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29)이 겉으로는 덤덤하고 당당했지만 속으로는 피 눈물을 흘렸을 것 같다. 사랑하는 아내와 금쪽 같은 외동 딸이 LA에 있는데 미네소타 원정 중에 전격적으로 트레이드를 통보받은 심정이 어떨까.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의 홈구장이 있는 미국 동부인 플로리다주 탬파는 서부 LA에서 가장 먼 거리에 있다. 비행기를 타고 4시간 30분 가량을 가야한다.
그러나 서재응은 자신이 처음 태평양을 건너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었을 때의 배번 98번을 탬파베이에서 달기로 결정하고 이를 악 물었다. 서재응은 29일 미네소타에서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이동해 플로리다 말린스와 인터리그 원정 경기를 펼치고 있는 새 소속팀에 합류한다. 다음은 서재응과의 일문일답.
-등판 계획은. "내일 이동하면 곧 바로 불펜에서 대기한다. 빠르면 내일이나 모레 구원으로 1∼2 이닝을 던지고 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경기(현지 2일 일요일)에 선발 등판하는 것으로 통보 받았다.
-놀라기도 했고 착잡하기도 할텐데.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다.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는 각오로 뛰겠다. 사실 LA 다저스에 계속 있으면 구원 투수로 불펜에서 대기해야 할 상황이다. 좀처럼 선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럴 바에는 약체이기는 하지만 탬파베이로 옮겨서 선발 투수로 잘 던지면 더 좋은 기회가 앞으로 내게 올 것 아닌가. 제대로 된 서재응의 투구를 보여주겠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준비하기도 힘들겠다. "일단 내일 팀에 합류하면 올스타전(7월12일 피츠버그) 휴식기(7.11~13일)까지는 LA로 올 기회가 전혀 없을 것 같다. 올스타전 후 탬파베이의 후반기 첫 3연전이 LA 에인절스전이다. 그 시기를 이용해 필요한 정리를 하겠다.
-배번 98번으로 결정한 이유는. "처음에는 26번을 달라고 했는데 현재 탬파베이 에이스인 스콧 카즈미어의 배번이다. 스콧 카즈미어는 뉴욕 메츠 마이너리그에서 함께 뛰었는데 어느덧 그는 한 팀의 에이스급이 됐다. 그 다음에는 40번을 원했으나 현재 달고 있는 선수가 거절했다. 그래서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98번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