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2단계: 독도의 한·일 공동관리수역화
1999년 신한·일 어업협정에서 독도를 ‘중간수역(공동관리수역)’으로 만든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독도를 ‘리앙쿠르 록스’라고 표시하도록 끊임없이 로비를 벌여 독도를 일단 ‘공해상의 섬’ 으로 만들려고 시도한다는 것. 황 의장은 일본이 한국측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양 탐사 계획을 세운 것도 이같은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3단계: 평화헌법 개정
이 단계 역시 일본 집권 자민당이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황 의장은 “시나리오 중 3단계까지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평화헌법의 핵심 요지는 ‘국가가 전쟁을 일으킬 권리가 없다’는 것. 하지만 최근 일본 정치권에선 북한의 위협과 PKO(유엔평화유지활동) 파병 등을 이유로 평화헌법 일부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황 의장은 최근 일본 마이니치신문 여론 조사에서 평화헌법 개정에 대해 일본 국민의 65%가 찬성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점도 일본의 군국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한 징표라고 분석했다.
■4~6단계: 분쟁 지역부터 무력 충돌까지
황 의장은 4단계에서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과 함께 불시에 독도에 상륙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독도 상륙은 양국간 충돌로 번지고. 이는 한국 영토인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만들려는 일본 측 계산이 성공한다는 의미다. 5단계는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것. 일본은 1954년에도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시도했다가 한국 정부의 묵살로 실패한 적이 있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면 국제사회에서 그 지위를 이용. 일본의 뜻을 관철시킬지 모른다”라는 것이 황 의장의 주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패한 나라는 분명 불복할 것이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무력 충돌 즉.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황 의장은 “양측이 맞붙을 경우 일본이 무력으로 독도를 빼앗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의장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양 탐사 계획은 일본이 오래 전부터 준비해 놓은 하나의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며“한국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 이를 경계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철 기자
`독도 지킴이` 황백현 독도 유인도화 국민운동본부 의장이 "일본의 독도 침탈 6단계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한국의 대비책을 강조하고 있다. 이호형기자 대마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