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와 거미 등 희귀 애완동물에 관심이 많은 손승우(11)군은 차코뿔개구리(팩맨 그린)와 전갈을 기르고 있다. 1년간 희귀동물을 기르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 승우는 여동생 유나(10)와 혜영(6)을 비롯해 주변의 친구에게까지 동물에 대한 것이면 무엇이든 알려주는 선생님이 됐다. 동물 척척박사가 되기까지 부모님의 반대도 많았다고 하는데, 승우와 어머니의 편지를 통해 그 속내를 들여다보자.
배부르면 눈이 2배...하품하는 모습도 신기
1년간 키워보니 동물 사랑하는 마음 절로 생겨
To. 엄마
"집에서 기르는 건 절대 안된다"며 고개를 흔들던 엄마 손을 잡아 끌고 희귀동물 전문판매점에 가서 개구리를 처음 사 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제 방은 개구리와 전갈들로 가득해요. 그래도 그때는 어쩔 수 없었어요. 엄마가 아무리 싫어해도 개구리가 밥을 배부르게 먹으면 두 배로 커지는 그 눈이 너무 신기했거든요. 커다란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개구리에게 완전히 반해버렸어요.
저는 애완동물 중에 우리 팩이(차코뿔개구리)가 제일 예쁜거 같아요. 지금도 팩이가 저를 바라보며 하품을 하는게 정말 귀여워 죽겠어요. 팩이 보고 싶어서 학교 수업시간이 더디 가는걸 견딜 수가 없을 정도니까요. 팩이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하루에 10분 정도밖에 같이 놀지 못하지만 맘 같아선 하루 종일 놀고 싶어요. 그러면 엄마는 아마 화내시겠죠?
그래도 반대만 하시지 않고 제가 기르고 싶은 동물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반 친구들이 질투까지 하더라고요. 앞으로는 팩이한테 쏟는 정성만큼 엄마 말씀도 잘 들을게요. 사랑해요 엄마. <승우 올림>
To.승우
사실 처음엔 반대했지만 지금은 엄마도 팩이가 귀엽단다. 팩이 밥을 주면 팩이가 널 알아본다고 했을 때 말도 안된다고 했지만 솔직히 요즘은 팩이가 날 알아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엄마가 너무 주책인가?
처음엔 자연에 있어야 할 동물을 집에 가져 와 기르는 게 위험하고 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됐지만, 팩이를 기르면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지식이 쌓여가는 너를 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동생들에게 암수 구별법까지 알려주는 승우를 보면 기특하기까지 해.
기르던 개구리와 전갈이 죽었을 때 엉엉 우는 너를 보면서 괜히 허락한 건 아닌가 후회도 했었지. 하지만 죽은 전갈을 박제로 만들어 달라고 때를 쓰는 걸 보고 승우가 얼마나 동물을 사랑하는지 엄마가 알게 됐단다. 우리 승우가 새 개구리를 사려고 좋아하던 레고블럭도 안 사면서 용돈을 모았잖니.
팩이 물 온도 맞춰주고, 눈 인사하고, 먹이도 주면서 승우 성격이 많이 차분해 진 것 같아. 그렇지? 엄마는 승우가 앞으로도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팩이를 잘 길렀으면 좋겠어. 그리고 공부도 열심히 하자. 알았지?
<엄마가>
■Tip 팩맨 그린 개구리는?
팩맨은 색깔에 따라 알비노.그린.탄.오나타 등으로 나뉜다. 팩맨은 사육이 비교적 쉬운 초보자 입문용 개구리이다. 팩맨은 움직이는 것은 무엇이든지 먹는 잡식성으로 나중에 크면 쥐까지도 잡아 먹는다. 팩맨은 사육통만 있으면 될 정도로 키우기 쉽다. 사육통은 팩맨의 3배 정도의 크기면 충분하다. 바닥재는 물이끼의 일종인 수태가 좋다. 돌이나 자갈도 많이 사용하지만 팩맨이 삼키는 경우가 종종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엄마가>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