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냐. 창작이냐. 가을 풀벌레 소리가 무더운 한여름의 퇴장을 알리는 9월. 뮤지컬 히트작 두 편의 앙코르 무대와 창작 세 편이 맞붙는다. 소극장 무대로는 드물게 관객 30만 명을 넘긴 <아이 러브 유> 와 초연 이후 30년이 넘은 <그리스> 가 탄탄한 구성과 히트 넘버로 관객을 유혹하는 반면 살인에 얽힌 세 편의 스토리를 옴니버스로 엮은 <살인사건> . 섹스 이야기 <라롱드> . 밀도 높은 러브 스토리 <컨페션> 은 소재 자체로 승부를 건다. 이미 검증을 마친 공연이지만 배우들의 화려한 연기와 주옥 같은 노래를 즐길까. 아니면 거듭되는 반전-쇼킹한 이야기에 빠져 볼까? 선택은 자유다. 컨페션> 라롱드> 살인사건> 그리스> 아이>
■어라? 남경주가 안 나오네 <아이 러브 유> 의 간판 스타 남경주가 이번에는 안 나온다. 다음달 23일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막을 올리는 <아이 러브 유-시즌 3> 은 남경주·이정화·최정원·정성화의 뒤를 잇는 새 얼굴들이 대거 등장한다. 남성 듀오 ‘미스터 투’로 활약했던 선우와 최근 다양한 작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건명·김재만·김태한·김경선·방진의가 캐스팅 돼 무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2004년 11월에 개막. 21개월 동안 전회 매진을 일궈낸 <아이 러브 유> 는 월드컵 기간 중에도 객석 점유율 100%를 기록한 바 있다. 대구·대전·인천·제주 등지로 이어지는 11개 도시 투어는 다음달 10일까지 계속된다.
■고영빈 엄기준 김소현 총출동 ‘Summer Nights’.‘You’re the one that I want’의 <그리스> 는 지난 24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에 있다. 1972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각국에서 3000회 이상 공연된 화제작이다. 1950년대 미국의 새로운 자유를 표방하는 젊은이 이야기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청소년 시절의 사랑·우정·방황·꿈을 담고 있다. 강렬한 로큰롤이 드라마를 생동감 있게 만든다. 제목 그리스(Grease)는 ‘머리에 바르는 포마드 기름’이라는 뜻이다. 대니 역에 고영빈·엄기준. 샌디 역에 김소현·서영주가 출연한다.
■살인사건? 그것도 세 건이나?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코믹 스릴러 뮤지컬이 오는 9월 1일부터 PMC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PMC프러덕션과 연출가 성재준이 만든 <살인사건> 은 살인사건에 관한 세 가지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옴니버스 형식의 창작 뮤지컬. 2004년 ‘시선 집중. 연출가전’에 참가했던 작품에 한 개의 에피소드를 추가했다.
극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주인공은 관객들에게 자신을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살아 생전 형사였던 그는 이승에서 잘못 처리했던 세 건의 살인사건을 관객에게 들려주기 시작한다. 사랑과 죽음에 관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다룬 ‘다이어리’. 코미디와 액션이 교차하는 ‘NO.2’. 환상적 스릴러 ‘섀도 앤드 라이트’(Shadow& Light) 등으로 이루어졌다.
■성재준 박초롱표 사랑 이야기 전문 기획 공연장으로 자리 잡은 충무아트홀이 다음달 19일부터 창작 뮤지컬 <컨페션> 을 무대에 올린다. 국내 최초의 ‘아티스트 마켓’ 쇼틱 커뮤니케이션이 함께 만드는 작품으로 창작 뮤지컬에 대한 열정과 체계적 제작 시스템이 수준 높은 작품을 예고하고 있다. 가수 지망생과 죽음을 앞둔 유명 작곡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담백한 문법으로 그리고 있다. 코믹 러브 스토리가 아닌. 한 편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동화로 풀어 가고 있다.
뮤지컬계 신세대 보증 수표인 왕용범·성재준·박초롱·변희석 등과 실력파 배우 정성화()·윤공주( <그리스·드라큘라> )·최우리( <명성황후> · <겨울나그네> ) 등이 한자리에 모여 탄탄한 대본을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이미지를 연출한다.
■10명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섹스 10명의 남녀가 파트너를 바꿔 가며 벌이는 섹스 이야기 <라롱드> 가 오는 9월 9일부터 서울 역삼동 웅진씽크빅 아트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국내 최초의 ‘19세 이상 관람가’ 작품으로 벌써부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프랑스 작가 아서 슈니츨러의 희곡이 원작으로 100여 년 전 출간 당시 원초적이고도 솔직한 성담론으로 화제를 모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등장 인물들의 이중적 모습을 통해 잘못된 성문화를 되새겨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