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가도의 후계자' 카를로스 테노리오(27·알 사드)가 두 경기 연속 결승골로 에콰도르를 사상 첫 16강으로 이끌며 영웅으로 부상했다.
테노리오는 전반 8분 오른쪽 측면에서 발렌시아가 올린 크로스를 코스타리카 수비를 뚫고 쇄도한 뒤 그대로 헤딩으로 연결하며 골 그물을 흔들었다. 지난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도 델가도의 백헤딩 패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기록했던 테노리오는 이날 골로 대회 첫 두 경기 연속 득점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21살이던 2000년 에콰도르의 명문 키토에서 프로로 데뷔한 테노리오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나스르를 거쳐 현재 카타르의 알사드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다. 183cm, 79kg의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강력한 파워를 적극 활용하는 전형적인 타겟형 스트라이커인 테노리오는 특히 문전에서 헤딩이나 오른발을 이용한 논스톱 슛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월드컵 지역예선 막판 컨디션에 기복을 보이며 출전 기회를 잃었지만 본선 들어 다시 루이스 수아레스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선발로 출장, 결정적인 골로 조국에 승리를 바쳤다. 테노리오와 후반 쐐기골을 터트린 아구스틴 델가도와 이반 카비에데스의 활약 덕에 에콰도르는 '고산지대라는 특수성을 이용한 안방 호랑'이라는 저평가를 씻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은 두번째 도전만에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데뷔 후 에콰도르의 영웅인 델가도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던 테노리오는 한·일월드컵 이후 큰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며 잊혀지는 듯 했다. 그러나 2004년 타고난 헤딩 실력을 앞세워 카타르 리그에서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공격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에 이어 득점 2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고 독일월드컵 조별예선에서 골 행진을 이어가며 단숨에 세계의 주목을 받는 공격수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