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독지가가 아무런 조건 없이 ‘박치기 왕’ 김일(77)씨에게 실버타운을 무상으로 제공키로 해 훈풍이 일고 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연건평 7000평의 규모로 도심형 실버타운 노블레스타워를 짓고 있는 한문희(49) 백마씨엔엘㈜ 대표는 자신의 마음속에 영웅으로 간직된 김씨에게 말년을 편히 보낼 수 있는 실버타운을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최근 김씨가 입원 중인 을지병원을 방문. 실버타운 종신 분양 제의를 했다. 김씨는 처음 10년이 넘게 열과 성을 다해 치료를 해 준 을지병원에 실례가 될 것 같아 거절했다. 현역 시절 박치기 후유증으로 생긴 뇌혈관 질환·고혈압·심부전증 등 합병증으로 11년 동안 서울 하계동 을지병원에서 장기 투병 중인 김씨에게 을지병원은 집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말년을 편히 보내기 위해서라도 한 대표의 성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측근들의 설득에 따라 마음을 바꿨다. 김씨는 최근 ‘후계자’ 이왕표씨와 함께 이 업체를 방문. 종신 분양 제의를 수락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이 실버타운이 완공되는 내년 10월이면 을지병원을 떠나 이곳으로 옮겨 말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입주하게 될 실버타운은 분양가만 해도 3억 5000만원이다. 이 실버타운에는 질병예방운동센터·사우나·호텔급 식당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문화 공간은 물론 한·양방 병원이 함께 들어서 김씨는 치료도 받을 수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한 대표는 “김일 선생님이 말년을 병원에서 쓸쓸히 보내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언젠가 실버타운을 건립하면 그분을 가장 먼저 입주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을 실천해 너무 기쁘다. 그분이 기력을 완전히 잃으면 제2실버타운으로 옮겨 모실 작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실버타운으로 옮기더라도 을지병원에서 치료는 계속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