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스파이스TV에서 주최한 <한국 플레이보이 모델 선발대회> 에서 대표로 선발된 이파니.
필자가 선발대회 도전기를 제작하면서 모델이 아닌 중립적인 시각으로 지켜봤을 때 17명의 후보들 중에서 이파니는 가장 어렸으나 우승하고자 하는 욕심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던 기억이 난다.
그녀는 후보들 개개인을 인터뷰 할 때도 누구를 우승후보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시종일관 자신일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했다.
사실 외모가 더 뛰어난 후보들이 있었지만 그녀만의 변함없는 당당함과 자신감에 눌려 우승을 내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지루하게 느낄 만큼 고된 합숙훈련을 풀어주려고 기간 중간에 간단한 다과를 즐기며 개인기 자랑시간을 가졌을 때에도 이파니가 우승을 하며 상금을 가져가기도 했다.
174㎝의 키에 50㎏의 몸무게. 동아방송대 방송연예과에 1학년으로 재학 중인 그녀는 특급모델을 꿈꾸며 자신이 원하는 연예계로 발을 딛기 위해 조연배우부터 사소한 모델까지 카메라 앞에 서는 일 자체가 너무 즐거워 자신의 이상과 관련된 일이라면 소소한 일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했다고 한다.
이런 경험들의 도움이 있어서인지 그녀는 대회 우승이라는 대어를 낚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재미있는 것은 기사로도 많이 나와서 알겠지만 그녀의 특이한 이름 때문인데 아마도 이 때문에 고생 아닌 고생이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코파니·몸파니라는 둥 별 장난 끼 어린 말들이 많았었으나 한두 번도 아니고 이 자리에 있게 해준 것들 중 이름도 한 몫 했으리라 생각되어 이젠 스스로가 자랑스러워한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이라면 호기심이 유달리 많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필자도 곤욕을 치룬 기억이 있다. 선발대회 이후 수상자들과 함께 필리핀으로 화보 촬영을 갔을 때의 일이다.
도시에서 떨어진 외곽인데다가 워낙에 생소한 지방이라 촬영지까지 몇 시간을 쉬지도 않고 달려가야 하는데 뜻하지 않게 배앓이를 하는 스텝 덕분에 인근 시장에 머물 때였다.
외지에서의 위험한 개인행동을 금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홈피를 꾸며 본다고 현지인들과 사진을 찍겠다며 차에서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알다시피 동남아 사람들은 그들에 비해 큰 키와 부의 상징이라 여기는 새하얀 피부의 한국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 쓴다.
게다가 도시인들은 몰라도 한적한 시골 사람들이 한국인을 볼 리 만무한데 이를 구경하러 몰리는 현지 남성들이 단지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온다는 착각을 하고 사진을 같이 찍고 있었다. 이 광경을 필자가 차 창밖으로 바라보니 이건 공포영화 <새벽의 저주> 가 따로 없었다.
새카맣게 모여든 그들은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해주는 것이 아니고 새하얀 피부를 한번 터치해 보려고 온 것이었다. 서로 어깨동무를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와중에도 서열이 있었는지 그 짧은 찰나에도 줄을 선듯해 보였다. 그 사람들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자들이란 전 세계 어디나 어쩔 수 없나보다.
또 리조트 안에서의 일이다. 국내 연예인들도 인적이 없어 휴식 차 자주 오가는 리조트라 그런지 별 다름없이 일행을 대했던 현지 안내원들. 하지만 얘기가 달라진 것은 그녀가 비키니를 입고 촬영할 때 부터였다.
장소만 안내해주고 빠져주기로 했던 그들은 오전 촬영부터 이파니에게 일일이 파라솔을 씌워주더니 저녁까지 팁도 마다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벌써 몇 달 전 일이지만 아직까지 그 사람들의 ‘난 평생 이 장면을 간직 할 꺼야’라는 듯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이렇듯 대단한 바디를 소유한 그녀는 신기하게도 아직 남자친구가 없다. 이유는 나중에 좀 더 자신의 그레이드가 높아졌을 때 사귀면 더 좋은 남자가 올 것 같다고 지금은 만나고 싶어도 숨을 고르는 중이라고 한다.
과연 그녀가 만족할 만한 남자는 누구며 어떤 남자가 그녀와 만남을 가질 지 지켜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나로서는 그 주인공이 부러울 뿐이다. 과연 그녀를 감당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