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형 뮤지컬이 월드컵 파도를 넘는다. 전 세계가 ‘축구 전쟁’에 빠져들고 있는 6월. <맘마미아> · <지킬 앤 하이드> · <미스 사이공> 등 빅3 뮤지컬에 콘서트형 뮤지컬 두 편이 가세했다. 콘서트와 뮤지컬을 버무린 <헤드윅> 의 히트에 힘입어 지난 4월 god 멤버인 김태우의 <알타보이즈> 가 주목을 모으더니 오는 8일 개막하는 <밴디트> 와 27일 막을 올리는 <브루클린> 이 콘서트형 뮤지컬의 일대 붐을 일으킬 전망이다.
■여성 탈옥수 4인조 록밴드 자유를 꿈꾼다
<밴디트> 는 1997년 개봉한 독일의 동명 뮤지컬 영화가 원작이다. 밴디트라는 단어가 말해 주듯 ‘금지된 자’라는 의미를 영화에서는 열정·반항·자유·순수를 꿈꾸는 자들을 통해 화려한 영상으로 보여 주었다. 이 영화는 독일 개봉 당시 1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히트작이다.
뮤지컬 <밴디트> 는 록 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 강한 비트와 통쾌한 가사로 관객에게 극의 재미와 함께 콘서트의 흥분이라는 일석이조의 장점을 전해 준다. 이를 위해 네 번의 오디션 끝에 강효성·이영미·김희원·박준면·전혜선 등 20∼40대 연령별로 파워풀한 가창력을 지닌 여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악기를 처음 만져 봤다”는 이들은 실제 밴드를 능가하는 연주 실력을 갖추기 위해 6개월 동안 집중 레슨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쇼케이스에서 보여 준 이들의 록 실력은 현직 밴드 못지않았기 때문이다.
2004년 <마리아 마리아> 로 한국 뮤지컬 대상을 수상한 강효성이 엠마 역을 맡아 신나게 드럼을 두드린다. <지킬 앤 하이드> 에서 폭발적 가창력을 보여 일본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 낸 이영미가 반항적 캐릭터 루나를 열연한다. 김희원과 박준면은 마리 역을. 헤드윅의 이츠학으로 데뷔한 전혜선이 섹시하고 순수한 엔젤 역으로 나온다.
국내 제작사인 문화예술기획 렛츠가 독일 영화사로부터 시나리오 판권을 사들여 세계 최초로 뮤지컬로 만든 점이 이채롭다. 렛츠는 중국 일본 등지의 판권까지 확보해 놓고 있다. 동숭아트센터 대극장. 02-545-7302.
■쓰레기 속에 핀 판타지로 위로해 줍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브루클린> 은 뉴욕 브루클린 뒷골목에서 생활하는 거리의 가수 5명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힘든 현실에서도 희망을 간직한 채 지저분한 쓰레기장을 무대 삼아 스스로 만들어낸 판타지로 자신들과 관객들을 위로한다.
펑크·하드록은 물론 팝·가스펠·소울·R&B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음악이 공연을 가득 메운다. 100분의 공연 시간 동안 거리의 가수들 5명은 모두 기본적으로 ‘높은 솔’ 이상의 음역을 오가는 가창력을 발휘해야 한다. 마치 리얼리티 쇼 <아메리칸 아이돌> 의 한 장면처럼 주인공들이 노래 실력을 겨룰 때 최고조의 전율을 안겨 준다. 강렬한 음악과 독창적 구성으로 2004년 초연 당시 브로드웨이 차세대 뮤지컬의 반열에 올랐다.
이 작품의 또 하나의 재미는 기발한 의상들. 버려진 우산은 멋진 치마가 되고. 빵 봉지는 소매가. 구멍 난 과자 봉지는 왕관이 되면서 ‘길거리 명품’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 또 관객을 대상으로 의상 공모전을 가져 지난 4일 시상식을 갖기도 했다.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과 오페라 <라보엠> 의 미미로 활약한 김소현이 <아이다> 스타 문혜영과 함께 ‘브루클린’으로 열연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의 길주 홍지민은 ‘파라다이스’로. <유린타운> 의 바비스트롱 강필석은 ‘거리의 가수’로 출연한다. >PMC프로덕션과 오디뮤지컬컴퍼니가 공동 제작했다. 충무아트홀 대극장. 1544-1555. 1588-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