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의 계절이다. 아무리 게으른 사람도 한 번쯤은 몸이 꿈틀꿈틀하는 시기. 최근엔 가족 여행이 많아지면서 주거 공간에서 가까운 곳으로 피크닉을 떠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또한 ‘원 테마 레저’는 최근 주말 여행의 주요한 트렌드 중 하나.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뭔가를 배우고 체험하고 싶어 한다. 피크닉 명소로 알려진 춘천·양평·화성 지역의 ‘원 테마 피크닉’을 소개한다.
동아리 MT ‘젊은이의 섬’…호수에 담긴 야경 황홀
■ 춘천권
‘물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호반 도시. 어딜 가도 돗자리를 펴놓고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의암호는 호반 여행의 진면목을 보여 주고.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중도는 낭만 가득한 ‘젊은이의 섬’이다. 자전거를 타고 호수 주변을 맘껏 누빌 수 있으며. 잔디밭에 한가로이 앉아 와인 한잔도 좋다. 이 밖에도 소양호·청평사·고슴도치섬 등 피크닉 명소들이 즐비하다.
▲ 중도: 아웃도어 아일랜드
<겨울연가> 의 촬영 배경인 나무 숲길과 하얀 울타리가 세워진 강변길이 자전거 라이딩 추천 코스. 나무 숲길이 길진 않지만 이국적 느낌이 물씬 풍겨 난다. 강변길은 탁 트인 의암호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울타리 주변으로는 화려한 꽃들이 반겨 준다. 섬 안에 자전거 대여점 두 곳이 있다. 서바이벌 게임도 즐길 수 있다. 게임은 3시간 20분 정도 진행된다. 팀을 나눠 상대팀 전멸하기. 고지 점령하기. 깃발 탈취하기 등 다양한 상황 아래서 스릴 넘치는 액션을 연출할 수 있다. 동아리 MT. 기업 연수 프로그램으로 인기.
▲ 의암호: 호반 드라이브
의암댐에서 춘천댐에 이르는 18.9㎞. 쪽빛 하늘을 담은 호수. 호수를 둘러싼 들쭉날쭉 산세가 운전자의 시선을 앗아 가는 길이다. 구불구불 휘어진 길도 맛이 있지만. 한 구비 돌 때마다 나타나는 분위기 좋은 카페도 놓칠 수 없다. 간혹 가다 하얗게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만날 때는 마치 신기루를 보는 것만 같다. 일교차가 심한 날 봉의산 근방에 물안개가 핀다. 물론 석양의 호수와 어두운 밤에 빛을 발하는 야경의 황홀함도 빼놓을 수 없다.
▲ 사농동: 모터파크
춘천에 가면 경주용 자동차들의 경쾌한 소음과 짜릿한 스피드를 만날 수 있다. 호수의 평온한 풍경과는 달리 스타트 라인에 정렬한 경주용 자동차들의 팽팽한 긴장감. 질주와 경쟁. 추월과 전복 등 정신없이 반복되는 레이스가 심장을 요동치게 한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열띤 경주는 매년 봄에서 가을까지 한 달에 한두 번 치러진다. 사농동 육림공원 뒤편. 033-250-3255.
낚시·스킨스쿠버·모래 언덕 걷기 등 새로운 느낌
■화성 대부도·어섬 권역
화성 어섬 일대는 레저와 피크닉을 겸하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할 만한 곳이다. 초경량 항공기·윈드 서핑·카이트보드 등 익스트림 레저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고. 그에 따라 각종 스쿨과 체험 상품도 많다. 또한 어섬·대부도·제부도는 전망이 확 트이고 공간이 넓어 어딜 가나 돗자리만 깔면 여유 있는 피크닉 타임을 즐길 수 있다.
▲ 어섬: 익스트림 레저
어섬활공장은 국내 초경량 항공기의 메카. 국내 초경량 항공기 스쿨도 대부분 이곳에서 운영된다. 정식 스쿨은 물론 1회 체험 비행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카이트(연)와 웨이크보드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카이드보드는 익스트림 레저의 종착점. 어섬이 시발점이다. 바람을 읽어 연을 띄우고 그 힘을 이용해 물 위에서 달리고 뛰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바다 레저에 비해 까다로운 편. 어섬은 수심이 얕고 넓은 갯벌이 형성돼 있어 카이트보드의 최적지로 손꼽힌다. 다섯 개 정도의 국내 카이트보드 동호회의 집결지도 바로 이곳이다. 국내 카이드보드의 개척자. 이우한 씨가 화성 어섬에서 카이드보드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 대부도: 드라이브
대부도는 육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섬. 특히 시화방조제에서 방아머리선착장까지는 ‘스피드 드라이브’의 쾌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코스다.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지만 11.2㎞에 이르는 직선 도로는 스피드를 내기에도 좋다. 방조제 중간에는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쉼터도 있다. 대부도에서 제부도로 이어지는 도로 양옆에는 바지락 칼국수와 조개구이를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이 즐비하다.
▲ 이작도: 낚시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면 덕적도·자월도·이작도 등 하루 일정의 섬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그 가운데 이작도는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청정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섬. 모래 언덕에 돗자리를 펴고 ‘우리만의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피크닉뿐만 아니라 낚시·스킨스쿠버·모래 언덕 걷기 등 다양한 레저가 가능하다.
박물관·영화 찰영소 즐비…흙 만지며 자연 체험도
■ 양평·남양주권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일대는 수도권 시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피크닉 명소. 주말이면 늘 교통 혼잡을 빚지만 그래도 찾는 이유는 그럴 만한 매력이 있다는 반증이다. 일단 북한강을 따라 근사한 카페를 비롯해 미술관·박물관·체험 장소가 즐비하다. 남한강 옆 강변길은 아이들도 신이 나는 드라이브 코스.
▲ 양수리 종합촬영소
양수리 소풍의 시작은 경치 좋고 볼거리 많은 서울종합영화촬영소. 이미 <공동경비구역 jsa> · <취화선> 등 히트작들의 세트 촬영지로 유명하지만 이곳은 해가 갈수록 진화한다. 영화 속에서 보았던 실제 장소들이 모여 있고. 한편에서는 거의 매일 영화 촬영이 진행된다. 특히 <공동경비구역 jsa> 판문점 세트. <취화선> 의 전통마을 등이 인기. 특히 <취화선> 세트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압도하는데 봄날 툇마루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 딱이다. 또한 촬영소 내 씨네극장에서는 평일 오후 1시 30분. 휴일 오후 1시와 3시에 무료 영화를 상영한다.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031-579-0605.
▲ 덕소 자연사박물관
용산에서 남양주 덕소까지 가는 중앙선 전철이 개통되면서 뚜벅이 피크닉이 가능한 곳이다. 경기도 유일의 자연사박물관인 ‘우석헌‘은 현재 전국에 7~8개 자연사 박물관 중 모조품이 아닌 진본 표본을 가장 많이 확보한 곳. 현재 전시하고 있지 않은 소장품도 예약을 하고 허가를 받으면 관람이 가능하다 또한 지질·광물·화석학 등을 전공한 큐레이터와 도슨트(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의 전문적이고도 재미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패키지 프로그램(2만 원)을 신청하면 별도의 입장료 없이 4시간 체험 학습을 포함한 박물관 카페에서 점심까지 해결할 수 있다. 옥상으로 올라가면 야외 전시관이 있어 단순한 관람이 아닌 소풍을 즐길 수 있다.
▲ 양평 바탕골예술관 양평의 여러 갤러리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늘 흥미진진한 이벤트·놀거리·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바탕골예술관은 공연·상영·미술 전시 등이 열리는 진정한 복합 문화 공간. 또한 너른 마당과 주변에 공터가 많아 피크닉 바구니를 펴놓기도 좋다. 이곳에 가면 체험 프로그램을 빼놓을 수 없다. DIY 작업이 가능한 도자기 공방을 비롯. 공예 스튜디오·한지방·금속 공방 등 각종 문화 예술 공간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특히 도자기 공방은 바탕골예술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부드러운 흙을 만지고 있으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아이들과 함께 넉넉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