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출 후 첫 50홈런에 도전하는 요미우리 이승엽(30)에게 또 하나의 목표점이 생겼다. 바로 시즌 200안타다. 경기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심심찮게 나오는 기록이지만 아직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나오지 않은 꿈의 숫자.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메이저리그로 이적한 ‘타격천재’ 스즈키 이치로(시애틀·210안타·1994년)와 지난해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202안타) 등 단 2명만이 달성했다.
홈런타자인 이승엽에게 다소 어울리지 않은(?) 목표일 수도 있지만 현재 그의 타격 컨디션으로 봐서는 달성 불가능한 도전만은 아니다.
지난 2년간 체력 업그레이드를 바탕으로 이승엽은 올 시즌 홈런포 못지않게 안타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 6일 현재 78경기에서 297타수 99안타(.333)을 기록 중이다. 최다안타 부문에서 한신의 용병 앤디 시츠(315타수 100안타. .317)에 이어 2위를 마크하고 있다.
경기당 1.27안타로 남은 67경기에 대입해보면 시즌 184안타가 나온다. 한때 타율이 2할대로 떨어졌던 4월말부터 5월 중순까지의 부진이 아쉽다. 산술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특유의 ‘몰아치기’가 가동된다면 꿈의 200안타를 노려볼 만하다.
이승엽이 치른 78경기 가운데 안타를 치지못한 경기는 18게임. 나머지 60게임에서 안타를 쳤다. 고무적인 점은 이 가운데 2개 이상의 멀티 안타를 기록한 경기가 절반이 넘는 31게임이 된다는 사실이다. 지난 6월 11일 지바 롯데전에서는 4타수 4안타를 쳤고. 3안타 이상을 기록한 경기도 6차례나 된다.
특히 이승엽은 다시 페이스가 올라온 5월 말 이후 연속안타 행진이 두드러진다. 9경기·14경기 연속안타를 연달아 기록했다. 덕분에 6월 타율을 3할9푼6리(91타수 36안타)의 호타로 마감했다. 이승엽은 7월 들어서도 4경기 연속안타 행진 중이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지난 2년간 시즌 안타수는 80개(2003년)와 106개(2004년)다. 9시즌을 뛴 한국에서도 가장 많이 친 안타는 1997년의 170개다. 한국에서도 이루지 못한 200안타의 꿈을 일본에서 펼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