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장윤호의MLB인사이드]LA 다저스가 필요한 것은 한국인이 아니라 경쟁력
LA 다저스가 28일 한국인 투수 서재응과 포수 디오너 나바로를 탬파베이로 보내고 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출신의 왼손 장신 투수 마크 헨드릭슨과 포수 토비 홀, 그리고 100만달러를 받기로한 트레이드를 보면서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에는 '정글의 법칙'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서재응의 연봉이 35만달러이고, 디오너 나바로는 33만2000달러인데 토비 홀은 올해 225만달러, 마크 헨드릭슨은 195만달러로 몸값 차이가 나서 탬파베이가 연봉 부담금으로 다저스에 모자라지만 100만달러는 보전해준다고 한다. 어떤 선수는 트레이드가 서러운데 구단 프런트들은 계산기까지 두드리는 것이 현실이다.
1994년 박찬호가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탄생했다. LA 다저스 피터 오말리 구단주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박찬호는 "LA 다저스에서 은퇴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으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2001 시즌 후 텍사스로 떠났다가 지난 해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2001 시즌이 끝났을 때 LA 다저스 단장이 댄 에반스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저스 구단은 박찬호를 잡으려고 한번도 제대로 된 오퍼를 낸 적이 없었다.
LA 다저스가 27일 아메리칸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 3연전을 시작하자 LA 지역 신문들은 '지난 1965년 월드시리즈 이후 처음으로 미네소타에서 게임을 한다. 당시 메트로폴리탄 구장에서 열린 7차전에서 샌디 쿠팩스의 2안타 완봉으로 챔피언이 됐다'고 떠들면서 하나를 더 소개했다. '지난 해 6월 미네소타가 LA로 원정을 왔을 때 최희섭이 3경기에서 무려 6개의 홈런을 쳐내 당시 다저스 폴 디포데스타 단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그런데 지금 최희섭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트리플 A 팀인 포투켓에서 2할1푼대를 치고 있다'고 현실을 꼬집었다. 최희섭은 올시즌 개막 직전 방출되다시피 LA 다저스와 이별을 했다.
서재응의 경우는 트레이드될 수밖에 없었다. 다저스가 보내고자 한 투수는 사실 서재응이 아니라 좌완 오달리스 페레스이다. 3년간 2400만달러에 계약을 한 그는 올해로 계약 2년 째인데 시장에 내놓아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다. LA 다저스는 서재응을 불펜에서 롱맨으로 활용하고 싶었으나 페레스를 어찌할 수가 없어 서재응 카드를 쓰고 말았다.
며칠 전 NBA 뉴욕 닉스의 래리 브라운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5년 계약의 겨우 첫해를 마치고서이다. 5년에 5000만달러에 계약한 그는 아직도 4년간 약 4000만달러, 약 400억원을 더 받아야 한다. 그래도 구단은 그를 잘랐다. 성적과 자존심 앞에서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강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LA 다저스에서 필요한 선수도 한국인이 아니라 경쟁력이 우선이다.
장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