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감독은 4일 LA 다저스전에서도 1-0으로 앞선 4회말 2사2루에서 6번 스위치 히터 윌슨 베테밋 타석 때 ‘고의 4구’ 작전을 펼쳤으나 또 실패했다.
김병현은 고의 4구로 윌슨 베테밋을 내보낸 뒤 다음 타자인 7번 좌타자 제임스 로니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1 동점을 허용했고 9번 토비 홀에게 추가 1타점 우전안타를 맞았다.
김병현은 24일 밀워키 원정과 30일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에서 감독의 고의 4구 작전 뒤에는 적시타를 내주고 실점했던 징크스를 3경기째 이어갔다.
감독도 고집스레 고의 4구를 지시하고 있다. 스위치 히터인 윌슨 베테밋이 김병현에게 강하다 해도 다음 타자인 제임스 로니 역시 김병현이 약점을 보이는 좌타자임을 감안하고. 또 투아웃 상황이라면 4회에 굳이 고의 4구가 필요했을까?
투수 교체로 가보자. 이날 경기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오후 1시11분 시작됐다.
시작 시각의 기온이 섭씨 35.6도였다. 체감 온도는 40도를 넘어 경기 중 너무 더워 집으로 가는 팬들도 있었고 ‘더위를 먹어서인지’ 그라운드에 뛰어든 여성도 나왔다.
김병현의 성격으로 볼 때 탈진해 마운드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자신이 먼저 그만 던지겠다고 할 사람이 아니다. 6회까지 김병현의 투구수는 90개(스트라이크 53개)였다. 점수는 7회초까지 콜로라도가 9-2로 크게 앞섰다.
7연승 행진을 펼쳤던 LA 다저스도 사실상 경기를 포기했다. 5회 2-5로 뒤진 상황에서 이기는 경기에 쓰는 엘머 드센스를 두번째 투수로 투입했으나 매트 할리데이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 주차장까지 무려 147m가 날아가는 장외 쐐기 투런 홈런을 두들겨 맞자 패전 처리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7회말에도 김병현은 마운드에 나왔다. 3차례나 타석에 들어섰고 견디기 어려운 불볕 더위에 투구 했음을 감안하면 감독은 7회말부터 바꿔주는 것이 상식적인 것으로 보였다.
엔트리도 늘어나 불펜에 경험이 필요한 투수들도 많다. 그렇다고 콜로라도가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7회말 1사후에 김병현이 1번 라파엘 퍼칼에게 좌전안타. 2번 대타 말론 앤더슨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내주자 콜로라도 불펜이 바빠졌다. 그래도 클린트 허들감독은 김병현에게 우타자인 3번 훌리오 루고를 상대하게 했다.
김병현이 루고를 삼진으로 잡아 7회를 마치게 하는가 했으나 결국 4번 좌타자 제이 디 드루 타석에서 좌투수 래이 킹으로 교체됐다.
허들 감독은 마운드로 가지 않고 아예 폴 슈라이버 구심에게 먼저 가 교체를 통보하고 마운드에 올라 말 없이 공을 건네 받았다. 김병현은 지친 모습으로 터덜터덜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근 5경기에서 4연패를 당했고 LA 다저스전에서는 5월22일부터 3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해온 김병현은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힘겹게 8승째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