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박명기의 e스팟] e스포츠 창단 효과
스카이 통합리그가 4주차를 맞았다. e스포츠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개막 전후 창단한 팀들의 성적이다.
올해 창단한 팀은 MBC게임(클럽팀 POS).CJ(GO).르까프(플러스).STX(스폰서 후원) 등이다. 그리고 온게임넷도 KOR팀을 인수, 이미 창단작업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클럽팀이 기업 프로팀으로 변신한 후 가장 큰 변화는 경제적인 여유로움이다.
클럽팀의 경우 연봉도 못 받고, 선수들 우승 상금 중 30% 정도씩 떼서 팀 운영비로 쓰는 팀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 먼지 쌓인 숙소는 고급 빌라로 변했고, 차량도 고급 밴이 지급되었다. 무엇보다 연봉이 엄청 올랐다. 스물 남짓한 선수들이 줄줄이 억대를 넘어 기업 임원급 안 부러운 연봉을 받는다. 선수들에 대한 트레이드도 불과 1년 사이 금액이 10배나 뛰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기업 프로팀이 탄생하고 난 이후 소위 `창단 효과`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이전에는 팀 창단 후 3개월 정도는 성적이 안 나오는 것이 보통이었다. 아주머니가 밥을 해주고, 돈도 쓸 일이 없이 통장으로 바로 입금되고 하다보니, 창단 후에 선수나 감독들이 돈쓰러다니기 바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정반대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내고 있는 MBC게임의 경우 파죽의 4연승을 일궈냈고, CJ도 3승으로 호성적을 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르까프는 1승 3패, STX의 경우 3패다.
선수단의 자세도 과거와는 달리 많이 달라졌다. 배고팠던 시절의 어려움을 잊지 않고 있어서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하며 독기를 품었다. 최근에 만난 기존 팀의 한 감독은 "신생팀들이 미쳐서 날뛰는 것 같다"며 과장된 표현을 썼다.
이런 달라진 자세의 가장 큰 원인은 물론 돈이다. 기업팀들은 창단을 하면서 선수단에게 크게 베팅했다. 성적에 따른 100~200%의 인센티브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가 우승하면서 연봉을 대폭 상향하며 재조정한 사례도 자극제가 되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감독들은 성적에 엄청난 부담감을 갖고 불면증에 시달려가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측에서는 성적으로 보여주라고 끝없이 주문한다. 그래서일까. 현재의 모습은 개인전보다는 단체전 위주로 나가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SK나 KTF 등 전통 강호라는 개념도 무너졌다.
올 시즌 기업팀의 연이은 창단이 활시위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며 e스포츠 팬들을 더욱 즐겁게 해주고 있다.
박명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