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MLB인사이드] 매덕스가 불독(Bull dog)이 못된 이유
LA 다저스의 300승 투수 그렉 매덕스의 별명은 '매드 독(Mad Dog)'이다. 서부지구 1위 자리를 힘겹게 지키고 있는 LA 다저스는 리그 최다승의 뉴욕 메츠와 원정 4연전 첫 2경기에서 1승씩 나눠 균형을 이뤘다.
그런데 매덕스가 선발 등판한 10일 3차전에서 이상한 투수 교체가 이뤄졌다.
LA 다저스가 2-1로 앞선 6회말 수비다. 1사 후에 호세 발렌틴이 매덕스로부터 2루타를 뽑아 1사2루가 됐다. 동점 주자가 진루한 것이다. 리틀 감독은 위기임을 느끼고 마운드로 나가 매덕스를 만났다.
그의 투구 수는 68개였다. 리틀 감독은 덕아웃으로 돌아오더니 다음 타자인 스위치히터 카를로스 벨트란을 상대로 '고의 4구' 작전을 펼쳤다. 이것부터 이상하다.
6회에 역전 주자를 고의 4구로 진루시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다음 타순은 뉴욕 메츠의 4번 좌타자 카를로스 델가도와 폭발적인 상승세의 우타자 데이비드 라이트로 이어진다. 내셔널리그 최강인 뉴욕 메츠의 4,5번 타자를 뒤에 두고 고의 4구를 지시한 것이다.
그리고 그렉 매덕스를 좌완 팀 해물럭으로 교체했다. 4번 카를로스 델가도가 좌타자였기 때문이다. 리틀 감독의 심오한(?) 시나리오는 1사 1,2루 병살 상황을 만들어놓고 왼손 투수 해물럭이 좌타자 델가도를 병살타로 유도한다는 것이 분명하다.
델가도는 병살타가 아닌 중견수 플라이를 쳐 투아웃이 됐으나 타구가 깊어 주자들이 진루해 2사 2,3루가 됐다. 다음은 위협적인 우타자 데이비드 라이트로 리틀 감독은 믿을 수 있는 우완 브래드 톰코를 투입했다.
브래드 톰코는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스트라이크가 볼 판정을 받으면서 흔들렸고 승부구로 던진 시속 96마일(154㎞) 패스트볼이 결국 2타점 역전 중전안타가 돼 다저스는 2-3으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두가지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첫번째는 왜 리틀 감독은'고의 4구'를 지시했을까.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안타를 맞아도 2-2 동점이다. 대답은 두번째 의문과 연관된다. 매덕스가 갑자기 교체를 요청하니까 불펜에서 몸 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도 납득하기 어렵다. 두번째는 매덕스가 왜 교체됐는가이다. 고의 4구 포함 72개 밖에 던지지 않았다. 경기 중에는 감독이 작전상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경기 후 매덕스가 피곤하다며 교체를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6회초 런다운 주루 플레이를 해 힘들었다는 것을 인정해도 자진 강판할 정도로 지쳤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를 놓고 LA 타임즈 컬럼니스트 티 제이 사이머스는 '왜 매덕스의 별명이 (한벌 물면 놓지 않는) '불 독(Bull dog)'이 아닌지를 알겠다'고 무책임함을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장윤호 기자 [changyh@ilgan.co.kr]