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박찬호(33)와 한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구단에 1차 지명돼 LA 에인절스에 입단하는 최현(18)이 17일(이하 한국 시간)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만난다. 헌팅턴 비치 고교 포수인 최현의 에이전시는 웨스트 코스트 매니지먼트(담당 짐 렌틴)로 이날 계약금 135만달러에 에인절스 입단식을 갖는다.
그런데 마치 운명처럼 박찬호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가 17일부터 아메리칸리그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원정 3연전을 시작하게 돼 한국인 최초의 빅리거 박찬호와 최현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 것이다. 박찬호가 지난 겨울 USC(남가주대학)에서 훈련할 때 공을 받아주던 포수가 바로 최현이다. 약 반년만에 재회한다. 박찬호는 3연전 마지막 경기인 19일 월요일 오전 4시35분 열리는 애너하임전에 선발 등판한다.
12년 전이었다. 공주 출신의 박찬호가 한양대 2학년을 마치고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해가 1994년이다. 당시 그의 나이는 21살이었다. 박찬호가 계약금 120만달러에 메이저리그를 개척하면서 현 LA 다저스의 서재응, 콜로라도의 김병현과 김선우, 보스턴의 최희섭 등 많은 선수들이 빅리그 문을 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박찬호의 계보를 이어갈 선수들이 태평양을 건너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장애는 병역 문제이다. 야구에 인생을 걸 선수들은 고교를 졸업하고 한국 프로에 직행해 해외 진출 자격 및 자유 계약 선수(FA) 신분을 가능한 빨리 얻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됐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구단에 1차 지명된 최현 '행크' 콩거의 행보는 앞으로 주목할 만하다. 그는 미국에서 야구를 시작해 야구 엘리트 코스를 거쳐 마침내 LA 에인절스에 1차 지명됐다. 입단과 동시에 에인절스 루키 리그에 합류하는 최현이 어느 정도의 기간 안에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지도 흥미롭다. 포지션 이동설이 나도는 최현이 계속 포수 마스크를 쓴다면 언젠가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배터리가 탄생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