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갑자기 일본으로 출국한 뒤 아직껏 귀국하지 않아 이달 28일 입국 시 통보 조치 대상이 된 전 서방파 보스 김태촌(사진·58)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나라를 발칵 뒤집고 있는 사행성 게임 사업과 관련. 조폭 연계설이 터지면서다. 이에 따라 김씨의 장기 출국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씨가 옛 조직을 통해 전국 게임장에 대한 게임기 공급과 경품용 상품권 유통 과정에 개입한 단서가 수사기관에 포착되자 도피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이에 대해 김씨는 30일 일간스포츠(IS)와 가진 전화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제기된 게임 관련 사업 의혹과 도피 시각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현재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는 김씨는 게임 사업과 관련된 연관성 의혹에 대해 “왜 자꾸 나를 걸고 넘어지는지 모르겠다”라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김씨는 자신의 출국에 대해 “일본에 신앙 간증을 하기 위해 목사님들과 함께 왔다. 사전 계획된 것이다. 일본에 장기 체류한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도피했고. 마치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오인받는데 너무 억울하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김씨는 최근 국정원이 서방파 부두목 오모씨가 하루 평균 매출 1억~5억원의 무허가 카지노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과 관련. “내가 서방파 두목이었는데 내가 모르는 부두목도 있는가”라고 어이없어 했다. 또 지난달 말 검찰에 불구속된 서방파 행동대장 백모씨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2001∼2002년 진주교도소 수감 당시 유·무선 전화기를 사용하는 등 ‘특별 대우’를 받은 것과 관련된 수사를 우려해 출국했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라고 강변했다. “수감 시절 했었던 위반 사항이다. 죗값을 치렀고. 지금은 자유인이다. 그것이 왜 지금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당시 진주교도소 보안과장 이모(58)씨가 김씨에게 금품을 받고 전화 사용을 비롯해 현금과 담배 등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씨는 사건이 불거지자 4년간 도피해 오다 김씨가 출국한 지난달 31일 붙잡혔다. 검찰은 이씨 검거로 인해 다시 처벌받을 걸 우려한 김씨가 해외 도피를 택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김씨는 조기 귀국에 대해선 확답하지 않았다. “9월 중순까지는 일본에 머물 예정이다. 그 다음 유럽으로 신앙 간증을 떠날지 목사님들과 상의한 후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범죄단체 조직 등 혐의로 징역 16년 6월과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고 2004년 10월 풀려난 뒤 보호감호 처분을 받아오다 지난해 7월 사회보호법이 폐지되면서 ‘자유인’이 된 김씨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