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거리에 나가 사방을 둘러봐라. 단숨에 하나의 큰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연예인 따라잡기다. 의상·액세서리 등 인기 연예인들의 패션을 빼닮은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손질이 쉬우면서도 자연스럽고 개성을 강하게 나타나는 헤어 스타일 쪽에서 이런 유행을 좇아가는 추세는 도도한 물결 같다.
이 헤어스타일은 얼핏 보면 깎은 듯 만 듯 삐죽삐죽하면서 부스스 헝클어진 모습이 마치 봉두난발 같다. 그렇지만 이 안목에서 멈춘다면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대가 나름대로 패션 리더라 자부한다면 이 헤어 스타일에 익숙할 것이다.
‘샤기컷(shaggy cut)’이다. 샤기는 ‘깃털처럼 가볍다’라는 섀기(shaggy)의 일본식 발음이다. 즉 샤기컷은 가위와 칼 등을 이용해 머리에 층을 내면서 자르는 것으로 10여 년 전부터 일본에서 유행했다.
▲동방신기
■한류의 역풍?
바쁜 직장인들이 짧은 시간에 나만의 개성 연출이 가능하며 젊고 발랄한 분위기를 만들수 있기도 하지만 최근 한류바람을 일으킨 연예인들이 앞다퉈 선보이며 유행시키고 있다. 동방신기·강동원·조한선·소지섭·배용준·현빈·조인성 등 많은 남자 연예인들이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이미지로 쿨한 인상을 준다. 여자 연예인 중에서는 이효리·장진영·심은진·이재은·성유리·송혜교 등에서 볼 수 있다.
샤기컷은 ▲머리끝을 툭툭 쳐내는 가벼운 질감의 스트록컷 ▲머리에 가볍게 층을 내는 레이어드컷 ▲옆머리를 짧게 치고 윗머리와 뒷머리를 길러 목덜미를 길쭉하게 남긴 울프컷 등이 있다. 영화 <늑대의 유혹> 에 출연했던 강동원은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울프컷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의 소지섭은 힙합 헤어스타일의 호일펌에 변화를 준 레이어드컷을 각각 선보였다. 또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의 조인성은 크롭 스타일의 베이스에 모발 뿌리부터 틴닝을 넣은 스트록컷을 강조했다.
연예인 좇아가기를 입증하듯 뷰티숍은 샤기컷을 요구하는 20대 직장인. 특히 남성들로 넘쳐난다. 서울 명동의 한 뷰티숍 원장은 “블로그를 통해 정보 교류를 하며 스타일을 스스로 창조하는 경향의 10대들에 비해 신세대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사진을 들고 와 같은 형태의 샤기컷을 주문한다”라고 말했다.
▲강동원(왼쪽)과 장진영
■금상첨화를 원하면
스타일도 좋지만 한술 더 뜨려면 무엇보다 모발 관리가 필수다. 유분도 많고 먼지나 땀으로 인해 항상 축축하게 젖어 있는 봄·여름철에는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헤어 전문 디자이너인 구현호씨는 “위생을 청결하게 함은 물론 모피와의 트러블 방지를 위해 꼭 샴푸를 권한다. 특히 샤기컷은 손질이 쉽고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지만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모발을 충분히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한다.
손질 방법은 먼저 어떠한 머리 스타일을 할지 정한 다음 드라이어로 반건조 또는 완전 건조 후 왁스를 손에 비벼서 뿌리 부분부터 머리를 움켜쥐듯이 만져 준다. 너무 말린 상태에서 윤기 없이 왁스를 바르면 뭉칠 수 있기 때문에 물기를 조절하는것이 좋다. 스타일리스트 임수씨는 왁스 사용 시 “모공에 왁스가 묻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중요하다. 왁스에 유분이 많기 때문에 모공을 막아 모피 손상은 물론 탈모나 혈액 순환에 영향을 준다”라고 주의를 요했다.
땀 많은 여름철 가벼운 느낌을 유지하려면 저녁에 꼭 린스로 왁스를 먼저 제거한 후 샴푸를 하고 모발을 잘 건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왁스 선택이 중요한데 모발이 적으면 하드. 많으면 소프트를 골라야 손질하기 좋고 분위기도 난다.
■인기는 ‘떼 논 당상’
4~5년 전 사진작가·미용사·소설가·대중음악가·도자기 공예가 등 자신을 강하고 개성이 넘치는 자유분방한 사람으로 표현하고픈 자들이 많이 하고 다녔던 ‘꽁지머리’가 유행했다면 올 여름엔 손질이 쉬어 간단하게 연예인으로 변신할 수 있는 샤기컷이 빅 히트를 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